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재미있는 소설을 만났다 사람이 사는데 수많은 만남의 조각들을 만나는데 어떻게 맞춰야하는지 늘 고민한다. 어지간하면 평범하고 순탄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만들고 싶은데 인생이란 놈이 맘대로 되나 … 그 선택들을 이어붙여 극적인 사랑을 만들어내는 그들에게 화도 났지만 안타까워하기도했고 격하게 응원도했다. 그러니까 이 싱숭생숭한 계절에 딱 읽기 좋은 책이란 말이다 우리 이야기는 수많은 조각을 맞춰야 하는 복잡한 이야기였 다. 게이브리얼, 나, 프랭크, 레오, 지미 모두 어떤 면에서는 책임 이 있었다. 우리 모두 비극에서 어느 부분을 담당했으니까. P381소설은 시종일관 갈망과 후회, 그리고 두 번째 기회를 찾는 여정 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건 틀림없이 우리 이야기였다. p383
넬은 19살 때 점쟁이에게 38살에 죽을 거라는 예언을 들었다.처음엔 믿지 않았지만 같이 예언을 들은 친구가 그 날짜에 죽는 것을 보고선 자신도 반드시 38세에 죽을 것이라 믿게 된다.그리고 계속 죽음을 맞을 준비를 하면서 19년을 산다.자신이 죽을 거라던 그 날 호화 호텔에서 자신의 마지막을 맞이 하려고 한다. 물론 이전에 자시의 모든 것을 처분했고, 친구와 가족에게도 편지를 남겼다. 하지만 천국에서 들리는 소리라고 생각했는데 호텔 체크아웃 시간이 지나 청소를 하려는 소리였다.어머나! 이제 넬을 어떻게 될 것인지? 그동안은 죽음을 생각해 자신의 가족과도 멀리 지내면서 삶을 다양하게 채워야 한다며 많은 곳을 여행하며 살았는데 죽지 않았다니. 이제 넬은 자신에게 더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나에게도 어느 날 죽을 거라고 한다면 나는 어떤 삶을 살 것인지 생각해 봤다. 그런데 난 넬처럼 더 많은 걸 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단 그냥 매일을 성실히 살 것 같다. 소중한 하루하루를 평범하게 살 것 같다. 유머도 있고 로맨스도 있고 가족의 이야기도 있고 조금 유치하기도한 이 책 꽤 근사하다.
조용한 시골에서 자연의 변화를 느끼며 살고 싶다. 내 바람이다. 매 계절이 주는 예쁜 바람을 맞으며 살아보고 싶다. 이 책의 저자는 그런 삶을 살아보고 있다. /원래 집 부지에 있던 야생종을 베지 않고 남겨둔 산벚나무다. 2층인 우리 집 지붕을 넘어 매끈한 가지를 하늘 높이 뻗어 올리고 있다. 올려다보지 않으면 모른다. 그리고 어느 날, 바람이 불면 벚꽃 눈이 내린다. P19/상상만으로도 너무너무 부럽다. 저자의 산속 집 생활은 참 소박하고 자연스럽다. 그리고 이 집은 서고와 작업실 역할을 한다고 한다. 책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로망이 아닐 수 없다. 저자가 지내는 매 계절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난 그런 곳에선 어떻게 살지 상상하는 일은 재밌었다. 운전면허증을 언제 반납할지 고민하는 부분에선 나도 함께 갸웃거렸다. 산에서 생활하려면 너무 필수인 차량인데 나이 들어가며 놓아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니 ….산에서의 삶과 그에 필요한 사회적 지원을 생각해보고 자연을 이용한 삶을 동경하기도 하고 함께 나이들어가는 이웃과 지내는 일을 그려보면서 나의 나이 들어가는 삶에 대해 좀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어려움은 많겠지만 그래도 자연이 아름다운 산기슭의 삶을 조용히 꿈꿔본다.
'내현적 나르시시스트’는 위장을 잘하고 교묘해서 진단하기가 가장 어려운 유형이다. 그들은 친절하면서 잔인하고, 다정하면서 불쾌하다.인간관계는 왜 이렇게 어려운건지... '좀 이상한데...'했던 사람이 어떤 종류였는지 또 한 종류의 이상함을 알게 됐다.혹은 내가 그들에게 그런 사람은 아니었을까도 생각해보고.책엔 내현적 나르시시스트의 행동 패턴을 알려주고 사람을 조종하게 통제하는지 설명해준다. 겉으론 친절하고 다정하지만 미묘하게 상대를 깎아내리고 정신적 공격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당한 피해자들의 정서적 고통 그로 인해 발생하는 신체적 증상에대해서도 설명한다.그런 관계에서 벗어나는 방법도 제시한다. 이런 내용을 실제 사례를 통해 알려주어 쉽게 알수 있도록 했다.모든 이상한 관계를 전부 파헤지고 끊어낼 수는 없겠지만 이렇게 하나씩 알아가며 좀더 나은관계를 이룰 수 있게하는 이런 책들 좋다. 새로운 시작을 해야하는 울 따리에게 읽도록 해야지..
우리의 인연들도 이와 다를 게 없다. 무심한 시간 속에서 남는 것은 만남의 빛나는 순간들뿐이다. 그러나 무엇을 더 바랄 것인가. 그것이면 충분하다. P58선 하나를 긋는 일에 이 많은 의미가 있을 수 있다 것은 받아들이기 쉽지 않지만, 결코 과장이 아니다. 나의 세계와 나 사이에서 내가 어떤 선을 긋느냐에 달려 있다. P151어떤 대상을 자세히 보려 할 때 그것과 나 사이에 일정한 거리가 필요하게 되었다는 것은 의미심장한 일이다. 거리를 두고 보아야 사물의 윤곽이 뚜렷해진다는 것은, 그것만을 집중해서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주위의 다른 것들 속에서 그것들과 함께 사물을 바라보게 된다는 것이다. P215에세이를 즐겨 읽진 않지만 가끔 좋은 에세이를 만난다. 조용하고 부족하지 않게 위로해 주며 나를 돌아보게하는 그런 글. 지금 이 책이 딱 그렇다. 환하게 보여지는 나만 보지 않고 그 뒤 그림자를 보며 나를 위로하게 하는 글. 그만하면 괜찮다. 그만하면 제법 잘 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