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은 어떻게 글이 되는가 - 정확하고 설득력 있는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서울대 글쓰기 특강'
박주용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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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연예인, 유명 강사 등의 학위 논문 표절에 대한 문제가 언론을 통해 이슈가 되었다. 이같은 문제는 비단 최근에 발생한 것도 아니다. 지금은 논문 표절을 대조하고 검색하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그나마 쉽게 발견되었지만 과거에 수많은 논문들에 이런 기준을 갖다대면 자유로운 글이 과연 얼마나 될까. 그렇다고 모든 글들이 표절이나 짜깁기를 했다고 주장하는 건 아니다. 과거에 비해 보다 빡빡해지고 정직한 자기 글을 써야 한다는 거다.

소셜미디어가 발달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과거보다 글을 더 많이 쓰게 되었다. 트위터는 초창기에 140자로 생각과 사실을 표현하게 하였다. 페이스북은 그보다 많은 글을 쓸 수 있고 댓글도 달 수 있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했다고 본다. 문맹자가 아니고 스마트폰을 다루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루에도 수십에서 수백 가지 생각과 사실을 텍스트로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글들을 쓰다보면 글쓴이에 따라 글의 수준이 나타난다. 누가 봐도 수려하고 술술 읽히는 글이 있는 반면 짧은 글도 제멋대로 쓰여져 난해한 글도 있다. 이러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글에 대한 욕심이 생겨나는 것 같다. 글쓰기에 대한 책도 꾸준히 발간되고 있고 많이 읽혀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정확하고 설득력 있는 글, 다름 아닌 논문과 같은 주장의 글을 써야 하는 경우는 더욱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글은 비단 학교뿐 아니라 직장에서도 사용된다. 논리적 글쓰기를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과 체계는 이런 글을 쓰는 이는 반드시 체득해야 할 점이라 생각한다. 이런 논리적 글에 대한 핵심을 짚어주는 책이 《생각은 어떻게 글이 되는가》이다.

이 책은 글을 왜 써야 하는지, 글을 잘 쓰지 못하는 원인과 글쓰기 습관을 만들기 위한 조언을 시작으로 글쓰기 목적, 다른 글의 요약과 그 주장에 대한 자신의 생각 만들기, 주장 정리, 초고와 퇴고에 필요한 내용과 표현에 대해 다룬다. 요약하자면 논문을 쓰기 위한 형식을 가르쳐주는 글쓰기 입문서다. 저자는 입문서라고 하나 이정도만 익혀도 충분히 훌륭한 논문이 탄생할 수 있을 거 같다.

글쓰기에 왕도라는 건 다른 게 없다. 수많은 글쓰기 책에 천편일률적으로 등장하는 핵심 문장은 '많이 읽고, 많이 쓰라'이다. 남의 글을 많이 보고, 자신의 글도 많이 써봐야 한다. 나 역시 이점에 매우 동의한다. 실력을 늘리는 건 직접 해보지 않으면 늘어날 수가 없다. 다만 어떤 점에 주의를 해야 하는지는 알고 써야 한다. 무턱대고 많이 쓴다고 혹은 많이 읽기만 해서는 실력이 늘어나는 건 기대하기 어렵다. 오늘도 논문을 준비하거나 쓰고 있는 이들에게 짧은 시간이나마 이 책을 읽는 데 투자해 자신을 비추어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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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쁨 중독 - 매 순간 바쁘게 살아야 한다는 착각
셀레스트 헤들리 지음, 김미정 옮김 / 한빛비즈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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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중독, 영어로는 워커홀릭(workaholic)이 노동자들에게 유행처럼 번졌고, 관습처럼 대물림됐으며, 일 중독자야말로 진정한 직장인처럼 칭송과 추앙받던 시절이 있었다. 과로사는 개인과 그 가족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조직에서는 잠시이나마 회자되며 그의 노고를 치하했다.

그렇게 흘러가던 세상은 이제 변화되고 있다. 2018년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주당 법정 근로시간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어들었다. 곧장 적용된 곳은 300인 이상의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이 대상이 되었다. 그리고 2021년부터 50인 이상 300인 미만의 사업장까지 적용된다.

과거에는 일을 많이 하고 늘 바쁜 것이 미덕이었다. 집에서도 밀린 일을 하다가 지쳐 잠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란 단어가 등장할 만큼 일과 가정 혹은 일과 개인의 생활의 균형을 중시하는 사회로 흐르고 있다. 당연히 개인의 삶이 존중받고 그것을 위한 도구로 일이 역할을 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일과 조직을 위해 부속품처럼 사용되는 것이 개인이란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바쁨 중독》의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살아가는 것에 의문을 품게 된다. 그리고 그 질문의 답을 버트런드 러셀이 87년 전에 쓴 수필에서 찾게 된다. 세상에는 능률 숭배에 빠져 있는 이들이 너무 많다. 능률 숭배자란 무슨 일이든 가장 효율적으로 달성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믿는 집단이다. 그들은 항상 바쁘고, 자신들의 모든 노력이 시간을 절약하고 삶을 개선해 준다고 믿는다.

우리는 공허하거나 불만족스럽거나 충족감을 느끼지 못할 때마다 더 열심히 일하고 일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아붓는다. 이런 강박적인 사고는 산업 시대를 맞아 널리 퍼져나갔고, 이후 200여 년 동안 점점 더 강화되었다. 우리는 개인의 발전이 아닌 작업 산출물(work product)을 우리 시대의 척도로 삼는다.

따라서 저자는 여가에 대한 새로운 고찰과 빈둥거림(idleness)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불러일으키고자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저자가 제시한 9가지 바쁨의 현상과 이유들을(삶의 속도가 빨라진 이유, 증기 기관의 등장으로 시작된 노동 습관, 노동은 선이고 게으름은 악이라는 의식, 시간이 곧 돈으로 인식 등)은 정말 우리에게 꼭 필요한 바쁨이었나를 자문하게 한다. 그리고 아홉 가지 진짜 삶을 찾을 해결책을 제시한다. 첫째, 시간 지각 능력을 높인다. 둘째, 이상적인 일정을 세운다. 셋째, 자신과 동떨어진 사람들과의 비교를 중단한다. 넷째, 일하는 시간을 줄인다. 다섯째, 여가 일정을 잡는다. 여섯째, 사람들과 어울릴 시간을 마련한다. 일곱째, 팀으로 일한다. 여덟째, 작은 이타적 행동을 한다. 끝으로 수단이 아닌 목표에 집중한다.

치열한 경쟁사회를 살아가면서 바쁜 것이 살아남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누구나 바라는 건 오롯이 자신의 삶을 살기를 바라지 않을까? 어느날 갑자기 번아웃(burn out)이 되어 우울증이 생기거나 삶을 포기하게 되지 않으려면 바쁨과 거리두기를 할 필요가 있다. 지금 바쁨 속에 자신을 잃어버린 건 아닌지 스스로를 비추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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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것이 당연합니다 - 어른을 위한 단단한 마음 수업
한덕현 지음 / 한빛비즈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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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不安)의 사전적 의미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마음이 편하지 아니하고 조마조마함, 둘째는 분위기 따위가 술렁거리어 뒤숭숭함, 셋째는 몸이 편안하지 아니함을 뜻한다. 세 가지 의미를 조합하면 심신(心身)이 안정적이지 않은 것이 불안이다.

불안의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크게 보면 두 가지다. 첫째는 무지(無知)에 따른 것이고, 둘째는 상실(喪失)에 대한 것이다. 두려움과 잃음에 따른 것이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두지 않아 나타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살아가면서 불안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을 없을 거다. 누구나 겪었고, 겪고 있을 거고, 앞으로 불안을 겪을 것이다. 불안은 생존과 욕망에 따른 본능이라고 해도 과언을 아닐 거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처럼 불안한 것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정신의학과 교수로 일을 하면서 우리가 겪는 다양한 불안의 상황과 그것을 다스리기 위한 방안들을 이 책에 제시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앞서 언급한 원인에 대한 대응을 사전에 한다면 된다.

살면서 느끼고 겪는 다양한 현실과 감정, 즉 권태, 사랑, 인생의 완성도, 상대적 박탈감 등 우리가 겪는 수많은 감정들은 아마도 죽을 때까지 스스로를 괴롭히고 불안을 조장하게 할 것이다. 그것이 어쩌면 인간이 지니는 이성과 감정 때문일 거란 생각도 든다.

심리나 마음 다스리기와 관련된 책을 제법 많이 읽다 보니 나 역시 평소 저자의 생각과 대응법이 비슷하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스스로 혹은 상대 등 있는 그대로를 이해하고 인정하며, 욕망의 불씨를 적당히 짚이고, 현실에 안주하기보다는 스스로가 개척하는 미래를 구현하기 위해 변화를 위한 일행을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솔직히 이런 걸 다 해낼까 싶은 생각도 들지만 수많은 위대한 선인(先人)들이 남긴 구절들을 들여다보면 인간이란 존재는 크게 바뀌지 않는다. 그 때문에 수천 년이 흘러도 수레바퀴와 인류의 역사는 계속 구르는 것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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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두리 로켓 가우디 프로젝트 변두리 로켓
이케이도 준 지음, 김은모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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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 엔진 밸브를 주력으로 제작하는 중소기업 '쓰쿠다제작소'는 이번에는 의료기기인 인공심장용 밸브를 만들기 위해 도전한다. 하지만 순탄치 않은 것이 그들의 삶이다. 경쟁사의 계략, 대기업의 횡포, 직원의 배신, 기밀 유출, 개인의 탐욕이 만들어 낸 권모술수(權謀術數)가 《변두리 로켓 가우디 프로젝트》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케이도 준(池井戸潤)의 소설은 무척이나 흥미진진하다. 또한 저자의 조사와 이해도가 높아서인지 중소기업이 당면하고 있는 현실적인 고충들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소설이지만 마치 사실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를 읽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이번 내용은 의료기기라는 점에서 과거 이 분야에 지원을 했던 입장에서 더욱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았다.

쓰쿠다제작소의 모습을 보면 진정으로 기업이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한국의 중소기업이나 일본의 중소기업이나 언제나 대기업의 눈치를 봐야 하고, 인력과 기술력, 자본에 부침을 느끼며 살아간다. 대기업을 꿈꾸지만 경영자 한 사람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건 아니다. 경영자와 직원이 합심해 한마음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 과정에는 부정한 방법이 동원되어선 안 된다. 그들의 노력과 정의가 반드시 빛을 발하고 인정받아야 마땅하다. 우리가 지금껏 배워왔던 '권선징악(勸善懲惡)'은 단순히 소설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이루어져야 한다. 회사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인 곳이다. 다만 눈앞의 이익뿐 아니라 대의명분이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성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전작《변두리 로켓》에 이어 이번 작품에도 해피엔딩이다. 그렇다고 전작의 내용이 이어지지는 않는다. 굳이 말하자면 쓰쿠다제작소의 밸브 기술이 이어지는 정도이다. 전작의 서평에서도 남긴 말이지만 중소기업과 인연을 맺고 있는 이들이라면 꼭 일독을 권하고 싶다. 덧붙여 이 책 속에 언급된 몇몇 문장들은 조직 생활에서 한번은 되새겨야 할 말들이니 생각해 볼 기회를 만들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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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짝 심리학 2 -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의 병 한빛비즈 교양툰 9
이한나 지음 / 한빛비즈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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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할짝 심리학》이 재미있었다. 나뿐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을 거다. 처음부터 두 권으로 만들어질 계획이었던 것 같다. 여튼 두 번째 책이 《할짝 심리학2》가 출간됐다.

부제는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의 병'이다. 부제에서 느낌이 팍 온다. 이번에 다루는 내용은 마음의 병이다. 심리학에서 다루는 마음의 병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정신병이다. 예나 지금이나 숨어있는 정신질환자가 많다. 뉴스를 보다보면 흔히 들려오는 질환명이다. 우울증, 공황장애, 조현병 같은 병명은 이제는 익숙해지고 있다. 이런 환자들이 자살이나 자해 또는 타인을 대상으로 하는 살인이나 상해를 입히는 경우도 더러 나타나고 있어서 사회 이슈가 되기도 한다.

이번 책에서는 우울증, 공황장애, 조현병,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와 같은 주요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소개한다. 또, 버지니아 울프, 어니스트 헤밍웨이, 에드바르 뭉크, 빈센트 반 고흐, 존 포브스 내시 같은 세계적인 천재들이 가졌던 정신질환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끝으로 코타르 증후군, 프레골리 망상, 투렛 증후군, 절단 증후군, 신체 절단 애호증, 생식기 후퇴 증후군, 스탕달 증후군에 대해 설명도 포함되어 있다.

단순한 그림과 글로 어렵게 느껴지는 심리학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무척 즐겁게 책장을 넘길 수 있다. 한편으로는 우울증, 공황장애, 조현병, 사이코패스와 같은 증상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 같아 두렵기도 하다.

모든 것이 마음의 병이다. 과학적으론 뇌의 이상이겠지만. 강박에서 벗어나고 위로와 위안이 필요한 병들이다. 각자도생의 세상이라 이런 정신병이 더욱 만연해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가 안고 살아가야 할 숙명은 아닐 거다. 선천적인 것도 있겠지만 후천적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자신을 다독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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