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전체를 위해 나를 버릴 수 있으려면, 세계가 나와 하나이며,역사가 선을 향해 진보한다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오직 그 믿음 때문에 나는 전체를 위해 나를 버릴 수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전체와 하나이므로, 내가 전체를 위해 나를 버리는 것은 나를 영원히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고, 전체속에서 나를 되찾는 것이기 때문이다. - P15

이런 믿음이 영성이다. 그러니까 영성이란 이성이 알지 못하는 신비적인 체험이 아니라 나와 전체가 하나라는 굳건한 믿음에 존립하는 것이다. 이 믿음은 이성이 증명하지 못하는 것이므로 인식이 아니고 믿음이다. 인식이 이성의 일이라면, 믿음은 영성의 일이다. 그리고 인식의 체계가 과학으로 나타난다면, 믿음의 체계는 종교로 나타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영성은 종교적 삶의 지평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P15

전체의 선을 추구하는 사람은 그 전체와 내가 하나라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전체의 바다에 자기를 던질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진보정치가 순전한 세속주의로 흐르면서, 진보는 그 믿음을 잃어버렸다. 믿음은 영성의 일이다. 그래서 제목이 "영성 없는 진보"가 되었다. 이 제목은 나의 자기반성과 성찰의 표현이다.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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