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살아남기 Wow 그래픽노블
스베틀라나 치마코바 지음, 류이연 옮김 / 보물창고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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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 후 중학교에 입학하는 우리 집 첫째 소녀는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조금 긴장이 되는지, 시간이 너무 빨리 가는 것 같다고 졸업식 날짜를 센다. 마냥 어리고 천지 분간 못하는 철부지로만 봤는데 상급학교 진학을 앞두고 긴장과 불안함을 느끼는 그 모습을 보면서 많이 자랐고, 자라고 있구나를 느낄 수 있다.


이사와 더불어 전학을 가게 된 페널로티. 페티는 첫날부터 자기 다리에 걸려 넘어지는 실수를 저지르고, 그 실수 앞에 도와주는 남학생이 있다. 시작이 그리 나쁜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 찰나, 주위에 몰려든 친구들의 놀림에 당황한 페티는 그만 도와주려고 다가선 제이미를 힘껏 밀어제치고 만다. 미안한 마음에 제이미를 피해보지만, 마음이 무게는 나날이 무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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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티는 제이미와 말을 하면서도 진심으로 사과를 하지 못했기에 제이미를 당당하게 바라볼 용기가 나지 않아 고민 끝에 결정한다. 더 늦기 전에 사과하기로.

페티의 편지를 받은 제이미는


나쁜 사람이 그냥 재미 삼아 남을 괴롭히는 경우도 있는 반면, 좋은 사람이 잠깐의 잘못으로 남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도 있대.  뭐랄까, 실수를 한 거지.

난 네가 좋은 애라고 생각해.

넌 그냥 실수를 한 거야.

한다.

페티는 자신의 사과가 좀 늦었지만 좋은 애라고 말해주는 제이미가 참 고맙게 느껴진다.


곧 다가올 베리부록 동아리 축제는 학교의 가장 중요한 행사라고 할 만큼 학생들의 최대 관심사이기도 하다. 미술부와 과학부 어느 동아리가 승리를 하느냐를 두고 서로의 실력을 뽐내기 위해 노력하는 반면, 상대 동아리를 비방하는 등의 행동이 과학부의 중요한 리모콘을 숨겨두는 것으로 확대되어 두 동아리 모두 축제에 나갈 기회를 빼앗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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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의 분열이 커지면서 상대 동아리에 대한 미움이 커지면서 페티는 미술가이자 과학자이고 수학자였던 미켈란젤로를 떠올리면서 미술부와 과학부가 함께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계획한다. 분명 서로를 시기하는 마음애 크기에 쉬울 거라고는 단정짓지 못하는 페티가 제이미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친구들을 과학축제 때 함께 하였던 추억을 되새기며, 함께 하면 더 즐겁게 더 좋은 작품으로 만들 수 있다고 설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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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은 페티의 의견에 함께 라는 것이 걸림돌이 되는 듯 하더니, 새로운 시도에 도전하는 것이 의미있음에 초점을 맞추고 함께 하기로 결정하게 된다.

항상 소심하게 할까 말까를 고민하는 페티가 친구들 앞에서 자신의 의견을 내놓고, 그것을 어떻게 조율해 나가는지 미리 스케치한 조형물을 보여주면서 각자 동아리에서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함께 함으로 각자가 잘 하는 분야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지켜야 할 선을 지켜나간다는 것은 상대에 대한 배려이고, 타인의 영역을 존중한다는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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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 전, 학교에서 학부모연수를 통해 "4차원 산업혁명과 자녀 교육"이란 연수를 들었다. 아날로그 방식에 익숙한 부모세대의 우리 아이들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인격체로 살아간다는 것이 큰 차이를 말해주고 있어 연수 시작에서는 당황스럽고 겁이 났다. 그런데 사회의 복잡함과 다양성 사이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것은 협업이었다. 나 혼자 잘해서 되는 건 한계가 있고, 나와 다른 너의 재능을 접목시켜서 또 다른 무언가를 생산해내는 것이 다음 세대들의 몫이 되었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신이 영역만을 중시하는 고집보다는 다른 영역을 수용하는 자세를 취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결코 자신의 영역의 고유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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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살아남기』의 작가 스베틀라나 치마코바는 한 권의 책을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고, 어떻게 인물들의 모습을 잡아갔는지 일일이 보여주면서 독자의 마음을 흔들었다. 다양한 표정과 제스처 그리고 동작들을 다양하게 그려낸 스케치와 그들을 그리기 위한 그들의 성격과 포인트가 되는 모습들에 대해 설명까지 하고 있어, 만화가를 꿈꾸거나 작가를 꿈꾸는 친구들을 큰 배려의 일부분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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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살아남기』가 학교가 배경인 만큼 교실과 동아리방 그리고 동아리를 이끌어가는 선생님과 교실의 상태까지도 우리의 궁금증을 한 번에 해결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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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나오기까지의 여러 단계를 설명한 『학교에서 살아남기』

학교 생활이 어려운 친구들, 곧 전학을 앞둔 친구들, 친구들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 등 다양한 고민에서 한 발짝 떨어져서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는 눈을 키우기에 안성맞춤인 책이다.


나 하나의 실력보다는 다른 사람의 실력이 합해지면 더 나은 작품으로 많은 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안겨줄 수 있다. 무조건적이고 일방적인 전진보다는, 조금 불편하고 손해보는 듯 하지만, 한 분야보다는 다른 분야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나 자신의 성장과 흐름의 변화를 읽을 수 있으며, 우리 세대에 반드시 필요한 협업과 소통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다.

이루기를 간절히 바란다면, 함께 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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