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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
나카무라 코우 지음, 현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8월
평점 :
뭔가 일상적인 것 같으면서도 일상적이지 않는 소설이었다.
장모님을 엄마라 부르며
꽈리고추 매운게 걸릴 확률을 뚫고 도민주택에 당첨되었고
정확하게 뭘하는 지 모르나 설계같기도 하고, 물건을 만드는 것 같기도 하고
특허사무소에 다니는 아내가 있고,
그런 그들은 요시다군을 찾기위한 가출을 결심한다. 가출.... 엄청 해보고 싶은 욕구가 마구 마구 생겼다. ^^
"좋았어." 유키가 입을 열었다. "여행을 떠나자."
유키는 내일을 향해 선언했다.
"요시다군을 찾으러 가는거야."
시원시원한 목소리로 유키는 말했다.
"그래!"
나도 큰 목소리로 동조했다.
"아니, 차라리. 우리가 가출을 하는 거야."
"그거야!"
"가출에는 가출. 질문에는 질문. 꽃다발에는 꽃다발이지." -86p-
완전 맘에 드는 페이지다! ^^
읽다가 나도 덩달아 신나서 나도 해보고 싶다 가출~~ 이라고 읊조리기 까지 했다. ^^;;
요시다군을 찾기위한 가출은 요시다군이 돌아오면서 졸지에 유키와 마이코를 찾아서(????) 떠나는 가출이 되었다.
전보가 가출과 어울린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전화보다는 낭만적이이라는 생각이 들긴 했다.
요시다군의 한통의 편지로 시작된 그들의 가출은 어쩜 어른이 된 나에게 이번 여름을 휴가가 아닌 가출로 해 보면 어떨까 하는 묘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 나이에 가출이라니... ㅋㅋㅋ
다들 내가 어디로 떠난 것 조차 신경쓰지 않으면 어쩌지??(당연하다 T_T 분명 아무도 내가 가출한 것을 모를것이다. 난 아무도 모르게 가출을 했다가 돌아올 예정이다. ㅋㅋㅋ)
그러나 요시다군이 단지 카메라를 분리하기 위해 휴가를 사용한 것과 같이 나도 단 한가지를 위해 나의 휴가를 사용해 보기로 결심했다.
'그럼~~ 뭘하지??? 오랜만에 기차여행??? 아니 일주일 어디 숲속에 콕 박혀서 책이나 읽고 올까??
아니 아니 너무 상투적이야~~ 그럼 뭘하지... 단지 쉬고 싶을뿐이데... 가출을 계획을 세우고 하나??? 목마들의 언덕에서 성우는 계획을 세우고 놀이동산에 갔던가??? 난 우발적으로 해볼까????'
다양한 생각들로 머리속이 복잡하나 휴가가 아닌 가출을 계획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짜릿했다.
'휴대폰은 집에 두고 갈까??? 휴대폰이 없으면 음악을 듣기가 힘든데...'
ㅋㅋㅋ 혼자 이런 저런 상상을 하다 지쳤다 ㅋㅋㅋ
운전을 할줄 몰라 마모루처럼 가출을 한다고 당당히 이야기하고 차를 빌릴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울뿐이다~~
그리고 운전을 하면서 "크레이지 다이아몬드 1부"(도대체 어떤 곡일까??? 내가 아는 핑크 프로이드 곡인가???)를 들을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 ㅋㅋㅋ
"제 생각인데, 드라이브에는 비트는 심플하고 템포는 약각 느린 편이 좋아요. 곡이 길고, 간주도 길고, 가능하면 가사는 외국어. 그리고 단조로운 구절을 마냥 반복하는 곡이 좋겠죠." -139p-
완전 마음에 드는 구절이었다.
가출이 시작되면서 이 가출은 가출한 유키와 마이코를 찾아 떠나는 게임속의 원정같은 것이 되어버렸다. 네명이 함께 했던 결투게임처럼 결투할 사람들을 찾아 다니는 게임 ^^;; 두 남자에게는 쇼킹하면서도 당황스러운 가출이 되어버렸다. 덕분에 두 남자는 취향을 맞춰가면서 서로의 이야기를 하면서 익숙한 듯 가출도, 여행도 아닌 그녀들을 찾아 떠나는 원정대가 되어 다시 동경으로 돌아왔다. ㅋㅋㅋ
가출을 위해 사용한 전보는 서로를 궁금해하고,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단 한번 함께했던 결투게임은 그들을 화해로 이끄는 작용을 했다.
음~~ 뭔가 색다른 여름휴가를 보낸듯한 책이었다.
나도 누군가를 찾아 떠나는 가출을 올 여름 해 볼 용기를 마련해 주는 책이다 ^^
난 누구를 찾아서 가출을 해 볼까??? 내 전화(난 전보를 쳐서 상대를 당황시키는 일은 자제할 예정이다.)로 당황해 할 친구들의 얼굴을 그리며 오늘도 가출계획을 준비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