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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 (2015년판) - 김영하와 함께하는 여섯 날의 문학 탐사 김영하 산문 삼부작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나는 왜 문학을 사랑하는가가 궁금하다면 한번쯤 읽어볼 만한. 중간중간 페이지 2개씩으로 할애해 편집된 인용구가 독서의 리듬을 끊는 구석이 있음. 그외엔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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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메다 성운
이반 예프레모프 지음, 정보라 옮김 / 아작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절대악인이 없는 사회주의 문학이란 게 이런 거구나 싶다가도 가끔씩 나오는 낭만적 서술은 가슴을 찌르는 데가 있음 // 인류는 참 자신있고 낙관적이었구나 그때는. 당시엔 매우 획기적이었을 소설. SF팬이라면 한번쯤 읽어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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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열두 방향 그리폰 북스 3
어슐러 K. 르 귄 지음, 최용준 옮김 / 시공사 / 200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여기에 실린 단편은 물론 열두 개보다 훨씬 많지만 운을 맞추기 위해 제목을 위와 같이 정했다.

[어둠의 왼손] [빼앗긴 자들]로 대표되는 헤인 시리즈, 땅바다 Earthsea 시리즈, 그 외 하드 SF 몇 편과 SF라고 하기에 약간 애매 모호한 심리물, 판타지, 심지어 현대물까지 들어 있는 이 일련의 작품군의 시대나 배경에는 거의 아무련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시야]랑 [길의 방향]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작품을 꿰뚫고 있는 주제가 고독이라는 데서 그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우주여행의 시공간적 한계로 인해, 자신의 능력으로 인해, 혹은 사회적 요인으로 인해 추방된 것이나 다름없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려지는데 믿을 수 없을 만큼 낭만적이고 담담한 어조를 유지한다.

심지어 플레이보이 지(紙)에 실린 [아홉 생명]이란 작품에서도 서로 고독하기 짝이 없는 타인들 간의 관계를 다룬 것이 어찌 보면 이채롭다. [플레이보이 걸작선] 1권에 있던 것으로 처음 접했었는데, 다시 읽은 이 판에는 소재에 의한 센세이션보다는 조금 더 주제에 집중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묘사가 낯설면서도 아름답기 때문에 더욱 인물이 겪는 내면의 고독이 부각되는 듯한 인상이 모든 단편에 흐르고 있다.

가장 마음에 든 작품은 [어둠상자]였다. 엉성하면서도 독창적인 분위기가 좋았다. 헤인 시리즈의 외전 격인 이야기들의 경우 [빼앗긴 자들]에서 작가가 추구했던 사회적 사고 실험의 분위기보다 환상 소설적 분위기가 훨씬 더 살아서 괜찮았다.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처럼 진지한 사회적 화두를 담은 작품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땅바다 시리즈 두 편도 그럭저럭 읽을만 했는데, '룰'만이 존재하는 작품이지만 동양의 독자가 볼 때에는 마치 무협지를 보는 듯한 인상을 줬다. [시야]는 SF의 수법을 차용해 지식의 한계를 그린 우화이고, [길의 방향]은 문명에 대한 나름의 경고에 가깝다. 오직 [머리로의 여행]만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저자가 자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파국에 빠져 그 돌파구로써 쓴 거라고 하는데 역자분 말씀만큼이나 난해했다.

사람은 다른 사람의 불행을 보며 위안을 얻기도 한다. 가장 고독할 때에 좋아하는 작가의 아름다운 책을 읽으며 마음의 균형을 찾을 수 있었기에 별 다섯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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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2005-01-02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독할 때에 좋아하는 작가의 아름다운 책을 읽으며 마음의 균형을 찾을 수 있다....ㅎㅎ 그 말에 아주 어울리는 책이란 생각이 들어요. 바람의 열두 방향 말이어요^^

저도 [머리로의 여행] 때문에 골머리가 아팠죠. 그래서 머리로의 여행인가...^^

비로그인 2005-04-13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방향을 제대로 타지 못타나 봅니다. 돌고 돌다보면 다시 제자리에요..;;;
 
공상과학대전 3 - 거대한 로봇 편, 개정판
후데요시 주니치로 & 야나기타 리카오 지음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03년 11월
평점 :
품절


전작 1,2권 + 공상 비과학 대전에 이어 [과학적으로 올바른] 지구 정복 가이드 3탄.

정치를 하면 모르겠지만, XX적으로 올바른 어쩌고 하는 모토를 걸고 그런 이데올로기를 문학으로 구성하면 필연적으로 코미디가 된다. 이유야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픽션을 읽으며 느끼는 감동이란 게 본질적으로 주관적인 물건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걸 억지로 [객관적 잣대]에 맞추려 하는 시도 자체가 우스꽝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한 일. 이 만화책이 수시로 나오는 계몽적인 과학 강의에 의해 가끔씩 맥이 끊어지는 고통(?)을 감수하고도 시종일관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에 모드킹 일당은 거대 로봇을 들고 나오는데 소위 거대 로봇물의 로망을 이미 로봇태권V를 위시한 여러 만화로 이미 접한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웃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여러 번 연출된다. 이건 기본적으로 전작의 유머 답습에 불과하지만, 2탄부터 보여지는 뭔가 과학적으로 일리가 있으면서도 지구에 위협적인 정복 방법을 짜내려 하는 노력이 이번에도 꽤나 난감한 상황을 만들어낸다.

허나 언제나 그 난감함을 타개하는 요소는 매드 사이언티스트 네코야나기 박사의 불타오르는 과학 아이디어. 불가능한 벽을 만드는 것도 사이언스, 그 불가능을 뛰어넘는 것도 사이언스. 그러므로 당당히 SF의 반열에 오를 수가 있다. 물론 상황을 극적으로 만들기 위해 일부러 과학을 무시한 설정이 없지 않다고는 말 못하겠으나, 거대 로봇물의 로망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만화적 허용으로 봐 주도록 하자.

덤으로 마지막에 글로 때워준 XX로봇과 YY로봇이 붙으면 누가 이길까? 도 나름대로 재미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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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에어 납치사건
재스퍼 포드 지음, 송경아 옮김 / 북하우스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크림 전쟁이 700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대체 역사의 세계, 문학을 숭배하고 주인공 이름을 따 작명하는 풍토, 드라큐라, 늑대 인간 등의 초자연 현상의 산물들, 책의 내용을 현실화시키는 외곬수 매드 사이언티스트, 사람을 조종하는 초능력자, 시간 여행... 외계인만 빼고 웬만큼 컬트한 소재는 다 나오는, 딱 나같은 사람이 열광할 것 같은 얘긴데 이상하게 '우와, 재미있다!'라고 외칠 만한 끓어오름이 가슴에 느껴지진 않는다.

작가의 처녀작이라고 하는데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이것저것을 마구 집어넣은 듯, 결과적으로 펼쳐지는 세계는 무언가 언밸런스하고 혼란스럽다. 마치 여러 개의 전혀 다른 분위기의 TV시리즈를 섞어서 감상한 다음 변덕스럽게 바뀌던 감정선을 주체 못해서 멍~해진 기분. 대체 역사의 아이디어가 세계관과 따로 노는 것도 약점으로 작용한다. 코니 윌리스의 하드한 시간물은 기대하지 못하더라도, 대체 역사가 배경에 영향을 미친 이유가 랜달 개릿의 Lord Darcy 시리즈만큼만이라도 설명이 되었다면 모르겠는데, 개인적인 의견으론 전쟁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그 소재를 써먹은 것 같아서 아이디어의 낭비 같은 느낌이.

덧붙여, 고전에 보내는 나름대로의 찬사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만이 열거되어 있다든가, 이 세계에서 책에 딸려 발달한 각종 부가산업이 현대 TV의 프랜차이즈랑 너무 닮아 있다는 사실은 아쉬웠다. 마치 고전을 읽지 않는 대다수의 현대인에게 고전을 읽는 길고 긴 고통 끝의 감동에 대해서는 슬쩍 숨기고, 그 안의 단편적인 흥미로운 사항만 슬쩍 보여주며 광고를 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뭐, 그런 것에 혹해서라도 책을 들여다보게 된다면 좋은 현상일라나...

어쩌다 아쉬운 얘기만 했는데, 평작은 넘는다는 것이 확실하다. 무엇보다 문학이 TV자리를 대신한다는 상상만으로도 충분히 즐겁다. 주인공 넥스트 양은 이 모든 난리통에 던져지기엔 평범한 인물이지만, 그의 삼촌 마이크로프트(!)나 숙적 아케론 하데스는 너무나 훌륭한 캐릭터들이었다. 특히 펠릭스의 아이디어는 상상만 해도 간담이 서늘해지는 발상. 적어도 잔혹한 면에서는 별 5개를 받을 만한 소재에, 구성에, 스타일을 갖추었다.

노파심: 아직 [제인 에어]를 읽지 않았다면 부디, 소재가 된 작품을 봐야 이해할 수 있다는 편견에 시달리지 말고, 그것을 읽지 않고 볼 것을 권한다. 중간의 복선을 감지하고, 예상되는 결말로 갈 것을 예감하게 되면 이후의 재미가 반감될 것이다. 나중에 들쳐보면서 "아, 이게 거기 나온 그 사람들이군" 하는 재미라면 몰라도... 이번에 물 건너에서 이 시리즈의 하나인 [Lost in a Good Book]이 Dilys Award를 받았다는 소식도 있던데, 같은 세계관의 시리즈가 계속 번역돼 우리 나라에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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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rot 2004-03-06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로 "제인에어"를 읽지않았기 때문에 "제인에어 납치사건"을 안읽고있답니다..(책은 나오자마자 샀다죠..아마-_-a)
말씀을 듣고나니 심하게 갈등이 되는군요..ㅠㅠ

Fithele 2004-03-06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갈등하시지 말고 그냥 보세요 ^^ 아마 읽고 보는 것보다 1.5배 정도는 재미있으실 겁니다... 더 이상은 스포일이라 말할 수 없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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