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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회

 


이제 어린이 놀이터로 방향을 돌려 창문을 통해 그 안을 들여다보았다. 안에는 개미 새끼 한 마리 보이지 않았고, 누군가 이용했던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더스티는 나무들 사이로 걸어갔다. 이곳은 숨을 만한 곳이 더러 있는 만큼 주위를 세심하게 둘러보았다. 그런 다음 뒤편 분수를 지나 잠시 후 반대편 방향으로 나왔다. 경사로 꼭대기에 또 하나의 출입문이 있고, 그 너머에 골목과 손 코티지가 있었다.
지금 더스티는 아빠가 집에 도착하기 전에 먼저 집으로 돌아가 따뜻하게 몸을 녹인 다음 몸을 좀 씻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리고 아빠가 돌아오면 두 시간 전부터 침대에 누워 있었던 것처럼 시치미를 떼고, 아무 일 없이 잘 지낸 척하고 싶었다. 그러려면 뭐니 뭐니 해도 자는 체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리라. 잘하면 아빠는 아침까지 깨우지 않고 내버려둘 테고, 그때쯤이면 더스티는 한결 차분해져서 지금보다 더 훌륭하게 연기를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눈이 그쳤다.
더스티는 정문까지 경사로 위를 터벅터벅 걸어 올라가 담장 사이 틈새를 비집고 들어간 다음 뒤를 돌아보았다. 저 아래 공원은 조용히 침묵을 지키고 있었고, 그 위로는 머크웰 레이크 호수를 향해 황무지가 드넓게 펼쳐져 있었다. 레이븐 산의 두 산봉우리 저 위는 조금 전과 마찬가지로 타오르듯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더스티는 그 환한 빛을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한순간 기묘한 느낌에 빠져들었다. 산 위의 눈들이 벌겋게 불타오르고 있는 것 같은 당황스러운 느낌, 그것도 정상이 아니라 그 아래 황무지와 호수 주변, 심지어 자신이 서 있는 바로 이곳 주변의 눈들이 온통 붉게 타오르는 것 같은 느낌에 빠져든 것이다. 더스티가 고개를 흔들자 그 느낌은 이내 사라졌다.
하지만 밤은 여전히 더스티의 주위에서 희미하게 빛을 발하고 있었다.
이제 더스티는 손 코티지를 향해 나 있는 골목을 따라 서둘러 걸음을 재촉했다. 다행히 집 밖에는 주차된 차가 없었다. 더스티는 집으로 들어가 현관문을 닫았다. 사방이 어두웠다. 방을 나오면서 거실 불을 켠 기억은 나지만, 집 밖으로 뛰어 나올 때 불을 껐는지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아마도 불을 끄고 나온 게 분명했고, 덕분에 지금 이렇게 어두운 상태로 있어 다행이었다. 지금으로서는 어두운 상태가 한결 마음이 편하니까.
그때 갑자기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느닷없이 쏟아진 눈물이라 스스로도 깜짝 놀랐다. 이제 다 괜찮아졌다고 생각했지만, 다시 안전해졌다고 느끼는 순간 감정이 북받쳤던 것이다. 더스티는 현관문 안쪽에 등을 기대고 서서 그대로 엉엉 울었고, 울음이 그치자 눈물을 닦고 어둠침침한 집안을 휘 둘러보았다.
메모 철에는 자신이 아빠에게 썼던 쪽지가 그대로 놓여 있었다. 더스티는 쪽지를 갈가리 찢어 쓰레기통에 던져 넣은 다음, 코트를 걸고 부츠를 벗었다. 그리고는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자신의 부츠를 아빠의 낡은 웰링턴 부츠 뒤로 안 보이게 밀어 넣고 젖은 코트는 자신의 방수복 아래에 숨겨놓았다. 여전히 온몸이 흠뻑 젖은 채였지만, 적어도 여기 현관에서만큼은 자신이 나갔다 왔다는 사실을 아빠에게 들키지 않을 터였다.
바로 그때, 골목 저 아래쪽에서 자동차 엔진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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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나 2010-02-13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왜 안나오죠?? ㅜㅜ
 

 

제19회

 


더스티의 마음은 다시 그 소년에게 향했다. 어쩐지 그 소년이 이 일의 열쇠를 쥐고 있을 것만 같았고, 그러면서도 소년 역시 조쉬 오빠만큼이나 찾아내기 어려운 사람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눈 속에서 사라져간 발자국도 완전히 수수께끼였다. 포니테일로 머리를 묶은 남자에 대해서도 남자를 피하는 것과 별개로 이제 그가 어떻게 나올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남자는 더스티가 어디에 사는지 알고 있다는 내색을 하지 않았다. 더스티의 발자국이 손 코티지에서부터 시작됐다는 걸 알아채지 못했을 수도 있고, 어쩌면 지금 이렇게 내리는 눈송이들이 두 사람의 발자국을 벌써 다 덮어버렸을지도 모른다.
더스티는 저 앞의 승마길과 그 위로 저 멀리 눈 덮인 산꼭대기까지 쭉 뻗어 있는 새하얗고 드넓은 킬버리 무어 황무지의 빈터, 그 사이에 자랑스럽게 우뚝 솟아 있는 레이븐 산과 산기슭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호수를 바라보았다. 이번에도 더스티는 기이할 정도로 밝은 빛에 자기도 모르게 매혹되어 버렸다. 더구나 이렇게 눈까지 내리고 있으니 가뜩이나 환한 빛은 섬뜩한 느낌마저 더했다. 어쩐지 밤이 본래의 어둠을 잃고 그 어느 때보다 환해진 것만 같았다.
대기에 뭔가 이상이 생겼다는 느낌을 여전히 지울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상이 생긴 건 바로 자기 자신인지도 모른다. 자신이 아주 황당한 짓을 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더스티는 죽고 싶다는 소년의 흔적을 찾으러 돌아다니던 자신의 모습을 가만히 떠올려보았다. 어쩐지 소년이 아직 살아 있을 것만 같았다. 무슨 근거로 그런 확신이 드는지는 알 수 없었다. 짚이는 증거도 그와 정반대되는 것뿐이다. 그는 분명 한 움큼의 알약을 삼켰으니까. 하지만 사라져가는 저 발자국들… 그 속에 뭔가 의미가 있는 게 틀림없었다.
더스티는 또다시 사일러스 할아버지를 떠올리며 혹시 뭔가 본 것이 있는지 할아버지에게 물어볼까 하다가 이번에도 역시 그만두기로 했다. 설사 할아버지가 입을 뗀다 하더라도 그래봤자 왜 자기를 성가시게 하느냐며 한바탕 잔소리만 늘어놓을 게 뻔하니까. 무엇보다도 이제는 서둘러 집으로 향해야 했다. 더스티는 스톤웰 공원에 있는 정문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눈에 대한 더스티의 짐작은 옳았다. 조금 전 더스티의 발자국과 소년의 발자국은 방금 내린 눈에 완전히 덮여버렸고, 지금 내리는 눈송이는 아주 굵어서 지금 남기는 발자국 역시 조만간 흔적도 없이 덮이고 말 터였다. 더스티는 스톤웰 공원 정문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격자무늬 창살 사이로 공원 안을 뚫어져라 들여다보았다. 공원 안에는 사람의 흔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으며, 아무런 발자국도 남아 있지 않았다. 더스티는 다시 소년을 떠올렸다.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니?”
더스티가 소년에게 낮게 속삭였다.
“네가 살아 있는 거 알아. 직감으로 알 수 있어.”
더스티는 어린이 놀이터와 나무들과 운동장을 죽 훑어보았다. 시선이 닿는 곳마다 온통 하얀 눈 천지였고 그 위에 계속해서 눈이 내리고 있었다. 더스티는 정문을 타고 넘어 그네가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지금 이곳은 바람 한 점 없이 고요하다. 그네 옆에 멈춰 서서 그네를 밀었다. 그네 꼭대기에서 금속이 삐걱거리는 귀에 익은 소리가 들렸고, 그네의 움직임이 멈추면서 다시 정적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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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회

 

  “아빠가 건 전화 받았냐고?”
더스티는 전화기를 다시 귓가에 가져다 댔다.
“응. 받았어.”
더스티가 웅얼웅얼 대답했다.
“그런데 집 전화는 왜 안 받았니? 집 전화로 먼저 걸었는데. 전화벨 소리 들었니?”
“침대에 누워 있었어.”
“아, 그랬구나. 미안. 지금도 침대에 있니?”
“응.”
“그래도 다행히 휴대전화를 켜놓았구나.”
“응.”
“어쨌든 너무 늦게 전화해서 미안하다.”
“괜찮아.”
“이런 날 저녁에 혼자 집에 있게 한 것도 미안하고.”
“괜찮아.”
“그래도 아주 신나게 보냈을 것 같은데, 안 그래? 평소처럼 잔소리로 신경 건드리는 아빠도 없겠다, 혼자서 마음껏 시간을 보냈을 테니 말이야.”
더스티는 이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았다. 아빠를 안심시켜야 했다. 평소대로라면 오늘 밤 어땠는지 물어볼 차례가 됐다. 조쉬 오빠와 엄마가 떠난 후 더스티는 아빠에게 언제나 모든 것이었다. 하지만 오늘 밤은 아니었다. 그런 만큼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으면 아빠를 오해하게 만들 소지가 다분하다. 하지만 더스티는 오늘 밤 자기 목소리가 어떻게 나올지 안심할 수가 없었다.
“더스티?”
때맞춰 아빠가 말했다.
“너 오늘 너무 조용하다.”
“내가?”
“오늘 밤 아빠가 외출했다고 화난 거 아니지, 그렇지?”
“아니.”
“정말이야? 에이, 좀 화난 것 같은데.”
“화 안 났다니까.”
“아무튼 이건 네 발상이었다. 기억하지? 나를 외출하게 만든 거 말이야.”
“괜찮아. 정말 아무렇지 않아.”
“그런데 목소리는 별로 안 괜찮은 것 같은데.”
“화 안 났다니까 그러네.”
“목소리가 약간 가라앉아서 그런가?”
“정말 괜찮아요.”
“아빠는 정말이지 모든 일이 다시 잘되길 바란다.”
“그렇게 될 거야.”
더스티는 아빠가 어서 전화를 끊기만을 바랐다. 이야기가 길어질수록 아빠에게 자신의 절망감을 들킬 가능성이 더 커질 테니까.
“나 좀 피곤해, 아빠.”
“그래, 미안. 어서 자라. 잘하면 아주 늦지 않게 들어갈 거야.”
“신경 쓰지 말고 천천히 와.”
더스티는 심호흡을 했다.
“난… 괜찮으니까.”
“이따 보자, 우리 딸.”
“그래.”
더스티는 아빠가 다시 말을 하기 전에 얼른 전화를 끊고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여전히 몸은 덜덜 떨고 있었지만 머리는 아까보다 맑았다. 더스티는 오솔길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노울을 지나 벡데일 도로로 향한 다음 그쪽 길로 해서 집으로 갈 수도 있고, 아니면 왔던 길을 따라 되돌아갈 수도 있었다. 지금 당장은 스톤웰 공원 쪽으로는 쳐다보고 싶지도 않았다. 하지만 스톤웰 공원 방향이 훨씬 빨리 갈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건 생각해볼 여지도 없는 데다, 벡데일 도로로 갔다간 자칫 아빠가 더스티보다 일찍 집에 도착할 지도 모르고 어쩌면 길에서 더스티를 지나칠지도 몰랐다.
더스티는 승마길을 향해 돌아갔다. 아까보다 정신이 더 또렷해졌다. 더스티는 다시 아빠를 떠올리면서 조금 전 결심대로 아빠에게는 아무 말 하지 않기로 했다. 포니테일로 머리를 묶은 남자의 협박 때문만은 아니었다. 순전히 아빠를 위해서였다. 아빠는 도저히 이 일을 처리할 수 없을 것이다. 아빠는 이미 조쉬 오빠의 일로 몹시 상처를 받았고, 그 와중에 오스카 식당의 수석 요리사 자리마저 잘려 상심이 더 큰 데다 엄마마저 집을 나가는 바람에 이제는 거의 기진맥진해졌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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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아빠였다. 아빠가 아빠 휴대전화로 더스티에게 전화를 걸었던 것이다. 아빠는 메시지를 남기지는 않았지만 전화기에 대고 날카롭게 질러대던 더스티의 비명소리를 듣고 이만저만 걱정하는 게 아닐 터였다. 더스티는 잠시 마음을 가라앉힌 다음 아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빠가 얼른 전화를 받았다.
“더스티니?”
아빠의 목소리가 잔뜩 긴장되어 있었다. 더스티는 대답을 하려 했지만 막상 아무 말도 할 수 없다는 걸 알았다. 목소리만으로도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나리라는 걸 깨달았던 것이다.
“더스티?”
 아빠가 다시 더스티의 이름을 불렀다.
“너 괜찮니?”
“아빠?”
더스티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
하지만 더 이상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아직은 무슨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아빠를 부르는 것 외에는.
“그래, 더스티.”
아빠가 한결 안심이 되는 목소리로 말했다.
“더스티, 괜찮아?”
“응.”
“아직 집에 도착하지 못해 미안하다. 헬렌 아줌마는 차에 태워 집에 데려다주었는데, 아빠는 아직 맥주집 밖에서 꼼짝을 못하고 있단다. 이놈의 고물차가 움직일 생각을 해야 말이지. 수리업체 사람들이 오는 길이니까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야. 아마 엔진이 멈췄거나 뭐 그런 것 같아.”
더스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조금 전에 너한테 전화했는데.”
아빠가 계속해서 말했다.
“알아.”
“그런데 수신 상태가 영 엉망이었거나 무슨 문제가 있었나보더라. 전화가 울리긴 했니?”
“응.”
“그렇구나. 아무 소리도 안 들렸거든. 그래서 전화를 받았니?”
더스티는 휴대전화를 움켜쥔 손을 옆으로 툭 떨어뜨렸다. 아빠는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던 것이다. 더스티가 전화기에 대고 그렇게 비명을 질렀건만 모두 괜한 일이 되어버렸다. 그러니 당연히 경찰도 올 리가 없었다. 조금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더스티는 한숨을 내쉬었다. 남자가 협박한 걸 생각하면 어쩌면 차라리 잘 된 일이었는지도 몰랐다. 더스티는 이제 뭘 해야 할지, 그리고 혹시라도 할 말이 있다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생각을 좀 할 필요가 있었다. 한 가지만큼은 아주 분명했다. 이 일에 대해 아빠에게 말하지 않겠다는 것, 어쨌든 지금은 말할 때가 아니라는 것 말이다. 아빠에게 말해봤자 아빠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도 아니었다. 아빠는 이제 막 새로운 여자를 만나 흥분된 상태이고, 조쉬 오빠와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계속되는 실직 상태를 감당하기에도 여전히 벅찰 테니 말이다.
더스티는 눈물을 닦고 눈꺼풀 위에 내려앉은 눈을 털어냈다. 다른 손에 쥐고 있던 휴대전화가 바닥에 떨어져 점점 축축해졌다. 전화기에서 아빠의 목소리가 들렸다. 한밤중의 정적 속에서 들려오는 부드럽고 가느다란 음성이었다.
“더스티?”
아빠가 계속 더스티의 이름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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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 11 January 2010  


Everything is snow. The whole country is in the grip of it and my village has been cut off for days. It is too slippery to walk up the hill to my bolthole so I am writing from my study at home. I look out of the window and see the world of Frozen Fire. The church, the graveyard, the houses, the hills – all are white, and there is a strange, heavy silence. Normally I hear the voices of children at playtime in the village school down the lane, but this is closed, and the only sound is my fingers tapping out the wo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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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11일 월요일 


보이는 모든 것이 눈이에요. 나라 전체가 눈에 발이 묶여 버렸고, 우리 동네는 며칠째 모든 것이 중단된 상태랍니다. 언덕 넘어 작업실로 가는 길이 너무 미끄러워서 요즘은 집에서 글을 쓰고 있어요. 창밖을 바라보면 <프로즌 파이어>의 세상이 보입니다. 교회, 묘지, 집, 언덕, 그 모든 것이 하얗습니다. 그리고 이상하고 무거울 정도로 고요해요. 보통은 길 아래쪽 마을 학교에서 쉬는 시간에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리곤 했는데, 지금은 학교도 문을 닫아서 들려오는 유일한 소리는 손가락으로 스토리를 치는 소리 뿐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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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구미 2010-02-02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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