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트렌드 노트 -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트렌드 노트
김정구 외 지음 / 북스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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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다난했던 정유년인 2017년도 이제 40일도 채 남지 않았다. 이에 출판업계에서는 2018년을 대비해 트렌드 관련 책을 출간하고 있다. 이제껏 트렌드 관련 책이라고 한다면 서울대학교 김난도 교수가 쓴 '트렌드 코리아'만 읽었었는데 이번엔 새로운 관점으로 현시대를 살펴보기 위해 빅데이터 분석그룹인 '다음소프트'가 발간한 '2018 트렌드 노트'를 선택했다.

'2018 트렌드 노트'에서는 트렌드의 추구자라고 할 수 있는 대한민국 20~30대를 타겟으로 한 인기 키워드 및 관련 키워드를 분석하여 현재 사람들이 찾는 것이 무엇인지  먹고사는 문제부터 노동, 휴식, 자기표현에 대해 차례대로 이야기한다.

책을 읽고 있는 내내 내가 현재 사는 곳이자 여행하면 떼려야 뗄 수 없는 제주도의 현 모습이 떠오르면서 사람들이 찾는 감성과 휴식 장소로 적합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현재 하는 일이 '여행=마케팅'이기에 이해하기 쉽고 공감이 되는 내용이 있었는데 그동안 알지 못했던 서울 지역의 핫플레이스에 관해서도 상세히 알려주어 당장이라도 여행을 떠나고 싶기도 했다.

현 시대의 사람들은 예전과 다르게 '일'보다는 '놀이'를 우선시한다. '현재'의 고통으로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미래를 기다리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있다. 그와는 다르게 '요즘 것들'이라고 부르며 20~30대에게 강요만을 원하는 사회를 볼 때면 앞으로의 이 갈등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매년 연말이면 내년에 생기는 다양한 트렌드와 유행에 관심이 커진다. 그만큼 내년을 기다리고 있는 한 사람이며 다가오는 제4차 산업혁명에서 나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상상만 해도 인생이 지루할 틈 없겠다.

이와 함께 내가 현재 사는 제주도, 여행의 메카로 불리는 제주도가 2018년도에 어떤 문화와 유행 그리고 감성이 생길지 기대가 된다. 그에 맞춰 마케팅 관련 업무를 이어가고 있는 나 역시도 발 빠르게 트렌드에 맞는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 기억하고 싶은 구절

디지털 시대를 바라보는 두려움, 흥분과 기대, 실망과 자조, 격앙됨과 허탈, 이 모든 것이 합쳐진 시대감성을 읽을 수 있고, 시대감성이 불러온 행동들을 관찰할 수 있다. 사람들의 행동들을 추적해보면 그들의 욕망이 어렴풋이 잡힌다. 그러한 욕망의 집함이 미래를 이끌 추동력이 될 것이다. 우리는 그 흐름을 트렌드라 부른다 - 7

다른 나라 데이터에서는 보이지 않는데 한국 '엄마'에만 따라다니느 연관 감성이 있다. 점차 그 비중이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감성은 '미안하다'이다. 엄마가 자신의 편의를 위해 무언가를 선택하면 미안함을 느낀다. 엄마의 선택은 가족의 건강을 위해, 가족 경제의 이익을 위해, 노동시간을 단축하여 아이와 더 놀아주기 위해 이루어진다. 혹은 그렇게 이루어진다고 가정된다 - 26

트렌드가 현재의 흐름을 통해 미래를 가늠해보는 것이라면, 트렌드 읽기는 현실을 직시하는 데에서 시작된다. 대한민국 식문화 트렌드는 밀레니얼 세대로 성장한 1980년대생을 현재의 엄마로 인정하고 바라보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양성평등 교육을 받고, 글로벌 인재가 될 것을 기대하며 성장한 그녀들이 주부라는 역할에 만족하기는 어렵다. 자신의 기대와 현실의 차이를 메우기 위해 주부는 '뿌듯한' 일을 찾는다. 뿌듯함이란 결코 쉽지 않은 무언가를 만들고 완성하는 데에서 오는 성취감이다. 한 끼를 해 먹는 과정은 뿌듯함을 줄 수 있을까? - 27

밥을 해 먹는데 시간을 덜 쓰게 되면 집안 풍경은 어떻게 바뀔까? 매일 반복되는 삼시세끼의 노고가 사라지면 엄마는 시간 여유를 느낄까? 아침, 점심, 저녁 시간의 의미가 달라질까? 간장, 된장, 마늘, 양파 등이 쌓여 있던 공간이 남고, 냉장고를 채우던 밑반찬과 식재료들의 공간이 남고, 주방에서의 노동시간이 감소한다면 주방은 어떻게 바뀔까? 집안 구조는? 거실과 주방이 앞베란다 쪽에 배치되는 2베이 설계는 계속 유효할까? 식재료를 배달받기 위해 냉장시설을 갖춘 택배 보관함이 필수가 될까? - 39

'예쁘다'는 것은 그 자체로 절대적 가치다. 만약 당신의 회사에서 경쟁사 제품과 자사 제품의 스펙을 1대1로 비교하면서 자사 제품이 조금 더 나은 스펙을 갖추게 만들거나, 자사 제품에 대한 불만사항을 하나하나 고쳐가는 식으로 제품을 개선하고 있다면 '매력'의 문제를 다시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선택은 '그렇기 때문에' 되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진다. 애인을 선택하거나, 직원을 뽑을 때를 생각해보자. A와 B의 선택지를 작은 요소로 분해해서 항목별 점수를 매기고 합산점수가 가장 높은 사람들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몇 가지 단점이 있지만 꼭 필요한 그 한 가지 때문에 그 사람을 선택하게 된다. 이력서 평가에 붙은 스펙을 나열하고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보다는 남들이 가지지 않은 나만의 매력 한 가지를 만드는 것이 취업의 확률을 더 높이는 방법이다 - 48

핫한 장소의 핵심적 가치인 '보다', '가다', '먹다' 중에서 다이소는 2017년 현재 '보다', '가다'를 점하고 있다. 다이소의 마지막 진화 방향은 '먹다'가 될 것이다. 현재에도 수입과자를 포함한 다양한 과자, 음료를 팔고 있고, 온라인 다이소몰의 베스트 상품은 먹거리가 차지하고 있다. 편의점과 더불어 골목을 지키고 있다는 점도 먹거리 판매에 유리하다. 살아 있는 꽃이 아니라 조화와 더 잘 어울리는 다이소의 특성상 신선식품은 아니더라도 가공식품은 충분히 특화될 수 있다. 다이소가 대한민국 골목골목을 차지하고 명실상부한 생활쇼핑 1번지가 된다면 다이소에서 '반조리된 저녁식사'를 사지 못할 이유는 없다. 나이, 성별, 수입과 무관하게 누구나 쉽고 즐겁게 구경했던 경험, 우리에게 그 경험을 선사했기에 다이소의 생존 가능성은 매우 높다 - 52

우리 시대의 선(善)은 새로움이다. 새로움 그 자체가 가치다. '먹어보다', '시도하다', '찾아보다'라는 단어의 빈도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좋아서 먹는 게 아니라 새로워서 먹어본다. 다양한 제품의 끊임없는 시도, 변주, 금방 생기고 금방 사라지고, 다른 것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한정판이어서 구하러 다니다 금세 질려 돌아보지 않는 소비자, 그에 발맞춘 제품들, 일부 제품들의 부스러기 성공들이 이 시대를 이루고 있다. 철학 없는 브랜드가 성공한다는 뜻은 아니다. 철학 있는 브랜드가 되어 끊임없이 변주해야 한다. 브랜드의 철학이 공고히 자리 잡고 있을 때 큰 용량, 작은 용량, 매운 맛, 단 맛, 가로로 긴 모양, 세로로 긴 모양 등 어떤 시도를 해도 '나'로 남을 수가 있다. 하지만 철학만큼 중요한 것은 다양한 형태로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변주다. 이제는 하나의 모습으로 거대한 성공을 거둘 수는 없다. 하나의 브랜드로 부스러기 성공들을 이루고, 부스러기 성공들이 모여 하나의 브랜드를 형성하게 된다 - 64

나이가 젊을 층을 중심으로 , '내 집'에 대한 가치 자체가 변화되고 있다. 30대 이상의 60~70%는 여전히 '내 집 마련이 필요하다'고 여기지만, 반대로 20대들의 68%는 '굳이 내 집이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 젊은이들은 현재를 포기해가며 '내 집 마련'이라는 불가능에 가까운 여정을 꾸역꾸역 가는 대신, 주어진 상황 안에서 즐거움을 찾아가며 'YOLO'를 외치고 있다. 그들에게는 'No Gain, No Pain'으로 단어순사가 바뀐 문장이 더 와 닿을 것이다. 얻는 게 없으니 고통도 없을 것이고, 보람 따윈 됐으니 고생하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즐기며 살겠다는 것, 이것이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다 - 84

호텔과 함께 언급되고 있는 서술어들의 변화도 눈여겨볼 만하다. '묵다', '여행하다', '머물다', '비싸다', '부담스럽다'는 줄어들고 그 대신 '먹다', '찍다', '편하다'가 증가하고 있다. '먹다'와 '찍는다'는 행위 그 자체를 나타내는 반면, '편하다'는 사람들의 감성을 나타내는 말이다. 불과 몇 년 사이에 '부담스럽다'에서 '편하다'로 옮겨간 감성 변화는 호텔이라는 장소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와 그 저변에 깔려 있는 가치관의 변화를 생각해보게 한다. '비싸다'는 언급량이 줄어든 것 역시 흥미로운 지점이다. 호텔의 가격이 저렴해진 것이 아니다. 다만 사람들이 호텔을 더 이상 비싸고 부담스러운 공간으로 여기지 않게 됐을 뿐이다 - 98

#ootd가 시들해지고, 이제 그 자리를 다른 것이 치고 올라오고 있다. 바로 '인생사진'이다. #ootd의 속뜻이 '무엇을 입었는지'보다 '어떤 브랜드를 입었는지'로 변질되었듯, 인생사진의 주인공은 사실 내가 아니다. 나 자신의 얼굴은 콩알만 하게 나올지언정 수많은 인스타피드 중에 압도적으로 시선을 끄는 배경의 강렬함이 있어야 한다. 누가 봐도 이국적이고 이색적이어야 한다. 과거 '샤넬'이 갖고 있던 브랜드적 코노테이션이 배경에서 느껴져야 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인증샷을 찍는 카메라 모드가 접사에서 풍경으로 바뀐 셈이다. '내가 무엇을 들고 있느냐' 대신 '내가 어디에 있느냐'를 보여주는 것으로 옮겨가고 있다 - 101

휴식은 더 이상 재충전이 아니다. 이제는 '열심히 일해서 5년 안에 꼭 내 집을 갖겠어! 커피 한 잔 하고 힘내자!'라고 다짐하기를 누구도 강요하지 않는다. 물론 '소소한 일상의 행복'이라는 말로 위로해가며 감내했던 일상의 고단함이 전혀 보상받지 못했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마치 주문을 외우듯 '소박한 일상의 즐거움'을 찬양하고 아픈 눈을 비비며 컬러링북에 색칠을 하거나, 작은 화초에 물을 주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고마워하는 사람은 확실히 줄었다. 우리가 주목하기 시작한 '현재'는 더 이상 소박한 오늘이 아니다. 우리는 더 자극적이고 강렬한 오늘을 원한다. 그에 반해 커피 한 잔은 너무 익숙해져서 그 효용이 전에 비해 줄었다. 그래서 휴식의 시간에 우리는 호텔로 향한다. 화려한 휴식을 찾아 - 117

국내 최초로 하남 스타필드에 입점한 영국 드러그스토어 부츠와 전기자동차 테슬러 매장 등은 '국내 최초'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이곳을 방문해야 할 이유를 한 가지 더 보탰고, 롯데월드타워 개장 기념 불꽃놀이는 하나의 축제행사로 주목받았다. '세계 최초', '국내 최초'라는 마케팅 용어는 다소 진부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꽤나 유혹적이다. 한마디로 스토리를 만들기 좋은 워딩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인증'이라는 소소하고 즐거운 임무수행을 하는 데 이보다 더 강력한 이유가 있을까? 어딘가를 방문한 김에 인증을 한 것인지, 인증을 위해 방문한 것인지를 중요하지 않다. 사람들이 '그곳'에 '가게' 만들었고 행위의 최종 결과인 '인증'을 하게 됐으니 - 141

YOLO와 함께 2017년 가장 화두가 되었던 라이프스타일 키워드는 이른바 '워라벨'이다. 워라벨은 일과 생활의 균형을 맞춰가며 자신을 위한 삶을 살려는 현대인들의 가치관을 보여준다. 더 이상 사람들은 회사의 요구에 맞춘 삶을 살고자 하지 않는다. 그보다 자기 삶의 가치를 더욱 중시하며, 그것을 위해 모든 노력을 한다. 일하고 배우는 행위는 감소하고, 현재의 삶을 즐기고 휴식하는 행위가 점차 증가한다. 그럼에 따라 주말은 평일을 위해 쉬는 휴식과 일탈의 개념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오히려 평일이 주말을 가치 있게 보내기 위해 비용을 마련하는 수단이 되었고, 일상을 위한 노력보다는 여유를 위해 투자하는 개념으로 평일을 보내고 있다 - 159

요즘 뜬다 하는 핫플레이스들은 그 공간을 사랑하는 주인이 자신만의 고유한 철학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하나의 '취향 전시장'과 같다. 한 개인의 오롯한 환상이 시각화되어 찻잔 하나, 티스푼 하나의 취향으로 구현될 때, 우리는 그것을 '감성'이라고 부르며 구태여 찾아가 줄을 서고 사진을 찍어 올린다. '망원동핫플레이스', '감성카페', '분위기깡패'라는 해시태그를 줄줄이 달면서 말이다. 과거에는 값을 지불하지 않던 '감성'이라는 것에 사람들이 가치를 부여하고 돈을 내기 시작했다. 폐기된 트럭 방수천을 재활용하여 만든 브랜드인 '프라이탁' 가방의 가격은 20만 원에서 비싼 것은 70만 원이 넘는다. 누군가에게 '쓰레기로 만든' 것에 불과한 그 가방에 사람들이 비싼 돈을 왜 들일까? 그것은 창업자인 프라이탁 형제가 지닌 철학과 미적 감수성, 즉 '감성'의 가치를 인정하고 값을 지불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제품의 감성에만 돈을 지불하는 것을 넘어 장소가 지닌 감성에도 기꺼이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 182

한남동의 핫플레이스인 '언더프레셔'라는 카페에 가면 누구나 사진을 찍는 '한 컷'이 있다. 프리스한센 의자, USM모듈러 가구가 한 컷에 들어오는 사진이다. 조명을 좋아하는 사람은 구석에 있는 우주선 모양의 조명 사진도 한 장 올린다. 이 사진들에게는 어떤 '콘텍스트'가 있다. 이 한 컷이 단순히 핫플레이스 인증용만으 아니라는 것이다. 이것은 나의 취향과 안목에 대한 인증이다. 취향은 더 이상 '존중' 정도를 요구하는 개성이 아니라, 한 사람의 경험과 그 경험을 가능하게 한 시간과 경제적 가치가 모두 축적된 안목의 결과, 즉 '자산'이다 - 187

최근 여행에서 각광받는 감성은 '휴식과 여유'다 이 두 감성은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보상의 역할을 한다. 지친 일상을 빠져나와 여행을 통해 심신을 위로하고, 여유를 만끽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런데 똑같은 위로와 보상이라도 지역에 따라 휴식과 여유라는 감성은 다시 두 가지로 나뉜다. 억지로 말을 만들면 '도쿄적 감성'과 '다낭적 감성'이라고 할까? 두 지역 모두 휴식과 여유를 제공하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다. 이는 해당 지역별 연관행위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도쿄에서 상대적으로 두드러진 행위는 '먹다'이고, 다낭에서 두드러진 행위는 '쉬다'이다. 먹고 노는 도쿄, 쉬고 즐기는 다낭이다 - 209

예전에는 '허세'라는 것이 브런치를 즐길 줄 아는 것, 스타벅스 커피 한 잔쯤 마실 수 있는 여유, 명품 가방을 살 수 있는 경제적 능력으로 표현되었다면, 바야흐로 2017년은 '나 여유 좀 부릴 줄 아는 사람이오' 하고 주말에 읽고, 먹고, 찍는 행위를 하는 것이고, 사람들은 그것을 '즐기며', '좋은', '추억'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면서 자신이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심지어 멍 때리기를 하며 비생산적이고 무의미해 보이는 시간을 보낼 만큼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어 한다. 실제로 여유가 있는 것인지, '나는 아무것도 안 하고 시간쯤은 버릴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는 사람이오' 하고 여유 코스프레를 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여하튼 사람들은 자신의 여유를 보여주고 싶어 한다 - 244

의사결정자의 전제가 '사람은 분수에 맞게 지출해야 한다'라는 당위라면 '월세-고급차-주말 나들이' 고객에게서 공감을 얻을 수 없다. 정책 입안자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고객은 '여유 지향 사회'의 일원이다. 집단감성이 향하는 열망에 가까이 가는 데 한걸음을 보태주는 정책과 제품, 서비스는 호응을 얻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외면당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과 고령화 사회, 기술과 구조의 문제와 더불어 우리가 고려해야 할 것은 사람들의 마음이다. 기술이 발달해도, 나이가 들어도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마음이다 - 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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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는 CEO - 자전거 매출 세계 1위 자이언트 이야기 CEO의 서재 8
킹 리우.여우쯔옌 지음, 오승윤 옮김 / 센시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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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초반 시절 집에서 회사까지 왕복 12km를 자전거를 타고 다녔었다. 당시 값비싼 자전거를 구매할 능력이 되지 않았기에 저렴한 하이브리드 자전거를 타고 다녔었다. 자전거에 관해 관심이 생기면서 MTB와 로드 자전거를 알게 됐고 그중 가장 많이 보였던 자전거 브랜드가 자이언트였다.

이후 살던 집을 떠나 시내로 나오면서 자전거는 추억 속에 잠겼지만 가끔은 애월 해안도로를 열심히 돌아다녔던 과거의 나 자신을 떠올리곤 한다. 그러다 우연히 '자전거 타는 CEO'라는 책을 보게 됐는데 타이완을 자전거의 나라로 만든 장본인이자 자이언트 자전거 창립자인 킹 리우의 자서전이다.

킹 리우는 사십 대 초반 시절 장어 양식 사업을 하다가 태풍으로 인해 한화 약 33억 9,000만 원을 날린 바 있다. 이후 50대라는 적지도 많지도 않은 나이에 자전거 사업을 시작했고 여러 고비를 넘겨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전거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자전거 마니아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자이언트 자전거는 책을 통해 더욱 상세히 알 수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킹 리우가 말하는 열 가지 고유 정책(온리 원)이 매력적이었다. 이전만 하더라도 부품 규격이 제각각이었던 자전거를 모두 통일시키고 탄소섬유 프레임을 개발했으며 타이완에 자전거 섬을 건설하고 세계 최초로 여성 자전거 브랜드를 개발하는 등 그동안 몰랐던 사실들을 알 수 있었다.

특히 킹 리우의 업적 중 가장 대단했던 점은 공용 자전거 사업인 '유바이크' 운영이 있는데 이는 타이완 전역에 고가의 자전거를 무료로 배치하고 담당 AS 직원을 고용해 꼼꼼히 관리하면서 타이완을 자전거의 나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자칫 공용 자전거로 인해 사람들이 자이언트 자전거를 구매하지 않고 무료로만 쓰기에 사업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오히려 자이언트 자전거가 입소문이 나면서 타이완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가 뻗어 나갔다.

사업 중간에는 몇 번의 위기도 있었다. 킹 리우는 수출했던 자이언트 자전거에 결함이 발생하자 이를 모두 회수해 재활용하지 않고 모두 땅에 묻어 태워버렸다. 돈으로 환산하자면 한화 17억 원으로 과감한 결단을 내린 그가 존경스러워졌다.

나이 일흔 세살에 자전거 일주 도전까지 하면서 자신보다 훨씬 어린 사람들에게 킹 리우 회장이라는 호칭이 아닌 뱌오 형님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그를 보며 여러 생각이 문득 들었다. 적지 않은 나이에 그 어렵다는 자전거 일주에 도전하고 아직까지 현역으로 활동하는 킹 리우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올바른 것인지에 관해 생각이 들었다.

'지금 하지 못하면 평생 못해'라는 영화 대사 한 마디에 자전거 사업을 시작한 킹 리우의 이야기를 만나면서 또한 들었던 생각은 추후에 자전거를 새로 구매하게 된다면 안정성이 철처히 검증된 자이언트 자전거를 구매해도 좋겠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자서전인 '자전거 타는 CEO'를 통해 자전거를 타면 좋은 점에 관해서도 꾸준하게 언급하는데 평소 운동 부족인 나에게 있어 가장 필요한 것은 자전거가 아닐까 싶었다. 80세가 넘는 나이에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그를 생각하며 나 역시 부지런한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이 들었다.


* 기억하고 싶은 구절

자이언트는 자전거 업계에서 세계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회사의 시장가치도 신기록 갱신을 이어가는 중이다. 하지만 리우 회장은 "살면서 가장 가치 있었던 일은 일흔셋에 자전거 일주를 완주한 것"이라 주저 없이 말한다. 100퍼센트 자신의 힘으로 바퀴를 굴러야 하며, 어떤 운도 끼어들 수 없는 인생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 16

자이언트 그룹은 연간 700만 대 정도의 자전거를 생산하는 세계에거 영업 수입이 가장 높은 자전거 회사다. 자이언트라는 자전거라는 전통 산업을 타이완에 정착시켰을 뿐 아니라, 타이완의 명품 자전거라는 간판을 달고 국제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세계 80여 개의 나라의 1만 2,000개가 넘는 매장에서 자이언트 자전거를 판매하고 있다 - 24

애플의 스티브 잡스나 알리바바의 창립자 마윈처럼 나이 50도 되지 않아 최고의 사업 수완을 발휘하는 천재 사업가들도 더러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이 모두 잡스나 마윈이 되기를 기대할 수 없다. 성공한 사업가 대부분은 내가 그랬던 것처럼 수차례의 방황과 실패를 겪었을 것이다. 그리고 쉰이 넘어서야 자기 자신을 정말로 알게 되고, 자기 일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게 되었을 것이다. 더불어 인격도 그만큼 성숙해져 충동이나 감정에 휘둘리지 않게 되었으리라. 그럴 때 비로소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여 나름의 논리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법이다 - 30

내가 되어야만 잠재력도 끌어낼 수 있다. 우리는 저마다 나름의 잠재력이 있지만 그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전혀 가늠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산 정상에 올라보지 못한 사람은 전체 풍경을 결코 알 수 없다. 삶에서든 일에서든 부딪쳐보지 않고 또 다른 정상에 올라보지 않으면 새로운 무대와 기회를 발견할 수 없다. 한 단계 더 발전할 가능성이 분명 있는데도 그냥 놓치고 마는 것이다 - 42

돈을 우선순위에 놓고 눈앞의 이익만 따지면 결코 사업의 규모를 키울 수 없다. 소비자의 기대를 뛰어넘고 사용자를 감동시키는 수준의 제품은 당연히 나올 수 없다. 나 역시 예순이 넘어서야 이런 경영 마인드가 명확히 정립되었다. 젊을 때는 그저 어떻게든 돈을 많이 벌 생각뿐이었다. 젊으면 무지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젊은 시절에는 그 사람의 상황가 위치, 시선 등 모든 부분에 맹점이 생기기 쉽다는 의미다 - 53

스스로 머리가 좋고 기지가 뛰어나다 생각한다면 겸손한 태도를 지켜야 한다. 자기가 똑똑하다 생각하는 이들은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지 않는 경향이 있다. 표면적인 얘기만 듣고도 모든 걸 완벽히 안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겸손한 사람은 아랫사람에게 묻기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계속해서 묻고 배운다. 실력도 자연히 계속 향상된다. 또한 주변 사람들에게 진실하다는 느낌을 주게 된다 - 60

지난 시간 동안 나는 사업이 자전거와 같아서 페달을 밟는 만큼 앞으로 나가고 발을 떼는 순간 넘어진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나아가려는 노력을 끝없이 해야 하는 것이다. 어떤 사업이든 한계는 없다. 산 정상까지 올라가 보지 못한 사람은 산 위에 펼쳐진 또 다른 기회를 알 수 없다. 나는 청년들에게 인생도 자전거와 마찬가지라고 늘 조언한다. 자전거를 탈 때 한발 내딛어야 앞에 펼쳐지는 풍경을 볼 수 있듯이, 인생도 두려워하지 말고 일단 뛰어넘고 보면 자연스럽게 다음 기회가 보인다. 자신감은 도전과 더불어 점점 더 커지게 마련이다. 도전을 시도해본 적 없는 사람은 단단한 자신감을 가질 수 없다 - 71

일을 할 때도 자전거를 탈 때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뛰어든다면 '성취의 질'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한 번 페달을 밟는 심정으로 하루를 나아가고, 수익과 상관없이 내가 이 일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가치에 그만큼 올라섰다고 믿는다면 산 정상이 안겨주는 것과 같은 온전한 성취감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 76

사업이 잘 되지 않으면 환경을 탓하거나 운명을 바꿔보려 점을 보는 사람도 있다. 귀인을 만나 당장 사업이 잘 풀리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자기 자신에게 있다. 평소에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없고 사람들의 조언을 들을 자세도 되어 있지 않다면 설령 귀인이 나타난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공부할 마음이 전혀 없는, 준비되지 않은 학생에게 좋은 선생님을 붙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실제로 선택의 갈림길에서 방황할 때 진짜 '귀인'이 때마침 나타나 완벽한 조언을 해주어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 85

'가난한 사람은 점을 보고 부자는 향을 피운다'는 타이완 속담이 있다.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기보다 주변을 탓하는 이들, 요행에 기대어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순진하게 착각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런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을뿐더러 배우려고도 하지 않는다. 진심으로 반성하지 않으니 자신의 단점과 문제점을 보지 못한다. 물론 진정한 사업 기회가 찾아와도 분간할 수 없다 - 86

나는 공장에서 회수된 자전거를 결함을 고쳐 되팔지 않았다. 대신 직원들을 불러 모은 다음 굴착기로 큰 구덩이를 파고 거기에 새로운 모델의 자전거를 모두 던져 넣었다. 1,000만 위안(약 17억 원) 이상 나가는 자전거들이 불에 타고 땅에 묻혔다. 이렇게 극단적인 조치를 한 것은 제품의 품질이 기업의 생명과도 같음을 눈으로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아주 작은 문제 하나라도 절대로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말하기 위해 값비싼 수업료를 치른 셈이다 - 111

회사가 개혁 없이 살아남을 수 없는 이유는 '경영'이란 것이 본래 변화하는 환경에서 사람과 돈을 가장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역사가 오래되고 완벽한 제도와 표준운영절차(SOP)를 갖춘 회사, 가치관이 단단히 형성되어 있는 회사일수록 반드시 조정이 필요하다. 그래야 시의성이 떨어지는 낡은 방법을 버리고, 시대와 환경의 변화에 새롭게 적응할 수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기업의 리더이다. 그는 사내의 다양한 의견을 종합하여 가장 폭넓게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다. 회사가 장기적으로 발전할 것인지, 아니면 지속적인 경여에 실패하여 낙오할 것인지를 책임져야 한다 - 113

성공에 취해 감각이 둔해지고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맹점을 간과하는 이들은 시간 앞에서 결국 고개를 숙이게 된다. 그래서 회사가 탄탄대로를 걸을 떄가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 구조조정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재난을 맞이하는 경우가 너무도 흔하기 때문이다 -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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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독서 - 책은 왜 읽어야 하는가
서민 지음 / 을유문화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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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월 전이었을까 우연히 TV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기생충 박사 서민 교수의 강연을 만날 수 있었다. 우리 몸에 살지만 알기 어려웠던 기생충을 누구나 알기 쉬울 정도로 재미있게 설명해주는 모습을 보고 감명받아 그가 쓴 책인 '서민의 기생충 열전'을 읽어보려 했었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미뤄지면서 한동안 내 머릿 속에서 그가 잊혀졌다.

최근 인터넷 책 쇼핑몰 알라딘을 구경하다가 서민 교수가 쓴 독서 입문서인 '서민 독서'를 보게 됐다. 그동안 독서 입문서라면 수없이 읽어봤지만 최근 들어 책에 소홀함이 없지 않아 있었고 그토록 말을 잘하던 서민 교수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독서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어제 마지막 예비군을 가면서 '서민 독서'를 들고 갔는데 400페이지를 단숨에 읽었다.

보통 독서 입문서라고 한다면 책을 읽어 좋은 점에 관해 당연한 이야기만 나열한다. 하지만 '서민 독서'는 저자 서민 교수가 실제 겪고 느꼈던 사연을 이야기하며 꾸준한 독서를 통해 무엇이 좋고 나쁜지 사실대로 얘기한다.

'서민 독서'가 재미있는 점은 단순히 독서 이야기만 하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에서 발생한 여러가지 사건 사고를 서민 교수가 직접 읽었던 책과 비유하며 초등학생도 알기 쉽도록 이야기하기에 책이 술술 넘어간다.

1부에서는 책을 읽지 않는 우리나라의 현실과 함께 인터넷 기사와 덧글의 문제점,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갑질 문화 등을 책을 통해 예방할 수 있는 방법부터 일론 머스크와 빌 게이츠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인들이 책을 통해 얻은 점을 이야기하는데 그와 함께 우리나라 정치인들에 관해 사실을 토대로 비판하며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 말해준다.

2부에서는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요소를 알려준다. 토론에서 남을 설득시킬 수 있는 비결과 올바른 판단력을 얻는 것은 나뿐만 아니라 사회 생활을 하는 직장인들에게 있어서 필수요소다. 단순히 남의 이야기만 듣고 잘못된 정보가 넘쳐나는 인터넷에 나온 내용만을 믿는다면 점점 바보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평소 대화를 잘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독서를 많이 하는 것임을 나 역시 많이 깨달았다. 기생충학자로 매일 연구실에만 있는 저자 서민 교수가 방송에 나와 누구나 알기 쉽게 이야기하고 유머도 겸비하며 말할 수 있었을까? 그 역시 평소 꾸준한 독서를 통해 여러 정보를 습득했기에 유명한 강연가가 된 것이 아닐까?

'서민 독서'의 마지막 이야기인 3부에서는 인문고전의 중요성에 대해 알려준다. 사실 3부를 읽기 전만 하더라도 책을 처음 읽는 사람들이라면 인문고전을 안 읽는 게 좋다고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평소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이 독서를 시작했을 때 쉬운 내용보다는 어려운 책을 읽고 결국 포기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도 많이 봤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서민 교수는 나와 반대로 초보자든 다독가든 인문고전을 읽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한다. 그와 함께 인문고전을 어떻게 읽으면 좋을지, 책을 통해 얻은 내용을 내 것으로 만드는 방법 등을 친절히 알려주는데 그가 그토록 읽기 어려워했던 '제2의 성'을 한 번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2017년 한해동안 책 구매는 예전과 변함 없음에도 바쁘다는 핑계로 독서를 자주 하지 못했다. 최근 들어 대화를 하는데 말이 막히기도 하고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 등에 나의 생각을 쓰려고 해도 막상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 나 자신을 보며 크게 반성이 된다.

책을 자주 읽지 않는 이에게 독서 입문서를 한 권 추천하고자 한다면 '서민 독서'를 꼽고 싶다. 단순히 책을 읽으면 유익하고 좋아요라고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현실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을 토대로 책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독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을 누구나 공감되게 말해준다는 점에서 유익한 시간이 됐다.

무엇보다 평소 대화나 글에서 같은 단어를 반복하고 횡설수설한다면 독서를 꾸준히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에 앞서 독서 입문서인 '서민 독서'를 통해 책을 고르는 방법과 독서를 재밌게 할 수 있는 법에 대해 안다면 인생을 사는 데 있어 크게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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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문화사 2017-11-23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독자님 :) 올려주신 서평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독자님이 남겨주신 서평을 저희 sns 사이트에 공유해도 될 지 동의를 구하고 싶어서요. 허락해주신다면 감사한 마음으로 다른 독자님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그럼 답 기다리겠습니다!

2017-11-23 1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를 세우는 단단한 힘 문사철
이지성.스토리베리 지음 / 자음과모음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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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약 6년 전인 2011년도 우연히 이지성 작가님이 쓴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를 읽고 책이 사람을 바꿀 수 있다는 것에 감명받았고 이후 내 인생에서 책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이후 1년이 지나 출간했던 '리딩으로 리딩하라'는 국내·외 고전의 중요성에 대해 알려주며 읽기 쉬운 고전 문학부터 모으기 시작해 아직까지도 생각이 날때면 책장에 꺼내 펼치곤 한다.

최근 발간한 '나를 세우는 단단한 힘 문사철'은 문학, 역사, 철학의 줄임말로 '리딩으로 리딩하라' 이후 다시 한 번 인문 고전의 중요성에 대해 알려준다.

책 속에 나오는 주인공인 제갈대로는 회사 생활을 하면서 직장 상사인 김 부장이 몰래 돈을 횡령하는 사실을 알게 되나 아무도 믿어주는 이가 없어 한탄을 겪는다.

김 부장은 제갈대로가 자신의 비밀을 안다고 생각해 사내에서 부당하게 대했고 제갈대로는 답답한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어 자신의 친구인 한방인과 유명환을 찾는다. 친구에게 고민을 토로하다가 대학 시절 자신의 롤모델이었던 황희를 우연히 만나게 되고 그가 가르쳐주는 문사철을 통해 인생이 바뀌어간다.

'문사철'에서는 주인공 제갈대로와 그의 친구인 한방인, 유명환, 평소 호감을 갖던 나주리와 함께 인문 고전에 대해 하나 둘 배워가는데 정관정요부터 국가, 단테의 신곡, 논어, 소크라테스의 변명, 중용, 역사, 사기,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돈키호테, 불찬성의 디자인, 방법서설, 걸리버 여행기, 로빈스 크루소, 목민심서, 유토피아, 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 판단력비판, 홍길동전, 자본론, 굶주리는 세계, 인간의 길을 가다를 차례대로 읽고 토론하는 모습을 통해 문사철의 중요성을 독자에게 알려주고 있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이지성 작가가 가명 이지한이라는 이름으로 나오는데 자신이 인문 고전을 통해 배웠던 내용들을 단순히 읽는 것만이 아니라 라오스에 학교를 직접 짓고 봉사하면서 꿈을 위해 직접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실제 이지성 작가는 자신이 운영하는 '이지성의 폴레폴레' 카페를 통해 독서의 중요성을 가르쳐주고 해외 봉사활동 모집을 하면서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오래 전부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전파해주는 그의 변함없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그의 책을 처음 접했던 이십대 초반부터 30대가 다가오는 시점까지 무엇을 했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혼자가 아닌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 나 혼자 잘 사는 것이 아니라 모두 함께 즐겁게 지내고자 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나 역시도 주변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겠다. 


* 기억하고 싶은 구절

문사철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인문학의 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문학, 역사, 철학을 이르는 말이죠. 문학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과연 살 만한 곳인지 돌아보게 하는 동시에 질서를 고양시키고, 역사는 우리가 살아온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어디로 가야할지를 내다보게 하죠. 그리고 철학은 나는 누구이며 우리는 무엇을 알고 있고 어떤 가치를 추구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하고요 - 24

좋은 질문은 우리 삶의 질을 높여주죠. 질문의 질이 인생의 질을 결정한다고나 할까요. 질문은 잠들고 있는 우리를 깨워주지요. 질문에는 생각을 이끌어내는 강력한 힘이 있어요. 누구나 질문을 하지만 누구나 훌륭한 질문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건 좋은 질문은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끈다는 사실이에요 - 40

역사는 다시 쓰는 현대사라고 하잖아요? 고전을 읽는 것도 마찬가지죠. 지금 내 삶에,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에 비추어 재조명해야 하는 것이지요. 당대 사회가 지녔던 문제와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정신을 바탕으로 현재와 미래를 모색해보는 거예요. 아무 문제의식 없이 읽는다면 시간 낭비에 불과할 뿐이에요. 정확한 목표 없이 소일거리로 읽는다면 아마 지루해서 한 장도 읽지 못할걸요 - 51

나 없으면 안 된다는 착각만큼 어리석은 것도 없지요. 물론 대로 씨 말이 맞을 때도 있어요. 그게 더 열심히 사는 이유가 될 때도 있겠죠. 하지만 나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남들이 하는 일이 만족스럽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다른 이들이 하는 것이 다 서툴고 잘못됐다고 생각하겠지요. 어쩌면 그들은 다른 이들이 성장하는 것을 기다리지 못하는 건 아닐까요? 그런 성급한 판단으로 상대방이 능력을 발휘하는 것을 막거나 성장할 기회를 빼앗는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 92

늘 무위자연을 강조했던 장자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어요. 그는 무위자연을 이루기 위해 자연과 나, 사물과 나를 절대적인 기준에서 구별하지 않았거든요. 자연과 하나가 됨으로써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장자가현실인가, 나비가 현실인가는 그다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의 이야기를 우리가 사는 데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의 이야기를 듣고 '아, 그렇구나'라고 끝낸다면 그건 죽은 지식이고 '그래서? 나는 그의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고 생각의 틀을 확장하고 실천한다면 그의 이야기는 살아 있는 지식이 되잖아요. 그럼 그때 그것이 현실이 되는 거지요. 진리가 살아 있으려면 내가 사는 삶 속에서 그것을 이요할 줄 알아야 해요. 똑같기도 하고 삶 속의 진리가 되기도 하는 거지요 - 105

낭만적인 돈키호테와 현실적인 산초, 사실 돈키호테가 길을 떠난 것은 자기의 이상 때문이었지만 산초는 자신도 영주가 될 수 있다는 현실적인 판단에 따라 떠난 게 맞아요. 그래서 평론가들이 돈키호테는 '이상'을, 산초는 '현실'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분석했어요. 실제로 우리의 삶 안에는 이상과 현실이 항상 공존하잖아요. 다만 어느 때는 이상의 크기가 컸다가, 또 어느 때는 현실의 크기가 컸다가 하죠. 우리는 그 안에서 방황하고 갈등하는 것 같아요. 그 둘이 적절히 조화를 이뤘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결국 이상과 현실의 조화란 현실 자아가 이상 자아와 겹쳐질 때 일어나는 거겠지요. 그런 조화로운 삶이 가장 행복한 삶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렇게 살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아닐까요? - 190

우리가 데카트르 철학을 이야기할 때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수학과 과학 등을 이용한 확실성에 대한 탐구이고, 다른 하나는 신을 관심의 대상으로 둔 것이 아니라 인간을 관심의 대상으로 뒀다는 것입니다. 그가 말하는 이성은 신이 정해놓은 이성이 아니라 스스로가 반성하고  깨닫는 인간 스스로의 이성을 뜻합니다. 즉 신의 뜻을 인지하고 깨닫는 것은 인간의 자유의지라는 것이죠. 제가 그를 중요한 철학자 혹은 과학자로 평하는 것은 머릿속에만 있었던 인간의 사고를 눈으로 보여주려 했다는 점입니다. 그렇다고 이전 철학자들의 사고를 폄훼하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는 그들의 형이상학적 사고가 맞다는 것을 일반인들에게 확인시켜 주고 싶었던 것이지요 - 226

가만히 생각해보면 결국 우리의 삶이 유배지가 아닌가 싶어요. 당시 사람들은 유배지에 가는 일을 죽는 것만큼 괴롭고 힘들게 생각했지요. 그곳에서 죽은 이들도 많았어요. 그러나 유배지에 가는 것은 사실이지요. 하지만 그곳에 갔다고 모두가 삶을 포기한 것은 아니에요. 그곳에서 자신을 더욱 갈고 닦아 자기의 신념을 더욱 확고히 한 이들도 있었어요. 정약용이 그 대표적인 인물이에요. 조선 시대 청렴한 선비들은 종종 속세를 멀리하고 자연을 가까이 했지요. 윤선도가 유배지에서 쓴 시를 보면 자연에 있는 것이 훨씬 낫다는 말도 있지요. 물론 자기 위안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신념이 있는 이들에게 장소가 그렇게 중요했을까요? 자기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는 이들이라면 자리가 중요했을까요? 내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것을. 지금 우리가 사는 곳은 어때요? 어쩌면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이 유배지가 아닐까요? 어떤 이에게는 한없이 힘든 곳이고 어떤 이에게는 자기를 갈고 다듬는 수양의 장이 되니 말이에요 - 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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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세우는 단단한 힘 문사철
이지성.스토리베리 지음 / 자음과모음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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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에 홍대리 시리즈로 독서를 시작하면서 이지성 작가의 책을 꾸준히 읽다가 ‘생각하는 인문학‘ 때부터 조금 실망했습니다. ‘문,사,철‘은 부디 하나라도 얻어갔으면 하는 바램으로 예약구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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