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쌓인 책들을 읽어치우는데 너무 몰두한 결과 방금 읽은 책의 내용을 설명할 수 없게 될 지경에 이르렀다.

종이책뿐 아니라 전자책 읽기까지 하다보니 더 대책없는 상황.

이런 때 읽을 만한 전자책을 뒤지다 이런 책을 발견했다.


 꼭 서평을 쓰겠다는 건 아니지만 뭔가 체계적인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아 읽었다.

 읽고 있는 책을 가지고 책 표지 살펴보기부터 시작해서 저자가 시키는 대로 해봤다.

 공교롭게 샘플로 읽은 책도 쓰기를 장려하는 책이긴 하다. 자기 부고 쓰기라는게 좀 그렇지만.

 그런데 신경쓰며 책을 읽다 보니 더 뭔 말인지 모르겠는데다 읽는 게 너무 부담스러웠다.

 하던대로 해야지 시킨대로 하니 더 산만해지더라.

 그리고 실용서 쪽 서평쓰는데 더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차 살펴보고 한 챕터 끝낸 다음 내용 요약하기 같은 건 소설이나 에세이에는 잘 맞지 않는 거 같으니까.


 샘플로 읽은, 월 스트리트 저널 부고 전문기자가 쓴 부고에 관한 책은 읽고 보니 죽은 사람에 대한   글이 아니었다.

 결국은 산 사람을 위한 글인 것이고, 죽은 사람의 글이 되려면 살아있을 때 자신의 부고(또는 참고   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하라는 것이다.

 돌아가신 부모님의 부고 기사를 준비하면서 자녀들에게 부모님에 대해 물으면 아주 기본적인 것 

 같은데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단다.

그래서 저자는 자기 부고를 자기가 써보자고 주장하는 것이다.

나 말고 나에 대해 더 잘 아는 사람이 있겠는가.

유명하고 대단한 일을 한 사람만 부고 기사를 쓰는 건 아니라지만 예로 든 사람들을 보면 대단한 사람들이 많다.

책을 읽은 뒤 더 기가 꺾였다고 해야 하나?

자신의 생에 대한 강한 집착과 기록을 남기고자 하는 열의가 넘치는 아버지와 달리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조차 잘 하지 않으려는 엄마를 보며 정신이 더 흐려지기 전에 당신의 생애를 기록해두고 싶은 마음에서 도움을 받고자 구입한 책인데, 생각과는 좀 다른 내용들이었다.


내 부고를 미리 준비한다면 나는 무슨 이야기를 남기고 싶을까?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 싶은게 내 소원인데......

나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싶어하지 않는 것과 별개로 나는 일기 쓰는 걸 좋아한다.

하지만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그런 기록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일단은 엄마의 삶을 정리해 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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