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이 떡밥을 까는 역할을 했다면 2권에서는 사건 중심으로 이야기가 빠르게 전개된다. 파린의 안에 들어앉은 악령의 존재가 점점 두각을 드러내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파린이 품은 악령말고도 벨텐 제국의 남쪽에서 그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또 다른 악령의 존재 (감히 이름조차 부를 수 없는 존재라고 하는데 아마도 해리포터의 볼드모트에서 영감을 얻었을 듯 하다)가 있는데 에미코 기사는 그라쿠스 왕으로부터 이 악령의 지배를 받고 있는 네코르인과 그들의 스승,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 악령을 제거하라는 명을 받는다.
아로스의 목에는 점점 높은 현상금이 걸리고 도망다니던 중 신비한 화가인 '키'를 만나 도움을 받으면서 키와 전체 여정을 함께 하게 된다. 아로스가 1권에서 만났던 마법사 노파가 바로 파린이 만난 점술가 노파의 스승이다. 아로스가 미래의 환영을 볼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위에서 노파가 한 말은 파린과 아로스가 꼭 만나야만 벨텐 제국을 구할 수 있다는 뜻이다.
2권에서는 파린의 몸 속에 들어있는 '징글징글' 악령이 활약이 두드러진다. 게다가 징글징글의 한 수 높은 유머가 읽는 재미를 더한다. 주인공들보다 오히려 조연의 역할을 하는 이들이 이야기의 진행에 공헌도가 높다. 모든 것을 주인공이 다 하지 않는 이러한 전개 구도가 맘에 든다. 2권이 결정적 순간에서 끝나버렸으니 3권으로 바로 가지 않을 도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