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땅 - 지구를 이루는 물과 땅의 아름다운 형태들 I LOVE 그림책
크리스티 헤일 지음,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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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학창시절 지리가 무진장 어렵고 재미 없어더랬다. 그 영향때문인가 방향 감각도 없고, 지도 한장을 분석하는데도 한참이나 걸려야 하니, 남편과 연애시절 지도책을 펴고 여행다니던 때 남편이 몇번이나 차를 세우고 지도를 살펴봤을 정도이니, 나의 지리적 기본 지식은 완전 제로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의 지형과 기후에 대한 책이 참 좋다. 돌아서면 또 잊어버리고, 읽는 시간도 오래 걸리지만 새로 알아가는 그 과정만으로도 난 충분히 좋다. 출력에 문제가 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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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창고에서 새로 나온 『물과 땅』 은 지형에 대한 기초 지식이 없는 어른부터 땅을 밟고 물을 접해 본 어린 아이들까지 모두 함께 읽기에 딱 좋은 책이라 자신한다.

우리와 항상 살아가고 있는 물과 땅, 그들이 어떤 형태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불리는 이름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는 이에게도 전혀 모르는 이에게도 호기심이 작용하기엔 충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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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다녀온 곳임에도 매체에서 드론을 통해 그 지역을 촬영해 놓은 영상을 보면 다시금 놀라게 된다. 지면에서 바라본 모습과 하늘에서 펼쳐진 경치를 촬영한 모습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감탄을 불러일으키고, 다시금 그 곳을 방문하고픈 마음이 절로 생긴다.

다채롭게 펼쳐진 경치는, 그곳을 이루고 있는 자연 그대로의 경관이 자리하기에 우리의 눈과 마음을 움직인다.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지형들의 모습과 그 지형의 이름을 바르게 알 수 있는 기회, 오늘 한 번 만들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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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과 물, 황토색과 파란색으로 표현된 지형을, 지형의 형태로 잘라놓아 호수가 되었다가 한장을 넘기면서 자연스럽게 섬이 되는 방식으로 표현된 『물과 땅』 은 남녀노소 누구나 보아도 감탄할 만하다.

지형의 형태로 잘라놓고 서로 상반된 지형을 설명하는 센스에,

설명없이 지형의 이름과 그림만으로도 충분한 설명이 이루어지는 센스를 더하고,

단조로운 그림이 풍성하게 느껴지는 표현력으로 센스의 정점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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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자주 불리던 땅과 물의 형태의 차이점을 정확히 설명하기란 쉽지 않았는데, 이렇게 그림과 지형대로 잘라진 형태 표현으로 무엇이 다른지 눈으로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어 참 유익하다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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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형태와 땅의 형태에 대한 설명을 글로 다시 한 번 실어주어, 정확한 설명을 해 주고 있다. 그림만으로 살짝 아쉬움을 느끼는 어른들에게 글이 주는 보충설명은 정의에 대한 포만감을 안겨주기에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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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함께 익힌 『물과 땅』 의 지형이 세계 어느 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지를 세계 지도에 표시하여 깊이 들여다보는 재미를 더한다. 많은 글보다 간결한 그림과 새로운 표현법이 안겨준 『물과 땅』은 지구의 물과 땅의 형태를 살펴보고, 그 형태의 이름을 바로 알게 되는 좋은 기회를 안겨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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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와 함께 빵을 에프 그래픽 컬렉션
톰 골드 지음, 전하림 옮김 / F(에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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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을 타고 등교를 하던 중학교 시절, 오며가며 신문을 들고 있는 어른들을 자주 보았다. 많은 활자 속에 그려진 만평을 보면서 어린이 신문에 연재로 그려지는 만화가 어른들이 보는 신문에까지 실린다는 것이 처음엔 의아했다. 그런 내가 본격적으로 신문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한 컷에서 네 컷 사이의 만평이 주는 이미지는 꽤나 확실하고도 진지하게 각인됨을 확인할 수 있었고, 그것이 주는 파장 또한 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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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가 만난 카툰 모음집 『카프카와 함께 빵을』 이 영국 최고의 일간지 <가디언>에 연재된 카툰을 담은 책이다. 그 동안 신문에서 만난 만평이 사회와 정치의 민낯을 꼬집었다면, 『카프카와 함께 빵을』 은 책과 문학을 주제로 진지하고도 유머러스한 그리고 냉철한 시선을 담아내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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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생각과 그것만이 최선의 상상력이라고 자부했던 것을 한순간에 전환하는 톰 골드의 카툰은, 문학을 진지한 문학으로 여기며 그 속을 파헤치는데 심혈을 기울인 이들의 어깨를 아주 통쾌하게 치는 듯한 시원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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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팔린 책, 많은 이들에게 읽혀진 책들이 영상으로 만들어지면서 그 동안 책으로 읽지 못한 이들까지도 소비자로 이끌어내는 힘을 갖는다. 활자가 주었던 느낌과 영상이 주는 느낌은 엄연히 다른 것임을 알지만, 발전된 기술의 힘을 받은 영상은 책이 주는 상상을 이미지로 표현하는데 탁월하다. 그럼에도 난 책이 영상화하여 소비자를 만나는 문화 컨텐츠를 좋아하지 않는다. 문학만이 가진 고유성을 배우와 현실적인 공간의 활용이 깨뜨리는 경우가 꽤 자주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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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있는 곰은 귀엽고 앙증맞고 똑똑하기까지 하는, 관심의 대상자이다. 그러나 그가 이렇게 주목받는 것은 바로 책을 쓴 작가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진실보다는 보여지는 허상에 주목할 때가 있고, 내면 속에 담긴 메시지보다는 누구나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이슈에 초점을 맞추어 메시지를 덮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교양있는 곰 인형과의 인터뷰>를 보면서 우리가 보지 못한 것은 무엇일까를 곰곰히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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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한 권 만들어지까지의 과정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쉽게 생각해서도 안 될 일 중 하나이다. 책은 시대의 흐름과 사회 분위기, 대상 독자의 수준과 관심사까지도 고려해야만 세상에서 그 빛을 발휘할 수 있다. 그것을 묵묵히 해 내고 있는 것이 작가이고 출판업계에 몸담은 많은 이들이 지금껏 해 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들에 의해 많은 책들이 독자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카프카와 함께 빵을』 은, 짧은 컷에 그려진 단조로우면서도 깔끔하게 떨어지는 이미지로 독자의 마음을 한순간에 사로잡는 카툰의 힘을 제대로 맛본 느낌이다. 또한 작가 콤 골드가 가지고 있는 문학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기회와 책과 문학의 다양성이 가진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 되기에 충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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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밭에 숨은 보물 찾기 초등학생이 보는 지식정보그림책 21
박신영 지음 / 사계절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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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어릴 적엔 백과사전이 숙제부터 심심풀이용까지 활용되며 시간 떼우기에 좋은 책 중 하나였다. 그 때의 백과사전은 설명이 주를 이루고, 가끔 나오는 설명사진이 반갑기까지 했으며, 설명으로 부족한 것을 찾아볼 도구가 없었기에 짐작하는 것으로 그치기 일쑤였다.

세월이 흘러 두 아이를 키우면서 '세밀화'로 이루어진 도감을 만나게 되면서 식물 뿌리 하나까지 그려놓은 그림과 동물의 털 한올까지 그려진 그림을 보면서 마치 촉감이 느껴지듯 쓰다듬기를 반복했더랬다. 이젠 마치 살아있는 듯한 그림들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느껴질 만큼 다양한 책에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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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가 시작할 무렵, 벌겋게 달아오른 두 빰과 이마에 땀방울 맺혀가며 잠자리채 들고 아파트 뒷동산부터 캠핑장까지 종횡무진하던 아이들은 잡는 것보다는 보는 재미를 좋아할 나이만큼 자랐고, 세계가 '코로나 19'로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라 자연과 교감하는 시간도 마땅치 않은 지금, 너무나 행복한 책 한 권을 만날 수 있었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따듯해지는 책, 보는 것만으로도 자연의 포근함이 느껴지는책 『풀밭에 숨은 보물 찾기』 를 만나, 우리 가족은 무료함이 들 때마다 들춰보며 눈이 빠지도록 집중에 집중을 하며 보물 찾기에 여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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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 계절이 다가오면 산에는 나무들이 우거지고, 나무를 둘러싸고 있는 꽃나무에는 본연의 색을 입힌 꽃들이 피어나고, 그 곁으로 찾아든 곤충들과 동물들이 자기만의 시간에 빠져든다. 새싹과 낙엽 그리고 바람에 곤충들의 날개짓에 찢겨져간 나뭇잎들이 한 공간 속에서 어우러진 모습들이 자연이고, 우리가 자연 속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 바로 인위적으로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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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밭에 숨은 보물 찾기』 는 자연의 한 장면 한 장면을 담는다. 그리고 그 곁으로 마치 시낭송을 하듯 읊어가는 글에서 음이 느껴지고, 살랑살랑 바람이 일어 마음을 흔들어놓는 듯한 즐거움이 느껴진다.

앗! 지친 애벌레를 살펴보다 개미집을 밟았어요.

개미집은 어디에 있나요?

부지런한 개미들이 무너진 집을 고칠 거예요.

미안한 마음에 개미집 근처에 내가 먹던 곡식 모양 과자를 뿌려 주었어요.

"미안해, 개미들아. 대신 과자를 줄게."

개미들이 잘 찾을수 있겠죠.

풀밭에 숨은 보물 찾기. 13쪽

"귀여운 물고기들아,

우리가 간 다음에는 작은 돌집에 와서 쉬렴.

놀라게 해서 미안해. 안녕."

풀밭에 숨은 보물 찾기. 15쪽

도토리를 숨기는다람쥐처럼

숲에서 주운 도토리를 나뭇잎 사이에 숨겨 놓았어요.

언젠가 싹이 나서 나무가 될지도 몰라요.

풀밭에 숨은 보물 찾기. 19쪽

산책을 나온 작은 아이가 손에 들고 있던 장난감들을 숲에 떨어뜨린다. 작은 인형부터 유리구슬까지, 쌓인 나뭇잎 사이에 떨어진 나뭇가지 위를 살피며 자연과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간다. 스쳐지나면 보지 못했을 겹겹이 쌓인 자연을 주머니 속에 들었던 장난감을 찾으러 다가가기 시작했지만, 결국은 자연이 주는 향과 멋스러움, 그 곳에 살고 있는 많은 생명들에 마음이 쏠려 사과할 일도 고마운 일도 다음에 찾아오겠다는 약속의 말도 점점 늘어만 간다.

자연의 모습과 다정한 글 그리고 자연 속에 숨겨진 장난감과 자연속 생명들을 찾아가는 함께 찾아보는 보물 찾기가 『풀밭에 숨은 보물 찾기』 의 중심이며, 자연을 좀 더 가까이 다가가 우리의 시선을 한번에 빼앗아버리는 힘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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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연과 더불어 살고 있지만, 눈에 보이는 자연의 변화만으로 자연을 잘 아는 것처럼 행동한다. 땅으로 떨어진 작은 나뭇가지 하나도 새들에겐 안전하고 따스한보금자리가 되고, 동물들의 겨울 이불이 되기도 하며, 우리 아이들의 놀이감이 되어 숲이 주는 재미를 안기기도 한다.

『풀밭에 숨은 보물 찾기』는 세밀화와 보물 찾기로 이야기를 끝내지 않는다. 숲을 이루는 나무와 꽃들의 작은 요소하나까지도 귀하게 여기는 그 마음을 그대로 담아 우리들에게 차근차근 알려주고, 그들의 모습이 어떻게 다른지 그림으로 자세히 알려준다. 식물에 대한 상식이 없어도, 그림을 보고 설명을 보면서 잠깐이라도 자연과 교감을 나누는 시간을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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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밭에 숨겨진 보물을 찾는 여정을 따라가면서 나도 모르게 곤충의 이름을 한 번 더 부르게 되고, 앞모습에 익숙했던 나에게 옆모습 뒷모습까지 보여주는 곤충들을 만나면서 자연과 동심이 참 많이도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보고 있음 절로 웃음이 지어지고, 작은 변화에도 꺄르르 넘어갈 듯 웃어제끼는 아이들처럼 기온의 변화에 색을 바꾸고, 바람이 불면 서로의 몸을 부딪히며 재미있다고 한참동안 온 몸을 떨어댄다.

우리의 누리는 자연 속에 담긴 보물 찾기, 우리는 무얼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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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경이 2020-07-26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신영입니다 소중한 리뷰 감사합니다

비니의화원 2020-08-02 21:42   좋아요 0 | URL
작가님의 댓글에 너무나 행복한 밤입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기적을 만드는 소녀 - 제4회 NO. 1 마시멜로 픽션 수상작 마시멜로 픽션
이윤주 지음, 이지은 그림 / 고릴라박스(비룡소)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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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소에서 해마다 '걸스 심사위원단'을 선정해서 새로운 책을 세상에 보내고 있다. 2019년에 선정된 걸스 심사위원단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책이 드디어 내 손에 도착했다. 우리집 첫째 소녀가 2016년 제 1기 걸스 심사위원단으로 활동한 뒤로, 꾸준하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해마다 "마시멜로 픽션 수상작"을 읽으면서 어떠한 이야기들이 토론장을 오고갔을까 짐작해 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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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기 걸스 심사위원단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기적을 만드는 소녀』 은 현실과 SF의 판타지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SNS의 세계까지 곁들여져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기에 충분한 요소를 갖추고 있다.

기적을 만드는 소녀 오로나는, 기적처럼 세상에 태어나 건강을 위해 꾸준하게 단련한 검도가 취미이자 특기이다. 로나는 인터넷 생방송 사이트에서 '금요일의 불시착'이라는 이름의 개인 방송을 하며 외계인, 유에프오의 존재에 대한 풀리지 않는 의문에 대한 진실을 찾아가는 중이다.

로나는, 공사가 중단된 공사 현장 7구역의 구덩이에 빠져 의식을 잃은 채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힘들게 깨어난 로나의 몸에는 '라솔라'라는 형체가 없이 에너지로 존재하는 외계인이 들어가게 되었고, 로나는 라솔라와 텔레파시로 환청처럼 서로의 생각을 나누게 된다. 로나는 갑자기 사라진 엄마와 그 날밤 7구역 하늘위로 떠오른 비행물체 그리고 라솔라까지 외계인에 대한 확신과 서로가 가진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 촌각을 곤두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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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프 종족들은 지구를 떠날 거야. 더 이상 이곳은 안전하지 않아.'

라솔라가 로나에게 계속 텔레파시를 보냈지만 로나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것처럼 앞만 보고 걸어갔다.

'로나! 멈춰!

라솔라가 소리쳤다.

"너희는 우주 어디든 갈 수 있을지 몰라도 지구인들은 그렇지 못해! 그러니 맞서는 수밖에. 넌 평생 벌벌 떨면서 도망자처럼 지내! 지구가 어떻게 되든 상관 말고, 비겁한 외계인! 내 몸에서 당장 나가 버려!'

로나가 씩씩거렸다. 라솔라의 에너지가 파르르 떨리는 느낌이 들었다.

'라솔라 공주!'

실비안이 잠시 망설이는가 싶더니 조심스레 텔레파시를 보내왔다.

'나도 지구에 남고 싶어요."

동시에 로나의 팔이 뜨끈해지는가 싶더니 이내 다리가 뜨거워졌다. 라솔라가 할 말을 찾지 못해 안절부절못하며 로나의 몸을 돌아다니고 있는 것 같았다.

기적을 만드는 소녀. 86쪽

로나는 갑자기 사라진 엄마와 라솔라의 존재로 외계인에 대한 확신과 함께 주위 친구들의 변화 또한 연관이 있음을 서서히 알아가게 된다. 친구에 대한 미움과 욕심이 친구를 해치게 되고, 친구를 향한 죄책감이 커지면서 자신을 잃어가는 모습 또한 부자연스럽다는 것을 감지한다.

지구인은 선과 악의 마음을 함께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지구인들은 선한 마음으로 살아가려고 한다. 악한 마음을 품으면 다른 사람이 상처 받거나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바꾸어 말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상처 받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또다른 이유는 죄책감 때문이다. 죄책감은 스스로가 부끄러워지면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것이다. 이것은 지구인들에게 있는 독특한 마음씨다. 나쁜 말이나 행동을 한 후 죄책감이 들면 지구인들은 괴로움을 느낀다.

기적을 만드는 소녀. 125쪽

지구를 빼앗기 위해 지구인들의 마음을 조정하며 병들고 상처주며 소멸시키고자 하는 이들의 소행은, 전자기기에 지나친 중독을 가진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아이들의 마음을 현혹시키고자 하는 마스커의 지시임이 밝혀진다. 로나는 가장 믿었던 아빠와 친구 휘가 마스커의 유혹에 넘어가 지시를 받아 친구들에게 미움과 배신 그리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나 그것이 모두 사라진 엄마를 찾기 위한 아빠의 절실함에서 일어났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로나의 혼란은 더욱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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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사라진 날 7구역에 뜬 비행물체는 '더블유 함'으로 마스커의 우주 함선이다. 마스커는 아름답게 보존된 행성을 수집하기 위해 행성에 살고 있는 생명체들이 스스로 소멸하도록 조정한다. 로나의 몸에 들어가 있는 '라솔라'가 살던 이프 행성또한 마스커의 손에 의해 수집되었고, 라솔라는 소멸되지 않기 위해 도망나오게 되었다고 로나에게 이야기한다. 태양의 에너지를 듬뿍 받은 황금빛 행성, 지구보다 작지만 행복으로 가득했던 곳 이프 행성의 라솔라는 로나의 탄생의 순간을 함께 한, 지구인에게 기적을 믿게 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라솔라의 에너지를 받아 태어났기에 로나의 몸에서 라솔라가 함께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때였다. 갑자기 휘의 바지 뒷주머니에 꽂혀 있는 휴대폰에서 소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지지지직 지지지직, 기분 나쁜 소리가 계속 울려 댔다. 잠시 뒤 휘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눈동자는 끝이 뾰족한 초승달처럼 구부러졌다.

'휘가 최면에 걸리고 있어!'

라솔라가 다급하게 텔레파시를 보냈다.

"모두 마음을 단속하지 못한 그대들의 잘못.”

휘가 낮고 음산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오로나, 네가 이런다고 아이들이 달라지지 않는다. 아름다운 지구는 우리의 것. 방해하는 모든 인간은 사라지게 된다."

"이런 나쁜 녀석! 네가 납치한 남자아이는 어디로 보낸 거야? 어서 말해!”

로나가 휘의 멱살을 다시 잡았다. 휘가 안간힘을 쓰며 로나한테서 벗어나려고 했다.

"마스커는 납치하지 않는다. 인간들이 제 발로 따라왔을 뿐."

기적을 만드는 소녀. 117쪽

기계의 발전이 기계의 노예가 되는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는 요즘, 우리 아이들의 손에는 전자기기가 너무나 당연스럽게 들려있고, 그것을 이용한 다양한 활동들을 하게 되면서 편리함이 중독이라는 병을 일으키게도 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이 아닌 기계와의 일방적 소통이 이루어지면서 관계의 어려움이 경험하게 되고, 상대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아닌 나의 감정에 치우치게 되는 현상을 불러온다. 우리 아이들의 그 마음을 이용해 다가온 '더블유 함'의 마스커. 마스커의 지시에 따르게 되는 수많은 아이들. 그들에게 씌워진 마스커의 최면은 과연 풀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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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을 잡고 하늘을 날아오르는 소녀의 모습에서 정의를 찾아가기 위한 검객의 모습을 상상했다. 행성에서 온 외계인 '라솔라'의 에너지를 받아 검으로 지구를 지켜가는 용기있는 소녀 로나의 이야기는 상상을 초월함과 동시에 마음을 단속하지 못했을 때 벌어질 수많은 일들이 아찔하게 여겨진다.

기적으로 태어난 소녀와 에너지로 존재하는 외계인의 존재 그리고 아름다운 행성을 수집하기 위해 나선 외계인과 주파수를 이용해 지구인의 마음을 흔들어놓는 보이지 않는 이의 지시까지 그 어느 것도 예상치 못하였다. 현실과 새로운 발상이 만들어낸 『기적을 만드는 소녀』 , 소녀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이야기임을 확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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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플래닛 - 그림으로 보는 지구별 패션 100년사 I LOVE 그림책
나타샤 슬리 지음, 신시아 키틀러 그림, 전하림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6월
평점 :
절판




나는 패션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유행하는 옷을 사지도 않고, 유행하는 옷차림이 부담스러워 보이기도 하는 패션에 대해서는 '꽝'인 사람에 가까운 사람이다. 다만 자신의 체형에 맞게 옷을 잘 입는 모습을 부러움으로 또는 존경을 담은 눈빛으로 바라보는, 패션을 따라가는 이들보다는 자기만의 패션을 찾는 것에 점수를 후하게 주는 편이다.

패션에 '꽝'인 나에게 온 『패션 플래닛』 은 "그림으로 보는 지구별 패션 100년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그림책으로, 시대별로 변화되는 패션과 패션이 그 시대를 이끌 수 있었던 배경을 알 수 있도록 간단하면서도 꽤 깊게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패션의 현장을 찾아가는 『패션 플래닛』. 시대와 장소를 여행하듯 떠나는 패션 100년사, 생각만으로도 설레고 패션이 만들어지는 그 시대와 그 장소를 간다는 것만으로도 흥분하기에 충분한 요소가 된다.



'패션'에 1도 모르는 내가 책장을 넘기면서 혼자 흥분을 했다면 믿겨질까. 그 동안 다양한 매체를 통해 만난 패션들이 『패션 플래닛』 한 권에 모두 담겨있다니, 시대를 하나 만날 때마다, 장소를 이동할 때마다 반갑고 놀라지 않을 수가 있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의 드레스부터 40년 전의 어깨뽕 정장까지, 지금까지도 여전히 입혀지고 있으며, 약간의 변형으로 새로운 패션을 낳고 있다는 것이 나를 흥분하게 만든다.



유행은 돌고 돈다고, 지금 당장 입지 않은 옷이라도 보관하고 있으면 몇 년 뒤에 다시 입게 될 거라는 패션니스트들이 한 말이 결코 틀린 말이 아니라는 것을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시간이 되었다. 시대의 암울함과 부의 축적 그리고 삶의 의미의 변화가 패션의 변화로 그대로 이어진다는 것 또한 흥미로움을 안겨 주었다. 내가 알고 있던 프리다 칼로의 멕시코 의상과 존트라볼타의 의상 그리고 힙합 음악과 함께 유행한 힙합 스타일의 의상과 현재 다양한 무늬로 출시되고 있는 레깅스까지 긴 세월동안 변화되어 온 패션과 지금의 패션과 비교하는 또 다른 재미를 안겨 준다.




『패션 플래닛』 지구별 패션 100년사를 담은 책인 만큼, 시대별 패션의 특징과 신발과 용어 정리를 해 두었다. 또한 책 속에 숨겨진 패션과 더불어 함께 했던 삶의 모습들을 찾아보는 코너를 마련하여 끝까지 흥미를 늦추지 않는다.

패션은 돌고 도는 법, 『패션 플래닛』 을 통해 지구별 패션 100년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영광을 누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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