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자기 자신의 성격의 모양에 대해 아파하고 슬퍼한다. 그때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내가 사랑을더 받았으면 좋았을 텐데, 다른 성격이었으면 인생이 편했을 텐데하고 말이다. 그러나 살기 편한 성격이란 것은 없다. 세상은 그렇게호락호락하지 않다. 특정한 환경에 잘 들어맞을 때 잠시 편할 수야있겠지만 인생을 쉽게 만들어주는 ‘성격‘이라는 것은 분명히 없다.
성격의 많은 부분은 우리가 가지고 태어난 ‘자원‘이다. 본인의성격에 아쉬운 측면이 있다면 자신의 자원을 잘 이해하고 활용해적절한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자신의 감정을 편안히 인식하는 기술, 자기주장을 하는 기술, 홀로 고요함을 즐기는 기술, 이타적이고공감적인 표현을 하는 기술, 불확실성을 감내하는 기술, 회복 탄력성의 기술 등등. 어떤 성격의 모양이든, 그리고 그것이 무의식이든,
유전적이든, 환경의 영향이든 모두 우리이며, 이를 직시할 때 새로운 가능성이 시작된다. - P88
한 사람이 가진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그야말로 오직 그사람만의 고유한 개인성이다. 일란성 쌍둥이로 태어나 한 부모 밑에서 자라 많은 것이 비슷하다 할지라도 둘이 같은 인생 이야기를갖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간 존재의 유일성은 인생 이야기의 유일성을 통해 확보된다. 결국 어떤 사람을 그 사람으로 만드는 가장중요한 개인성은 그 사람의 인생 이야기라는 것이고, 그래서 심리학에서는 인생 이야기를 ‘서사정체성 narrative identity‘이라고 부른다.
누군가의 인생 이야기가 그 사람의 정체성 그 자체라는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사람의 인생이야기를 알아야만 한다.
맥아담스는 ‘우리가 누군가를 알 때 우리는 무엇을 아는가?‘라는 제목으로 논문을 썼지만 실제로 맥아담스가 이 논문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바는 우리가 우리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 위해 알아야 하는 것은 특질, 특징적 적응, 서사정체성 모두라는 것이다. - P101
삶에는 분명 자신의 바람과 상관없이 주어지는 영역이 있다. 아무도 하루 끼니를 때우기 어려울 정도로 가난하고 학대하는 부모 밑에서 불치병을 안고 태어나고 싶지는 않을 테지만 누군가에게 삶은 그렇게 주어진다. 마찬가지로 누군가는 좀 더 성실하고 우호적이고 개방적인 특질을 갖고 살아가고 싶을 수 있지만 이런 특질들은 유전에 의해 상당 부분이 결정되기 때문에 바꾸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다행히도 살면서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고, 어떤목표를 추구하며 살아갈지는 상당 부분 후천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의 삶이라는 소재로 어떤 이야기를 쓸지는 개인의 결단과 노력을 통해 결정할 수 있다. 살면서 어떤 고난과 시련이 찾아올지는 우리가 결정할 수 없지만 그 고난과 시련을 어떤 마음으로 대하고 그래서 결국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낼지는 우리가 바꿀 수 있다. - P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