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침의 순간 - 영원한 찰나, 75분의 1초
박영규 지음 / 열림원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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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큰 떡


한 선객이 절에 놀러 왔다가 스님들을 상대로 문제를 냈다.

“우리 집에 작은 솥이 하나 있는데 거기에 떡을 찌면 세 명이 먹기엔 부족하지만 천 명이 먹으면 남습니다. 그 이유를 아시는 분 있습니까?”

선객의 질문에 대중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때 멀찌감치 앉아 있던 노스님이 말했다.

“항상 자기 배만 채우고 나눠먹어본 적이 없는 사람에겐 항상 음식이 모자라는 법일세.”

그러자 선객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서로 다투면 항상 부족하고, 사양하면 남는 법이지요.”

이번에는 노스님이 그 선객에게 문제를 냈다.

“그러면 세상에서 가장 큰 떡이 뭔 줄 아십니까?”

이 물음에 선객이 선뜻 대답을 하지 못하자 노스님이 말했다.

“입 안에 있는 떡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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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노승이 도응道應이다.

그는 선객이 낸 수수께끼를 응용해 화두를 던지고 있다.

입 안에 있는 떡이 세상에서 가장 큰 떡이다?

다시 말해 먹을 수 없는 떡이 아무리 크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는 의미다. 자기가 맛을 볼 수 있는 떡, 곧 자기의 깨달음만이 자기에게 쓸모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는 곧잘 남의 떡이 커 보인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남의 입에 있는 떡으론 절대로 떡 맛을 알지 못한다. 자기 입으로 직접 맛을 본 떡만이 자기 떡이 되는 것이다.

깨달음도 매한가지다. 아무리 작은 깨달음이라도 자기 스스로 깨달은 것이 가장 큰 깨달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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