한겨레신문에 연재된 '홍은택의 아메리카 자전거여행'에 실린 글입니다.
자전거로 미국 서부에서 동부로 여행하면서 만난 엘리슨이라는 사람이 쓴 글이랍니다.
음미할 만한 내용이라 옮겨봅니다.
바라는 것(Desiderata)
소란스러움과 서두름 속에서도 평온함을 유지하기를.
정적에 싸인 곳을 기억하기를.
가능한 한 굴복하지 않으면서도 모든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기를.
당신의 진실을 조용히 그리고 분명하게 말하기를.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심지어 아둔하고 무지한 사람들에게도 귀를 기울이기를.
그들도 그들 나름의 이야기가 있으니.
사납고 나쁜 사람들을 피하기를. 그들은 영혼을 갉아 먹으니.
스스로를 다른 사람과 비교한다면 공허해지거나 잠시 기분이 나아질 뿐.
세상에는 항상 당신보다 낫거나 못한 사람들이 있거늘.
앞일을 계획하는 것만큼 지금까지 이뤄낸 것들을 음미하길.
아무리 미천한 일이라도 그것이 당신이 할 일이라면 그 일에 흥미를 잃지 않기를.
시간에 따라 운은 변할 수 있지만 그것은 변하지 않는 당신의 천직이 될 것이니.
사업을 할 때는 조심하기를. 세상에는 사기가 판치고 있으니.
그러나 이것 때문에 좋은 일들에 대해 눈감는 일이 없기를.
많은 사람들이 높은 이상을 위해 분투하고 있고 영웅적인 노력들로 세상은 가득 차 있으니.
당신 자신이 되기를. 관심이 있는 것처럼 가장하지 말기를.
사랑에 대해 냉소적이지 말기를. 아무리 무미건조하고 정나미가 떨어지는 일들이 벌어져도 사랑이야말로 잔디처럼 연중 끊이지 않는 것이니.
젊음의 것들을 우아하게 단념하면서 세월의 흐름에 순응하기를.
갑작스런 재난에서도 당신을 지켜줄 영혼의 힘을 키우기를.
그러나 상상의 것으로 스스로 괴롭히지 말기를.
두려움의 대부분은 피로와 외로움에서 싹트나니.
엄격한 자기수양을 넘어서 자신에게 온화하기를. 당신은 우주의 자녀이니.
나무와 별보다 못한 존재가 아니니. 당신은 여기에 있을 권리가 있거늘.
그리고 당신이 의식하든 못하든, 우주는 마땅히 그래야 하는 대로 끝없이 펼쳐지고 있으니.
그러므로 신과 융화하길. 신이 당신에게 어떤 모습이든 간에.
그리고 삶의 시끄러운 혼란 속에서 당신이 무엇을 열망하고 무엇을 위해 다투고 있든 간에 당신의 영혼과 조화를 이루길.
세상은 거짓과 허영과 무너진 꿈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름답거늘.
조심하기를. 행복하기 위해 분투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