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른 계절 범우문고 10
전혜린 지음 / 범우사 / 1994년 7월
평점 :
품절


“절대로 평범해져서는 안 된다.”

‘평범한 과정을 밟은 가장 평범한 직업인, 아내, 어머니’로서 가장 평범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개인의 성향이나 이상, 혹은 이외의 다른 요인들에 따라 ‘평범하다’와 ‘평범하지 않다’를 가르는 기준은 각기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추구하는 것이 ‘평범하지 않음’ 쪽 이라는 사실은 동일하다.

 

31세의 나이로 스스로 세상과의 이별을 선택한 작가, 전혜린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절대로 평범해져서는 안 된다는 소망을 가졌고, 그것을 생의 한가운데에 녹아들게 하기 위해 치열하게, 끊임없이 고군분투한 여성이다. 그런 그녀의 내적 성찰과 고뇌를 이 책은 고스란히 담고 있다.


수필집 <목마른 계절>은 많은 부분에서 부담 없는 일기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이 책이 담아내고 있는 것은 가벼운 내용만이 아니다. 사소한 그녀의 관심사나 취미거리로부터 쉽사리 이해할 수 없는 복잡한 그녀의 내적 심리까지 이 책에 노출시키고 있다.


독문학을 전공하고, 서양 철학에도 관심과 조예가 깊었던 작가였다. <목마른 계절> 전반에 그런 작가의 서구 사상과, 서구 문화로 대표되는 유럽 사회를 바라보는 그녀의 시각을 읽을 수 있다. 또 한 가지. 이 책은 읽기에 다소 어려움이 있다. 그녀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던 서양 철학의 용어들이 스스럼없이 책 전반을 장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