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밖 하늘은 때로는 흐리고 비가 왔다. 안개가 자우룩이 끼는 날도 있었다. 은행나무들의 푸른 잎이 바래는가 싶더니 어느새 노랗게 물이 들었다. 가을이었다. 문득문득 자신이 왜 계속 사는가, 소스라치게 놀랄 때가 있었다. 자신은 왜 사는가. 텔레비전 드라마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이왕 살던 삶이니까 그냥? 큼직한 마차 수레바퀴가 굴러굴러 어딘가 장애물에 부딪쳐 쓰러질 때까지? 너하고 나하고 한날 한시에 죽으면 좋으련만. 그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벌써 반년이 다가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