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엘 Ciel 1
임주연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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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임주연 님의 개그감각엔 늘 절대적인 신뢰를 가져왔다. 물론 개인적인 기호에 따라 판단의 여지가 있겠지만 젊은 우리 순정만화작가 가운데는 단연 동급최강이라고 생각해 왔기때문에. 단편집 <어느 비리 공무원의 고백>에서부터 <악마의 신부>를 거쳐 <소녀교육헌장>, 그리고 이 까지, 전통적인 순정만화의 공식에 익숙해져있던 나로서는 임주연 님이 보여주는 개그는 가히 엽기적이라고 보아도 무방했다.

그런데 그렇게도 웃긴 임주연님의 만화는 의외로 낭만적이다.

간혹가다 이 나이에 읽기엔 다소 민망해질 정도-_-의(나의 나이는 20대 중반을 달리고 있기에ㅠ.ㅠ) 낭만의 오오라를 은은히 뿜어내고 있는 작품들인데..

개인적으로 실생활에서는 전혀 낭만적이지 않은 삶을 살고 있으며, 확실히 비낭만에 가까운 마인드의 소유자인데..전-혀 거부감없이 작품들을 읽었고, 더 나가 그 낭만성에 동화되어 임주연님의 만화를 읽으면 왠지 그리운 기분에다, 확실하게 회춘한듯한 느낌♡까지 받아온 것이다.

그런데 "미인 마녀의 마법학교 적응기"라고 요약할만한  이 1권에서도 확실하게 그립고 기분좋은 낭만을 느꼈는데.. 작가 후기를 읽고 그 이유를 확실히 알았다.

작가님과 나는 같은 작품을 읽으며 자라온 세대였군요~~~ㅠ.ㅠ

임주연 님이 사랑한 책들을 나도 "국민학교" 고학년때부터 미친듯이 읽고 그런 꿈을 꾸며 성장했던 것이다...플롯시, 다렐르, 작가후기에 나타난 느닷없는 그러나  정겨운 그 이름들이라니!!!>_< (작품 하나하나가 버릴 것이 없었던 "지경사 소녀문고"...지금도 볼 수 있을까? 여담이지만, 나는 "말괄량이 쌍둥이"시리즈의 광팬이었다)

같은 것을 보며 즐거워하며 자라난 세대라서, 그 옛날의 로망들이 고스란히 표현된 그녀의 작품들이 나에겐, 현재의 상황이나 성격-_-에도 불구하고, 익숙하고 순수하게 기쁘게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같은;; 꺾인 20대라니까~)더구나 한번쯤은 동경했을 기숙학교(그것도 마법학교!)에, 용과 마법사와 증기기관차가 달리며 귀족의 품위라는 것이 아직 존재하긴하고, 시민들도 자긍심을 가지고 사는 입헌군주제 국가를 활보하는, 빳빳한 정장을 입은 늘씬하고 세련된 여성들라니.(정말 이제와선 생각해본적도 없지만, 그립고 그리운) 

('리뷰'임에도 여기까지는 개인적인 감정에 관한 거였고,)

역시 한꺼번에 나오지 않는 잡지 연재작의 특성상, 아직 1권이 고작이라 뭐라 판단하기는 힘들지만 역시 압도적인 개그(특히 엄마의 "경외와 경멸을 담을만한 "그 장면과 4컷만화중 세번째는 너무 즐거웠다^^-그렇게 되면 9째부터 12째가 이름이 너무 딱딱한데요;;)와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는 반짝거리는 이야기로, 난 매우 만족스러웠다.

특히, 여태까지 등장한 인물들도 모두 매력적이고-작가의 노림수와 같은 캐릭터, 뒷부분에 등장하는 귀족가의 아드님은 좋아하지 않을수가 없었고, "자기가 예쁜줄 알고 있는 현실적인 시골 미인"이라니, 독특한 주인공! (뭐 그런걸로 치면 앞부분에 등장하는 귀족가의 아드님이나 주인공의 엄마★도 독특함으론 뒤지지 않지;;)- 한사람 한 사람이 각자 비범한 사연을 가지고 있을것만 같아 앞으로의 이야기가 기대된다. 애독자의 입장으로는, ,좀 많이 늘어져도 상관없으니까^^, 작가님이 멋진 이 마법학교 학생들의 이야기를 차근차근 그리고 풍성하게 펼쳐주셨음 하는 바람이다. 그런 기대감에 별하나, 더 얹어드린다.^^

*표지의 색이 너무 예쁘다. 임주연님의 색은 늘 꿈꾸었지만 보지 못한 것을 보여주는듯, 기분이 마냥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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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장의 시대 1 - 인비인
이성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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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런 만화를 기다려왔다" 라고 말한다면 너무 성급한 판단인걸까?

전혀 사전정보 없이 읽게 된 책인데, 배경이 구한말인 점, 그리고 그 시대적 배경에 짓눌리지 않고 자유롭게 스토리를 놀리고 있다는 점에서 놀랐다.  늘 자유롭게 자신들의 역사를 도입(혹은 변형)해서 이야기를 전개해가던 일본의 만화가들을 내심 부러워하고 있던터라, 이 만화의 (개인적인, 우연한) 발견은 놀랍고도 즐거운 일이었다.

그렇다고 역사적인 무게감이 전혀 없는 만화는 아니고, 나름대로의 주제의식을 또렷이 드러내면서도- 구한말이 배경이라고 마냥 우울하지도 않고, 캐릭터도 장르도 자유롭고 경쾌하게 풀어내고 있는 점이 마음에 든다. 몇몇 대사들은 크게 마음에 와닿았고.(특히 양반귀신들에 대한 "소"님의 대사;)물론 아직 1권이라, 수작이라고 단언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고, 모든 부분이 <한선비의 과거 장면> 같이 훌륭하게 연출된 팽팽한 긴장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특히 능지처참 장면을 시각적으로 접한 것은 처음이라;;, 개인적으로는 많이 무섭고 슬펐다 -.ㅜ)- 사실 인물들이 완벽하게 납득되지 않은 상태에서, 1권 뒷부분의 전개는 약간 무리한 감이 있었던 것 같다- 근래의 우리 만화중 기대작중의 하나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작가님들, 힘내셔서 계속 좋은 내용 보여주세요~^^/

(특기사항: 시대적 배경과는 이질적인듯하나 전체적으로 잘 어울리는  그림체가 맘에 든다!- 특히 조선시대에 존재할것같지 않은 꽃미남 한선비 좋아요~☆하하하;

인물 그림말고도 전체적으로 작가님들이 표현하고자하는 비전이 멋지다. 특히 표지 그림-보기만해도 새로운 것들을 "보게 될" 목이의 설레임이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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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 2005-04-11 0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짓눌리기란 말 와닿는다!
 
둠즈데이 북
코니 윌리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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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출간된 동 작가의 "개는 말할 것도 없고"는 역시 나도 말할것도 없이 재밌게 본 책이지만,

그 책의 경우, 3분의 1이상을 나도 화자 네드와 같이 시차 증후군에 걸린듯 몽롱하게 읽었기 때문에 크게 마음에 남는 책은 아니었다. 그러나 작가 코니 윌리스의 절대 유쾌수다 무공에 끌려 그 작가의 전작이 번역되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사서 읽었다.

이 책 역시 전반부 3분의 1 이상을 화자 키브린/던워디와 같이 몽롱한 상태로 몰고간다. 특히 던워디의 옥스퍼드 상황은 사람들이 죄다 조금씩은 신경쇠약에 걸려있는듯, 정신없고 짜증난다-던워디의 심리상황이 그대로 전달되는듯! 그렇지만 "개.."에서보다 수다의 정도는 좀 덜한 편이고,(그래서 몽롱상태에서는 일찍 벗어날수 있었고) 키브린이 중세의 사람들을 만나고, 언어를 익히고, 생활습관에 적응해가는 과정은 꽤나 흥미진진해서,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중반을 넘어가면서부터 책은 급물살을 타고, 마지막 부분에서의 감동은 내가 최근 읽은 다른 책들에 견줄게 못됐다. 원래 눈물이 많은 편이기도 하지만 뒷부분에 가서는 그야말로 눈물을 흘려가며 읽었다. 그 감동이 억지로 유도된 것이 아니고, 그(약간은 부담스러운)방대한 분량이 자연스럽게 만들어낸 사건전개와 감정의 완만한 상승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서 이 작가의 공력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던 소설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의 주제와 감정이 좀더 명확하고 무게감있어서, 그래서 웃다가도 눈물을 흘릴 수 있는 묵직한 창조물이라는 점에서 "개는.."보다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특히, 로슈 신부와의 장면은 아름답기까지했다^^

*키브린이 (주고/)얻어온 것이 정말 절망이 아닌 희망이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런점에서 여행후의 키브린이 잠깐 등장한다는 단편 "화재감시원"을 읽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번역자님 말씀대로 그 단편도 이 책에 삽입되어있더라면 좋을 뻔했다.    

*방금 이 책을 마쳤기때문에 정신없이 일단 글을 남겨본다.(일단 이 감동에 상응하는 개인적 별점을 주고 싶어서 부랴부랴 알라딘에 접속했다^^;) 시간을 두고 곰곰히 생각해보면 더 많은 주제들이 숨어있는 책일 것이다. 일단 말할 수 있는 것은, 나는 최소한 이 책에선 희망을 얻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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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츠바랑! 2
아즈마 키요히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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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히 알려진 대로, 초 화제작 "아즈망가 대왕"작가의 후속작이다.

그런데 전작과 달리 4컷 만화가 아닌, 일반 극 만화와 같은 형식을 가지고 있는 이 만화는-

전작이 가진 평범함속의 비범한 개그를 무차별적으로 구사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지만

그보다 강화된 섬세한 감수성이 느껴져서 더 맘에 든다.

어린 아이의 눈으로 진행되는 요츠바와, 주위 사람들의 여름은 정말로 매일매일이 즐겁고, 시원한 느낌이어서 읽고 있는 나 조차도 어린 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 그냥 별 다를 것도 없지만 즐거운 하루하루를 아무 생각없이(그러나 그 시간의 장면 장면을 똑바로 인지하며) 즐기고 있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다 읽고나면 기분이 퍽이나 상쾌해지는 느낌이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강력 추천해오고 있다.

어디까지나 내용 진행은 꼬마애 요츠바의 시각이 기준이기 때문에, 언뜻 봐서는 어린아이의 눈에(만) 비칠 수 있는 재밌는 세상, 친절하고 즐거운 사람들만 나오긴 하지만..

(+_+개인적 망상을 피워보자면->)어쩌면 옆집 아줌마는 세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들에게 은근히 상처를 많이 줬을지도 모르고, 첫째 딸은 민폐만 끼치는 가까운 이기적인 여자일지도 모른다(^^;) 더불어 요츠바 아빠의 성희롱(?)은 후카에겐 정말 불쾌한 느낌일 수도 있고 점보는 단지 밝힘증 남자일지도 모른다. 그러한 어둑한 일면들이 간혹은 비춰지고 있으며, 이미 어른인 나는 그런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만화를 읽어나가지만,

그런 배후의 이야기가 싸악 생략된 어린아이의 매일매일의 그림 일기 같은 이 만화는

현실을 뛰어넘는 상쾌함을 가뿐하게 던져준다.

그 안에서는 주인공인 어린 요츠바뿐 아니라, 요츠바와 함께 매일을 사는 어른들도 모두 절대적으로 귀엽고 정감이 갈 따름이다. 현실에 지친 나는 그 단순함과 즐거움에 결국 더 큰 위로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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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보물창고 - 공상 소년소녀가 떠나는 파리 뒷골목 탐험-보물창고 시리즈 보물창고 시리즈
박은희 글, 이경인·박은희 사진 / 브이북(바이널)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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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파리에 가게 되서, 그녀를 위해 이것저것 가이드북을 구해서 읽혔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그녀가 떠난 다음날 만나게 된 책이 있었으니, 다름아닌 바로 이책, '파리의 보물창고'.

uguf사이트도 이 책을 만난 다음에야 알게 되었으니, 이 책을 처음 접했을때의 느낌은 매우 신선하기 짝이없었다.  널찍한 사이즈의 도판에 선명한 사진들이 오밀조밀 박혀있었다. 그대로 내 눈안에 파리가 들어온 느낌이었다. 저자가 낯선 곳을 두려워하면서도 애정을 가지고 점점 친해진 그 거리의 풍경들은 살아있음, 그 자체였다.(나중에 들르게 된 uguf사이트 역시 시원스런 화면에다가, 보는 이로 하여금 사진이 찍힌 그 곳에서 풍경을 바라보는듯, 살아있는 멋진 사진들로 가득찬 곳이었다)

물론 이 책의 주된 기능은 파리의 숨겨진 가게들을 알려주는 것이다. 배낭여행객으로서, 과연 이 곳들을 들를 수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긴 하지만- 멋진 가게들은 보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진다. 가게들에 대한 설명이 좀 더 전문적이고 다채로웠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뭐, 이 책정도라면 보통 준비하는 가이드북외에 부가해서 읽는 정도의 정보자로는 손색이 없다.

피상적이지 않은 저자의 생활이야기가 좀 더 많이 눈에 들어왔더라면 더 만족스러웠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어쨌든 나에겐 곧바로 파리여행을 떠난듯한 느낌을 주는 기분좋은 책으로,

한번에 읽지 못하고 매일 매일 야금야금 읽고 있다.^_^ 매일 매일 한 구역을 방문하는 듯한 기쁨도 쏠쏠하다.

지금쯤 이미 파리에서 고생하고 있을 여행객, 동생에게 이 책을 먼저 주었다면 동생의 여행이 조금은 더 발랄해지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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