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독서
김경욱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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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편의 단편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 - 위험한 독서

 

김경욱 작가를 알게 된 것은 [바그다드 카페에는 커피가 없다] 소설집을 통해서였다.

 [시네마떼끄]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한참 영화에 한참 빠져 살때라 그의 소설이 아주 반갑기도 했던 기억이 있다.

 

 김경욱 작가의 소설을 읽으면 드는 생각이 하나있다. 영상이 화면에 펼쳐지는 글을 쓴다는 것이다.

 짧은 단편소설을 하나 읽었을 뿐인데 영화를 한편 본 듯한 느낌... 좀더 정확히 이야기 하자면 드라마시티, 베스트극장, TV문학관 같은 잘 짜여진, 영상미가 막 흐르는 듯한 드라마를 한편 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리고 김경욱 작가의 소설은 뭔가 동시대를 산 사람의 글에서 느끼는 동지적 동질감이 느껴진다. 약간은 도덕적인 것을 강요하지만 세상살이는 도덕적인 것만으로 살 수 없어 약간의 타락이 용서되는 그러나 그런 시대를 함께 공유했던 자랑스러움이 묻어나는 90년에 20대를 보낸 정서같은 것이 글 속에 보여 잘 생긴 작가얼굴과 함께 뭔가모를 동질감이... 게다가 글이 나의 상상력을 자극까지 하니 말이다. ^^

 

 오랜만에 읽은 김경욱 작가의 소설집 [위험한 독서]도 그런 느낌이다.

 막 작품에 몰입해서 주인공이 나인냥 읽게 되는, 영상처럼 글자들이 막 화면에 보이는...

 

 [위험한 독서]는 소설속의 책구절과 책제목을 수첩에 적었다. 각주에 설명처럼 책속의 구절을 찾기위해 책을 한번 더 읽으면 되기 때문이다. 물론 읽어보고 싶은 맘이 막 생겼다. 적힌대로 몇장 넘기기가 녹록하지 않은 책들은 가끔 '이 소설은 영화화 안되었나?' 하는 나의 맘이 들킨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맥도날드 사수대작전]은 물에 젖고 훼손된 전단 문구를 한참동안 혼자 맞춰보다 바로 뒷장에 내용이 있는 것을 보고 한참을 웃었다. 제3세계해방전선이라니 ㅋㅋㅋ 아~~ 나의 상상력도 책속의 알바생들 못지 않게 협소하구나란 생각에 혼자 민망해 하기도 했다. 특별수당으로 매장의 매출이 오르는 효과를 보는 대목에서는 자본주의란 참~~ 하는 생각도 했다.

 

[천년여왕] 그녀는 정말 매력적인 여자이다. 그가 그녀의 이야기를 쓸 만큼 말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나는 지리산 자락에 통나무집... 아내가 외계인일지 모르는 작가지망생 남편이야기는 정말 영화적이지 않는가 란 생각에 이 작품은 단편드라마로 만들면 완전 작품성 있는 드라마가 나오겠는걸 하는 생각을 했다.

 

[공중관람차 타는 여자] 갑자기 살다보면 누군가는 분명 과거를 아름답게 회상하며 살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녀는 그녀의 일상에서의 탈출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적당한 나이에 적당하게 맞춰서 결혼하고 아이둘 낳고 살다가 문득 신혼여행에서 살의를 느낀 이 남자가 아닌 나를 사랑한 사람은 있었을까? 하는 삶의 서글픔에 그녀는 그녀와 화려한 과거 연애경력을 꺼내 굳이 자신이 살아있음을 인정 받고 싶었을 것 같다는 아움한 생각을 했다. 그녀가 그렇듯이 그녀는 사랑을 할 용기가 없었다는 생각을 하면서 혹시 그 모습이 나의 모습은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드는 새벽이다. ㅠㅠ

 

[고독을 빌려드립니다] 음~~ 나는 뭘 빌릴까?? 그러나 K가 사라진 것 처럼 후과가 반드시 있겠지? 그래도 호기심에라도...

 

여덟편의 단편을 읽고 난후 난 이중에서 아무리 읽어도 [천년여왕]이 드라마로 만들면 가장 드라마틱할 것 같다.

김경욱 작가의 [위험한 독서]를 읽으면서 오랜만에 예전에 내가 썼던 단편대본들을 찾아봐야겠다는 아주 낭만적인 생각을 해 봤다. ^^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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