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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플라스틱 ㅣ 함께 사는 세상 환경 동화 4
정명숙 지음, 이경국 그림 / 아주좋은날 / 2017년 12월
평점 :
지난 달 우리집 두 소녀가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생태'라는 주제로 환경에 대한 수업을 학부모가 직접 운영하였던 적이 있었다. 그 때
전교생을 대상으로 '플라스틱 아일랜드' 영상을 함께 보았다. 영상에 익숙했던 아이들은 호기심 없이 화면을 보다가 점차 진지한 얼굴로 집중하더니
영상이 끝나갈 쯤에는 당황스럽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아마 처음 영상을 만난 나의 모습과 같았기에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 생활에서 플라스틱이 사라진다면?
글을 쓴 정명숙님께서도 상상하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우리의 일상 생활 속에서 플라스틱은 없어서는 안 될 가치 있게 존재하지만, 너무나 쉽게
버려지고 그 가치를 너무나 하찮게 여기는 것 또한 사실이다.
쓸만한 장난감을 너무나 쉽게 분리수거함에 버리는 모습, 이 모습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일주일에 한 번 분리수거하는 날, 나가보면 너무나 멀쩡해보이는 가전제품부터 장난감. 가정용품들이 그대로 나와있다. 정리하시는 분들이 간혹
너무나 좋아보이는 것들이 있으면 한 쪽에 세워두고, 누구라도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가져가라고 하신다. 시간이 흐른 뒤 그 앞에 지나보면
좋아보였던 것들이 하나둘 새 주인을 찾아갔고, 나도 지난해 너무나 멀쩡해 보이는 책장이 세워져 있어 정리하신 분과 함께 옮겨 우리 집 베란다에
정리함으로 자리잡고 자기 몫을 해내고 있다.
'재활용'이란 말을 우리는 필요없으면 분리수거일에 맞춰 배출하면 된다는 생각을 갖는다. 내 눈 앞에서 사라지면 정리가 되었고, 내가 배출한
이것은 누군가가 잘 활용하거나, 다른 무언가로 재생할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한다. 사실 재활용이란 것이 그렇게 사용되는 것은 맞지만, 그 이전에
우리가 배출하지 않고 우리의 손에서 재활용되어지는 것이 자원을 아끼고 재생을 위한 비용 절감에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내 이름은 플라스틱』의
손재주군을 통해 우리는 잘 알 수 있다.
배출된 페트병을 이용하여 만든 로봇. 손재주가 남다른 손재주군을 만난 페트병은 제 2의 인생을 살면서 손재주군의 친구로 오래도록 곁에 남게
된다. 손재주는 타고 나서 뚝딱 만들었지만, 우리는 손재주군의 솜씨가 없다해도 플라스틱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은 찾으면 무궁무진하다.
우리 집 첫째 소녀는, 페트병을 오려 고구마와 양파를 기르며 뿌리가 어떻게 뻗어나가는지 관찰을 하거나, 체험학습에 받아온 미꾸라지를
키우기도 한다. 그리고 둘째 소녀는, 페트병에 물을 담아둔다. 그 물을 일주일 동안 잘 보관했다가 어항의 물을 채워주고 다육이에게 물을 주는
조리로 사용한다. 나와 남편은 크기가 다른 페트병을 활용도에 맞게 잘라 연장이나 냉장고 보관용기로 사용하고 있다.
특별한 재주없이도 사용 가능한 플라스틱, 가정에서 먼저 재활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실천이라고 생각한다.
쉽게 버렸던 허세돌과 버려진 것도 주워 새로운 물건으로 만들어내는 손재주가 만났다. 서로 다른 그들이 로봇을 공유하게 되면서 플라스틱에
대해 깊게 공부하게 되는 시간이 되었고, 오래도록 곁에 두고도 사용할 수 있으며, 잠시만 손을 봐주면 두고두고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된다.
우리 주변에 넘치도록 많은 플라스틱.
플라스틱은 매우 다양한 종류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폴리에틸렌PET
손을 씻는 등 다양한 세제 용기, 고밀도 폴리에텔렌HDPE
화단에 있는, 또는 어르신들이 많이 사용하는 고무 대야,
폴리염화비닐PVC
가정에서 많이 사용되는 지퍼백,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
가정이나 기관에서 사용되는 휴지통, 폴리프로필렌PP
우리들이 즐겨먹는 요구르트병, 폴리스타이렌PS
게임기나 장난감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OTHER
우리가 사용하는 플라스틱의 이름이 이렇게 모두가 다르다는 사실에 놀랐고,
플라스틱이 우리가 사용하는 많은 곳에 활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구 버려진다는 것이 참 씁쓸하다.
『내 이름은 플라스틱』을 통해 플라스틱이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그들을 곁에 오래두고 싶은 마음만큼 소중히 다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