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재택치료 중이다.
가족 감염을 막으려면 소독 등등 신경써야 할 일이 많을텐데 본인이 환자니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정에서 주부, 엄마 역할을 하는 사람이 아프면 누가 간병을 할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내 동료는 누구의 돌봄을 받고 있을까.

 

매 주 금요일 EBS '명의'를 즐겨 본다.
다양한 질병과 치료법, 예방법에 대한 사례를 보다 보면 식사하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100%라고 할 수는 없지만 대부분 남편이 투병을 하면 아내는 식이요법에 신경을 쓴다.
아내가 먹으면 정말 건강해질 것 같은 음식들을 차려놓으면 남편은 먹고 같이 운동을 간다든지 한다.
거의 변함이 없는 장면이다.
그런데 아내(여자)가 투병을 할 때 위와 같은 식사를 아내의 도움 없이 차려주는 남편을 거의 못 봤다.
대부분 여자는 자기가 먹을 음식을 직접 조리하며 식탁에서 혼자 먹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주부는 아파도 가족에게 미안하게 되는 것이다.
할 일을 못하고 가족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니까.
아픈건 미안한 게 아닌데.

 

'명의'에서는 거의 보지 못한 모습이지만 투병중인 아내의 식사를 챙기며 그걸 모아 책을 낸 사람이 있다.
남편이 차려준 밥만 먹겠다고 선언한 아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또 아내의 마음을 알기 때문에 늘 최선을 다해 요리를 했던 남편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다.
남편에게 음식 만들기는 단순히 아내의 일을 돕는 것이 아니다.
더 이상 (누군가의 수고로) 식탁에 차려진 음식을 먹을 수 없게 되었을 때를 대비한 생존기술인 셈이다.

 

동료가 가족들의 도움으로 별 다른 후유증없이 복귀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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