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키가 작아서 종합병원 성장클리닉에 애를 데리고 다니는 이가 있다. 성장호르몬이 적게 분비되는 ‘병‘이라서 호르몬을 주사해야 한단다.
잘 안먹고, 편식하고, 예민해서 잘 자지 못하니 크지 못한 것 아니냐고 하니 본인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한다.
키가 크지 않는 것이 병이 되어 치료해야 할만큼 절박한 이유를 물었더니 아이가 작으면 학교에서 괴롭힘을 받을 위험이 커진단다. 큰애도 얌전한 편인데 덩치가 커서 애들이 괴롭히지 않는다고.
참 뭐라 할 말이 없다.

긴 것이라고 해서 ‘남아돈다‘고 생각하지 않고, 짧은 것이라고 해서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오리의 다리가 짧다고 해서 이어주면 오리는 근심에 빠지고, 학의 다리가 길다고 해서 잘라내면 학은 슬픔에 빠지게 된다. 그러므로 태어나기를 긴 것은 잘라내야 할 것이 아니고 태어나기를 짧은 것은 이어주어야 할 것이 아니니, 근심을없앨 이유도 없는 법이다. - P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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