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꾼의 아들 4
샘 포이어바흐 지음, 이희승 옮김 / 글루온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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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마지막권까지 다 읽었다. 사실 결말이 어떻게 될 지는 뻔했지만 그 과정이 궁금했다. '뼈를 보는 자'인 파린과 '환영을 보는 자'인 아로스가 징글징글과 함께 '감히 부를 수 없는 존재'를 어떻게 처리할 지가 궁금했다. 마지막권답게 갈등과 긴장의 적절한 조합이 돋보였다. 거기에 파린과 징글징글의 츤데레 유머가 여전히 제 역할을 해주어 끝까지 재미있게 읽었다. 아로스의 과한 반항심과 파린의 욱한 성격이 조금 거슬리기는 했지만 뭐 그정도야 애교로 넘어갈 수 있다. 


   아로스의 마법 능력을 적절히 통제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키와 함께 찾아간 길드와 사원이 어쩐지 수상하더라 했는데 역시나였다. 아로스가 자신의 아트팩트를 지키기 위해 발휘한 기지는 짐작하지 못했던지라 오!라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그리고 왕의 보물창고에서 없어진 푸른 금속을 찾기 위해 파린이 창고에 갔을 때 미심쩍던 카페트가 마지막에 그런 역할을 할 줄이야! 게다가 '까마귀'의 정체와 계략까지, 3권에서 조금은 느슨하게 진행되던 이야기가 마지막을 향해 가면서 종합선물세트 같은 느낌이었다.


   물론 뭔가 조금은 더 대단한 역할을 할 것만 같았던 키의 죽음이 아쉽기는 했지만 요건 아마도 아로스의 정신적 고통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장치로 생각해 본다. 대주교 하차르트 역시 뭔가 엄청난 악의 축으로 작용하는 듯 했으나 마지막이 좀 싱겁기는 했다. 하지만 오랜만에 좋아하는 소재의 판타지를 만나서 재미있게 읽었다. 등장인물끼리의 연관성 역시 억지스럽지 않아 괜찮았다. 영화로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도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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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사전 통조림 - 지식을 쌓으려면 통째로, 조목조목! 잡학사전 통조림 1
엔사이클로넷 지음, 이강훈 그림, 이정환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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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식이 통조림처럼 하나의 책에 편리하게 다 들어있다고 해서 책의 제목이 <잡학사전 통조림>인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라 지식을 '통째로, 조목조목' 쌓을 수 있다고 해서 '통조림'이었다. 그러니까 '통째로'는 숲을 보라는 뜻이고 '조목조목'은 나무같은 세세한 부분을 보는 것인데 어떤 것을 들여다볼 때에는 숲에서부터 시작해 나무로 혹은 나무에서 시작해 숲으로 가는 방법이 있으니 어떤 방법으로든 그 두가지를 겸해라라는 조언이 제목 속에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친절하게도 책 속에는 숲과 나무의 예시까지 나와있지만 사실 책을 읽다보면 그냥 나무 이야기로만 보인다. 일상생활 속 잡학지식부터 시작해 언어, 인체, 과학, 동물, 스포츠 등 다양한 방면에서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현상이나 사소한 사실까지 굳이 알지 않아도 되는 여러 지식들이 토막지식처럼 짤막짤막하게 담겨있지만 의외로 재미있다.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처럼 지식을 알려주는 내용도 많지만 카더라 통신의 유래나 단어의 어원 같은 누구에게나 흥미로울 법한 이야기도 많아서 어느 취향의 독자이던 쏙쏙 골라먹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한 장에 약 2개에서 3개 정도의 토막 이야기들이 있다보니 깊이는 기대하기 어렵다. 깊이있는 이야기는 아마 이 책의 취지가 아닐 것이다. 이 책을 계기로 흥미있는 주제에 심도있게 접근하게 하는 것이 책의 또 다른 목적일지도. 비슷비슷한 주제가 연달아 나오면 그걸 이어서 관련 지식으로 넘어가도록 하려는 의도가 읽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테이블 수다의 단계를 넘어서기는 어려운 듯 하다. 그렇지만 상식이 풍부해지게 되는 대견한 책이니 곁에 두고 이야기 소재가 궁할 때 활용도가 높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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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꾼의 아들 3
샘 포이어바흐 지음, 이희승 옮김 / 글루온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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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4권으로 이루어진 작품인지라 3권은 온갖 사건과 모험들로 꽉꽉 채워져 있을거라 짐작할 수 있다. 짐작했던대로 에미코 기사에게서 '감히 부를 수 없는 존재'의 낙인이 발견된다. 에미코 기사의 정신이 악령의 지배를 받아 돌변하는 건 시간 문제다. 파린은 자신이 섬기는 기사에게서 낙인을 제거하기 위한 치료제를 찾기 위해 멀고 위험한 곳으로 떠나는데 3권에서 파린의 이야기가 차지하는 대부분은 이 모험에 관한 것이다.


   한편 에미코 기사 일행을 떠난 아로스는 자신의 과거에 대한 비밀을 찾기 위해 항구에 정박해 있던 바르바로사호에 몰래 올라갔다가 그만 습격을 받아 의도하기 않게 바르바로사호에 탑승해 항해를 하게 된다. 남자아이로 변장을 하고 요리사의 수습사원인 '졸때기'가 되는데 거친 항해에 익숙한 남자들로 가득찬 배에서 아로스가 무사히 항해를 마칠 거라고 기대할 수 없다. 게다가 배에서 아로스는 졸칸 대공을 만나게 된다!


   파린과 아로스의 이야기가 교차 진행되면서 점점 사건이 클라이막스로 치닫다가 3권이 끝날 줄 알았더니 이번에도 내 예상은 빗나갔다. 3권에서 시작된 모험과 사건은 3권에서 어느 정도 마무리된다. 그렇다면 4권은 본격적으로 파린, 아로스 일행과 '감히 부를 수 없는 존재'의 대결이 될 것 같다. 3권에서도 여전히 파린과 징글징글, 그리고 아로스와 키의 케미가 깨알재미다. 특히 파린과 징글징글의 대화는 무슨 만담 같아서 아무리 긴장되는 순간에도 피식 웃게 만든다.


   전체적인 이야기는 재미있는 편이다. 다만 파린과 아로스에게 지워진 운명 덕분인지, 아니면 징글징글과 키의 조력 덕분인지 두 조연을 뺀다면 주인공들의 약빨이 별로다. 특히 파린의 경우 '뼈를 보는 자'라고 해서 매장꾼의 일을 그만 둔 이후에도 뭔가 '뼈를 보는 자'로서의 활약이 두드러지나 했는데, 그건 아닌 것 같아 좀 아쉽다. 그래서 징글징글이 없는 파린의 매력이 좀체 드러나지 않는다. 자기밖에 몰랐던 악령을 변화시킨 것으로 만족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아직까지 '감히 부를 수 없는 존재'는 존재감이 별로 없다. 4권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할 것 같은데 해리포터의 볼드모트를 능가하는 악령이 될 수 있을 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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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와 무지개다리 별이 시리즈
한나 지음, Sugi 그림 / 로하이후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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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함께 하던 반려견이 죽으면 '무지개다리'를 건넌다고 하죠? 반려견과 함께 하기 이전에는 그저 그 표현이 참 예쁘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작년부터 반려견 '호아'를 데리고 오면서 호아가 아직 1살임에도 무지개다리를 건너는 장면을 상상하면 눈물이 왈칵 쏟아지지 뭐에요. 그런데 이 작품은 무지개다리를 반려견이 인간 곁을 떠나 강아지 세상으로 돌아갈 때만 쓰는 것이 아니고 강아지가 이 지구에 올 때도 무지개다리를 건너서 오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어서 무지개다리가 마냥 슬픈 것만은 아니게끔 생각하게 합니다.



   책 속의 강아지 세상은 특별해요. 강아지 별 꾸슈랄라에는 한가지 중요한 규칙이 있는데, 바로 막 태어난 강아지들은 지구에 꼭 한번 다녀와야 한다는 것이에요. 그런데 그것이 아주아주 예전에 있었던 어떤 일로 인해 강아지별에 내려진 '벌'이라지 뭐에요? 어떤 강아지들은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벌'이라고 하고 어떤 강아지들은 '두 번 다시 받기 싫은 벌'이라고 하는데 아마도 그건 강아지들과 함께 한 인간들이 어떤 이들이었냐에 따라 다르겠지요?


   꾸슈랄라에서 막 태어난 '별이'도 그래서 지구에 가야 하는데, 별이는 지구에 가기 싫어해요. 그냥 꾸슈랄라에 살고 싶어하죠. 하지만 파파멈머는 별이에게 가서 자기만의 사랑을 찾고 그 사랑에게 별이의 마음을 주고 오라고 격려해요. 그래서 별이는 지구로 가는 무지개다리를 건너게 되죠.



   대한민국 서울에 도착한 별이는 지율이라는 한 아이를 만나게 되는데, 지율이와 함께 하기까지 유기견 보호소에 들어가는 등 여러가지 일을 겪게 되요. 하지만 결국 사랑을 주고 싶은 지율이를 만나게 되면서 왜 모든 강아지들이 지구에 보내지는지 이해하게 되죠.



   <별이와 무지개다리>는 지금까지 알고 있던 무지개다리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바꾸게 해 준 동화에요. 그래서인지 앞으로 먼 훗날(이길 바라며) 호아가 무지개다리를 건넌다고 하더라도 조금은 덜 슬플 것 같아요. 결국 강아지별에서 자신이 우리에게 듬뿍 준 사랑을 기억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을테니까요. 이 작품은 스토리도 아름답지만 파스텔톤으로 그려진 그림들도 아주 예뻐서 보고 있으면 마음이 절로 따뜻해지고 푸근해져요. 그림을 못그리는 저도 막 따라그리고 싶을만큼 아름다워요.


   이야기의 결말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지율이가 대학생이 될 때까지 함께 했던 별이가 다시 강아지별로 돌아가나 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아마도 마음이 예쁜 작가님은 '가장 달콤한 벌'이 아닌 '두 번 다시 받기 싫은 벌'을 겪어야 했던 강아지들을 품어주고 싶었나 봅니다. 지율이의 곁을 떠나 꾸슈랄라로 돌아가던 별이의 마지막 모험은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요? 작가님이 독자에게 남겨놓은 숙제이니 저도 이것저것 열심히 상상해 봅니다. 그리고 저의 반려견, 아니 저에게 사랑을 주러 온 호아를 다시 한번 꼭 안아줍니다. 나중에 '가장 달콤한 벌'로 기억할 수 있도록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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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꾼의 아들 2
샘 포이어바흐 지음, 이희승 옮김 / 글루온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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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뼈를 보는 사람 파린과 그를 스콰이어로 데려간 에미코 기사 그리고 쥐들의 여왕인 흙투성이 발 아로스의 다음 이야기가 계속 궁금했는데 이제야 2권을 읽었다. 내친 김에 계속 4권까지 읽을 예정임. 2권에서는 본격적으로 에미코 기사의 스콰이어로서의 파린의 이야기와 고아원에서 도망치면서 목에 현상금이 걸린 아로스의 이야기가 교차 반복되면서 진행된다. 몇몇 주연같은 조연 역할인 캐릭터들도 새로 등장한다. 에미코가 주최하는 마상 창 시합에 나타난 점술가 노파의 말이 2권에서는 이야기를 풀어가는 가장 중요한 키가 된다.


뼈를 보는 사람을 제시간에 예언가와 만나게 하여라. 악령과 환영의 동맹만이 벨텐 제국을 지옥 불에서 보호할 수 있다.

<매장꾼의 아들2> 본문 p116


   1권이 떡밥을 까는 역할을 했다면 2권에서는 사건 중심으로 이야기가 빠르게 전개된다. 파린의 안에 들어앉은 악령의 존재가 점점 두각을 드러내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파린이 품은 악령말고도 벨텐 제국의 남쪽에서 그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또 다른 악령의 존재 (감히 이름조차 부를 수 없는 존재라고 하는데 아마도 해리포터의 볼드모트에서 영감을 얻었을 듯 하다)가 있는데 에미코 기사는 그라쿠스 왕으로부터 이 악령의 지배를 받고 있는 네코르인과 그들의 스승,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 악령을 제거하라는 명을 받는다.


   아로스의 목에는 점점 높은 현상금이 걸리고 도망다니던 중 신비한 화가인 '키'를 만나 도움을 받으면서 키와 전체 여정을 함께 하게 된다. 아로스가 1권에서 만났던 마법사 노파가 바로 파린이 만난 점술가 노파의 스승이다. 아로스가 미래의 환영을 볼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위에서 노파가 한 말은 파린과 아로스가 꼭 만나야만 벨텐 제국을 구할 수 있다는 뜻이다.


   2권에서는 파린의 몸 속에 들어있는 '징글징글' 악령이 활약이 두드러진다. 게다가 징글징글의 한 수 높은 유머가 읽는 재미를 더한다. 주인공들보다 오히려 조연의 역할을 하는 이들이 이야기의 진행에 공헌도가 높다. 모든 것을 주인공이 다 하지 않는 이러한 전개 구도가 맘에 든다. 2권이 결정적 순간에서 끝나버렸으니 3권으로 바로 가지 않을 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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