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 형민우 초한지 10 : 최후의 결전 - 완결 이문열 형민우 초한지 10
이문열 원작, 형민우 각색.그림 / 고릴라박스(비룡소)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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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역사를 배우다 보면 자연스럽게 중국의 시대와 인물을 접하게 된다. 우리 역사 흐름과 중국 역사 흐름을 견주어 보면서 한 나라가 성장해 가는 동안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누구의 손에 의해 나라가 성장하고 멸망하는지 살펴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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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최고의 고전으로 손꼽히는 [사기]를 원전에 바탕을 두고, 어린이와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춘 『초한지』를 이문열님이 쓰고, 형민우님이 만화로 그 재미를 더해 주어 완성된 『초한지 1~ 10』은 중국 역사에 대해 1도 몰라도 흥미롭게 빠져들어 인물이 가진 개성과 나라의 성장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중국의 역사 속 인물 중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인물로 꼽자면 단연, 유방과 항우라 할 수 있다. 진나라 말 권력을 쥐기 위한 활약상을 통해 우리는 서로 다른 두 인물이 가진 능력과 리더십, 용기와 지헤를 배울 수 있으며, 그들이 내린 결정 속에서 미흡했던 점이 무엇인지를 살펴보는 시간을 통해 눈을 넓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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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지』를 펼치는 순간, 중국의 역사 속 주역들의 모습이 등장한다. 인물마다 모습과 가진 재능과 활약상이 다르므로, 그것을 토대호 캐릭터를 만들어 카리스마 넘치게 액자 형식으로 소개하고 있어서 인물들의 모습을 익히는데만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턱선과 눈매, 콧대의 모양으로도 인물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어 또 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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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나라의 마지막 왕 자영에게 자결을 명령하고, 스스로 왕이 된 항우는 힘있는 자만이 왕이 될 수 있으며, 나라는 힘으로 지탱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왕으로 오른 항우는 오만해졌으며, 책사인 범증의 조언을 흔쾌히 무시하면서 범증을 잃게 되고, 충신들로부터 믿음을 저버리는 실수를 저지르고 만다. 믿음이 깨어짐으로 인해 중국 최고의 무장으로 자부했던 항우의 운명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역사는 우리에게 말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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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유방은 장량과 소화, 한신 등 뛰어난 인재들을 곁에 두고 있으며, 그들의 말에 귀기울이고, 그들의 능력을 적재적소에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을 관리하는 지혜를 가진 인물이다. 유방은 지도자로서 우리가 가져야 하는 리더쉽과 인재를 어떻게 활용해서 필요한 부분에 메워나가야 하는지를 몸소 보여준 좋은 예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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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를 원전으로 하여 쓰여진 중국역사 만화 『초한지』는 초등학생부터 청소년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책이지만, 남녀노소 상관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책이다. 원전에 가까운 글은 이문열님이, 역사 속 장면마다 생기를 심어넣어준 그림을 형민우님이, 두 작가님의 콜라보가 중국 역사에 문외한이었던 나를 재미와 심오함을 한번에 느끼게 해 주었다.

이문열님의 글을 좋아하던 나에게 만화 『초한지』는, 마음을 비우고 시작해서 책장을덮을 때는, 인물들과 함께 신나게 들판을 달려본 듯한 숨이 벅참을 느끼는 시간이 되었다. 우리가 역사책을 읽고, 역사를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무엇인지를 너무나 잘 알고 만들어낸 만화 『초한지』는 알아서 보는 책이 아니라, 몰라도 볼 수 있는 책, 알면 더 재미있는 책이다.

우리의 역사와 크게 다르지 않은, 권력과 전쟁, 인물들의 결합과 배신 그리고 역모, 인물과 사건들을 중심으로 뻗어나가는 역사 스토리에서 인물들이 그려가는 새로운 세상을 만난다. 그 세상에서 펼쳐지는 인물들의 기개와 용기, 지혜와 리더십을 통해 우리가 역사의 한 순간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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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날개를 펼친 밤
김재국 지음 / 미문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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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모험심이 뛰어나거나 '환상'이란 말에 유혹을 당할 만큼 상상력이 풍부하지 않은 편이다. 눈에 보여지는 것을 그대로 믿고, 그 세계의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고 살아가는 평범하고도 고루할 수 있는, 따분하다 하겠지만 나는 만족하는, 조용히 천천히 흘러가는 시간이 좋은 사람이다.

 

미문사에서 청소년 소설이 새롭게 나왔다는 소식을 통해 알게 된 『푸른 날개를 펼친 밤』 을 통해, 내가 지극히 바로 눈 앞에 보이는 현실 중심으로 살아가는사람임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게임 속의 세계의 '옥기린'은 매력적인 무도인으로 열정적이고, 이성적이며, 감정을자제하면서도 따스한 눈빛을 전달할 수 있는 인물이다. 그러나 현실의 세계의 '김기림'은 판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두고 고시촌에 머물고 있으며 시골에서 입금해오는 용돈으로 한달을 근근이 버티어 가는, 실질적인 백수를 면하지 못하는 찌질하고 대인관계 꽝인 인물이다.

      

그의 눈에 불쾌감이 어린다. 바라는 바다. 나는 그에게 거부의사를 밝혔고, 그는 그것을 인지하였다. 이제 그는 나와 마주쳐도 아는 체하지 않을 것이다. 이 좁은 공간에 아는 자가 있어 번거롭게 한다면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존재의 고통. 35쪽


그가 두 세계를 넘나들면서 너무나 다른 인물로 살아가면서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푸른 날개를 펼친 밤』 , 청소년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자신을 잃어가는 성인이 읽어도 무관할 만큼 매우 탄탄하게 구성된 스토리가 스스로를 돌아보며 자신이 지금 어느 방향으로 걷고 있는지를 검토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푸른 날개를 펼친 밤』의 세계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극히 현실적인 공간과 게임 속 또 다른 공간 속에서 펼쳐진다. 김기림과 옥기린 그리고 타락천사, 하나의 인물과 그 인물이 창시자가 된 또 다른 인물 둘이 서로 다른 공간 속에서 새로운 만남과 관계맺음 그리고 경쟁과 이별을 겪어내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모습을 통해 나는 또 다른 나의 모습은 무엇인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의 모습은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된다.

 

진정한 자아가 뭐냐고? 나는 나라는사실, 나는 누구보다 소중하다는 사실, 나는 이미 위대한 영혼이고 이곳에는 단지 경험하러 왔다는 사실, 이 모든 사실을 깨달은자아가 진정한 자아이다.

단지 책에서 읽은 것을 인용할 뿐 체득한 것이 아니라고? 그래도 좋다. 적어도 진정한 자아를 깨닫기 위하여 고뇌의 사막을 낙타처럼 꿋꿋이 걷고 있으니까. 아득히 멀리 떨어진 북극성이 사실은 내 마음속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존재의 선택. 161~162쪽

 

게임 속에서 진행되는 결투 그리고 승리자와 패배자, 죽음과 레벨업이 가상의 세계임을 알면서 읽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 속 인물들의 진지함과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모습의 대사에서 진지함과 그들의 진중함이 또다른 매력으로 어필되어, 현실에서의 경쟁 뒤로 서로에 대한 존중이 바탕이 된다면 서로가 발전된 모습으로 성장하지 않을까 하는 부러운 마음이 깃들기도 했다.




김기림은 스스로를 아끼지 않았다. 부모에게 꼬박꼬박 용돈을 받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사시는 뒷전, 밤과 낮을 바꾼 채 피씨방에서 게임의 세계에서만 온전히 사람으로 살아간다. 나약한 김기림을 일으켜 세운 것은 자신이 무언가 할 수 있는 시간가 공간을 만들어준 게임 속이었다. 게임의 레벨을 올리는데 열정을 보였던 그가 조금씩 게임 속 인물들과의 관계에서의 존중과 믿음 그리고 미안함과 감사함에 세상으로 한발짝 딛어내는 용기를 얻게 된다.                            

             

편의점 알바생의 부탁으로 편의점을 봐 주게 되면서 우연히 읽게 된 <프타아테이프>를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 들여다보는 기회와 마주서게 된다. 나는 생각한다. 사람에게는 몇 번의 기회가 온다고. 그 기회를 언제 어떻게 만나느냐 만큼 중요한 것이 기회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이다. 김기림은 외면하고 숨으려고 했던 자신의 존재를 세상으로 등을 미는 용기와 주변 인물들에 대한 궁금증을 새로운 관계의 시작으로 연결한다. 그의 변화는 곧 자신에 대한 믿음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내가 깨어 있는 시간의 대부분을 투자하는 2차원의 사이버 세계는 어떠한가. 나는 이 세계에서 꿈과 사랑을 키우고, 열정과 심혈을 쏟아부으며, 오욕과 칠정을 느낀다. 현실에서는 느낄 수 없는 나 자신의 존재감을 절절이 느낀다. 그렇다면 내게 소중한 세계는 어디인가.

내 생각을 당신들에게 납득시키고자 하는 욕심은 없다. 다만 한 가지 바라는 게 있다면 사고의 벽을 헐고 모든 가능성을 자유롭게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존재의 변화. 180쪽

 

삶은 끊임없는 선택이며, 수많은 길 중 내가 선택한 그 길을 걸어야 하는 긴 여정이다. 그 시간동안 우리는 수없이 길을 바꾸고, 새로운 사람과 관계를 맺고, 상처주고 상처받는다. 그것이 힘들고 지친다고 포기할 수 있는 것을 결코 삶이라 할 수 없다. 누가 이길 때까지가 아니라, 나 스스로를 믿고 끊임없이 걸어갈 수 있는 힘, 고통 속에서 내일을 생각할 수 있는 그 희망이 우리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시작이 되어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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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3
스즈키 루리카 지음, 이소담 옮김 / 놀(다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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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는 낱말이 가진 힘은 참 대단하다. 아무 이유없이 불러도 금방 이유가 생겨나고, 아무 감정없이 읽어도 툭~ 하고 눈물샘을 터트리는 감정을 일으킨다. 

 

나는 엄마의 셋째 딸로 태어났다. 나에게 다음 생이 허락된다면 난 엄마 딸로 태어나고 싶지 않다. 다음 생엔 자신의 삶을 살아가도록 함께 걸어가주는 엄마의 엄마가 되고 싶다. 우리 사남매 키우느라 꿈을 열어보지 못한 그 시간에 '기회'라는 보상을 주고 싶다. 

 

엄마는 나의 딸로 태어나길 원할까?

엄마와 내 마음이 같다면 다음 생을 허락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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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미는, 엄마와 단 둘이 사는 소녀이다. '꽃도 열매도 있다'는 의미를 가진 이름을 가진 소녀로 엄마와 나누는 대화를 마음에 담아둘 줄 알며, 엄마의 마음을 헤아려 아빠의 존재에 대해 묻지 않는 나름의 배려도 할 줄 아는 소녀이다.

엄마는, 하나미의 보호자이며 자신에게 맡겨진 책임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간다. 남자들로 둘러싸인 공사장에서 일하고, 남들이 보는 눈보다 자신의 삶을 소중히 여길 줄 알며, 스쳐지나는 것들에 의미를 부여할 줄 아는 관찰력과 공감력이 뛰어나다.            

                          

"그야 20년 넘게 혼자 그렇게 살잖아? 다른 사람과 관계도 맺지 않고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시선을 견디면서 뭘 하지도 않고 그냥 멍하니 앉아 있어. [중략]

신주쿠 주변처럼 노숙자 동료가 있는 것도 아니고 계속, 줄곧 혼자야. 상상도 못할 고독이지. 평범한 사람은그런 환경에서 열흘도 못 버틸 거야. 먼저 정신이 이상해지고 몸도 망가질 테지. 그러니까 그 아저씨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도 정말 단단한 사람이야."

다시 태어나도 엄마딸. 27~28쪽            

 

 "이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본 게 자기를 죽이는 부모의 얼굴이라니 너무 슬퍼. 이 마쓰키 미호라는 이름, 정말 좋잖아. 부모도 이 애가 태어났을 때는 자식이 행복하길 바라며 이름을 지워줬겠지. 그런데 겨우 세 살에 죽여버리다니. 그럼 이 애는 대체 무엇을 위해서 태어났을까? 너무 불쌍하잖아. 이 애들한테 엄마는 일면식도 없는 아줌마지만 이렇게 이름을 적어서 합장하고 애도해주고 있어. 조금이라도 영혼이 구원받기를 바라면서."

 다시 태어나도 엄마딸. 30쪽



하나미와 엄마는 어려운 환경이지만 스스로를 책임지며 살아간다. 그들에게 남편이자 아빠의 자리를 내어줄 수 있는 마트 사장과의 만남이 하나미에게 또 다른 희망을 안겨주지만 희망은 그들에게 쉬이 찾아와주지 않는다. 엄마를 꽤 맘에 들어했는데, 하나미의 존재가 엄마를 선택하는데 거절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하나미는 갈팡질팡, 스스로의 존재를 부정하게 한다.  

 

미안해, 엄마.

만약 가자마 씨와 결혼했다면 크로켓과 숙주만 먹는 생활 따위

안 해도 될 텐데. 만약 내가 없었다면, 엄마 혼자였다면.

나 어떡하면 좋지? 어떡하면 좋을까?

다시 태어나도 엄마딸. 68~69쪽

 

하나미는, 참 속이 깊다. 그리고 용기를 내어 엄마의 삶을 바꿔놓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엄마를 위한 것이 무엇인지를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용기가 때로는 어린 아이의 섣부른 결정이 될 수도 있음을 깨닫게 된다.

엄마는, 하나미에 대한 책임과 삶을 지탱해나가는 하루의 시간으로 여자의 아기자기한 삶을 포기하고 살지만, 주인아주머니의 중매로 새로운 삶으로의 길을 선택해보지만, 쉽지 않은 현실과 마주한다. 그러나 실망따위는 하지 않는다. 중매 실패도 그녀 자신의 삶의 일부정도로 여기며, 그 상황을 자연스럽게 넘길 수 있는, 잘 이겨내며 스스로를 지켜낼 줄 안다. 하나미와 엄마의 삶을 바라보면서, 웃음이 터지는가 싶다가도 옆사람이 살짝 찌르기라도 하면 그 핑계삼아 눈물을 흘릴 수 있을 것만 같다.


              

아아, 그만둘래. 그만둘 거야. 이제 그만두겠어.

내일 마리에와 미키에게 일이 생겼다고 말하고 거절해야지. 둘은 어떻게 생각할까? 실망하겠지, 아니면 그럴 줄 알았다고 생각할까? 거짓말이 다 들켰을지도 몰라. 됐어, 이제. 괜찮아, 이제는. [중략]

그래, 웃어넘기면 된다. 내가 어떻게 하지 못하는 건 웃어넘기자. 

다시 태어나도 엄마딸. 125~126쪽

하나미가 친구들과의 마지막을 꿈꿨던 드리밍랜드는 물건너 갔지만, 엄마를 속이고 엄마를 속상하게 하면서까지 갈 수는 없다고 결론을 짓는다. 속상함보다는 엄마와 함께 드리밍랜드를 가겠다는마음으로 전환시킨 하나미의 마음은 그 어느 누구보다 깊음을 느낄 수 있으며, 엄마는 하나미가 삶의 전부이듯, 하나미에게도 엄마는 삶의 전부임이 너무나 당연하게 전해져온다.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은 작가 스즈키 루리카가 14살에 쓴 소설이다. 14살의 소녀가 엄마와 딸의 관계를 어찌 이렇게 선명하고도 깊게 표현해 낼 수 있을까, 놀랍고 경이롭다. 그녀가 씩씩하고 슬픔을 웃음으로 이겨낼 수 있는 하나미같고, 자신의 삶을 굳건히 지켜내는 엄마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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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사이드 업 Wow 그래픽노블
제니퍼 L. 홀름 지음, 매튜 홀름 그림, 조고은 옮김 / 보물창고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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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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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노블 『써니 사이드 업』

스토리와 만화를 한번에 담아 놓아

이야기는 술술, 인물들의 표정과 몸짓을 바로 확인

글과 만화가 주는 재미를 만끽하기

딱 좋은 새로운 장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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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바다위에서 휴가를 보내는

써니의 모습이 그려진 책표지.

시원함이 물씬 풍기는 하늘색 표지 바탕까지 어우러져

휴가지의 재미남을 연상하며 펼쳤다가 순간 당황.

써니는 55세 이상 은퇴자를 위한 마을에 살고 있는

할아버지에게 맡겨져 여름방학을 보내게 된다.

친구와 함께 바닷가에서 보낼 것에 들떠있던 써니인데

지금은 할아버지의 곁에서

조용하고도 지루한 여름 휴가를 보내고 있다.

현실을 부정하고 싶은 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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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사이드 업』은

1976년의 봄에서 1975년 초가을까지의 시간을

현실에서 과거로, 과거에서 현실로

시간을 넘나들면서

써니에게 일어난 일들을 과정과 결과를 설명한다.

왜? 라는 질문에 대답을 해 주 듯

사건의 실마리를 차근차근 풀어내 준다.

써니의 외로움과 지루함을 채워줄 친구 버즈를 만나

새로운 경험을 하고,

그에 대한 댓가로 용돈을 벌게 되지만

써니는 그 용돈이 정당하게 받아도 되는 건지 의문이 든다.

자꾸 누군가를 속이는 듯한 느낌과

자신의 노력에 비해 너무나 큰 비용이라는 것이

써니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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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는,

파인 팜즈에서 보내는 시간이 조금씩 익숙해지면서

여름 휴가의 취소와 파인팜즈로 오게 된 것이

오빠와 관계있다는 것을 조금씩 느껴가게 되고,

변해버린 오빠가 정말 괴물이 되는 건 아닐까 하는

무거운 마음이 그녀를 괴롭힌다.

오빠의 방황을 눈감아주는 게 좋았던 것인지,

여름 휴가는 망쳤지만 오빠를 위해 옳은 것인지

마음이 무겁기만 한 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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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으로 꽁꽁 매어놓은 써니의 마음은

할아버지의 품에서 터지고,

할아버지에게 오게 된 것을

아빠 엄마의 벌이라 여겼던

오해가 드디어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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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꿈꿨던 여름방학의 즐거움 대신

할아버지와 함께 보내게 된 써니.

 

이제 할아버지의 곁을 떠나

엄마 아빠가 있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

"늘 써니답게 보내렴!"

할아버지의 마지막 인사에

써니는 이제껏 보여주지 않은 환한 미소를 짓는다.

             

 

여름 휴가 취소

파인 팜즈 방문

할머니들의 수다와 오지랖

버즈와의 만남

엄마 아빠에 대한 오해

방황하는 오빠 걱정

할아버지의 위로

             

 

비록 꿈꾸던 여름휴가를 보내지는 못했지만

낯선 곳에서 이루어진 뜻밖의 만남과 새로운 시간

그 속에서 조금씩 변화되는 써니.

『써니 사이드 업』을 통해 써니의 성장기를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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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아버지는 열다섯 살 소년병입니다 스콜라 창작 그림책 45
박혜선 지음, 장준영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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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한 나라의 역사 속에서 가장 크게 자리하는 아픔의 시간이에요.

누구의 잘못을 따지기 전에 그 시간 속에 함께 했던 이들을 먼저 보세요.

그들이 얼마나 힘들고 아프고 외로웠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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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바닷가의 두 사람

지친 어깨를 감싸안은 여인과 바다를 바라보는 노인의 뒷모습

그들의 뒤로 핀 꽃이

바다와 어우러져 잔잔하고 고요하게 평온함을 안겨 주지요.

노인의 마음을 안고자 하는 여인의 마음이 전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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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열다섯 살 소년병이었어요.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공부하던 그 때

고향 땅 밟아보지 못하고, 어머니 품에 안겨보지도 못한 채

까까머리 학도병이 되었어요.

전쟁이 열다섯 살 소년의 마음도 앞날도 모두 집어삼키고 말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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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올해 팔십오 세.

할아버지는 열다섯 살 소년이에요.

고향의 냄새가 그립고

어머니의 무릎베개가 그리운

어깨에 멘 총이 무서운 열다섯살 소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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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시간이 흘러도 마음에 남아

앞을 내다볼 눈을 가려요.

그 시간, 그 장소, 그 소리에 머물러

아프고 무섭고 외롭게 하지요.

 

할아버지는 오늘도 울어요.

무서워서 울고

미안해서 울고

그리워서 울고

이젠 정말

끝을 내고 싶어서 또 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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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란 긴 터널을 지나면

잊혀질 줄 알았는데

터널의 끝에 비친 햇살은 아직 내 차례가 아니라고 하네요.

 

오늘도 난

터널 속에서 길을 잃고 말아요.

전쟁은 나를 나약하게 만들어요.

내 나이 팔십오 세

열다섯 살 소년병

난 오늘도 울고 또 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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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 살 소년병의 기억 속에서 살아가는

팔십오 세 할아버지와 가족 이야기

『우리 할아버지는 열다섯 살 소년병입니다』


전쟁은 끝이 났고

전쟁으로 황폐해진 나라는 이미 말끔히 정리되었고

 전쟁을 일으킨 이들은 기억 속에서 잊혀졌지만

열다섯 살 소년병의 깊은 한숨은
아직도 메아리 되어 울리고 있어요.

아프고 외로웠던 그 시간 속에서

할아버지는 헤어나지 못한 채

공포와 그리움으로

오늘도 힘이 겹네요.

 

아빠는 할아버지의 아빠처럼

엄마는 할아버지의 엄마처럼

형은 할아버지의 형처럼

나는 할아버지의 친구처럼

할아버지의 아픔을 안아주네요.

 

할아버지는 전쟁의 공포는 이겨내지 못하더라도

엄마 아빠 형 친구가 있어서

외롭지는 않을 거에요.

 

가족과 함께 열다섯 살 소년병은

오늘 하루도 이겨내며 지내고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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