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없는 원숭이 - 동물학적 인간론
데즈먼드 모리스 지음, 김석희 옮김 / 문예춘추(네모북)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털없는 원숭이, 흔히 동물 이름이 그러하듯이 오직 인간의 생김새만 보았을 경우 가장 적당하게 붙여질 이름이라고 저자는 밝히고, 과감히 책 제목으로 써 버렸다. 이 책의 표지를 처음 본 독자가 이것이 인간을 뜻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 반응은 어떠할까? 그 반응이 좋든 나쁘든 간에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궁금해 책을 들쳐보지 않고는 못 베길 것 같다.

이렇듯 이 책은 인간의 육체와, 행동, 감정, 사상 등을 지구상에 살고 있는 다른 동물들과 비교하고, 비슷한 점을 찾고, 왜 인간은 그 동물들과 다른 모습과 행동을 보이는지 분석하는 것이다. 엄청난 과학기술과 먹이 사슬 제일 꼭대기에 있는 인간이 대단하다고 무작정 찬양하는 책도 아닐뿐더러, 그렇다고 인간이 다른 동물보다 못한 점만 꼬집어 훈계하는 책도 아니다. 단지 인류를 좀더 과학적으로 알기 위해 다른 동물들 특히 원숭이와 유인원들과 비교 분석할 뿐이다.

차례를 보면 알겠지만, 인간이 가진 여러 가진 면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특히 앞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기원'과 '짝짓기' 부분이 제일 흥미로운데, 짝짓기는 이 책의 가장 큰 분량(60페이지)을 차지하는데, 그 만큼 성에 대해 깊고 많은 것들을 들려주고 있다. 사실 짝짓기(sex), 다른 말로 성(性)은 누구나 큰 관심을 갖지만, 쉽게 입에 담거나 공공적으로 다루어 지지 않으므로, 저자는 이에 대해 많은걸 들려주고 싶었던 것 같다. 그리고 우리 평소 생각과 달리 인간의 성이 우리 행동과 의사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음을 다시 확인시켜 준다.

똑같은 옮긴이로 3곳의 출판사를 통해 책이 재판되었다는 것이 독특하다. 어떻게 보면 이 책의 인기와 가치가 여전하다는 것을 알 수 있겠다.

다윈의 진화론을 부정하지 않는다면, 인종과 성별, 국가, 연령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흥미를 줄 수 있는 책이라고 의심할 여지가 없다.

문명이라는 이름 하에 우리 스스로를 왜곡하고, 성공 신화만 쫓다 지쳐 자학에 빠진 현대인들이여! 우리는 그저 호기심 많은 털없는 원숭이일 뿐이므로, 마음속에 숨겨든 감정에 솔직해져 보고, 과학 기술로 통해 얻은 삶의 여유를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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