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Guys Chillin' (Paperback)
Peter Darney / Oberon Books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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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ssary of terms used in 5 Guys Chillin’ 


Chemsex; a term invented by gay men on sexual networking platforms. Also referred to as; “PnP” (Party and Play), “HnH” (High and Horny”, “chill-outs”, “chill-out party”, “chills”. Terms referring to certain drugs used in sexualised contexts by gay men. Adopted by the health sector to identify the sexualised use of certain drugs by populations that are vulnerable to high prevalence of HIV/HCV/STI’s (see full definition)

Chillout - a gathering in a private house where drugs such as mephedrone, G and crystal meth may be taken. Chillouts may often turn into sex parties as users become aroused from drug use.

Chems - colloquially derived from ‘chemicals’ referring to crystal methamphetamine, mephedrone and GHB/GBL

GHB (Gammahydroxybutyrate) or the more commonly used GBL (Gammabutyrolactone) - referred to simply as ‘G’ or ‘Gina’. A disinhibiting drug popular at chillout parties, clubs and for ChemSex. It's a clear liquid shotted (dosed in “shots”) orally in millilitres and makes users feel high, confident and sexually aroused. An industrial solvent with physical dependence forming properties; a depressant, though can have stimulant effects (the same way alcohol can be taken for its stimulant effects).

Mephedrone - (‘meph’, ‘M-Kat’, ‘drone’) - a cheap white powder widely used for clubbing and sex; snorted in lines, mephedrone is also a disinhibitor and is often referred to as a gateway drug for G or crystal meth. A stimulant drug similar in effect to amphetamines.

Crystal meth (‘Tina’ ‘crystal’ ‘meth’ ‘ice’) - a drug that comes as crystalline rocks and is smoked by burning the rock in a glass pipe, ‘booty-bumped’ (anally), injected intravenously or (rarely) ground to a powder and snorted.

Slamming (to ‘slam’) - The use of needles/syringes to inject the drugs crystal meth and mephedrone straight into the vein. (This practice would never be done with G as it may be fatal). Some injectors also share blood in the syringe as a fetish/distorted by a desire for intimacy or danger.

Going under - G needs to be measured carefully as it is a depressant and too much can result in users 'going under', where they begin convulsing, fitting and twitching, or eventually passing out. This is effectively, an overdose. Often associated with sexual consent issues/sexual assaults.

Grindr/Scruff/Growlr/et al - geo-sexual networking smartphone Apps used by gay men to find dates or sex.

Barebacking - a term describing condom-less intercourse, used more commonly by gay men.

PEP - Post-Exposure Prophylaxis can stop HIV from taking hold in the body if taken within 72 hours of exposure to the virus. It is normally a month’s course of daily-dosed medicines.

PrEP - Pre-exposure prophylaxis is a daily medicine (single pill) which has been proven to prevent HIV infection when taken (in accordance with guidelines) by HIV negative people, even if condoms are not used. Available in certain parts of the world by prescription or online, though not currently available for free in the UK by the NHS.

CD4 - CD4 cells in your blood protect your body from many infections. A CD4 count is an important assessment of how well your immune system is working, particularly important for HIV positive patients.

Undetectable - HIV positive patients on HIV medication can find their viral load (the measurable amount of HIV virus in the blood) to be suppressed so effectively they appear “undetectable” – essentially un-infectious - making onward transmission highly unlikely, even without a condom. However, if they discontinue the medication then their viral load will rise again, becoming infectious.

Gay men have always favoured “party drugs” over heroin and crack cocaine. (-) Some UK research demonstrated that gay men’s drug use is seven times higher than their heterosexual counterparts. Why these drugs? People use different drugs for different purposes. Many gay men grow up as the only gay in the family. Sometimes, the only gay in the school. The only gay in the village. Quite an isolating experience. They’re unlikely then, to choose a drug that isolates them further. They’d be more likely to choose a drug that facilitates connection, community even. Drugs that improve confidence, bring people together, perhaps on a dance-floor with other like-minded people also seeking connection, community. (-)

(-) It’s interesting that a guy for instance on crystal meth can look in the mirror, naked, and find his reflection really really sexy or really horny! but when he’s sober trying to look in the mirror naked he just can’t bear to look at himself he just sees something really really ugly. my question is: are the drugs so powerful that he actually is ugly but it’s tricking him into seeing a sexier reflection? or is it that he’s actually really sexy but his sober mind is so full of self-criticism and judgement and self-loathing that it’s distorting the image he’s seeing and drugs are just disinhibiting that? That’s what I believe. (-)


(-) sometimes it’s just about telling the person, you’re in bed with that you’re nervous. I know we’ve all gone to bed and acted like we’re confident porn stars ‘I’m completely confident there’s nothing about my body I don’t like and I’m here to give you and amazing time.’ so many of us go to bed to deliver that performance when actually we forget there’s someone in bed with us who is really vulnerable and nervous too, and acting really confident. (-) 



David Stuart 

https://www.youtube.com/watch?v=PHYVJGYDeds&index=4&list=PLEccUahmzcVBbvDGZNlODkrVbYnROcgc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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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사람 문성현 - 창비소설집
윤영수 지음 / 창비 / 199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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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밖 하늘은 때로는 흐리고 비가 왔다. 안개가 자우룩이 끼는 날도 있었다. 은행나무들의 푸른 잎이 바래는가 싶더니 어느새 노랗게 물이 들었다. 가을이었다. 문득문득 자신이 왜 계속 사는가, 소스라치게 놀랄 때가 있었다. 자신은 왜 사는가. 텔레비전 드라마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이왕 살던 삶이니까 그냥? 큼직한 마차 수레바퀴가 굴러굴러 어딘가 장애물에 부딪쳐 쓰러질 때까지? 너하고 나하고 한날 한시에 죽으면 좋으련만. 그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벌써 반년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는 가끔 어머니의 꿈을 꾸었다. 동숭동 한옥에서 빨래를 하시거나 장독의 뚜껑을 여닫고 있었다. 꿈속의 어머니는 그를 보고도 아무 말이 없었다. 그것이 좀 섭섭했다.

_윤영수_착한 사람 문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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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눈빛
박솔뫼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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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틴조선도 하얏트도 파라다이스와 노보텔은 물론 토요코인과 기타 등등도 없었을 때, 안개 낀 바닷가는 끝이 없이 펼쳐진 바닷가는 적막하며 막막하고 조용하여 어쩐지 무서웠다고 나는 어디선가 읽었던 기억이 났다. 그때의 해운대를 나는 모르고. 오래전의 한국영화들. 여자가 머리를 스카프로 감싼 채로 뒷모습을 보이며 걸어가고 남자는 멀리서 여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그런 영화의 배경이었던 바다의 모습과 비슷하겠지 생각해보다 말았다. 그 시간이 지나 해운대에는 모든 것이 들어섰는데 모든 것이 무어냐면 부동산 투기자와 부유층과 아시아에서 제일 큰 백화점과 외국투자자본과 주소지가 서울인 집주인과 체인형 식당과 극장과 까페와 그리고 그밖의 모든 것까지 포함한 모든 것들. 그때는 나도 어렴풋이 기억이 났다. 어딘가 앉을 데를 찾아 들어가 빵을 사고 커피를 사고 창밖을 바라보며 산 것들을 입에 가져가면 주변의 사람들은 명백한 외국인이거나 표준어를 쓰는 사람들이거나 했고 어떤 사람들이건 고운 얼굴에 좋은 것들을 입고 걸치며 외국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나는 그때를 기억하고 있다. 그때의 감각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해운대는 이제 갈 수 없는 땅이 되었고 그때의 해운대를 이야기하는 것은 마치…… 마치 폼페이를 이야기하는 것처럼 그러니까 아주 찬란한 최정점에 있던 어떤 것이 파묻혀버린 이야기를 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감독은, 모자는 마치…… 마치 무언가를 잊고 싶다는 것처럼 자다가 고개를 흔들었어요 하고 말했고 나는 그 대사가 좀 웃긴다고 생각했고 이건 뭔가 좀 뻔하잖아 싶어서 웃었는데 아무도 웃지 않았다. 아무도 웃지 않는 그 장면을 혼자서 곱씹었다. 개가 사고에 대한 공포로 악몽을 꾸는 것이라 모두들 생각하고 싶어했다. 나 역시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지만 개의 꿈을, 개가 꾸는 꿈을 하고 입에 올리면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도 까먹고 바로 웃음이 나왔다. 개가 무슨 꿈을 꾸든 개의 꿈, 나의 개, 나와 함께 사는 개의 꿈, 그 개가 꾸는 꿈, 그 개가 꾸는 꿈 하고 중얼거려보면 왠지 좋을 거야. 웃긴 생각이 들거든. 네가 개에게 아무 도움도 주지 못하고 오히려 개에게 큰 도움을 받기만 하겠지만 말이야. 그런 개에 관한 생각들을 했다.


2014년 2월에 '여기 옮긴 것보다 다른 부분이 훨씬 좋다' 하고 써놓았는데 그럼 왜 이 부분을 베껴놓았나 모르겠다. 뭘 하자면(쓰거나 베끼자면) 너무 크고 막연하니까 하지 말아야지 생각할 때 이거라도 하자 싶었나보다. 하지만 왜 다른 부분이 훨씬 좋다고 했는지는 알겠다. 내가 이 부분을 베낀 것은 이유가 있어서, 해운대나 개의 이미지가 나에게 특정한 누구를 연상시켰기 때문이어서다. 길을 지나다 자기 이름이 들어간 가게를 보면 잠시 쳐다보게 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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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침의 순간 - 영원한 찰나, 75분의 1초
박영규 지음 / 열림원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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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큰 떡


한 선객이 절에 놀러 왔다가 스님들을 상대로 문제를 냈다.

“우리 집에 작은 솥이 하나 있는데 거기에 떡을 찌면 세 명이 먹기엔 부족하지만 천 명이 먹으면 남습니다. 그 이유를 아시는 분 있습니까?”

선객의 질문에 대중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때 멀찌감치 앉아 있던 노스님이 말했다.

“항상 자기 배만 채우고 나눠먹어본 적이 없는 사람에겐 항상 음식이 모자라는 법일세.”

그러자 선객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서로 다투면 항상 부족하고, 사양하면 남는 법이지요.”

이번에는 노스님이 그 선객에게 문제를 냈다.

“그러면 세상에서 가장 큰 떡이 뭔 줄 아십니까?”

이 물음에 선객이 선뜻 대답을 하지 못하자 노스님이 말했다.

“입 안에 있는 떡이겠지요.”


_

그 노승이 도응道應이다.

그는 선객이 낸 수수께끼를 응용해 화두를 던지고 있다.

입 안에 있는 떡이 세상에서 가장 큰 떡이다?

다시 말해 먹을 수 없는 떡이 아무리 크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는 의미다. 자기가 맛을 볼 수 있는 떡, 곧 자기의 깨달음만이 자기에게 쓸모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는 곧잘 남의 떡이 커 보인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남의 입에 있는 떡으론 절대로 떡 맛을 알지 못한다. 자기 입으로 직접 맛을 본 떡만이 자기 떡이 되는 것이다.

깨달음도 매한가지다. 아무리 작은 깨달음이라도 자기 스스로 깨달은 것이 가장 큰 깨달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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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방한담 법정 스님 전집 5
법정 지음 / 샘터사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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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람의 얼굴에서 신의 모습을 본다는 말도 있지만 사람의 얼굴을 말없이 바라보노라면 문득 안스럽고 가엾은 연민의 정을 느낄때가 많다. 개인적이거나 사회적인 처지로 보아 몹시 미운 놈일지라도 한참을 무심히 바라보고 있으면, 미운 생각은 어디라도 돌려 세워 보면 그 뒤뜰에는 우수의 그늘이, 인간적인 비애가 서려 있다.

얼굴은 가려진 내면의 세계를 드러내고 있다. 환한 얼굴과 싱그러운 미소로써 기쁨에 넘치는 속뜰을  드러내고 그늘진 표정과 쓸쓸한 눈매로써 우수에 잠긴 속마음을 표현한다.

그러므로 얼굴은 얼의 꼴이다.

요즈음, 만나는 사람마다 사는 재미가 없다고들 한다. 그러고 보니 얼굴마다 수심이 서리고 굳어 있는 것 같다. 이것이 80년대의 얼굴인가. 우리가 기대하던 그런 얼굴이란 말인가. 내 입에서도 곧잘 재미 없는 세상이란 소리가 새어 나온다.

언제는 깨가 쏟아지게 신나고 재미있는 세상이었던 것처럼 한입 두입 '재미 없는 세상'이라고 뇔 때 우리들이 살아가는 이 세상은 돌림병처럼 온통 재미 없는 것으로 가득 채워지고 말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별로 재미가 없는 세상을 말로써 거듭거듭 다질 때, 어쩌다 움터 나올 재미도 그 싹을 틔울 수 없게 된다. 


어차피 우리가 사는 세상은 낙원이 아닌 사바세계다. 사바세계라는 그 어원은 범어에서 온 말인데 '참고 견디면서 살아가는 세상'이란 뜻이다. 참고 견디면서 살아온 데 길이 든 우리는, 또 참고 견디면서 살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숨쉬고 먹고 자고 배설하는 것만으로 만족한다면 짐승이나 다를 게 없다. 보다 높은 가치를 찾아 삶의 의미를 순간순간 다지고 드러냄으로써 사람다운 사람이 되려는 것이다. 그러니 산다는 것은 순간마다 새롭게 피어남이다. 이 탄생의 과정이 멎을 때 잿빛 늙음과 질병과 죽음이 문을 두드린다.


먼저 살다간 사람들의 말에 하면 하나같이 인생은 짧다고 한다. 어물어물하고 있을 때 인생은 곧 끝나버린다는 것. 후딱 지나가버리는 것이 아니라 곧 끝나버린다는 말이다. 현재의 이 육신을 가지고는 단 한번뿐인 인생. 언제 어디서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한 존재인 우리.

그렇다면 얼마 안 되는 시간을 그것도 팔다리에 기운이 빠지기 전에 각자에게 배당된 그 한정된 시간을 마음껏 활용해야 할 것이다. 자기 몫의 삶을 후회 없이 살아야 한다. 무슨 일이건 생각이 떠올랐을 때 바로 실행할 일이다. 지금이 바로 그때이지 시절이 사람을 기다려주는 것은 아니니까.


12세기 선승 원오 극근은 그의 어록에서 이런 말을 하고 있다.

  

'생야전기현(生也全機現) 사야전기현(死也全機現)'

  

살 때는 삶에 철저하여 그 전부를 살아야 하고, 

죽을 때는 죽음에 철저하여 그 전부를 죽어야 한다. 


삶에 철저할 때는 털끝만치도 죽음 같은 걸 생각할 필요가 없다. 또한 죽음에 당해서는 조금도 생에 미련을 두어서는 안 된다. 살 때에도 제대로 살지 못하고 죽음에 이르러서도 죽지 못하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그림자다. 사는 것도 나 자신의 일이고 죽음도 나 자신의 일이라면, 살아 있는 동안은 전력을 기울여 뻐근하게 살아야 하고, 죽을 때는 미련없이 신속하게 물러나야 한다. 그때그때의 자신에게 충실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선의 특색은 이와 같이 현재를 최대한으로 사는 데에 있다. 생과 사에 철저할 때 윤회의 고통 같은 것은 발 붙일 틈이 없을 것이다. 


사람의 얼굴은 다행히도 저마다 다르고 그 나름의 특색을 지니고 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생각과 말과 행동양식, 즉 업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른 얼굴로 나타난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은 누구나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절대적인 존재다.

우리들은 이 지구상에서 자기의 특성을 실현하도록 초대받은 나그네들이다. 사람은 자기 자리에 맞도록 분수와 특성에 어울리도록 행동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남의 자리를 엿보거나 가로채면서 자기 특성을 버린다면 그는 도둑일 뿐 아니라 이것도 저것도 실현할 수 없다.


저마다 특색을 지닌 얼굴이기 때문에 남의 얼굴을 닮아서는 안 된다. 자기 얼굴을 자기다운 얼굴을 가꾸어나가야 한다. 자기 얼굴을 가꾸려면 뭣보다도 자기답게 살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자기 얼굴은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이 만들기 때문. 그래서 사람의 얼굴을 가리켜 이력서라고 하지 않던가.

사람의 얼굴이 사랑으로 둘러싸이지 않을 때는 굳어진다. 그건 사람의 얼굴이 아니라 얼굴의 단순한 소재다. 맑은 영혼이 빠져나가버린 빈 꺼풀.


사람에게 웃음과 눈물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웃음과 눈물이 우리를 구현한다. 웃음과 눈물을 통해 닫혀진 밀실에서 활짝 열린 광장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웃는 얼굴은 우리에게 살아가는 기쁨을 나누어준다. 눈물 어린 얼굴에서 친구의 진실을 본다. 반대로 우거지상을 한 굳은 얼굴이나 찌푸린 얼굴은 우리들의 뜰에 어두운 그늘을 드리우고 살아가는 기쁨을 앗아간다.

역사상 독재자들의 얼굴에는 누구누구 할 것 없이 웃음이 없다. 무섭도록 굳어 있기만 하다. 그의 내면이 겹겹으로 닫혀 있기 때문이리라. 누가 자기한테 오래오래 해 처 먹으라고 욕이라도 하지 않나 혹은 자기 자리를 탈취하려고 음모를 꾸미지나 않을까 해서 늘 불안하고 초조할 것이다. 이 다음에는 어리석은 백성한테 또 어떤 먹이를 던져줄까, 머리를 짜다보면 잠자리인들 편하겠는가. 그래서 잔뜩 굳어져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을 수밖에.


자기 얼굴은 자기가 만든다고 했다. 자기가 만든다는 말은 동시에 자기에게 책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링컨의 절친한 친구 한 사람이 링컨이 대통령에 취임하자 새로운 각료로 기용해보라고 어떤 사람을 천거했다. 링컨은 친구가 소개해 보낸 사람을 만났지만 그를 기용하지는 않았다. 며칠 후 친구가 대통령을 찾아와 자기가 소개한 사람의 어디가 마음에 들지 않아 거절한 거냐고 물었다. 이때 링컨의 말,


"얼굴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라네."

"여보게. 얼굴이야 부모가 만들어준 것인데 그의 책임은 아니지 않은가."


친구의 항의를 듣고 링컨은 이렇게 말한다 


"어릴 적에는 부모가 만들어준 얼굴로 통하지만 인간이 마흔을 넘어서면 자기 얼굴에 대해서 자기 자신이 책임을 지지 않으면 안된다네."


그렇다. 우리는 아무리 재미없는 세상에서라도 우리들의 얼굴을 만들 책임이 있다.


_법정 스님 「우리들의 얼굴」 『산방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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