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바다 - 제12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정한아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달의 바다 - 누구나 자신의 삶을 산다.


정한아 작가의 [달의 바다]를 처음 접한 것은 2007년 가을과 겨울사이였다.

나는 그때 커리어코치로 대학생들에게 진로 및 취업을 코칭해주는 일을 하고 있었다.

내가 운영하는 모임은 대학교 3-4학년이 대부분이었으며 이들은 취업을 위해 정말 많은 활동과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었다.


그 모임에서 나는 독서의 중요성을 늘 강조하는 코치였는데, 취업을 준비하면서 반드시 읽어야 할 책들을 소개하곤 했었다.

자기계발서 몇 권, 경제관련 서적 몇 권, 인문사회과학서적 몇 권, 그리고 소설 몇 권...

 

매달 1권 이상의 책을 읽고 토론하는 것을 빼놓지 않고 했었다.

그 친구들에게 책을 소개하기 위해선 내가 우선 읽어야 하는데 그때 한 선배에게 추천받은 책이 [달의 바다]였다.

생소한 작가이고 아직 어린 작가라 생각했다. 그래도 추천을 받았으니 읽어보고 판단하자 생각했었다.

 

27살을 맞는 취업준비생 은미와 자신의 성정체성을 고민하는 민이의 이야기였다.

음~~ 지금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27~28살이 많았다. 적당히 자신의 이야기일거라 생각도 들었다.

 

[달의 바다]로는 토론을 하지는 않았다. 왜냐 토론할 책들이 너무 많아서... ㅋㅋㅋ 읽어야 할 책으로 추천을 해주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2012년 나는 다시 이 책을 읽었다.

 

매번 언론사 시험에서 떨어지는 은미는 자신이 아예 몰라서 처음부터 배우면 잘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나는 지금 그때 그 친구들을 생각하면 지금이 그 맘이다. 그들은 어려운 취업의 조건에서 너무 많은 것들을 적당하고 어설프게 했다. 그것도 자신이 하고 싶은 것들이 아니라 취업하고 싶은 회사의 기준에 맞춰서... 다시 이책을 읽다보니 이책으로 토론을 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든다.

 

자신이 우주비행을 하는 비행사로 할머니에게 자신의 흥미로운 삶을 이야기하는 고모또한 미국이라는 타지에서 물리학석사라는 높은 학력에도 불구하고 좌절하고 샌드위치를 판다. 그리고 자신의 삶에 적응하고 살고 있다.

고모의 삶조차도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그 친구들에게는 많은 토론과 대화를 만들 수 있는 주제라는 생각이 든다.

(역시 그 속에 파묻혀 살때 몰랐던 것들이 한발만 물러서면 다양한 관점에서 보인다. 이것 또한 코치로 나의 한계였으리라...)

 

다시 [달의 바다]를 읽으면서 그땐 그렇게 중요해 보이지 않았던 민이의 삶이 다시 돌아봐졌다. 정말 자신의 성을 바꾸고 살면 잘 살 수 있을까? 그러나 그는(그녀는) 자신의 선택이 자신의 삶의 있어서 부당하고 불편하더라도 만족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 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것보다 해보는 것이 젊음이고 도전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지금 나는 민이의 삶을 가장 응원하고 싶다. 27살 민이의 삶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나는 취업을 준비하면서 철저하게 자기소개서를 포함한 스펙을 회사의 기준에 맞춰 준비해 단번에 취업에 성공한 친구들을 많이 봤다.

그리고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그들을 부러워했다. 하지만 나는 늘 그 청춘들에게 스펙은 자신이 하고 싶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들로 쌓으라고 얘기하는 현실과는 거리가 있는 낭만적인(???ㅋㅋㅋ) 코치였다.

 

그러나 그렇게 급하게 스펙을 쌓고, 연봉이 높고 우리가 흔히 대기업이라 부르는 곳에 취업한 친구들 중에 꼭 몇명은 다시 나를 찾아와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싶다 상담했다. 나는 그들에게 더 많은 정성과 재취업에 성공하기를 바라며 적극 도왔던 기억이 난다.

 

나는 그것이 우리 사회가 가지는 한계와 모순이라 얘기했다. 좋은 대학을 나오기위해 12년을 공부하고, 다시 4년을 스펙을 쌓기위해 어학연수에 하기싫은 봉사활동을 하면서 취업모임이라는 기술적 모임까지 할 수 밖에 없는 우리 사회의 모순을 그 당사자인 그들 스스로가 깨우치기 바랐던 맘으로 커리어코치일을 시작했기때문이다. 절대 쉬운 일은 아니다. 사회가 그렇게 두지 않고, 그렇게 준비하면 낙오자로 찍히게 된다. 잘안다. 그러나 나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그 일도 돈도 잘 벌고 자아성취를 할 수 있는 사회를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고 지금도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커리어코치 사업을 그만두게 된 결정적 계기이기도 하다. ㅋㅋㅋ ㅠㅠ

 

가출을 한 민이도, 이대갈비로 출근을 하는 은미도 자신의 삶을 살길 간절히 바래본다. ^^

그리고 여전히 우주정거장에서 샌드위치를 만들 고모도 찬이와 행복한 미래가 되길 바래본다. ^^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처지와 상황에 맞게 삶을 살아간다. 그 삶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고모의 편지처럼, 고모를 찾아 떠나는 길의 은미와 민이의 휴가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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