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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를 기울이면 - 제17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조남주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2월
평점 :
귀를 기울이면 사람냄새가 난다 - [귀를 기울이면]
사람들의 사는 모습이 이렇지 않을까??
일상에 다양한 서발이벌 프로그램들이 넘쳐나고 그 프로그램의 참가자들의 삶을 시청자의 감성에 맞춰 각색되어지고 그것은 결국 사기임에도 불구하고 희망이라는 단어로 포장되어 우리에게 또다른 희망을 안겨준다.
속고 속이는 세상의 게임에는 누구나 그 대상이 될 수 있고 누구나 그 사기의 상대가 될 수 있다.
그것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소설을 읽으며 현실 또한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시작은 세개의 단편이 장편으로 만들어져 가는 과정처럼 그려져 시작이 흥미로웠고, 그 연결된 그림에서 사람사는 모습이 보였다.
살아남기 위해 그들은 나름의 방식으로 노력이라는 것을 시작했다.
그들의 살아남기위해 선택한 방법이 3류를 넘어 사기였다 할지라고 나는 이 소설속의 주인공을 탓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나처럼 평범한 일상을 사는 사람들은 그것또한 기회이고 삶에 주어진 선택 중의 하나일 것이기 때문이다.
남들이 보기에 모자란 아들을 살리고 실직한 남편과 함께 살아가기위해
대형마트에 밀려 언제 문을 닫을 지모르는 재래시장을 살리기위해
잘나가던 교양국 PD에서 외주업체 프로덕션 사장으로 좋은 방송보다는 살기위해
그들은 그냥 오늘 우리와 같은 삶을 사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평범한 소시민들이 살기에 우리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그들은 그들이 할 수 있는 삶속에서 자신이 처한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애를 쓴다.
남들에겐 모자란다는 소리를 듣지만 집중력과 예민한 감각을 가진 일우에게는 더 챔피언은 그 아이의 진가를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비록 부모의 욕심이긴 했지만 일우의 재능을 발견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물론 남들과 다른 일우가 그것을 받아들이기에는 세상은 너무 험하고 야속한 곳이기 때문이다.
세오시장 건어물가게 사장인 정기섭은 대학을 나와 부모에게 물려받은 건어물가게를 운영하지만 그는 장사에는 소질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자신의 생활터전인 세오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상가번영회 활동을 하면서 대형마트에 무너지고 있는 우리 재래시장을 살기위해서 애쓴다 세오시장을 알리고 좀더 장사가 잘 되게 하기 위해서 야바위대회를 준비하지만 그것 또한 방송 프로그램화 되면서 전혀 시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박상운 사장은 잘 나가는 방송국 교양국 피디였다가 그만두고 자기의 프로덕션을 세운다. 잘나갔던 때는 십여개의 외주제작을 하는 프로덕션으로 인기를 끌었으나 이제는 하나남은 프로그램조자 조작이라는 오명을 쓰고 이제는 자극을 주더라도 인기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방송을 제작한다. 그는 프로이기에 조작에도 능했다
더 챔피언은 그들의 희망이고, 새 삶을 시작할 수 있는 계기였다. 그것이 도덕적이든 도덕적이지않든 상관없는 일이다. 그리고 난 그들이 이해된다. 그리고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변하면 안된다. 우리 사회가 도덕불감증에 걸려 돈만 되면 다 된다는 생각으로 사는 사람들이 많은 사회가 되길 바라지 않는다. 그렇기에 그들이 이 소설의 말미에 새롭게 뭔가를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똑같은 일의 반복이 시작됨을 안타깝게 생각된다. 그냥 소설이라 치부하고 말면 되지만 우리의 일상이 이 소설 [귀를 기울이며]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내가 잘 알기 때문이다.
조남주 작가의 [귀를 기울이며]를 읽으며 나는 사람냄새가 그리워졌고, 그리워지는 만큼이나 세상살이가 힘겹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
그러나 그들의 마지막은 하나같이 그 평범한 일상에서 다시 시작하는 모습이다 그렇게 일상을 사는 평범한 소시민들은 당장 죽을 것 같은 불행을 넘어 또다시 평범한 시작을 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나름에 살아가는 이유와 희망을 만들어간다.
자 이제 귀를 기울여 내 주변 사람들의 냄새를 찾아보자 내가 살아가는 방식과 다르지 않는 우리 이웃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