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지각(인식)하기 전까지는 어떤 것도 우리에게 현실이 될 수없다. 공교롭게도 인간의 뇌는 매우 선택적인 인지 메커니즘인데 가장 정교한 광자검출기, 즉 시각피질만큼이나 정교할 수 있다. 동시에 뇌는 자신의 프로세스가 작동하는 방식에 대해 전혀 모른다. 우리는 뇌 속에서 일어나는 신경세포들의 발화를 볼 수 없다. 우리는 커다란 소음에 화들짝 놀란다. 자동적인 뇌 메커니즘이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싸우거나 도망치는‘ 반응을 부추기는 아드레날린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볼 수도 없다. 뇌가 자신의 활동을 알아차리지못하기에, 사춘기나 노화가 찾아왔을 때 우리는 놀라게 된다. 소박한 실재론의 큰 문제점은 인간의 뇌가 현실의 모습을 전달한다고 가정하는 데 있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단지 하나의 지각perception일 뿐인 3차원 이미지만을 전달한다. 우리가 방금 다룬 이중 슬릿 실험을 생각해보자. 대부분의 어려움은, 광자가 날아갈 때는 볼 수 없고이들이 사라질 때만 검출된다는 사실에서 생긴다. 애초에 빛이 보이지 않는다면, 신경 시스템을 지날 때를 제외하고는 보이게 만들 방법이 없다. 그리고 일단 신경 시스템을 지나게 되면, 빛은 더 이상 자신의 자연스러운 자기가 아니라 신경이 창조한 것이 된다. - P175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뇌는 훈련 받을 수 있고, 모든 이의뇌가 훈련을 받아왔다. 뇌는 받아들이도록 훈련된 현실의 모델만을 - P177
받아들인다. 이로 인해 종교적 근본주의자의 세계관이 과학에 흔들리지 않는다. 이들은 자신들의 뇌가 받아들이는 모델과 일치하지 않는정보를 처리하지 않을 뿐이다. 바로 이 순간 당신이 따르고 있는 현실의 모델은 뇌의 시냅스와 신경 통로 속에 연결되어 있다. 허름하게 입은 노인이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해보라. 오가는 사람들은 같은 시각정보를 보지만, 어떤 이는 이 노인을 보지 못할 것이고, 어떤 이는 노인을 동정할 것이며, 또 다른 이는 그 노인을 사회적인 위협이나 무거운 짐으로 여기고, 혹은 노인을 보며 자신의 조부모를 떠올릴 것이다. 노인은 동일한 사람이지만 수많은 사람에게 매우 많은 인식을 만들어낸다. 심지어 한 사람의 인식(지각)도 시간. 분위기 · 기억 등에 따라변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세상에 대한 우리의 반응을 통제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두 사람이 같은 것을 보면서 정반대로 반응한다면, 이들이 자신의 반응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반응이 이들을통제하고 있는 것이다. -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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