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버스데이
아오키 가즈오 지음, 홍성민 옮김 / 문학세계사 / 200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어떻게 자기가 낳은 자식에게 "넌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 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런 말을 듣는 자식은 어떤 마음일까? 아마..... 절망, 그 자체가 아닐까?

이 책의 주인공 아스카는 11살 여자 아이다. 엄마에게 "넌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 라고 존재를 부정당한 소녀. 그러면서도 늘 엄마의 사랑을 갈구했던 아이다. 엄마의 관심을 끌려고 자기 자신을 버린 아이, 아스카가 그렇게 엄마에게 사랑을 원할수록 되돌아오는 건 증오에 찬 악다구니 뿐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 가능하다. 이 이야기는 저자가 심리 상담을 하면서 접하게 된 한 사례에서 이야기의 모티브를 빌려온 것이다. 충분히 이런 일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어른들의 무지로 인해, 어른들의 욕심으로 인해, 어른들의 고정관념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상처받고 있을까.....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혹시 나는 아닐까? 반문하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은 참 재밌다.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건 어른들이며, 아이를 보는 어른들의 시선을 바꿔야 한다는 식의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여서 더 재밌다. 아니다. 분명 이 부분을 얘기하고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어른이든 아이든 자기 감정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스카의 엄마가 아스카에게 던지는 불만과 상처는 바로 어린 시절 해소하지 못한 자기 상처 때문이다. 병약한 언니에게 엄마의 사랑을 빼앗겼다고 생각한 아스카 엄마는 엄마의 관심을 얻기 위해 온갖 노력을 아끼지 않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다. 언니에 대한 사랑을 질투해서는 안 된다는 질책뿐이다. 그 상처를 가슴 속에 묻었기 때문에 자기의 사랑을 빼앗아 간 언니에게 하고 싶었던 불만을 바로 아스카에게 쏟아붓고 있는 것이다.

아스카가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생활하면서 자기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자기 감정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게 되면서 아스카로 인해 엄마, 아빠, 오빠와의 갈등이 해결된다. 

가족 문제 외에도 왕따와 장애인 친구와의 문제가 등장한다. 이 문제 또한 쉽게 해결된다. 자신의 감정을 소중히 여기면 된다. 그리고 표현하면 된다. 자신을 소중히 여길 줄 알면 다른 사람의 소중함도 알게 되는 법이니깐.

어떤 일로든 가슴앓이를 앓고 있는 사람들 모두에게 적극 추천한다. 자기 자신을 되돌아 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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