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평전 - 신판
조영래 지음 / 아름다운전태일(전태일기념사업회)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계란으로 바위치기”
운동을 시작할 때 아버지께서 저에게 해주신 이야기입니다.

자식이 착하고 바르게 살길 바라셨지만 남들은 다들 순응해서 사는데 혼자 계란이 되어서 다칠까 염려의 말이었습니다.

전태일 열사는 우리 아버지보다 두해 먼저 태어났습니다.
가장이란 이유로 장남이란 이유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해야했던 그 나이대의 삶이 우리 아버지를 보면 잘 몰라도 어렴풋하게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가끔 말입니다.

그런 아버지는 사회에 순응하는 삶을 사셨고, 전태일 열사는 다른 길을 걸었습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
아버지가 틀렸습니다. 저는 그렇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아버지와 동시대를 걸었던 전태일 열사는 자신의 손으로 목숨을 내 놓으면 이 사회에 커다란 변화를 만든 계란이었습니다.

전태일 열사는 계란으로 바위치기가 가능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었습니다.
대부분의 언론과 정권은 노동자들이 자신의 삶을 좀 더 인간답게 누리려고 하면 [빨갱이], [귀족노조], [어려운 경제에 자기 이익만을 챙기는 이익집단]으로 몰아버립니다.

아마 그들은 정당하게 땀 흘려 일한 경험이 없는 사람들임이 분명합니다.

자신의 것을 조금 더 못한 어린 여공들에게 나눠주던 정신!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이 시대 일하는 사람들의 형편을 걱정하던 정신!
전태일 정신은 거창하거나 화려하지 않습니다.

그냥 인간다운 삶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노예가 아니라 이 땅의 진정한 주인이라는 것!
그들에게 뭔가를 빼앗아 가는 것이 아니라 정당하게 대접해 줘야 한다는 것!
너무 당연하고, 정당한 요구를 한 것입니다.

그러나 열사는 그 이야기를 하기위해 목숨을 걸었습니다.
이 땅의 노동자들은 그의 목숨 값을 빚지고 있는 셈입니다.

[전태일 평전]에 나오는 일기를 보면 그는 마음이 착한 사람이며, 감수성 또한 참 뛰어난 정말 여린 사람입니다.
결국 그를 투사로, 목숨을 내놓게 만든 것들을 향해 빚지고 있는 우리가 그 빚을 갚아야 합니다.

그가 목숨 걸고 노동자들의 현실을 알렸으니,
40년동안 빚을 갚기위해,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인간대접을 받기위해 싸운 우리는 현실이 조금 어렵고 힘들더라도 우리를 억압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 더 가열차게 싸움을 걸어야 합니다.

10만이 모이며 그냥 모이기만 해도 우리가 뭘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생각합니다.
반드시 모여서 보여줍시다. 우리는 아직 전태일 열사의 죽음으로부터 지난 40년을 헛되게 보내지 않고 있다고, 정말 열심히 우리의 권리를 찾기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보여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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