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나라, 심지어 일년만에 없어진 나라도 있다. 우체국도 없는데 우표를 발행하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 땅에 사는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열강들의 땅 따먹기에 희생되는 작은 나라와 주민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우울해진다.

또 하나는 우표 수집입니다. 오래된 우표라고 다 모으지는 않습니다. 제 목표는 1840년 영국에서 세계 최초의 우표‘페니 블랙‘이 발행된 이래로 지구상에 존재했던 모든 국가와 정권에서 발행된 우표를 하나씩 다 모으는 것입니다. 저는 사용하지 않은 새 우표에는 별흥미가 없습니다. 손을 많이 틴 우표, 세월이 묻어나는 우표일수록제겐 귀중합니다. 저는 이따금씩 우표들을 꺼내, 냄새를 맡아보고 어루만져봅니다. 핥아볼 때도 있습니다. 그러면 퍽퍽해진 고무풀, 전분, 아교의 맛이 납니다. 어떤 경우에는 뭐라 설명하기 힘든, 저보다먼저 누군가가 핥으면서 남긴 듯한 맛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오래전지구 어느 한 구석에서 누군가가 먼저 느꼈던 인상들이 스쳐가고, 저도 함께 그 느낌에 젖어봅니다. - 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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