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ROM과 함께 가는 태양계 여행
곽영직, 김충섭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00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어렵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흥미 위주도 아닌, 태양계의 과학적 사실들을 충실하게 들려주고 있다. 고대 그리스부터 20세기초 명왕성 발견까지 먼저 태양계 연구의 인류 역사부터 들려주며 책은 시작하고 있다. 다음으로 태양부터 9번째 행성인 명왕성까지 하나하나 들러 가면서 본격적인 태양계 여행을 시작한다. 전체적으로 꼭 백과사전에서 태양계 관한 것들만 발취해 모아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것은 글이 딱딱하여 좀 지루할지 몰라도 체계적으로 지식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점도 있겠다.

다른 천문학 책과 달리 특징이 있다면 인류의 태양계 탐사에 대해 빠짐없이 세세하게 알려주고 있다는 것이다. 중간 중간 소련의 무슨무슨 몇 호, 미국의 무슨무슨 몇 호 하면서 쉴 새 없이 나오는데 나올 때마다 호가 바꿔 있으니 이것 도대체 몇 대나 보냈단 말이지! 쓸데없이 돈 낭비한 것이 아닌가 싶어도 그 많은 탐사선 없이는 오늘날의 천문학도 없다는 점에서 고마워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전면 칼라에다 사진도 무척 많이 실려 있다는 것이다. 컴퓨터 그래픽도 아닌 밤하늘에 눈곱만큼 보이던 행성을 생생한 사진으로 보여주니, 읽으면서 눈은 절대 지루하지 않을 것이다. 볼 때마다 느끼지만 화성 표면에 착륙하여 찍은 사진을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꼭 어느 동네 공터(?)처럼 보이는 곳이 지구에서 약 7천만km 떨어진 화성이란 말인가! 화성에 생명이 없다는게 매우 섭섭할 뿐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몇 가지 오계티들이 보인다. 250도라서 모든 것이 얼어있을 거라는 글이나 매우 낮아 영하 500도라는 글 등이 머리를 오락가락하게 한다. 온도는 영하 270도 이하로는 내려가지 않는 걸로 알고 있는데 말이다.

이 책은 시디롬을 담고 있다. 요즘이 컴퓨터 세상이다 보니 이제 분야에 관계없이 시디룸은 담고 있는 책이 종종 보인다. 시디롬 안에 사진들만 잔뜩 들어 있을 줄 알았는데(사실 그것만으로도 만족하지만), 클릭 몇 번으로 태양계를 여행하듯이 나름대로 프로그램이 만들어져 들어있었다. 저자의 노력이 무척 독보이게 하였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지, 이 책도 외계인의 존재에 대한 내용을 마지막에 담고 있다. 대중들에게 천문학을 소개하면서 외계인에 대한 내용을 빼면 독자의 절반(?)을 잃는다고 말하고 싶을 정도이다. 현재까지 외계인의 존재는 알 수 없다는 사실을 뻔히 알고 있어도, 아무리 읽어도 지루하지 않다. 이 책도 역시나 비슷한 글을 다음과 같이 담고 있다. 현재 외계인이 존재함을 긍정할 수도 없고 부정할 수도 없으며, 그 확률도 알 수 없다. 있다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UFO는 분명히 존재한다. 그런데 UFO에 외계인이 타고 있다든지 또는 외계인이 보냈을 거라고 단정 짓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우주에 관한 책은 언제나 내 마음을 두근거리게 한다.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부터 무시무시한 사실들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책이 아니고는 우주가 이렇게 크다는 걸 우리가 쉽게 알 수나 있었을까? 그곳에는 길이 단위가 1cm, 1m 는 없다. 못해도 1km이고 많게는 몇 만 광년도 나온다. 빛의 속도로 달리는 우주선을 타고 우리 은하계만 여행해도 족히 6만년은 걸린다. 빛의 속도는 아시다시피 1초에 지구를 7번 반을 돌 수 있는 속도다. 거기에다 이런 은하계가 수십억개가 있단다. 이런 이야기는 몽상가가 꾸며낸 이야기도 아니고, 판촉하려고 만든 사이비 서적의 믿거나 말거나도 아니다. 모두 과학적 사실들이다. 이런 것들이 어떤 공포, 액션, 스릴보다 나를 긴장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이번 여름 휴가 때 저랑 같이 달에 여행가실 분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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