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안개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것 말고는 아무 할 일이 없었다. 보는 행위는 뚫어지게 보는 것으로 변형되었는데, 더 오래 뚫어지게 볼수록 귀는 더 머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두 눈을 뜨고 자는 것 같았다. - P158
나는 가시성은 하나의 멍에라고 말했다. - P159
나는 다른 뭔가의 도움을 받아 기억을 되살리려하지 않는다. 보조도구를 써서 기억에 박차를 가하는 일은 시도조차 한 적 없다. 기억은 빛이 바래고 다른 기억과 연결되어야만 기억이 된다. 그 경계가 사라지고 색깔이나 냄새나 맛이 덜해질 때 말이다. 기억은 힘을 잃어야만 별 해를 끼치지 못한다. - P258
나는 모성애라는게 모든 여성에게 다 적용되는 특징은 아니라는 걸 일찍 깨달았어요. 아이를 갖느냐 안 갖느냐, 그건 개인이 결정할 문제고 사회는 거기에 끼어들면 안된다는 것도요. 마를레네는 결코 어머니가 되어서는 안 될 사람이었죠. - P281
나는 내 어머니에게서, 내 어머니에게서 라는 말은 머릿속에서 메아리를 쳤고, 때로 이 메아리는 질문으로 바뀌었다. 나는 내 어머니에게서 무엇을 물려받았을까? 나는 내 어머니에게서 무엇을 물려받았을까? - P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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