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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쓴다, 고로 존재한다

 이제 어느덧 4년차 편집자로 삶을 살아오면서 내가 만든 그 어느 책 하나 소중하지 않고 아까운 것이 있을까만 이번 <깐깐한 독서본능>의 편집 과정은 유독 남달랐다. 

 저자 선정과정부터 소위 글 좀 잘쓴다는 평가를 받는 분들을 리스트에 올려 출간여부를 검토하던 중 평소 친하게 지내는 아프락삭스 님(내 친구지만 '님'자를 붙임은 알라딘에서 그의  나름 위치를 무시했다간 공격을 당하진 않을까 하는 심정에^^)의 추천으로 '파란여우'님을 뵙게 되었다. 

그 후 저자 선생님이 살고 계신 충남 홍성에까지 가보기도 하고, 그 일련의 과정 속에서 파란여우 님의 서평집을 특징을 한마디로 정의내리는 것에 고심고심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심사숙고의 결과는 '깐깐하다'였다. 물론 저자이신 파란여우님은 반대를 하셨고 (내심 예상한 바였다). 

우리가 깐깐하다라는 표현을 쓸 땐 다소 부정적인 뉘앙스가 많이 내포되지 않았나 싶다. 

어딘가 까칠하고 예민하고 소심하고 조금은 신경질적인...내게 깐깐하다란 표현은 저렇게 머리 속에 들어가 있다. 그러나 사전을 찾아보니.. 

 깐깐하다=행동이나 성격 따위가 까다로울 만큼 빈틈이 없고 착실하다. 

이런 뜻이 있었던 것이었다! 선생님을 처음 뵙을 때도 또 그 분의 한 편, 한 편에 담긴 서평에도 우직한 책을 향한 올곧은 사랑과 빈틈을 허용하지 않는 그러면서도 착실하고 성실한 면까지 전부 내포되어 있었기에 깐깐하다의 사전적 의미를 접하곤 전율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하여 탄생된 책이 바로 .. 



<깐깐한 독서본능>인 것이다. 

이제 다음 주 수요일이면 배본이 되고 넉넉잡아 주말이면 교보문고를 비롯해 서점에 깔릴 것이다. 알라딘 서재에 포스팅을 해서가 아니라 이 책은 무엇보다 알라딘을 이용하는 독자분들의 사랑을 아낌없이 받고픈 욕심이 드는 책이다. 담당 편집자인 내 셩향이 인문/문학 분야를 좋아하는 것이 그 이유이고 우리 출판사 성향이 알라딘 독자층과의 소통은 그렇게 깊지 못했다. 그러나 내가 처음으로 만드는 인문분야의 책이 알라딘 독자분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더할 나위없이 기쁠 것이다. 이 책으로 인해 알라딘 독자분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다.

이제 심판의 날은 다가온다. 

정화수 한 그릇 떠다놓고 빌 날이 머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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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교보서 발견한 반가운 책
    from 木筆 2009-11-14 21:25 
    교보서 발견한 반가운 책l1류소설 마태우스 () l 2007-03-19 http://blog.aladdin.co.kr/747250153/1082069 본문의 너비가 페이퍼의 제한 너비를 초과한 글입니다. 여기를 클릭하면 새창에서 원래 너비의 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알코올에 관한 책을 사려고 교보에 갔다가, 저자 이름이 ‘윤미화’인 책을 발견하고 잽싸게 집어들었다.
 
 
파란여우 2009-11-15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생 진짜 많으셨구요, 우리 27일날 맛난 거 먹어요!

도단 2009-11-15 23:17   좋아요 0 | URL
아이고 선생님 별말씀을요ㅠㅠ 감기 조심하세요! 전 주말 약먹고 나름 많이 회복했답니다^^
 
머저리 클럽
최인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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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직장 생활 속에, 연신 다람쥐 쳇바퀴 굴러가는 반복되는 일상 속에 생각 없이 마지못해 굴러가는 내 자신을 발견한다. 그럴 때면 거창한 해답을 구하는 것은 아닐지라도 ‘진정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가?’ 스스로 자문하고 의아해보고 힘이 빠지곤 한다.


그럴 즈음에 만난 ‘머저리 클럽’. 잘난 사람이 판을 치고 그 잘난 사람들의 욕심과 그릇된 실수들을 우리는 씀쓸하게도 많이 보면서 생활한다. 그러나 제목부터가 ‘머저리’란다.
여섯 악동들이 펼치는 익살맞은 장난과 거침없이 활발하고 꿈많은 대화 속에 빠져보면 자연스럽게 나의 학창시절, 그 때 그 시절이 생각난다.

같은 악동 캐릭터 속에서도 저마다 개성을 부여한 살아 숨쉬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그저 흘러간 옛 교복 세대의 추억, 무용담을 듣는 것이 아닌 시공간을 초월한 현재 고등학생의 꿈과 희망을 관통한다.

최인호 작가 특유의 넘치는 해학과 유머, 사람을 바라보는 따뜻함이 문장 곳곳에 풍성하게 넘쳐난다. 한바탕 재밌게 웃고, 신나게 웃는 동안 어느새 그 시절 내 곁을 함께 했던 친구들의 얼굴이 하나둘씩 떠오른다. 그 녀석들은 지금쯤 어떻게 성장했을까? 오랜만에 옛친구들과 함께 낄낄깔깔하하헤헤 거리며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고 우리의 빛나는 청춘 그 시절 속으로 들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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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의 집을 찾아서 한젬마의 한반도 미술 창고 뒤지기 2
한젬마 지음 / 샘터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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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한젬마씨의 책은 예전에 ‘그림 읽어 주는 여자’와 ‘나는 그림에서 인생을 배웠다’를 읽은 적이 있었다. 그림에 대해선 전혀 문외한이었고 지금껏 살아오면서 그림과는 상관없는 생(生)을 살아온지라 막연히 ‘그림’은 나와는 조금 상관없고, 거리감 느껴지는 분야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우연히 읽게 된 두 편의 책으로 ‘아, 그림이란 이렇게도 해석되는구나.’, ‘나와 전혀 동떨어진 세계가 아니구나.’란걸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 나온 한젬마씨의 신간. 그림이란, 미술이란 내 기존의 고정관념을 바꿔주고 마음을 열게 해준 지난 책들 때문에 기대감이 높아지지 않을 수 없었다. 무섭게도 내리는 장마철과 푹푹 찌는 불볕더위 속에서 읽은 두 권의 책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만족이었다.


역시 이번에도 나 같은 평소 그림에 대해 관심이 적거나, 왠지 예술이라 하면 거부감이나 거리감을 느끼는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이 책은 쉽고, 재밌게 다가온다. 이 점이 매우 기쁘고 작가에게 참 고맙게 생각하는 점이다.


서양 미술에 비해 일반적으로 관심이 뒤쳐지고 있는 우리 미술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꼈다는 작가는 한국미술을 더듬어보는 것은 우리의 정체성과 주체의식을 다져가는 토대를 마련한다는 생각 하에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이런 작가의 투철한 소망과 정성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든다.


책은 각 지역의 우리 화가와 우리 미술을 찾아가는 여정을 상세히 말한다.

단순히 화가들과 미술에 대해 소개하는 것이 아닌 각장의 첫 부분에 공감 가는 한젬마씨의 에세이가 실리면서 몰입이 되어 뒤에 나올 내용이 더욱 쉽고 친밀감 있게 느껴진다. 그 후에 작가에 대해서, 그의 작품, 생가, 묘지, 기념관 등 한 작가와 인연을 맺고 있는 모든 것을 담고 있다. 다양하게 실린 그림과 사진들은 책을 보는 재미를 한층 더 배가시킨다. 한젬마씨가 얼마나 책을 쓰기 위해 많은 부분을 조사하고 노력했을지 상상만으로도 고개가 숙여짐을 느낄 수 있었다. 평소에 접하거나 들었던 화가들은 반가움과 새로운 사실을 알 수 있었고, 잘 알지 못했던 화가들에 대해선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었다. 


마지막장을 덮으면서 우리 미술에 대해, 우리 화가에 대해 더 이해하고, 공감하는 나를 느낄 수 있었다. 책에 나온 지명들은 지도와 찾아가는 길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음으로 언제고 한번씩은 가보리라 다짐도 해보았다. 우리 미술, 화가에 대해 한층 더 알게 해주고 우리 문화에 대해 다시금 소중함을 느끼게 해준 고마운 책.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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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의 제국 1 제4의 제국 1
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제4의 제국’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은 이 책은 작가가 손과 머리로 쓰셨다기 보다는 발과 뜨거운 심장으로 글을 쓰신 듯한 강렬함을 느꼈습니다. 최인호 작가께서 백제, 고구려, 신라에 이어 이번에 가야를 끝으로 역사소설은 마지막이 될 거 같다고 말씀하셨는데요. 한편으론 진한 아쉬움과 그간의 역사소설을 한 작품씩 떠올려 보면서 깊은 감동과 놀라움을 새삼 실감 할 수 있었습니다.

그간 ‘잃어버린 왕국 - 백제’, ‘왕도의 비밀(제왕의 문) - 고구려’, ‘해신 - 신라’의 일련의 역사소설에서 국내의 어느 고고학자, 역사가들보다 더 철저한 현장답사와 문헌, 자료를 통한 역사복원은 학계를 비롯해 사회적으로 많은 반향을 불러 모으셨습니다.

‘제4의 제국’은 특히 문헌 사료적으로 양이 매우 희박하고 신빙성에 있어서 많은 의심을 받을 만큼 신화적인 요소가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최인호 작가는 몇쪽 되지 않는 가야사를 토대로 철저한 고증에 입각한 ‘다큐멘터리 소설’을 쓰셨습니다. 그간 발표하셨던 역사소설에는 쓰지 않으신 표현인 ‘다큐멘터리’란 표현을 통해서 이번 가야사에 관한 ‘제4의 제국’은 소설적인 면보다는 철저한 고증에 입각한 가야사에 대한 역사복원에 무게중심을 더 두지 않으셨나란 생각을 했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제4의 제국’에 관한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최인호 작가께서 책에 나온 유적지 답사 장소를 순서적으로 나열해보면

‘대성동 고분 - 김해박물관 - 인덕천황릉 - 다이센 공원 - 하세유적 -응신천황릉 -도명사 천만궁 - 각라도(가당도) -스다하치망 신사 - 구지봉 - 김해 -오키나와 - 인도’ 입니다. 부산일보에 ‘제4의 제국’을 연재하시는 동안 한국, 일본, 인도 등을 그야말로 종횡무진 역사의 현장을 찾아 각고의 노력을 다하심을 알 수 있습니다.

대성동 고분의 파형동기에서 시작된 작가의 가야역사 추적은 그야말로 풍성한 결과물을 밝혀내게 됩니다.

*가야인들이 민족 대이동을 총해 일본으로 들어간 점.
*임나일본부에 대한 진실
*하세부족의 정체 밝힘
*학문의 신 스기하라는 하세노고오 출신, 따라서 그는 가야민족의 후예
*무령대왕이 탄생한 곳 찾아냄. 그곳의 해류를 통해 과거 가야인들의 대이동 경로 밝힘
*무령대왕 목관의 비밀
*일본의 역사는 가야와 백제에 의해 성립
*북방 기마민족과 남방 해양문화의 혼합체인 가야제국의 특성
*파형동기의 수수께끼 밝힘
*대성동 고분의 비밀 밝힘
*조개 (스이지가이, 유나치모모)의 원형 밝힘
*인도의 아유타국에서 허황옥이 온 것을 입증

책에 나오는 역사적 고증들을 나열해 봤습니다.

마치 무슨 한편의 역사논문을 보시는 것 같지 않나요?^^ 사실 ‘제4의 제국’을 완독하기란 쉬운 일만은 아니었습니다. 생소한 가야사에 대해서 이를 밝히시려는 글이 쉽게 읽힌다는 게 애초에 불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다큐멘터리 소설’이라고 스스로 밝히신 점에도 불구하고 책 맨앞에 나온 유적지, 유물 사진들을 책 내용에 맞춰 비교해 가면서 작가의 역사현장 답사 과정을 손을 잡고 함께 간다는 기분으로 차분히 읽는 사이에 어느덧 우리가 그간 얼마나 가야에 대해 무관심하고 무지했음에 대해 실감하고 통탄 할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가슴 저린 감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일본의 독도에 대한 도발이 예사롭지 않은 민감한 시점에서 ‘제4의 제국’이 많은 이들에게 널리 읽혀야 할 이유는 자명합니다. 우리 선조가 어떤 식으로 일본에 대해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그들이 과연 우리에게 얼마나 말도 안되는 망언을 현재도 계속 하는지에 대해 이 책은 흥분하지 않고 차분하게 조목조목 말해줍니다. 물론 최인호 작가분이 책에서 밝힌 역사적 탐구와 진실이 오류가 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런 시도가 삼국의 역사를 넘어선 제4의 제국의 역사까지 소설가의 한계를 넘어선 끝없는 열정과 노력으로 국내외의 현장답사와 문헌연구를 통해 대중에게 알린다는 게 크나큰 의의가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본문 마지막에 나오듯이 2년여의 역사추적으로 누군가 반드시 했어야 할 가야역사의 밑그림을 최인호 작가가 그린 것이라면 이러한 작업은 또 다른 사람에 의해 계승되고 발전되어 가야의 역사는 반드시 복원되어 우뚝 서야 할 것입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한 작가의 글을 통해서 내 나라, 내 조국의 역사에 대해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가질 수 있음에, 알려지지 않고 바로 잡지 못했던 사실에 대해 올바른 식견을 가질 수 있음에 가슴 깊은 기쁨과 고마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고로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했습니다.

우리 것에 대해 얼마나 우리가 알고 관심을 가져왔었는지 ‘제4의 제국’을 통해 느끼고 반성해봐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책을 읽고 난 후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게 되네요. 앞으로도 네편의 최인호 선생님 역사소설은 제게 있어 두고두고 읽혀지고 함께 생 을 가야할 책이라 생각됩니다. 아니 저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있어서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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