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투쟁 없이도 무시받는 사람이 없는 사회가 있다면 좋겠지만, 이를기대하는 사람은 순진한 것이 아니라 무지한 것이다. 인정투쟁의 과정없이 권력자가 미리 시혜를 베풀어 일시적으로 자유를 향유할 수는 있다. 이 경우에 폭력은 은밀하게 행사되기 때문에 줄어들거나 사라진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심지어 자발적으로 폭력을 감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어쨌거나 남이 베풀어 준 자유와 남이 허가한 자유는 언젠가 대가를지불해야만 하는 그렇지 않으면 회수될 수 있는 부자유이다. 스스로 사물화를 감내하면서 향유하는 자유와 불특정 타인의 총괄 개념인 카메라에 포획된 자유는 비상 상황 아래에서 언제나 나를 추방할 수 있도록 만드는 부자유, 곧 폭력의 전주곡이다. 너와 내가 서로를 무시하지 않고 존중하는 자유와 공공성의 영역에서 인정투쟁의 과정을 통해 축적한 자유만이 불가역적 보편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최고의 인간 공동체가 바로 최고의 자유이다." - P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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