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립백 브라질 산토스 디카페인 - 10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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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일케 디카페인이나 하프 카페인 나오는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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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것들의 도시 일인칭 4
마시밀리아노 프레자토 지음, 신효정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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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화책인데 이해하려고 하면 안되고 풍부한 상상력이 필요한 책이다. 그것도 어른들의 상상력 말고 아이들의 상상력. 픽사의 '소울' 느낌이 좀 나기도 하는데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다고 하니 애니메이션으로 보면 더 비슷할지도) 소울보다는 쌉쌀한 뭉클함이 애잔하게 남는 그런 이야기다.


   제목 그대로 이 도시, 샤에는 잊혀진 것들이 산다. 생물이건 무생물이건 날마다 새로운 잊혀진 존재들이 도착한다. 별의 별게 다 있다. 각종 물건들(잊혀진 장난감이나 오래된 물건 같은)도 있고 그림이나 사진도 있고 유령도 있고 사람도 있다. 이곳에 온 사람들에겐 색이 없다. 즉 자신의 원래 모습을 기억해 낼 수 없다는 뜻이다. 오로지 거울을 통해서만 자신의 모습을 기억해 낼 수 있고 자신들의 원래 모습을 볼 수 있다. 상처입고 떨어진 행성도 있다. 독자는 날마다 이 곳에 온 물건들을 정리하고 분류하고 사람들에게 거울을 보여주고 상처입은 행성을 치유하고 하는 일들을 하는 샤의 관리자이자 주인인 까마귀의 뒤를 따라다니게 된다. 실제 화자는 까마귀가 아니라 샤로 가서 샤의 주인을 찾아 그를 도와주라는 요청을 받은 존재인데 결국 그가 나중에 까마귀의 뒤를 이어 샤의 주인이 되어 그가 하던 일을 이어받아 잊혀진 것들을 돌보게 된다. 잊혀진 존재들은 달팽이의 먹이가 되기도 하고 바다 속으로 사라지기도 하고 치유가 되어 도시를 떠나기도 한다.


   사실 이야기는 좀 뒤죽박죽이다. 하나하나가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기도 어렵다. 그러니까 잊혀진 것들의 도시는 이해하는 곳이 아니라 상상하고 느끼고 그러다가 문득 깨닫는 곳이다. 나도 언젠가는 나 자신을 잊어버리고 다른 사람들에게서 잊힌 채 우물 속에서 살게 될 지도 모르니, 잊혀진 것들의 도시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미리 알아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어떤 영화에서 사람의 뇌는 '디스카운팅 메카니즘'이 끊임없이 작동한다고 했다. 알고보니 심리학 용어였는데, 누구이던지 간에 아무리 좋은 일이 일어나도 그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나 행복한 마음은 점점 강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애정의 대상이던 사람이나 물건에 대해 무심해지는 것이다. 뇌의 그런 생존 전략 때문에 잊혀진 것들의 도시가 생겨났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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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립백 알라딘 블렌드 다이어리 - 10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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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것도 괜찮네요. 알라딘 커피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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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둥글다 미행의 이런 그림책
거트루드 스타인 지음, 클레먼트 허드 그림, 신혜빈 옮김 / 미행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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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거트루드 스타인이 맞다. '잃어버린 세대'라는 말의 창조자로, 수많은 예술가들의 후원자로 유명한 거트루드 스타인! 그녀의 글은 난해하다는 소리를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어 감히 읽어볼 생각도 하지 못했는데 그녀가 동화도 썼다는 사실을 알게 됨. 바로 이 책 <세상은 둥글다>. 미행에서 출간된 호크니를 재미나게 읽었던지라 이 책도 급 호기심이 생겨 구입했다.


   어렸을 때 불렀던 말도 안되는 노래들을 기억하시는지? '인생이란 무엇인가, 숟가락에 밥풀때긴가...' 처럼 사람 얼굴 모양을 그리면서 불렀던 노래랄지 글로 써보려고 해도 이 세상 어느 나라 말이냐 싶은 말도 안되는 발음의 노래들이 입에 붙어서 그냥 막 불러댔던 것 같다. 어찌나 입에 착 달라붙었는지 지금 부르라고 해도 다 부를 수 있다. 이 책은 그런 노래같은 이야기다. 줄거리나 논리나 맥락 같은 걸 찾으려 하지 말고 어렸을 때 친구들이랑 불렀던 말도 안되는 노래들을 떠올리며 읽어야 한다. 뭐가 그렇게 재미있다고 그런 노래들을 부르며 깔깔대고 배꼽이 빠지도록 웃고 발음이 꼬여도 부르고 또 부르고 했는지.. (갑자기 뜬금..고려시대 가요 '쌍화점'이 생각난다)


   책의 표지를 넘기면 표지 안쪽에 '독자에게 전'하는 이런 말이 있다 (1939년 초판본 표지 앞날개 글인데 원전으로 삼은 판본에는 없었던 부분을 찾아내서 수록했다고 한다 - 미행은 편집자의 이런 노고가 돋보인다)


이 책은 즐기기 위한 책입니다.

한 번에 조금씩 소리 내 읽어보세요.

스스로 읽을 수 없는 아이들도 있을 거에요.

그러면 대신 소리 내 읽어주세요.

존재하지 않는 쉽표는 신경 쓰지 말고 단어들을 읽으세요.

존재하지 않는 의미도 걱정하지 말고

단어들을 더 빨리 읽으세요.

어려움이 느껴진다면, 그러지 않을 때까지 빨리,

더욱더 빨리 읽으세요.

이 책은 즐기기 위한 책입니다.

<세상은 둥글다> 1939년 초판본 표지 앞날개 글



   편집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못 찾았으면 어쩔'이다. 이런 친절한 안내없이 그냥 읽기 시작했다면 아마도 뭐냐..이 책..이럼서 덮어버렸을 지도 모르겠다. 세상에 이런 책은 진짜 처음이다. 아마 앞으로 다시 발견하기는 어렵지 싶다. 그림도 좋다. 새로 삽입된 그림이 아니라 원본에 있던 그림들이란다.책의 초반에는 로즈와 사촌 윌리, 그리고 로즈의 개 러브와 이웃집 개가 등장하는데 이 부분은 두 아이의 천진난만한 어린시절 이야기처럼 생각된다. 다음은 윌리의 사자 빌리가 나오는데 여기서 윌리는 뭔가 부쩍 커버린 듯한 느낌이다. 책의 절반 이상은 로즈가 파란색 의자를 들고 산에 올라가면서 겪는 이런 저런 모험에 관한 내용인데 로즈의 성장소설같은 부분이다. 그리고 이야기는 갑자기 '끝'으로 이어진다. 구전동화의 결말 같은 그런 느낌이라 아..그래 이게 동화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독특하고 세상에 둘은 없을 그런 동화인지라 한번만 읽고 두기에는 아쉽다. 침대 곁에 두고 한 페이지씩 소리내어 읽다보면 잠이 스르르 올 것 같다. 파란색 의자를 들고 산을 올라가는 로즈 꿈을 꾸면서. 아니면 윌리의 사자 빌리의 섹시한 뒷태가 나오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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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언제나 찾아온다 - 노르망디에서 데이비드 호크니로부터
데이비드 호크니.마틴 게이퍼드 지음, 주은정 옮김 / 시공아트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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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에 만났던 미행의 <데이비드 호크니의 인생>에 이어 올해도 호크니를 만났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인생>이 다른 사람의 눈과 마음을 빌어 보여준 것이었다면 이번 시공아트의 <봄은 언제나 찾아온다>는 호크니와 미술비평가인 마틴 게이퍼드의 대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시기적으로는 코로나가 세상의 모습을 바꾸어 놓은 이후의 상황이라 호크니의 근황이라고 해도 좋겠다.


   책의 표지의 디자인과 색감이 호크니스럽다. 호크니의 아이패드 그림을 이용한 것이다. 톤 다운된 하늘색은 미세먼지가 찌든 한국에서는 진짜 보기 힘든 하늘의 색을 닮았고 지금 보니 호크니 할아버지의 가디건 색상과도 똑같네 ㅎㅎ 보통 리뷰 쓸 때 책의 외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편이나 이 책에 대해서는 하고 싶다. 아주 고퀄이라 그냥 넘어가면 서운할 것 같아서다. 일단 양장본이고 책장 하나하나의 두께가 엄청나다. 그래서 전체 분량이 300페이지 정도 임에도 400페이지는 되어 보인다. 종이 색상이 뭐라고 해야 하나 예전에 미색(?)이라고 불렀던 그런 색상이라 압도적인 눈의 편안함을 보장하고 무엇보다 책에 실린 호크니 그림의 색상을 돋보이게 해준다.


   삶의 한 장면 한 장면에 진심이었던 호크니는 여전히 그렇게 살고 있었다. 봄의 풍경을 찾아 2020년 3월에 노르망디로 이주한 호크니는 이어 닥친 코로나와 함께 노르망디 집의 정원이 보여주는 봄의 풍경에 갇혔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가 가져온 봉쇄를 힘들어 했다면 호크니는 정반대였다. 늘 많은 이들의 방문과 각종 이벤트들은 호크니를 지치게 했는데 이런 의도하지 않은 차단은 그가 좀 더 풍경과 색채와 그림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었다. 호크니는 이제 캔버스 뿐만 아니라 아이패드를 이용한 그림도 그린다. 나는 여전히 디지털 화소 속에 갇힌 그림이 어색하지만 아마도 크게 출력해서 전시된 그림들을 눈 앞에서 직접 본다면 감탄할 것임을 알고 있다. 세계를 새롭게 보고 싶다면 호크니의 눈을 빌려오면 된다.


   미술 비평가인 마틴 게이퍼드와 호크니의 대화는 호크니의 개인적인 삶보다는 작품활동에 초점이 맞추어 있다. 특히 노르망디로 이주한 이후의 최근 작품들에 대한 호크니의 영감이나 사그러들지 않은 삶과 예술에 대한 열정이 대화 하나하나에 녹아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사물이나 풍경을 바라보는 시각이었다. 예술가는 정원의 풍경도 일반인과는 다르게 보고 다르게 느낀다. 일반인이 봤을 때 잘 손질되지 않은 정원처럼 보이는 풍경이 예술가에게는 흥미로운 그림이 탄생할 수 있는 모습인 것이다. 예술가에게는 완벽한 나무가 필요없다. 화가의 시선을 방해하는 요소는 편집되어야 한다. 호크니는 그 점을 설명하면서 지베르니에 있는 모네의 정원을 언급했는데, 내가 실제 모네의 정원에서 느꼈던 어수선함이 그런 이유였다니!


   호크니의 열정을 온 몸으로 받고 있자니 드가가 그의 나이 70세 때 했다는 말이 생각났다(호크니는 이미 80세가 넘었다). 이 글을 처음 봤을 땐 나이 70에도 자기가 언젠가 해야 할 일을 생각할 수 있나..라고 회의적이었지만 호크니의 중단없는 삶의 마라톤을 보니 비로소 조금은 드가의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정말이지 "봄은 언제나 찾아온다".


자기가 하는 것에 대해서가 아니라 언젠가 해야 할 것에 대해 높은 생각을 가져야 한다. - 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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