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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과학대전 3 - 거대한 로봇 편, 개정판
후데요시 주니치로 & 야나기타 리카오 지음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03년 11월
평점 :
품절
전작 1,2권 + 공상 비과학 대전에 이어 [과학적으로 올바른] 지구 정복 가이드 3탄.
정치를 하면 모르겠지만, XX적으로 올바른 어쩌고 하는 모토를 걸고 그런 이데올로기를 문학으로 구성하면 필연적으로 코미디가 된다. 이유야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픽션을 읽으며 느끼는 감동이란 게 본질적으로 주관적인 물건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걸 억지로 [객관적 잣대]에 맞추려 하는 시도 자체가 우스꽝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한 일. 이 만화책이 수시로 나오는 계몽적인 과학 강의에 의해 가끔씩 맥이 끊어지는 고통(?)을 감수하고도 시종일관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에 모드킹 일당은 거대 로봇을 들고 나오는데 소위 거대 로봇물의 로망을 이미 로봇태권V를 위시한 여러 만화로 이미 접한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웃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여러 번 연출된다. 이건 기본적으로 전작의 유머 답습에 불과하지만, 2탄부터 보여지는 뭔가 과학적으로 일리가 있으면서도 지구에 위협적인 정복 방법을 짜내려 하는 노력이 이번에도 꽤나 난감한 상황을 만들어낸다.
허나 언제나 그 난감함을 타개하는 요소는 매드 사이언티스트 네코야나기 박사의 불타오르는 과학 아이디어. 불가능한 벽을 만드는 것도 사이언스, 그 불가능을 뛰어넘는 것도 사이언스. 그러므로 당당히 SF의 반열에 오를 수가 있다. 물론 상황을 극적으로 만들기 위해 일부러 과학을 무시한 설정이 없지 않다고는 말 못하겠으나, 거대 로봇물의 로망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만화적 허용으로 봐 주도록 하자.
덤으로 마지막에 글로 때워준 XX로봇과 YY로봇이 붙으면 누가 이길까? 도 나름대로 재미있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