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피, 열 을 시작으로 열 한편의 단편을 모은 이 책은 일단 강렬하다. 그리고 소설 속 여성들은 조금씩 이상하지만 마음이 쓰인다.그래서인지 한번에 쭉 읽어지지 않고 중간중간 나에게 쉴 시간을 줘야만했다.분명 밖에서 글을 읽고 화자의 느낌을 함께 느끼려 노력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마치 내가 화자인듯 그 속에 빠져버렸다.책의 내용 대부분 여성으로 살아가는 것이어서 나도 모르게 더 빠져들었을 수도 있다.이 책에 살고 있는 여자들은 조금은 이상하고 강인하다. 또 죄책감과 안도감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평범한듯 그렇지않은 여성들이 위태롭고 아슬아슬하게 자신의 내면을 보여주며 함께 하자고 손내민다.
P439. 나는 여전히 사랑과 우정을 갈구하고 여전히 버림받았소. 그건 정말 불공평하지 않소?학문에 재능이 있는 프랑켄슈타인은 자신의 재능을 갈아넣어 새로운 창조물을 만든다.자신이 만든 그것이 감히 아름다울것이라 생각했지만 그가 만든 것은 너무나 끔찍했다.P94. 절제할 수 없는 열정으로 그 목적만을 간절히 갈망했다. 하지만 막상 일을 끝내자, 아름다운 꿈은 사라지고 숨 막히는 공포와 역겨움이 엄습했다. 내가 창조해낸 존재를 더는 참고 볼 수가 없어서 그 방에서 뛰쳐나왔다.그렇게 창조물은 창조자에게 버림 받았다.버림받은 괴물의 삶은 쉽지 않았다.숲에서 먹을걸 주웠고 누군가가 피워놓은 불을 보고 따뜻함을 알았다. 인간의 삶에 들어가 보려다 흉칙한 외모 때문에 쫓겨나고 쫓겨나고 숨어 살아야했다.한 오두막옆 우리에 숨어 살며 언어를 배웠고 아름다운 음악을 알았고 책을 읽었고 고결한 영혼을 가졌다.그러면 인간의 삶을 살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삶에 끼워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다시 창조자를 찾아야했다.자신과 같은 존재 하나만 있다면 함께 살며 외로움을 잊고 싶었다. 처음에 괴물은 누구도 해칠 마음이 없었다.괴물은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기위해 프랑켄슈타인의 가족과 친구에게 해를 가했다.자신의 창조자라도 자신을 인정하고 알아주길 바랬는데 그의 끔찍한 외모는 누구의 마음도 사지 못했다. 그래서 외롭고 또 외로웠다.책을 다시 읽으며 괴물의 고독에 깊이 몰입했다. 그들과 같은 언어를 사용하면, 그들이 읽고 깨닫는 것을 나도 알면, 그들만큼 공부를 하면 사람 대우를 받을것 같지만 철저히 무시당해야하는 사람들이 떠올라 마음이 아팠다.P246. 그렇게 내 존재가 없어진다고 해도 슬퍼할 사람은 없었소. 내 생김새는 소름이 끼쳤고 체구는 거대했소. 그건 도대체 무슨 뜻일까? 나는 누구일까? 나는 어떤 놈일까? 어떻게 태어난 것일까? 내 삶의 목적은 무엇일까? 이런 의문들이 꼬리를 물고 떠올랐지만 해답을 얻을 수 없었소.또 프랑켄슈타인이 느끼는 죄책감에 공감했다. 자신이 만든 괴물 때문에 죽어가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며 느끼는 그의 죄책감. 어디에 제대로 이야기 하지 못하고 불안과 공포를 느껴야하는 삶이 미련스레 보이기도 하고 짠하기도 했다.결은 좀 다르지만 그 죄책감은 어쩌면 나의 것과 비슷할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했다. 가슴에 공룡을 품고사는 친구들을 제대로 이해해주지 못하고 그저 지나가는 시기라고 다 그런 거라며 보듬어 주지 못했던 내 아이들이 생각났다. 너무 힘든 친구릍 만나면 그런 식으로 외면하고 틀어 박힌 말을 건네며 시간을 때우다 나온 몇번의 수업들이 생각났고, 조용한 시간에 혼자 느꼈던 숨긴 죄책감이 떠올랐다. 책에서 느낄 수 있는 여러 사회적 문제점들을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이번에 프랑켄슈타인을 읽으면서는 괴물과 프랑켄슈타인의 고독을, 죄책감을 더 떠올리며 읽었다.그게 또 재독의 묘미겠지.P250. 저주받을 창조자! 왜 당신은 자신도 역겨워 고개를 돌릴 만큼 소름 끼치는 괴물을 만들었는가? 신은 가엾게 여겨, 인간을 자신의 형상을 본떠 아름답고 매혹덕으로 만들었건만, 내 모습은 추악한 당신의 모습이구나.
'역시 나랑 단편은 맞지 않아'하며 깔깔한 문장들을 꿀떡 삼킨다.'대체 뭘 말하고 싶은 걸까? 난 왜 단편의 의미를 못 찾지? 바보같아.'하며 껄끄러운 문장들을 가만히 본다.그런데 손에서 놓고 싶지 않다.아직 무슨 매력이 있는지 잘 모르겠는데 몸은 이미 책속에 빠졌다.의미없이 읽어내던 문장이 어느 순간 글이되어 가슴을 답답하게도 하고, 기발한 생각에 박수 치게 하고, 억지로 보고 삼켰던 부분들을 다시 읽게 한다.단편들에겐 이런 매력이 있나보다. 그러니까 이 책 제법 매력적이고 멋지다는 말이다.<입회인>미래 사회에도 결투문화가 있다는 가정하에 그것을 중재하는 입회인의 이야기다.가진 것 없고 변호사도 선임하지 못하고 그저 억울할때 결투를 신청하고 입회인의 참관 아래 결투를 한다. 상상 속에선 멋진데 현실이라면 얼마나 처절하고 비통할지 가늠할 수 없다.드라마에선 무모하게 모든 걸 내던져 목숨을 바칠 정도면 성공하던데, 현실은 그렇지 않지.그래서 입회인이 딸에게 남긴 말이 꽤 근사하게 마음에 닿았다.P123 죽음을 자초 하지 말고, 자신이 지나치게 비겁해지지 않는 선에서 살아남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렴.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게 모욕을 주는 자들을 섣불리 용서 하지 않기를, <롱슬리브>팔이 유독 긴 친구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자신을 구해준 친구를 생각하며 롱슬리브란 옷가게를 내고 유난히 팔이 긴 옷을 만드는 이야기.사람에게 너무 긴 팔을 쓸모가없겠지. 그리고 사람들에게 놀림을 당하기 일쑤겠지.그런데 그 친구는 그 팔을 뻗어 창문을 닦다 떨어지는 나를 잡아 구해줬다.아! 긴 팔도 쓸모가 있네. 그 팔로 누군가를 더 단단히 안아주고 잡아줄 수 있겠다.P184 중요한 것은 그 팔의 길이와 쓰임새가 아니라 그것이 어디로 어떻게 뻗어 나가는지에 달려 있을가장 인상 깊었던 <세상에 태어난 말들>은 나만 계속 읽고 싶기도 하고 세상 모든 사람들이 한번쯤 읽어 봤으면 좋을 것 같기도 하다.P203 이렇게 실체가 있고 무거운 말을, 인간은 그 무게를 전혀 느끼지 못하고 난사한다. 허공에 값 없이 흩어지는 말들도 있으며 어떤 말들은 사람의 심장에 가서 박히고 그를 죽인다.
이번엔 사회인 럭비다! 우승 한번 해보자고!!!럭비는 좀 생소한데.. 그래도 이케이도 준이니까 하며 읽었는데 웬걸 너무 재미 있다. 도키와 자동차의 기미시마는 회사의 무리한 인수합병을 막았다. 올바른 의견을 내고 회사를 위했는데 좌천되고 말았다. "의견서는 설득력 있는 논리에 따라 작성했습니다. 올바른 의견을 냈다고 사람을 날리는 회사가 있나요? p17네 있습니다. 방금 좌천되셨습니다. 그래서 경영 관리와 기획에 오랫동안 몸담았던 기미시는 요코하마 공장의 총무부장으로 가게 되었다. 그런데 이 총무부장의 할 일이 한 가지 더 있으니 그것은 바로 도키와차동차의 사회인 럭비팀 아스트로스의 제너럴 매니저.기미시마는 럭비에 문외한인데 어쩌나.그리고 아스트로스가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상황도 아니고 말이다. 거기다 감독도 없는 상태다. 이케이도 준의 소설 답게 기미시마는 좌천 됐다고해서 그냥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며서 최선을 다해 자신의 자리를 지킨다. 럭비라는 운동이 이렇게 재미있었나? 책을 다 읽고 나면 럭비 경기를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력적이었다.통통 튀는 럭비공처럼 소설도 그랬고 그 안에 담긴 인물들의 인생도 이리저리로 튀었다. 그때마다 사람들은 선택을 했고 그 선택이 올바른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은 때도 있었다. 자신의 의지였든 아니든 사람들은 세상에 던져지고 부딪치면서 계속 선택해 나아간다. 그것의 결과를 모르지만 그래도 조심히 때로는 거칠게 앞으로 나아간다. 그게 삶의 매력이고 럭비의 매력일 것이다 그냥 스포츠 소설 같지만 조직내의 부조리, 럭비협회의 부조리 등에 정면으로 맞서는 꽤 근사한 기미시마가 있고, 똘똘뭉쳐 승리를 향해가는 럭비팀이 있고, 그 럭비팀을 신나게 응원하며 힘을 엊는 팬클럽도 있고, 진정 사랑하는 것을 위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기미시마의 천적도 있다. 아! 부조리를 행하는 사람들도 있다."돈을 내고 좋은 선수만 모은다고 강해지지 않아. 일시적으로 강해지겠지만 오래 갈 수 없지. 그런 팀보다는 앞으로 수십년 동안 지역의 사랑을 받는 팀을 만들며 성장했으면 좋겠어. 강해지기 위해서는 인기가 없으면 안 돼. 우리의 발로 단단히 설 수 있도록 노력해보자고." p61"진심은 상대에게 전해지지. 정신적인 성장은 팀에 아주 큰 힘이 돼. 기술이나 체력을 아무리 단련해도 그에는 못 미치지. 럭비를 모르는 녀석이 어떻게 제너럴 메니저를 할까 싶었는데 말이야. 몰라서 할 수 있는 일이 있군." p137가자마상사를 둘러싼 일련의 문제가 기미시마에게가르쳐준 것은 인간의 다면성일지 모른다. 천적이라고 생각했던 남자를 이해하게 되었고, 가까웠다고 생각했던 전 상사에게는 비밀이 있었다. 선과 악이 뒤바뀌었다기보다 인간의 감저은 원래 이원적인데 그치지 않고 색으로 따지면 그라데이션에 가까울지 모르겠다. p3모든 걸 계산할 수 있는 경기는 없다. 럭비에서 필요한 것은 운동장에서 일어나는 일을 정확하게 관찰하고, 스스로 생각해 그 답을 내는 능력이었다. p403
로렌은 남자친구 존과 헤어졌다.헤어진 후유증도 달랠겸 절친 애니아와 여행을 가기로 했다.그러다 애니아의 지인인 소피를 만나게 되고, 그녀와도 함께 가기로 했다.셋은 소피가 예약한 숙소에 도착했다.그런데 이곳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곳 같다.뭔가 이상하지만 일단 온 여행이니 즐겁게 보내려고 노력하는데 .....로렌에겐 죽은 오빠가 있는데 소피는 잠시 그를 학교에서 가르친 적이 있다하고, 숙소에 문제가 생겼을때 도와주러온 소피의 친구는 로렌의 오빠 친구였다.그리고 애니아가 이제야 말하는 그날의 행적에 로렌은 무척 화가난다.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거야??로렌이 잊고 싶은 과거는 왜 여기서 떠오른거야??숙소 열쇠를 바꿨으니 셋만 드나들수 있을텐데 사람이 들어왔던것 같은 이상함은 뭐지??숨막히는 긴장감과 놀라움 "이 집에 다른 사람이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