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사람
최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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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입한 시립도서관에서 11월부터 회원에게 교보문고 전자도서관에서 전자책을 무제한 다운 받을 수 있게 해준다. 예산 소진시까지라는 단서가 있긴 하지만 이게 왠 떡이냐.
소설을 잘 읽지 않으므로 아는 작가가 많지 않은데 전자도서관 상단에 떠 있길레 다운받았다.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데 나무의 일생에 대한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나무의 수령은 대체로 길기 때문에 나무는 몇 백년에 걸쳐 주변의 변화를 묵묵히 보아 넘긴다. 마을이 생겼다 없어지거나 사람들이 늙어서 죽는 것을 보고, 전쟁도 겪고.
내가 사는 동네도 원 마을이 없어지고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곳인데 군데군데 공원에 당산나무들이 있다. 그 나무들을 볼 때마다 그 책 생각이 났고 저 나무들도 마을이 생기고 사라지고 애들이 태어나고 노인들이 죽는 것을 다 봤겠구나 생각했었다. 작가의 말을 보니 작가도 그런 생각을 했었나 보다. 나 같은 사람은 생각만 하는데 소설가는 그걸 소설로 풀어내는구나.
4대에 걸쳐 내가 선택한 적이 없는 운명을 대하는 여자들의 이야기. 그냥 감수하거나, 증오하거나, 이유를 찾는다. 같은 운명에 처해 있는 것 같지만 각자의 상황은 다르다.
인간의 삶이 그렇다. 각자 감당할 몫이 있고, 사는 방식도 다르다. 작가는 환멸과 절망이 가득한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각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고 말하는 것 같다. 수퍼맨처럼 세상을 구할 수는 없어도 네 옆의, 네가 구할 수 있는 한 사람, 단 한 사람은 있다고. 그게 중요한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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