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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의 세계사 - 수렵채집부터 GMO까지, 문명을 읽는 새로운 코드
톰 스탠디지 지음, 박중서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톰 스탠디지 님의 <식량의 세계사>입니다.
<식량의 세계사>. 이 작품은 세계사의 국면을 "식량"이라는 새로운 코드로 읽어낸 작품으로
식량과 문명의 기원을 시작으로 계급의 탄생, 대항해 시대를 거쳐 무기로서의 식량, 그리고 녹색혁명의 미래까지
인류 역사의 전반을 식량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는 참 독특하면서 유익한 책입니다.
<식량의 세계사>은 그간 인류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의 하나였지만 그간 학문을 공부하는 사람들 이외에는
주목하지 않았던 식량이라는 관점에서 세계사를 보고 있다는 점이 상당히 주목해 볼 부분입니다.
우선 수렵채집 생활을 해오던 인류가 왜 농업을 선택하게 되었는가?라는 심플하면서도 기본적인 질문이 눈길을 끕니다.
당시에는 주2일의 노동을 하면 충분히 식량을 얻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일 노동을 하여야 하는 고된 농업을 택하게 됐는지..
지금까지는 그저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한 질문을 통해서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해 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인류가 살아가기 위해서 생활에 가장 중요한 부분인 식량의 대량생산이 이루어지면서 그야말로 식량을 두고 조금씩
빈부의 격차가 생기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계급이 생기게 되면서 왕과 국가라는 개념 또한 생기게 되고
본격적인 인류의 세계사가 시작되게 됩니다.
<식량의 세계사>가 무엇보다 흥미로운 점은 식량이란 초점에서 인류의 역사를 소개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식량의 역사에 더불어 그런 역사에 맞춘 인류의 세계사가 함께 하면서 보다 흥미를 갖게 해주고 있어서 한결 <식량의 세계사>를
읽는데 보다 집중도를 이끌고 있고 그에 따른 재미까지 함께 하고 있습니다.
다만 <식량의 세계사>가 다소 아쉬운 점은 이야기의 중심은 언제나 서양의 이야기라는 것이죠.
1부 식량과 문명의 기원, 2부 계급의 탄생 같은 경우에는 인류 전반에 해당되는 이야기인데 반해서
3부 대항해시대나 4부 산업혁명과 맬서스의 덫 같은 경우에는 오로지 서양, 그중에서 유럽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간혹 아랍이나 무슬림의 이야기가 나오긴 하지만 이는 살짝 곁들여진 정도이기에 분명 당시만 해도 동양의 발전도나 생활정도를 보면
유럽보다 뛰어나면 뛰어났지 뒤쳐질 정도는 아닐텐데 왜 동양의 이야기는 다루지 않았을까 합니다.
5부부터는 현재와 미래의 식량이야기로 다양한 이유로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다시금 식량에 대한 관심도가 많이 올라간 것을
반양한 듯한 이야기입니다. 식량이 지금처럼 그저 인류의 생활을 유지하는데 필요했던 그저 음식이 아닌
무기로서의 식량이라는 측면과 녹색혁명의 미래까지 <식량의 세계사>에서 가장 흥미롭고 주목해봐야 할 부분을 다루고 있습니다.
<식량의 세계사>을 읽다보면 참 신기한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가령 우리가 흔히 먹고 있는 당근이 사실은 보라색이고 현재 우리가 흔히 먹고 있는 주황색 당근은 품종 개량을 통해서 만들어진
당근이라는 사실, 그리고 현재 우리가 먹는 식량의 상당 수는 선대에 이미 품종개량 및 유전자조작을 통했다는 것.
더불어 대항해시대 신대륙을 발견한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 등. <식량의 세계사>는 재미의 관점에서든 혹은 지식, 정보의 관점에서든
참 유익한 책이고 역사 분야에서 소홀히 다뤄졌던 측면을 잘 다루고 있는 책입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읽어보시길 권해드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