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만나면 반갑게 인사할 수 있었던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스스로 삶을 버린 사람들을 볼 때마다 그전에 발을 뺄 수는 없었을까 생각했었다.
남의 일이라 쉽게 말하지만
아마 발을 뺄 수 없었거나, 뺀 발을 둘 곳을 못 찾았거나, 발을 빼야할 상황이 끝없이 계속될거라는 생각이 그를 사로잡았을지도 모른다.
견디기 힘든 상황에 부딪칠 때마다 계속 생각한다.
나를 망가뜨리지 말고 꼭 발을 빼자, 다른 곳을 향하자.
유난히 가족과 관련된 행사가 많은 5월을 앞두고 혼자 떠나버린 그 사람을 생각한다.
마지막 순간에 그가 자기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기만을 바란다.
중요한 건 선택에 책임을 지는 것이다. 내가 선택하지 않은 것을 아쉬워하거나, 선택한 것의 결과를 미리 짐작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는 도넛을 고르는 것과 마찬가지다. 저마다 다른 맛의 도넛일 뿐, 어떤 맛이 더 우월한가를 따지는 것은 쓸데없다.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섭취한 칼로리만큼 살아내면 된다. 다소 고통스럽겠지만 도넛이란게 원래 그렇다. - P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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