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네임 V 456 Book 클럽
강경수 지음 / 시공주니어 / 2018년 5월
평점 :
품절


우리 어릴 적 한번쯤은 탐정을 꿈꾸고, 비밀리에 국가 기밀을 수행하는 요원을 꿈꿔보기도 한다.

만약, 상상이 아닌 현실에서 비밀리에 임무를 수행한다면?

가슴이 마구 두근거리고 설레게 되는 것, 너무나 당연한 반응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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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렛. 강파랑군의 엄마이자 중요한 위치에 있는 요원.

강파랑군은 젊은 시절 엄마인 바이올렛과 함께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준비를 마치고,

엄마는 미래의 아들이라고 생각지 못한 채 강파랑군과 미션 수행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코드네임 V. 코드네임 X, 코드네임 K 그리고 코드네임 V.

코드네임 V의 미션은,  베일에 싸인 마가린 회장의 정체를 밝혀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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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린 회장이 주최한 요리대회에 나가야 하는 바이올렛과 강파랑군.

그들은 과연 미션을 완수하고 돌아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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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네임 v

미션을 완수하기 위한 바이올렛과 강파랑군을 따라 움직이면서

그들이 마가린 회장의 정체를 밝혀내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와 함께

자유롭게 그려진 강경수 작가님의 그림을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요원들과 함께 등장하는 여러 인묻들의 개성과 강점들을 파악하는 시간을  통해

우리는 코드네임v 를 완수하는 독자요원의 자격을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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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재미와 다양한 기법으로 그려진 그림들.

지금 내 앞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들처럼 자연스러운 대화들이 오가는 장면들을 통해

함께 하는 듯한 아슬아슬함과 짜릿함을 함께 경험할 수 있어 참 좋다.


코드네임 v. 임무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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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닌 단추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33
모 윌렘스 기획, 캐리스 메리클 하퍼 글.그림,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모 윌렘스의 코끼리와 꿀꿀이는 책을 좋아하는 시리즈3.

캐리스 메리클 하퍼가 쓰고 그린 『아무것도 아닌 단추』

읽지 않으면 후회가 물 밀듯 밀려올 것만 같은 그림책

노랑, 빨강, 파랑 세 친구의 입이 딱 벌어지고

놀람과 즐거움이 그림으로 대신해 주는

호기심 자극 팍팍

『아무것도 아닌 단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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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꿀이가 코끼리에게 새로 만난 그림책 한 권을 소개해 주자,

코끼리가 덥석

읽고 싶다고 책으로 손을 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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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가 책장을 펼치는 순간,

우리도 코끼리 어깨 너머로 함께 읽어보기로 한다.

 

노랑이의 손에 있는 빨간 버튼 하나

빨강이가 빨강이가 제일 좋다고 팔짝팔짝

그 곁에서 파랑이가 무얼 하는 거냐고 궁금해한다.

노랑이는 아무것도 안 하는건데

빨강이와 파랑이가 물어오는 것이 귀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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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이와 파랑이는 단추를 눌러보기로 한다.

파랑이는 쉽게 잘 눌러져서 놀라고,

빨강이는 단추를 눌렀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슬프다.

노랑이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하지만

빨강이와 파랑이는

놀라게도 하고 슬프게도 하는 단추는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니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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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추를 누르는 순간마다 놀라는 빨강이와 파랑이

그리고 그 순간이 너무나 행복하다고 말하는 친구들 때문에

노랑이는 화가 난다.

마치 자기를 놀리는 것만 같아서 말이다.

결국 빨간 단추는,

노랑이를 화나게 하는,

결코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닌 단추가 되었다.

 

노랑이는 단추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냥 들고 있을 뿐.

빨강이와 파랑이는 단추를 눌렀을 때 어떤 일이 생길지,

어떤 소리를 낼지,

어떤 변화가 생길지 너무 궁금하다.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아서

쉽게 너무나 잘 눌러져서

변화는 없지만 누르는 순간이 즐거워서

그래서 빨강이와 파랑이는 놀랍고 행복하고 즐겁다.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했는데도

계속 계속 아무것도 아닌게 아니라고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는 친구들의 모습에 화가 나고 만다.

노랑이에게도 단추는 화를 내게 만드는 그 무엇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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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닌 단추』를 재미나게 읽은 코끼리는,

빨간 단추를 찾았다.

삐~~

우리의 꿀꿀이는 코끼리의 기발한 생각에

감동을 받는다.

아무것도 아니다. 정말 그런 게 있을까.

우리의 가방에 선반에 주방에 있는 그 무엇도

언젠가는 쓸모가 있기에 기다리는 중이다.

그처럼 의미는, 의미있게 바라봐주고 쓰임을 찾아주는

그 누군가를 만나는 순간 새롭게 부여되는 소중한 이름 하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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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섬 네버랜드 클래식 29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김영선 옮김, 노먼 프라이스 그림 / 시공주니어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고전과 세계 명작 읽기를 좋아한다.

내가 살아보지 않은 시대와 시간 속에서 나 아닌 다른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을 글로 읽으면서

한번쯤 상상해보기도 하고, 내가 경험하지 않음에 다행스럽기도 하고, 꼭 한 번 경험해봤으면 하는

색다른 환상에 젖어보게도 하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기에 우리 아이들도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이긴 하지만,

작품이 쓰여진 시대의 배경과 글을 통해 전개되는 이야기의 흐름 그리고 인물들의 내면을

들여볼 눈을 갖기 전 성급히 읽는 것은 온전한 독서가 될 수 없다는 생각에

내내 뒤로 미뤄두었다.

 

첫째 소녀가 5학년이 되어 엄마가 너무나 좋아하는 책이라고 하면서 명작을 한 권 슬쩍 밀었다.

처음엔 책의 두께에 살짝 긴장하는 듯 하더니 서서히 빠져들어서는

다음엔 무슨 책을 읽으면 좋겠냐고 물어왔다.

첫째 소녀에게 명작의 재미를 안겨준 책이 바로 시공주니어의 네버랜드 클래식 중 한 권이었다.

원작과 최대한 가깝게 번역된 명작의 깊이를 더해 준 클래식 시리즈,

나와 우리 아이들에게 오래도록 사랑받을 책임을 단언하는 바이다. 

 

오늘 내가 우리 두 아이와 읽은 책은 네버랜드 클래식 29. 보물섬이다.

나는  '보물섬'을 떠올리면 외다리 뱃사람 실버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면서

피터팬의 후크 선장과 교묘하게 어우러지면서 정신을 혼란스럽게 만들기에,

한 템포 쉬어 가면서 외다리 뱃사람 실버가 누구인지 기억을 되짚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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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섬은, '지킬박사와 하이드'의 저자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이 쓴 이야기로

그의 상상력과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다양한 사건들

그리고 인물들의 내면의 변화를 잘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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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손에 넣은 보물지도 한장

그리고 보물을 향한 마음이 모아져

서로의 진실된 마음은 가린 채 지도를 따라 길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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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일을 도우며 가난을 벗어나기 힘들었던 짐은,

여인숙에 묵게 된 외다리 뱃사람 실버를 투숙객으로 맞으면서 

나른했던 일상에 새로운 시간과 마주하게 된다.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해야 할 일을 게을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 악당들과 함께 섬에 오는 어리석은 일을 저지른 마당에 그나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들의 이야기를 엿듣는 것이 아닌가?

나는 지금 당장 내가 해야 할 일은 빽빽한 나무들에 몸을 숨기면서

최대한 그들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156쪽

​짐은, 나약한 존재이다.

힘없는 자답게 실버의 심부름을 마다하지 않으며,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기 보다는, 지금 당장 맡겨진 일을 처리하면 된다는 사고방식을 가졌다.

그 동안의 짐은 삶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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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이 묻힌 섬, 보물섬

그곳에만 가면 그들에게는 새로운 삶이 펼쳐질 거라 강하게 믿는다.

짐을 중심으로 모인 리브시 선생, 지주 트렐로니씨, 스몰렛 선장, 실버 선장이 보물섬으로 향하면서

그들의 모험은 시작되었다.

난 그렇게 바보가 아니에요.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아주 잘 알고 있다고요.

하지만 최악의 사태가 닥친다 해도 난 상관없어요.

나는 당신하고 만난 뒤로 많은 사람들이 죽는 것을 보았으니까요.

어쨌든 한두 가지는 꼭 말하고 싶어요.

[중략]

딱 한마디만 더 하지요.

만일 나를 살려 준다면, 지난간 일은 지나간 일이니까

 여기 있는 사람들이 해적질로 법정에 서게 될 때 여러분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어요.

이제 선택은 여러분이 하세요.

아무 대가도 없이 사람 하나 더 죽이고 싶은 그렇게 하세요.

 아니면, 나를 살려줘서 교수대에서 당신들을 구할 증인을 하나 만들어 두던가요.     310~311쪽

짐은, 두려움이 많은 소년이지만 그 두려움을 없앨 만큼 호기심이 많은 인물이다.

어리숙하고 융통성이 없는 소년이었지만,

모험을 하는 동안, 소년은 자신의 몸 하나쯤은 보호할 수 있는 청년으로 자라났다.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이 쓴 『보물섬』은 우연히 손에 넣은 보물지도를 가지고 보물섬을 찾아가는

모험이야기에 해적이야기가 곁들어진 스릴과 흥미진진함이 어우러진 작품으로 소개되고 유명하지만,

난 짐의 홀로서기 모습에 집중하게 된다.

 

나약했던 짐이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 순간 순간을 모면하는 모습에서 아슬아슬함을 느끼며

그의 대사 하나하나에서 생각이 자리잡고상황이 변화되는 것을 인지하면서 누구의 편도 들지 않으면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력이 키워져나갈 때 안도의 숨을 내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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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은 우리들의 영원한 악당이 아닐까 싶다.

바다를 누비고 약탈을 일삼으며, 뱃사람들을 위협하며 악랄한 악당 해적.

그렇지만, 그들이 소설이나 영화에서는 선의 무리에게 당하기만 하는

나약하고도 당하는 입장으로 나온다. 그러기에 우리 또한 해적은 무섭다는 존재보다

우리에게 재미를 더해주는 윤활유같은 역할을 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명작은 어느 시대에 읽어도 통하는 재주를 가졌다.

그렇지만 글의 배경이 되는 시대적 상황과 그 나라의 환경들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면,

명작의 깊이는 재미로 읽을 때보다 더해진다.

명작 한 편을 온전하게 읽었다면,

인간이 가지고 있는 선과 악을 비롯하여, 타인을 향해 내미는 손의 용기와 마음가짐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현명한 판단력들을 배워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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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둥이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36
궈나이원 기획, 저우젠신 그림 / 북극곰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강원도 산골에 살던 나는 중학교 2학년 무렵, 서울로 이사를 왔다.

낯선 도시에서의 어색함은 쉬이 사그라들지 않고, 눈에 보이는 건물이 많아지고,

친구들의 이름을 더 많이 알아갈수록 낯섬은 더욱 깊어져갔다.

그 무렵 우리집에 온 얼룩강아지 한 마리.

소위 사람들이 말하는 똥개였고, 주둥이가 삐죽 나온, 참 못난 강아지였는데,

난 그 강아지가 참 좋았다.

나의 뒤을 종종거리며 쫓아다녀 '쫑이'라는 이름을 가진 아이가 있었기에

하교 후 나의 일상은 평온해졌다.

나의 유일한 속내를 들어주던 쫑이는 택배기사가 열고 간 대문 사이로 나갔다가

교통사고를 당한 채 집으로 들어왔다.

병원에서도 집으로 데리고 가서 편안하게 해 주라는 말만.

그렇게 쫑이는 내 곁을 떠났다.

한참동안 정리하지 못한 쫑이의 집과 식기들이 정리되던 날,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에 울고, 다시는 볼 수 없다는 현실에 울고,

나의 유일한 친구가 떠남에 울고,

며칠을 울며 학교를 오가며 나는 스스로 단단해지는 연습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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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잠을 깨우는 흰둥이의 채근에 눈을 뜬다.

너무나 낯익은 체온과 발길질 그리고 핥아내는 그 끈적거림, 할아버지는 잊지 않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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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에서 일어나 흰둥이와 마주한 할아버지는,

청년으로 소년으로 돌아가 흰둥이와 신나는 모험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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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 위를 기어올라가 춤을 추고, 잎사귀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자유롭게 하늘을 날기도 한다.

연을 날리며 논두렁을 뛰어가는가 하면 대장놀이도 하고,

동네를 뛰어다니며 행복이란 감정을 맘껏 발산하며 즐거운 한 때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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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움은, 행복함은 소년 곁에 오래 머물러주지 않는다.

마지막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던 소년,

그리고 그 모습을 기억하는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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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그 때의 모습은 슬픔으로 기억되며, 그리움에 눈물이 흘러내린다..

어린 시절의 추억은 슬픔이 되어 흐르고,

그 추억으로 어린 시절 그 시간에서 멈춰버린 듯한 삶을 살아가는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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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곁에 머물며 눈을 마주쳐오는 검둥이 한 마리

할아버지의 동행자가 기꺼이 되어주기로 한 검둥이

함께 걸어가는 그 길 위에

따스함이 살포시 내려앉는다.

연연필로 스케치된 그림 속에 잔잔하게 베어나오는

그리움과 슬픔 그리고 따스함을 전하는 그림책 『흰둥이』

어린 시절을 함께 했던 흰둥이와의 이별과

그리움에 사묻혀 외로운 할아버지에게 길동무가 되어줄 검둥이와의 만남,

이별과 만남을 흰둥이와 검둥이라는 대조적으로 표현한 빛,

연필로 그려지고 흑과 백으로 그려진 그리움의 시간과

노란 꽃들이 어우러진 길을 걸어가는 만남의 시간

이별의 아픔이 가슴 한 켠에 남아 

그리움으로 자리한 채 청년이 되고 할아버지가 된 이야기 『흰둥이』

흰둥이를 추억하는 할아버지의 그 마음에 검둥이가 찾아와 따스하게 내려앉는다.

흰둥이에 대한 기억으로 눈물 흘리는 할아버지의 주름진 눈가가 나의 마음을 애잔하게 했다면,

검둥이와 나란히 걸어가는 할아버지의 뒷모습은 나의 마음을 떨리게 해 주었다.

할아버지도 나도 이별의 아픔으로 오래도록 힘들어했던 시간,

할아버지가 검둥이를 만나 새로운 시간을 만들어가듯

나에게도 언젠가는 아픔을 내려놓아줄 친구가 생기지 않을까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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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의 휴가 네버랜드 클래식 39
쥘 베른 지음, 레옹 베넷 그림, 김주경 옮김 / 시공주니어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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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명작에 빠지기 시작한 건 초등학교 시절 책장의 빈곤함이 가져다 준 혜택이었다. 그 때 읽었던 명작들은 원작을 축소하여 연령에 맞게 출판된 책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기억 속에 그 때 그 명작들은 나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는 신비로움 그 자체였다. 그렇게 명작을 만난 내가 성인이 되어 다시 읽게 되고, 소장하게 되면서 그 의미는 달라졌다. 어린 시절 막연하게 동경했던 모험이야기가 이제는 삶의 방향이 되어주기도 하고, 내가 어떤 사람이 되어야겠구나 하는 새로운 인물을 그려내기도 한다..

 

시공주니어 네버랜드 클래식 39. 『2년간의 휴가』

표지에 그려진 너무나 낯익은 인물들의 이름과 배 한 척 그리고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를 보고 너무나 익숙한 모습에 주춤하는 것도 잠시 작가의 이름을 보는 순간 '아하!' 하며 반가움이 웃음이 절로 터져나왔다.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공상과학소설가 '쥘 베른'의 15소년 표류기의 또 다른 이름이었던 것이다.

 

뉴질랜드가 영국의 식민지였던 1860년, 15명의 소년이 여름 방학을 맞이해 떠난 여행길에 무인도에 표류하면서 머물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이다. 여덟살부터 열네살까지의 소년들이 무인도로 난파되어 구조되기 전까지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서로 다른 국적과 서로 다른 장단점그리고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열다섯명의 소년들이 2년동안 무인도에 표류되면서 살아가는 모습은 결코 단조롭거나 지루하지 않다. 우리에게 그런 시간조차 허용하지 않을 만큼 그들은 2년이라는 시간동안 끊임없이 공부하고, 배우고,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고, 내일을 향한 희망을 한시도 잃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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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의 휴가』는 다양한 성격과 문화를 가진 15명의 소년이 이야기의 중심에 있으며, 그 소년들을 이끌어가는 세 소년이 있다. 미국 국적을 가진 고든, 실용적 것을 중요하게 여기며, 규칙을 지키지 않는 아이들에게는 벌을 주는 엄격함으로, 첫 번째 대통령으로써 자신의 맡은 임무를 충실히 하였다, 단 융통성이 없다는 것이 흠이다.
브리앙은, 프랑스 국적을 가진 아이로 자유로운 사고방식에 용기와 지혜를 겸비했다. 위험한 일은 자신이 솔선수범으로 나서며 자신의 입장보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먼저 헤아릴 줄 알고 동생을 생각하는 형제애도 갖추고 있는, 가장 인기가 많은 인물이다.
도니편은, 영국 국적을 가진 소년으로, 영국적 특징을 그대로 가지고 있어 명예를 소중히 여기고, 자존심이 무척 강해서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되지 않으면 화를 곧잘 낸다. 그러나 한번 신의를 지키면 끝까지 지킬 줄 아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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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간의 휴가』는 단순히 무인도 표류기이며 15소년의 모험이라고 단정짓기는 너무나 미안한 작품이다. 2년의 시간동안 그들이 무인도라는 공간에서 작은 사회를 만들고, 사회를 운영하기 위해 지도자를 선정하고, 선배가 어린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치고, 계획표를 만들어 실천에 옮기면서 결코 시간을 헛되이 쓰지 않도록 스스로를 다독였다. 또한 자신들의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일을 하고, 동굴을 찾아 정찰을 나가기도 하고, 모두의 안전을 위해 동굴 주변을 탐색하며 끊임없이 삶과 투쟁하는 모습들에서 그들의 모험은 결코 가볍다 여길 수 없다.

"책이 있으니까 공부를 계속할 수 있을 거야.. 우리가 그 동안 배운 것과 앞으로 배워 나갈 것들을 동생들에게 가르쳐 주는 건 당연히 우리가 해야 할 몫이야."

"맞아. 우리가 이 섬을 떠나서 언젠가 가족을 다시 만났을때, 여기서 시간을 낭비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열심히 하자!"

서로를 보호자라고 여기는 그들은, 위험하고 불완전한 공간 속에서 살아가면서 언젠가는 집으로 돌아갈 것, 모두 안전하게 이 섬을 빠져나갈 것이라는 희망을 잃지 않는다. 섬을 빠져나가는 것이 지금 당장 그들 앞에 놓인 삶의 목표이지만, 그들의 삶은 그 이후에도 이어진다는 것을 그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들의 긍정적인 생각과 스스로 헤쳐나가려는 의지가 그들을 성장하는데 가장 큰 몫이 되어주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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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우리 마음대로 살고 싶은 것뿐이야. 솔직히 말하면, 우린 브리앙의 명령을 받으며 살고 싶지가 않아!"

"네가 그렇게도 날 비난하는 이유를 알고 싶은데, 도니편?"

"이유 같은 건 없어. 네가 우리의 지도자라는 것밖에는! 우린 이미 미국인을 지도자로 삼아서 그의 지배를 받아 봤잖아? 그런데 이젠 프랑스인이 우리에게 명령을 내리고 있다고! 앞으로 모코가 지도자로 뽑히지 말란 법도 없겠지 ……."     410쪽

도니편의 이탈은 모두에게 위기를 안겨준다. 섬은 안락함을 주기도 하지만, 언제 어디서 다가올지 모르는 위험을 감지하지 않으면 누군가의 희생을 불러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도니편은 지배를 받아온 민족이기에 또 다른 나라로부터 명령을 받아 수행하는 것을 매우 불쾌하게 여긴다.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여 지도자를 뽑는 것이지만, 도니펀은 그것을 용납하기엔 너무 어렸으며, 어렵게 찾은 자유를 다시 억압당하고 싶지 않는 국민성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소년들의 모험이야기 속에 들어간 국가간의 보이진 않는 기류를 느껴보는 것, 그리고 그들이 겪었던 역사의 한 장면을 찾아보는 기회를 전해준다.

"자크는 벌써 속죄했어, 안 그래? 자크는 우릴 위해 이미 몇번이나 위험을 무릅썼는지 몰라! 아! 브리앙, 위험을 감수해야 할 일이 있을 때마다 왜 네가 항상 동생을 앞장세웠는지 이제 알 것 같아. 왜 자크가 항상 헌신할 준비가 되어 있었는지도! 자크가 왜 안개 속에서 목숨을 걸고 크로스와 나를 찾아 나섰는지도! 그래! 우리 친구 자크, 우린 너를 이미 기꺼이 용서했어.  더이 상 네 잘못을 갚으려 애쓸 필요가 없어!"

모두가 자크를 둘러쌌다. 그리고 자크의 손을 잡았다. 그러자 자크의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더 큰 울음이 솟구쳐 올랐다.    494쪽

드디어 무인도에 내내 침울했던 자크의 진실이 벗겨진다. 15명의 소년들이 무인도에 표류하며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한 사건의 시작이 풀리는 순간이다. 자크의 진실 앞에 브리앙은 냉철해지고, 다른 소년들로부터 질타를 받게 될 자크를 걱정한 형 브리앙은, 자크가 용서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행동한다. 자크의 진실과 형의 마음 그리고 함께 시련을 이겨내는 소년들의 모습이 가슴 따뜻하게 전해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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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명의 어린 소년들은 체어맨에서의 생활을 어른이 된 나도 감탄할 만큼 잘 이끌어 간다. 자신들이 살아가야 할 공간인 동굴을 발견하고, 동굴을 안식처로 삼고 자리를 지정하고, 지도자를 뽑아 공동체 생활에 필요한 규칙을 정하고,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면서 앞으로 닥칠 위험에 대해 조금씩 대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연과 깃발을 만들어 세우고 구조를 기다리기도 하고, 섬을 둘러보며 위치와 위험도, 먹거리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공간들을 확보하는 등 스스로의 삶을 개척해 나가며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섬에 뜻밖의 손님이 찾아와,바짝 긴장감을 돌게 만들기도 하지만, 15명의 소년들은 그들의 방문에 당황스럽고 놀랍기도 하지만, 사람이 살았던 곳, 살 수 있는 곳이라는 희망을 안고 그들과의 마주함을 잘 극복해낸다. 누구나 경험할 수 없는, 위험한 순간에 좌절하지 않고 서로를 의지하며 2년여의 시간을 보낸 15명의 소년들을 보면서, 그들이 보여준 삶을 대하는 태도는 존경스럽기까지 한다. 절망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시간대신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고, 앞으로 닥칠 두려움보다는 내일을 살아가기 위한 그들의 노력은 가히 놀라울 정도였다. 개개인이 가진 능력을 발휘하고, 존중하면서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의 아이들은 삶을 어떻게 꾸려나갈까 궁금해지기도 하다.

어느 기숙 학교의 학생들이든 절대로 이런 상황에서 방학을 보내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나 모든 어린이들이 알고 있겠지만, 질서와 졀정, 용기만 있으면 아무리 위험하다 해도 헤쳐 나올 수 없는 어려움이란 없다. 특히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어린 조난자들이 생존을 위한 혹독한 경험과 시련을 통해 성숙했다는 점이다. 그들이 돌아왔을 때, 하급생들은 거의 상급생이 되어 있었고, 상급생들은 거의 어른이 다 되어 있었다.    601쪽

2년에 걸쳐 사회와 떨어져 고립된 생활을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서로를 믿고 힘을 합치는 협동심과 규칙을 정하고 그 규칙을 지키려고 하는 성의와 노력, 학교에서 배운 풍부한 지식과 지혜, 성실함, 지도자의 뛰어난 리더쉽 등 15명의 소년들은 모험만이 아닌, 협력하여 일어난 상황을  함께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무척 합리적이었다. 때론 내부적인 갈등으로 갈라지긴 했지만, 외부의 침입을 받자, 다시 단합하는 모습을 보려주며, 서로를 위해 마음의 문을 열었을 때는 감동이 되어 내게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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