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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을 생각한다
김용철 지음 / 사회평론 / 2010년 1월
평점 :
불의한 양심에도 진실은 있다
삼성비리 고발로 우리사회에 쟁점을 일으켰던 김용철 변호사가 책을 썼다는 소문을 들었다. 어느 신문사도 책광고를 실어주지 않아 네티즌 사이에 사보기 운동이 벌어졌다.
나도 그 소식에 발맞춰 사놓고 이제야 마무리를 했다.
불의한 양심에도 진실은 있다.
소제목 중에 하나다. 이 제목이 참 마음에 들었다.
자신의 양심고백이 자신또한 범죄자임을 인정해야 가능한 일이었기에 그의 고백이 더 용기있고, 멋있고, 자랑스러웠다.
그를 남편으로 둔 아내, 그를 아버지로 둔 자식들, 그를 할아버지로 둔 손주들은 자랑스럽겠다는 생각을 했다. 양심있는 변호사를 둔 우리사회가 다행이고 아직 살아있다는 생각을 잠시했다.
몇해전 삼성노조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한 노동자가 있었다.
도청에, 미행에, 납치까지.... 익히 들었던 내용들이 책 서두에 많이 나왔다.
나는 대학생들의 진로를 지도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
열에 일곱, 여덟이 삼성을 최고의 직장으로 꼽고 있으며, 그곳에 들어가기 위해 스펙을 쌓고, 모의 싸트를 보고, 토익 점수를 올린다.
난 그 대학생들이 그곳을 들어가고 싶어 하는 충분한 이유를 안다. 하지만 인생의 진로와 직업을 지도하는 사람으로 삼성이라는 회사는 정말 적성이나 흥미, 취미 등등 많은 것들에 부합하지 않으면 추천하지 않는다. 삼성에 들어갔다가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친구들의 전화도 많이 받았고, 세상사는 것에 돈이 전부가 아님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사람이 사람대접 받지 못하는 곳에 내가 지도하는 학생들이 들어가는 것 솔직히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에게 삼성은 꿈의 직장이다. 그 고정관념을 깨어주고 싶다.
[삼성을 생각한다]는 삼성에 대해 정말 자잘한 것까지 이야기해준다. 삼성을 모르는 사람이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많다는 것이다. 가십거리부터 별로 알고 싶지 않는 이건희 회장의 명품사랑까지... 그러나 분명 국민이 알아야 하는 것은 우리가 삼성에 속고 있다는 사실이고, 많은 이들이 이 사실을 알지만 모른 척 한다는 것이다.
고이 간직할 증거가 이 책으로 인해 남는다는 것을 다행이라 생각한다. 결국, 김용철 변호사 한 사람의 삶이 180도 바뀌는 용기가 필요했지만 말이다. 그가 자랑스러운 이유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왜 삼성만 문제냐? 라고 물으면 할 말이 없으나 삼성이라도 알게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가 현대, LG 등등 양심고백 안 하나??? 나라가 발칵 뒤집어 질 일이 많을텐데...
마무리하면서 느낀 점 하나. 어느 회사든 돈 관리하는 데가 파워가 제일 세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