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살아남기 Wow 그래픽노블
스베틀라나 치마코바 지음, 류이연 옮김 / 보물창고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몇달 후 중학교에 입학하는 우리 집 첫째 소녀는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조금 긴장이 되는지, 시간이 너무 빨리 가는 것 같다고 졸업식 날짜를 센다. 마냥 어리고 천지 분간 못하는 철부지로만 봤는데 상급학교 진학을 앞두고 긴장과 불안함을 느끼는 그 모습을 보면서 많이 자랐고, 자라고 있구나를 느낄 수 있다.


이사와 더불어 전학을 가게 된 페널로티. 페티는 첫날부터 자기 다리에 걸려 넘어지는 실수를 저지르고, 그 실수 앞에 도와주는 남학생이 있다. 시작이 그리 나쁜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 찰나, 주위에 몰려든 친구들의 놀림에 당황한 페티는 그만 도와주려고 다가선 제이미를 힘껏 밀어제치고 만다. 미안한 마음에 제이미를 피해보지만, 마음이 무게는 나날이 무거워진다.


 

21.jpg


 

페티는 제이미와 말을 하면서도 진심으로 사과를 하지 못했기에 제이미를 당당하게 바라볼 용기가 나지 않아 고민 끝에 결정한다. 더 늦기 전에 사과하기로.

페티의 편지를 받은 제이미는


나쁜 사람이 그냥 재미 삼아 남을 괴롭히는 경우도 있는 반면, 좋은 사람이 잠깐의 잘못으로 남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도 있대.  뭐랄까, 실수를 한 거지.

난 네가 좋은 애라고 생각해.

넌 그냥 실수를 한 거야.

한다.

페티는 자신의 사과가 좀 늦었지만 좋은 애라고 말해주는 제이미가 참 고맙게 느껴진다.


곧 다가올 베리부록 동아리 축제는 학교의 가장 중요한 행사라고 할 만큼 학생들의 최대 관심사이기도 하다. 미술부와 과학부 어느 동아리가 승리를 하느냐를 두고 서로의 실력을 뽐내기 위해 노력하는 반면, 상대 동아리를 비방하는 등의 행동이 과학부의 중요한 리모콘을 숨겨두는 것으로 확대되어 두 동아리 모두 축제에 나갈 기회를 빼앗고 만다.

 

22.jpg

 


팀의 분열이 커지면서 상대 동아리에 대한 미움이 커지면서 페티는 미술가이자 과학자이고 수학자였던 미켈란젤로를 떠올리면서 미술부와 과학부가 함께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계획한다. 분명 서로를 시기하는 마음애 크기에 쉬울 거라고는 단정짓지 못하는 페티가 제이미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친구들을 과학축제 때 함께 하였던 추억을 되새기며, 함께 하면 더 즐겁게 더 좋은 작품으로 만들 수 있다고 설득한다.


001.jpg


친구들은 페티의 의견에 함께 라는 것이 걸림돌이 되는 듯 하더니, 새로운 시도에 도전하는 것이 의미있음에 초점을 맞추고 함께 하기로 결정하게 된다.

항상 소심하게 할까 말까를 고민하는 페티가 친구들 앞에서 자신의 의견을 내놓고, 그것을 어떻게 조율해 나가는지 미리 스케치한 조형물을 보여주면서 각자 동아리에서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함께 함으로 각자가 잘 하는 분야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지켜야 할 선을 지켜나간다는 것은 상대에 대한 배려이고, 타인의 영역을 존중한다는 의미가 있다.


002.jpg


몇달 전, 학교에서 학부모연수를 통해 "4차원 산업혁명과 자녀 교육"이란 연수를 들었다. 아날로그 방식에 익숙한 부모세대의 우리 아이들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인격체로 살아간다는 것이 큰 차이를 말해주고 있어 연수 시작에서는 당황스럽고 겁이 났다. 그런데 사회의 복잡함과 다양성 사이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것은 협업이었다. 나 혼자 잘해서 되는 건 한계가 있고, 나와 다른 너의 재능을 접목시켜서 또 다른 무언가를 생산해내는 것이 다음 세대들의 몫이 되었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신이 영역만을 중시하는 고집보다는 다른 영역을 수용하는 자세를 취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결코 자신의 영역의 고유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

24.jpg


『학교에서 살아남기』의 작가 스베틀라나 치마코바는 한 권의 책을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고, 어떻게 인물들의 모습을 잡아갔는지 일일이 보여주면서 독자의 마음을 흔들었다. 다양한 표정과 제스처 그리고 동작들을 다양하게 그려낸 스케치와 그들을 그리기 위한 그들의 성격과 포인트가 되는 모습들에 대해 설명까지 하고 있어, 만화가를 꿈꾸거나 작가를 꿈꾸는 친구들을 큰 배려의 일부분이 아닐까 싶다.

25.jpg


『학교에서 살아남기』가 학교가 배경인 만큼 교실과 동아리방 그리고 동아리를 이끌어가는 선생님과 교실의 상태까지도 우리의 궁금증을 한 번에 해결해 주었다.


26.jpg


책이 나오기까지의 여러 단계를 설명한 『학교에서 살아남기』

학교 생활이 어려운 친구들, 곧 전학을 앞둔 친구들, 친구들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 등 다양한 고민에서 한 발짝 떨어져서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는 눈을 키우기에 안성맞춤인 책이다.


나 하나의 실력보다는 다른 사람의 실력이 합해지면 더 나은 작품으로 많은 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안겨줄 수 있다. 무조건적이고 일방적인 전진보다는, 조금 불편하고 손해보는 듯 하지만, 한 분야보다는 다른 분야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나 자신의 성장과 흐름의 변화를 읽을 수 있으며, 우리 세대에 반드시 필요한 협업과 소통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다.

이루기를 간절히 바란다면, 함께 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벌레야, 하룻밤만 재워 줘 - 알면 알수록 신기한 곤충 세계 개똥이네 책방 33
보리 편집부 지음, 권정선 그림, 김태우 감수 / 보리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어릴 적 시골에서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곤충의 이름이나 그들의 생김새를 잘 구분짓지 못한다. 메뚜기와 여치 그리고 베짱이를 여전히 헷갈려하는, 자연을 누린 사람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민망할 지경이다. 그런 내가 두 소녀의 엄마가 되면서 곤충이든 동물이든 소녀들 앞에서 단 한번도 '징그럽다' '이상하게 생겼다' 소리를 하지 않았다. 아이들이 곤충에 대한 선입견을 갖게 될까봐 의도적으로 한 행동인데, 나의 이 행동들이 우리 두 소녀를 따듯한 마음으로 성장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지난 해 학교에서 장수풍뎅이를 애벌레부터 키워 성충이 되는 과정을 관찰한 뒤 방학이 다가오자, 작은 소녀가 손을 번쩍 들고 집에 데리고 와 '꾸미'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야행성인 장수풍뎅이는 아이들이 생활하는 동안에는 얌전하다가 10시가 넘어가면 채집통 밖으로 흙이 튀어나올 정도로 날개짓을 하고 정말 놀라울 만큼 활동가였다. 나는 두 소녀에게 어젯밤의 활동 내용을 알리는 임무에 충실해서 매일 밤 동영상을 찍으며 두 소녀를 만족시켜갔다. 그런 중에 꾸미가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두 소녀는 하교 후에 잠자는 거라고 그 곁을 지켜보더니 티슈에 싸서는 밖으로 조용히 나간다. 아파트 앞 화단에 꾸미의 무덤을 만들어줬다는 것이다. 주위에 떨어진 나뭇잎으로 잔디처럼 꼼꼼하게 덮어주고 나뭇가지를 모아 기둥을 세워놓았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그 곳에 들러 인사를 하는 두 소녀의 모습에서 참 감사함을 느낀다.


우리 두 소녀가 곤충들을 무서워하지 않고 그들의 모습에 선입견이 없는 것은 나의 노력도 있었지만 어릴 때 부터 보았던 "보리출판사"에서 펴낸 세밀화로 그려진 곤충도감이었다.

이번에 새로 나온  『벌레야, 하룻밤만 재워 줘』

제목을 듣자마자 우리 두 소녀가 너무나 좋아할 거란 확신이 들었고, 제목에서 느껴지는 친근감과 다정함 그리고 벌레들과의 하룻밤, 참 매력적이겠다 싶은 마음이 들었다.


19.jpg


<별별 재주가 있는 동물, 알면 알수록 신기한 벌레들, 우리 둘레에서 쉽게 보는 벌레들>

3단 구성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며 다양한 곤충들의 먹이부터 생활모습, 번식하는 모습과 그들의 특성들을 세밀하게 그려진 그림과 벌레에 대한 편견부터 사실까지를 만화형식을 빌어 가벼우면서도 진중하게, 단순하면서도 사실적인 대화를 통해 우리에게 편안하게 지식을 넣어준다.



11.jpg



 곤충들에게 우리가 가졌던 잘못된 사실들을 따로 첨가하여 자세히 설명해 줄 뿐만 아니라, 그들의 모습부터 과정을 자세하게 표현해주고 있어 그림만으로도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설명으로 우리의 이해를 도와주고 있다.



14.jpg



몇년 전, 제주도 여행길에 사려니 숲을 산책하면서 너무나 곱게 접혀진 나뭇잎을 발견하고 나도 모르게

그 나뭇잎을 조심스레 펼쳐보았다. 나는 산책하는 길에 누군가가 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손을 댄 거였는데 누구의 것인지 모르지만, 알이 수북이 담겨 있었다. 그 순간 나뭇잎을 펼쳤던 나의 손은 그대로 얼음이 되었고, 우리 두 소녀는 내 얼굴만 뚫어져라 바라보는데, 너무나 당황스럽고 알 주인이라도 알면, 말이라도 통했다면 미안하다고, 내려놓을테니 다시 숨기라고 말해 주고 싶었다.

나는 나뭇잎을 선이라도 그은 듯 반듯하고 정확하게 접어 놓은 그 모습에 그들의 능력과 정성은 사람못지 않음에 감탄했고, 자신의 알을 보호하기 위한 그들의 방법이 놀라울 뿐이었다. 

16.jpg

 


『벌레야, 하룻밤만 재워 줘』에는 우리나라에서  또는 우리 주변에서 만나볼 수 있는 벌레 31종의 생태 특징을 만화형식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그 속에 그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담아냈다.

마치 그림책을 보듯이 눈이 즐겁고 가슴이 따듯해지면서, 자연 속에서 그들이 살아가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느낄 수 있어 가슴 한 켠이 아리기도 했다.

벌레들의 생김새와 한살이, 천적과 짝짓기 등 다양한 생태 정보를 알 수 있어 호기심 가득한 아이들의 궁금증을 풀어가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는 『벌레야, 하룻밤만 재워 줘』이다.  

18.jpg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또래 친구를 등장시키고, 그가 대신 나의 호기심을 풀어주고, 내가 가지고 있던 선입견도 해결해주고, 우리가 궁금했을 법한 질문들을 하면서 궁금증을 해결하는 과정을 만화로 풀어내주고 있다.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많은 벌레들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며, 곤충의 생태 정보를 쉽게 익힐 수 있으며, 생생하게 기억하게 되는 재미난 곤충도감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곤충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나의 믿음을 뒷받침해 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이름은 플라스틱 함께 사는 세상 환경 동화 4
정명숙 지음, 이경국 그림 / 아주좋은날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난 달 우리집 두 소녀가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생태'라는 주제로 환경에 대한 수업을 학부모가 직접 운영하였던 적이 있었다. 그 때 전교생을 대상으로 '플라스틱 아일랜드' 영상을 함께 보았다. 영상에 익숙했던 아이들은 호기심 없이 화면을 보다가 점차 진지한 얼굴로 집중하더니 영상이 끝나갈 쯤에는 당황스럽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아마 처음 영상을 만난 나의 모습과 같았기에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 생활에서 플라스틱이 사라진다면?

글을 쓴 정명숙님께서도 상상하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우리의 일상 생활 속에서 플라스틱은 없어서는 안 될 가치 있게 존재하지만, 너무나 쉽게 버려지고 그 가치를 너무나 하찮게 여기는 것 또한 사실이다.


1.jpg


쓸만한 장난감을 너무나 쉽게 분리수거함에 버리는 모습, 이 모습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일주일에 한 번 분리수거하는 날, 나가보면 너무나 멀쩡해보이는 가전제품부터 장난감. 가정용품들이 그대로 나와있다. 정리하시는 분들이 간혹 너무나 좋아보이는 것들이 있으면 한 쪽에 세워두고, 누구라도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가져가라고 하신다. 시간이 흐른 뒤 그 앞에 지나보면 좋아보였던 것들이 하나둘 새 주인을 찾아갔고, 나도 지난해 너무나 멀쩡해 보이는 책장이 세워져 있어 정리하신 분과 함께 옮겨 우리 집 베란다에 정리함으로 자리잡고 자기 몫을 해내고 있다.


2.jpg

'재활용'이란 말을 우리는 필요없으면 분리수거일에 맞춰 배출하면 된다는 생각을 갖는다. 내 눈 앞에서 사라지면 정리가 되었고, 내가 배출한 이것은 누군가가 잘 활용하거나, 다른 무언가로 재생할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한다. 사실 재활용이란 것이 그렇게 사용되는 것은 맞지만, 그 이전에 우리가 배출하지 않고 우리의 손에서 재활용되어지는 것이 자원을 아끼고 재생을 위한 비용 절감에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내 이름은 플라스틱』의 손재주군을 통해 우리는 잘 알 수 있다.

 

3.jpg


배출된 페트병을 이용하여 만든 로봇. 손재주가 남다른 손재주군을 만난 페트병은 제 2의 인생을 살면서 손재주군의 친구로 오래도록 곁에 남게 된다. 손재주는 타고 나서 뚝딱 만들었지만, 우리는 손재주군의 솜씨가 없다해도 플라스틱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은 찾으면 무궁무진하다.

우리 집 첫째 소녀는, 페트병을 오려 고구마와 양파를 기르며 뿌리가 어떻게 뻗어나가는지 관찰을 하거나, 체험학습에 받아온 미꾸라지를 키우기도 한다. 그리고 둘째 소녀는, 페트병에 물을 담아둔다. 그 물을 일주일 동안 잘 보관했다가 어항의 물을 채워주고 다육이에게 물을 주는 조리로 사용한다. 나와 남편은 크기가 다른 페트병을 활용도에 맞게 잘라 연장이나 냉장고 보관용기로 사용하고 있다.

특별한 재주없이도 사용 가능한 플라스틱, 가정에서 먼저 재활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실천이라고 생각한다.
 

4.jpg


쉽게 버렸던 허세돌과 버려진 것도 주워 새로운 물건으로 만들어내는 손재주가 만났다. 서로 다른 그들이 로봇을 공유하게 되면서 플라스틱에 대해 깊게 공부하게 되는 시간이 되었고, 오래도록 곁에 두고도 사용할 수 있으며, 잠시만 손을 봐주면 두고두고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된다.
 

5.jpg


우리 주변에 넘치도록 많은 플라스틱.

플라스틱은 매우 다양한 종류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폴리에틸렌PET

손을 씻는 등 다양한 세제 용기, 고밀도 폴리에텔렌HDPE

화단에 있는, 또는 어르신들이 많이 사용하는 고무 대야, 폴리염화비닐PVC

 가정에서 많이 사용되는 지퍼백,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

가정이나 기관에서 사용되는 휴지통, 폴리프로필렌PP

우리들이 즐겨먹는 요구르트병, 폴리스타이렌PS

게임기나 장난감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OTHER


우리가 사용하는 플라스틱의 이름이 이렇게 모두가 다르다는 사실에 놀랐고, 플라스틱이 우리가 사용하는 많은 곳에 활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구 버려진다는 것이 참 씁쓸하다.

『내 이름은 플라스틱』을 통해 플라스틱이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그들을 곁에 오래두고 싶은 마음만큼 소중히 다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맨 처음 우리나라 고조선 나의 첫 역사책 1
이현 지음, 이광익 그림 / 휴먼어린이 / 201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나라의 역사는 알면 알수록 깊고, 알면 알수록 재미있고, 안타깝다. 그리고 역사를 느낄 수록 더 깊게 알고 싶어지게 되는 학문 중 하나인 것 같다.

우리 집 첫째 소녀와 4학년부터 함께 역사책을 읽고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뼈대를 잡아주었더니 학교 사회시간이 너무나 재미있다고 한다. 가끔 텔레비전에서 역사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집중해서 보는 모습이 참 흐뭇하다. 많이 알고 적고 알고보다는 관심이 중요한데, 아는 이야기이니 만큼 들여다보는 그 모습이 참 고맙고 다행스럽다.

얼마전부터 3학년 둘째 소녀가 역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언니와 역사 이야기 나눌 때 들었다고 본인도 알고 싶다고 처음부터 얘기해달라고 한다. 둘째는 어깨너머 배운다고 하는 옛말이 틀리지 않음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둘째가 관심을 갖기 시작한 역사, 역사의 시작을 즐겁게 해 주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 책을 찾다가 발견한 나의 첫 역사책1.  『맨 처음 우리나라 고조선』

석기시대를 함께 배운 둘째에게 청동기시대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고조선의 이야기.

첫 하늘이 열리고, 첫 나라가 세워진 그 때

바로 고조선.

20.jpg

 

석기시대의 생활이 이어지는 모습이 글과 그림이 함께 어우러져 실감나고 그 시대의 모습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은 다양한 직업으로 이어져 직접 우리가 하지 않을 뿐 우리와 그 시대의 사람들의 음식문화와 생활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연결하여 설명해 주었다.


21.jpg

 

 

청동기시대의 본격적인 시작.

청동기가 무엇인지, 어떻게 활용되고 어떤 도구가 만들어졌는지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고,

하늘에서 내려왔음을 알리는 천부인의 모습까지,

그것이 무엇인지 근엄한 환웅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다.


 

22.jpg

 

홍익인간의 뜻으로 사람들의 삶을 함께 영위하기 위해 내려오는 환웅과

함께 내려오는 풍백(), 우사(), 운사()의 모습까지도 그림으로 표현되어 아이들의 호기심부터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는 하늘의 힘이 받쳐줘야 하며,

우리나라의 깊은 역사에 대한 자긍심을 더불어 가질 수 있다.


 

23.jpg

 

역사는 몰라도 호랑이와 곰의 이야기를 모르는 이는 없을 정도로 고조선 역사의 한 장면에서 빠질 수 없는 모습이다. 참을성 없는 호랑이의 모습이 아주 실감나게 표현되어 아이와 함께 웃음이 터진 장면이다.

눈물까지 흘리며 도망쳐나오는 모습에서 웃음과 함께 안타까움이 생기고, 호랑이마저 곰과 함께 사람이 되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상상도 하면서 재미있게 읽었다.


24.jpg

 

평화로운 고조선의 모습.

하늘에서 내려온 풍백(), 우사(), 운사()의 도움으로 농사를 짓고, 이웃간의 예의를 지키며, 서로의 재산과 생명의 존중을 위한 법을 지켜나가면서 나라가 안정을 찾아간다.

한장면의 그림만으로도 평화로움을 느낄 수 있다.

 

25.jpg

 

 

고조선의 멸망.

중국 한나라의 침입과 고조선 백성의 역모.

한 나라의 전성기와 멸망이 일어나면서 새로운 나라가 세워지고, 다음 세대로 넘어가면서 새로운 여가사가 피어나고, 오늘날 우리가 그 역사 속 한 순간을 함께 한다는 것을 설명해 주었다.

 

27.jpg

 

 

역사는 흘러가는 시대가 다르고, 그 속에 속해 있는 사건과 사람이 다를 뿐, 가끔은 비슷한 환경과 비슷한 조건들로 이루어질 때가 있다. 그 때의 그 역경을 과거의 흔적을 발판삼이 좀 더 지혜롭고 현명하게 대처해나가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배우는 역사의 참모습이 아닐까 한다.

우리가 살아보지 못한 시간들을 배우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더더욱.

사실만을 알려주는 역사보다는 그 시대의 삶과 현재 나의 삶을 비교하고, 그 시대의 삶과 결정이 지금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생각하면서 조금씩 밝혀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우리 아이들이 역사를 많이 아는 것보다는 느끼고 그 속에서 지혜를 배워나갔으면 바람을 갖고 있다. 내가 있는 이 순간이 존재할 수 있었던 바탕이 되어 준 역사.

우리 아이들과 즐겁게 느끼면서 배우고 싶다.

그 시작을 휴먼어린에서 발행한 나의 첫 역사책1.  『맨 처음 우리나라 고조선』과 함께 하게 되어

아주 기분좋다.

어렵지 않고, 글과 그림으로 충분히 표현해 주었으며, 역사의 사실적 모습을 충분히 전달해 주었음에 아이들의 첫 역사책으로 손색이 없다고 단정짓는다.


 

28.jpg

우리나라에 정말 고조선이 있었고, 우리 조상들이 우리와 가까운 곳에서 살았다는 사실.

너무나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책에서 본 이야기가 이야기가 아니라, 사실이라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충분히 신비롭고 놀라움이 가득한데 직접 유적지를 찾아보고 그들의 만든 유물이나 흔적을 본다면 과거의 시간은 현내 나의 시간으로 나오는 힘을 가졌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9.jpg

 

 

청동기 시대가 철기 시대로 이어지면 우리의 역사는 또다른 면모를 보인다.

석기시대에서 철기 시대까지의 변화를 보면서 그 변화가 우리의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쳤고, 그것들을 이용한 삶을 유추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역사의 한 순간을 공유한다는 것은 즐거움의 가치를 높이는데 충분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카엘라 2 : 첫사랑 바이러스 - 제1회 NO. 1 마시멜로 픽션 수상작 후속작 마시멜로 픽션
박에스더 지음, 이경희 그림 / 고릴라박스(비룡소)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등학교를 입학해서 내가 꿈꾸던 동아리에 지원서를 내고 면접을 보고, 합격이 되어 처음 선배들과 인사를 나누는 날.

면접 보던 그 날, 긴장감으로 파묻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던 그 시간을 한 선배가 또렷하게 기억하며 나의 대답까지도 똑같이 흉내내었다. 친구들 앞에서 너무나 창피스럽기도 하고, 면접 본 많은 친구들 중에 나를 기억해 주었다는 뿌듯함에 얼굴은 터질 듯 붉어졌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동아리 활동을 시작하면서 선배는 일주일에 꼬박 3일을 동아리실을 찾아왔고, 나의 흔적들을 눈여겨 본다는 것을 졸업한 선배로부터 전해들었다. 그 때부터 나는 선배가 좋아한다는 노란색 장미를 금요일마다 선배의 책상 위에 올려두는 정성을 일년동안 했다. 선배에 대한 고마움과 관심에 대한 표현을 나름하고 싶었다. 나는 시작된 관계에 대한 책임이고, 설렘이었다.


금요일마다 싱싱한 꽃을 사기 위해 이른 등교를 자처했던 내가 어느 새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나의 첫째 소녀가 십대가 되어

비룡소가 주최한 NO1. 마시멜로 픽션 걸스 심사위원단으로 활동하게 되어 만난

 「미카엘라. 달빛드레스 도난사건」

그 후 만난 두번째 이야기

『미카엘라 2. 첫사랑 바이러스』


미카엘라와의 첫번째 만남은 흥미진진하고 미카엘라의 숨가쁨을 함께 느끼는 짜릿함이 있었다면,

두번째 이야기 속에는 조마조마하고 비밀이 하나씩 벗겨지는 순간을 마주할 때마다 조심스러웠다.

어린이에서 청소년으로, 십대가 되어 처음 맞는 감정의 변화가 낯선 그들의 이야기이기에

조심스럽게 다가가 함께 하게 되었다.


장미 시즌을 앞둔 브링턴 아카데미의 아이들은 누구에게 어떤 색의 장미를, 누가 어떤 색을 장미를 받게 될까?에 대한 궁금증이 최대 관심사로 떠오를 쯤.

크리스털 궁전, 브링턴 온실에서만 핀다는 파란 장미가 사라지고 만다.


크리스털 궁전을 지키는 리와 데이지. 그리고 미카엘라와 학생회장 유진은 파란 장미를 가져간 범인이 누구인지 실마리를 찾아가는데 최선을 다한다.



11.jpg



"리, 이제 우리는 같은 배를 탄 거지?"

"응? 당연하지. 나, 노 젓기 잘해! 넌 키만 잘 잡으면 된다고."

"같은 배를 탄 사람들끼리 뭐가 가장 중요한지 알아?"

"글쎄, 선장님 말을 잘 들어야 하는 건가?"

"믿음이야."     70쪽

미카엘라를 따라가며 파란장미의 범인을 밝혀내기 위한 단서를 찾아가는 여정이 실감나기도 하고, 생각지 못한 미카엘라의 추리에 감탄이 절로 나기도 한다. 친구와의 관계를 깨지 않는 범위에서 이루어지는 조심스러운 말투와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전달하는 그녀의 말솜씨와 사건의 전개를 이어내며 곳곳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는 치밀함이 매력으로 와닿는다.  


"이 다리 …… 내가 브링턴 아카데미에 와서 크리스털 궁전에만 처박혀 지낸 이유이기도 해. 여긴 나처럼 뭄이 불편한 애들이 별로 없잖아? 남들과 조금 다르다고 눈길을 끌지. 물론 나를 눈여겨보는 애들이 다 나쁘다는 말은 아니야. 뭔가 도와주려고도 하고 내 대신 이런저런 일들을 처리해 주려고도 하니까."

그리고 한숨을 푹 쉬는 리의 표정이 씁쓸해 보였다. 리는 계속 말했다.

"하지만 도와주는 거랑 대신 해 주는 거랑은 차이가 크잖아?예를 들어, 넌 내가 네 수학 숙제를 도와주는게 나아, 아니면 아예 다해 주는 게 좋아?"

미카엘라가 금방 대답했다.
"당연히 도와주는 편이 더 낫지! 대신 해 주다니, 이상하잖아? 나한테 수학 문제를 풀 능력이 없다고 하는 것 같고."

"그래, 그거야."

"나도 알아. 다 날 위해서 나서 준다는 걸. 그렇지만 나에게도 스스로 해낼 수 있는 일은 있잖아? 배려는 상대방이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진정하다고 생각해. 받는 사람은 생각하지도 않고 자기들 마음대로 베풀면 끝일까? 난 내가 도와 달라고 부탁했을 때 도와주는 사람이 좋아."

미카엘라는 리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다. 125~126쪽

리와 유진. 어릴적 단짝 친구였던 그들이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은 긴장감이 맴돈다. 친구에게 간절히 도움을 요청했던 리, 친구의 도움을 들어줄 수 없었던 겁많은 자신을 원망하는 유진. 마음 깊숙이 여전히 친구로 남아있지만,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를 꺼내기엔 너무나 깊은 상처를 안고 있었다. 

리는 그 날 사고로 다리가 불편하고, 그 다리로 인해 친구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며, 도움의 손길조차도 순수하게 받아들이지 못한 마음의 불편을 겪고 있다. 리는 미카엘라의 편견없는 말과 행동으로 자신의 돌아보게 하고, 자신이 갇혀 있던 과거의 시간에서 빠져나오는 계기를 갖게 된다.



13.jpg



"그래서 네가 날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쯤은 금방 알 수 있었어. 너에게 뭘 바라지 않아. 그냥 말하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어서 그랬어."

첫사랑 열병. 그 뜨거움을 바로 눈앞에서 보고 있자니 미카엘라의 마음 한쪽에서 불에 덴 듯했다. 데이지가 깊게 숨을 내뱉고는 말을 이었다.

"미안해, 널 좋아해서. 그리고 또 미안해. 이런 식으로 좋아한다는 말을 하게 돼서."

"미안해하지 마. 넌 미안해하지 않아도 돼, 데이지. 그 말을 해애 할 사람은 나니까.

데이지, 네 소중한 마음을 주어서 정말 고마워. 그리고 ……그 마음을 받아주지 못해서 미안해. 넌 좋은 사람이야, 지금까지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거야. 그러나 ……."

"고마워, 리. 충분해."

리의 말을 끊은 데이지가 온통 젖은 얼구로 환하게 웃었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미소였다.   152쪽

첫사랑 열병을 앓고 있는 라쉬. 라쉬는 제이콥을 향한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고, 그 고백이 받아들여졌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에 크리스털 궁전을 몰래 찾아 파란 장미 한 송이를 가져오는데 성공하지만, 그 이후 파란 장미는 궁전에서 자취를 감추고 라쉬는 용의자로 주목된다. 그 과정에서 제이콥은 라쉬가 오해받는 것이 잘못된 것임을 믿으며 미카엘라의 파란 장미 수색작전에 동참한다.


한편, 리와 함께 크리스털 궁전을 관리하는 데이지. 수줍음이 많아 말을 더듬거리는 데이지는 장미 시즌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용기내어 고백하고자 미리 파란 장미 한 송이를 자른다. 그러나 파란 장미 도난 사건으로 원치 않는 장소에서 고백을 하게 된다. 데이지의 솔직한 마음에 리는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전달한다. 비록 서로의 마음이 통하지는 않았지만, 용기를 낸 데이지도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전달함으로 거절한 리도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었고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음에 틀림없다.   



12.jpg



첫사랑. 참 설레고 예쁜 말이다.

어린이를 벗어난 청소년들이 이성에 관심을 갖게 되고, 그 관심이 사랑이란 감정으로 발전하면서 감정의 변화에 낯설어 당황스럽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조마조마하는 과정이 파란 장미를 한 송이 갖고자 하는 마음으로 대신해 주고 있다.

미카엘라가 파란 장미 도난 사건을 추적하는 것만큼이나 첫사랑을 받아들이고 고백하기 위해 욕심을 내고, 그 과정에서 일어난 불미스러운 일로 괴로워했을 그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또한 조마조마하게 내 마음을 울려왔다.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어색한 그들의 첫사랑,

항상 핑크빛은 아니겠지만

따스한 온도로 잘 전달되길 응원하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