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담론은 결혼이라는 사회적 관계와 결혼에 대해 만들어진 문화적 이미지로 전환된다. 곧질병이 감염되고 유전된다는 우려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져야 결혼이 가능하다고 전제된다. 이런 논리에 의하면, 결혼은 질병의 부재로 그상징적 가치를 획득하기 때문에, 오직 장애가 없는 세계에만 존재할 수 있다. 혼인의 성립은 한센병이 치료가능하며 전염되거나 유전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런 특성들이 전제되어야만삶을 살 수 있고 그 삶이 가치 있게 여겨지는 것이다.  - P305

성자원봉사라는 개념에는 만족감도 경제적 보상도 신체적 끌림도없는(모든 성관계를 봉사로 만드는 요건들) 성적 서비스를 누군가 기꺼이제공한다면 장애인은 그와의 성관계를 원하리라는 가정이 깔려 있다. 이개념은 또한 장애인은 서로 성관계를 원하는 상대방을 만나지 못할 것이라고 가정한다. 성자원봉사는 사회구조적 문제에 대한 개인적 차원의 ‘인도주의적‘ 해결책이며, 누군가의 괴로움을 짐작해서 이를 덜어 주려는 목표를 가진다. 성자원봉사자와 성노동자를 구분하려는 시도 역시 문제가있다. 성노동자에 결부된 낙인에 도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애인을 위한 성자원봉사/돌봄/도움을 옹호하는 것은 문제적인 방식으로, 장애인에게 가능한 성적 경험의 경계를 만들고 그 안에 가두게 된다. - P334

과연 우리는 장애가 있는 몸을 과거의 몸이나 앞으로 되어야 할 미래의 몸이 아닌 현재 상태 그 자체로 볼 수 있을까? 무엇이 장애를 가진 현재의 삶을 가능하게 하거나 불가능하게 하는가, 혹은 그 중간의 무언가로 만드는가? ‘괜찮았던 과거를 향한 향수나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장애가 있는 몸에 투영하면서 과거와 미래에만 주목하기 때문에, 몸의 역사와함께, 그리고 나이든후의 미래와 함께 현재에 머무르기 힘들다는 것이 접한 시간속에 살아가는 삶의 특징이다. 이런 점에서 접힌 시간은 누군가에게 현재를 떠나게 해주는 목적을 가진 타임머신이다. 이런 문제의식은 과거와 미래의 중요성을 일축하며 단순하게 현재주의presentism를 주장하거나 혹은 우리 모두 이 순간만을 위해 살면서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개선과 악화의 의미가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 살펴보자는 것이다.또한 거창한 희망과 절망이라는 이분화된 도식 밖에 존재하는 미래, 폭력없이 살 수 있는 미래를 상상해 보려는 것이다. - P358

개인이 훈련을 통해 능력을 갖춰야한다는 생각, 재활을 통해 이전의 ‘적절한‘ 몸이 회복되어야 한다는 생각, 장애와 만성적 질병은 영적·가족적·의료적 개입을 통해 반드시 치유되어야 한다는 생각 등은 모두 장애인을 가족과 지역사회에서 분리할 뿐만 아니라 그들의 삶을 유예시킴으로써 현재로부터 분리하는 것이기도 하다. - P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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