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제인 오스틴은 나면서부터 줄곧 그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가 태어나자마자 요람을 굽어보는 요정 중 하나가 그녀를 데리고 날아다니며 온 세상을 구경시켜 주었음에 틀림없다. 요람에 다시 뉘였을 때, 그녀는 이미 세상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 있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영토를 골라 놓은 터였다. 만일 그 영토를 다스리게 된다면 다른 어떤 영토도 탐내지 않겠다고 동의한 터였다. 그리하여 열다섯 살 때 그녀는 다른 사람들에 대해 거의 환상을 갖지 않았으며, 자신에 대해서는 어떤 환상도 없었다. 그녀가 쓰는 것은 무엇이나 완벽하게 다듬어져 있었고, 아버지의 목사관이 아니라 온 세상에 대한 관계 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녀는 비개인적이며 속을 알 수가 없다.

제인 오스틴은 그처럼 표면에 드러나는 것보다 훨씬 더 깊은 감정을 다루는 데 명수이다.

그녀는 우리를 자극하여 거기 있지 않은 것을 상상하게 한다. 그녀가 제공하는 것은 분명 사소하지만, 그러면서도 독자의 마음속에서 확장되어 하찮아 보이는 삶의 장면에 지속적인 형태를 부여하는 무엇인가로 이루어져 있다. 항상 강조되는 것은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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