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보이고 싶은 날
강심옥 외 24명 지음, 김민희 외 20명 그림 / 북극곰 / 2017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는 노래이다.

시는 마음의 표현이다.

시는 짧은 글이 주는 긴 여운이다.

시는 잔잔한 돌 하나 준비하라 한다.

시는 누구나 시인으로 만들어주는 관대함을 가진다.

몇해 전, 곡성 할머니들의 시를 읽고 한참동안 마음 속을 맴돌아 먹먹했던 기억이 있다.

나의 친정엄마 같고, 나의 언니 같고, 나의 친구 같아서 울었고,

내가 알지 못했던 그 시대를 겪어왼 그들의 고통과 애절함, 그리움이 느껴져 울었다.

할머니들의 글은 꾸밈이 없어서 시의 깊이를 알지 못하는 내가 읽어도

그들의 감정을 그대로 읽어낼 수 있고 같이 느낄 수 있었다.

이것이 글이 주는 힘인 것이다.


 

 

 

몇 문장만으로 겪은 인생 단막을 이해하는 것은 지나친 오류이지만,

시 속에 담긴 인생의 한 장면을 함께 나누고 공감하며 웃었다가 울었다가 그리워하다가 속상해할 수 있다는 것은

시가 주는 힘이고, 시만이 주는 매력이라 할 수 있다.


할머니의 뒤를 이어 어린이들이 시와 그림을 엮어낸 『잘 보이고 싶은 날』은

애잔함이 들어 한참 들여다보고 또다시 돌아가 읽으며 아이들의 그 마음을 들여다보았다.

꾸밈없는 아이들의 표현에 당황스러웠고, 아이들의 깊은 마음에 미안하고감사했으며, 철부지 아이들의 시선에 순수한 미소가 나를 찾아왔다. 그래서 따뜻하고 그냥 좋았다.


 


 

시는 노래한다.

자연을 벗삼아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을 노래하고,

우리들 마음에 흐르는 여러 모양의 감정들을 때로는 잔잔하게 때로는 쏟아내듯 노래한다.


곡성 아이들이 마음을 털어내듯 노래한 여러편의 시와 그림을 감상하면서

우리 아이들과 낭송하며

또래 친구들이 가진 감정은 무엇인지 나누면서

곡성 아이들이 쓴 제목을 빌어와 똑같은 제목의 나의 이야기를

시로 표현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아이들의 마음이 짧은 글 속에 그대로 표현되어 있어

읽은 동안 살포시 미소가 지어지기도 하고

아이의 마음을 온전히 보듬어주지 못한 건 아니었을까

하는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글은 함께 나누어야 제맛이다.

읽고 생각하고 나누고

서로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보아주고

공감해주었을 때

글은 또 다른 주인을 찾아 살포시 내려앉는 것 같다.

 

 

 

 

 

​그림을 감싸고 있는 꽃송이와 나뭇잎이 그림을 지켜주는 모양새가

아이들의 순수함을 지켜주겠다는 따뜻한 마음인 것 같아 참 좋았다.

시와 함께 나란히 올려진 그림은

자신의 얼굴을 그린 자화상과

자연에서 자주 만나는 새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들이 그려져 있다.

아이들의 자화상에서 거울이나 사진을 보며 자신을 그려나간

어설프고 낯선 느낌이 그대로 전해져 한 장 한 장 넘기며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아이들의 작품을 엮은 김선자 선생님은

곡성 교육지원청 순회사서이며 길작은도서관 관장님이시다.

도서관에서 다문화 아이들과 함께 독서동아리를 이끌어가며

닫혀진 아이들의 마음을 열어놓는 기회를 만들어주셨으며,

아이들이 책이란 매체를 통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순간을 책으로 엮어내셨다.


심심산골 문화 혜택이 결핍된 지역에서

아이들에게 새로운 방식의 교육과 그들이 자유롭게 자신을표현하고

마음을 들여다보도록 곁에서 지켜봐주신

그의 용기와 끈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의 마음만큼 손길만큼 아이들은 성장했고,

아이들이 독서동아리 활동을 긍정의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고

긍정의 싹은,

그들이 성장하는데 토양이 되고 영양분이 되어

건강하게 자라도록 도울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 읽는 동안 따스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깨비가 슬금슬금 북극곰 이야기꽃 시리즈 1
이가을 지음 / 북극곰 / 201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의 옛이야기 속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인물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바로 도깨비이다. 본 사람도 딱히 없는데 보았다고 하고, 옛날 옛적 간날 갓적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다하고, 들은 사람도 없는데 할머니의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라 하고, 전해준 이도 없는데 옛날 옛적부터 전해 내려왔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하는 인물이지만 우리의 옛이야기에 도깨비가 빠지면 이야기는 신명이 안 나고 맹숭맹숭한 것이 크림 붕어빵을 먹고 난 뒤에 달짝지근하고 알맹이가 씹히는 팥이 그리워지듯 허전함으로 다시 팥 붕어빵을 찾게 되듯 이야기의 허기가 진다. 우리 입에 척척 붙는 것이 도깨비만의 요런 매력을 가진 건 아닌가 싶다.

 

아이와 이야기책을 통해 만나는 도깨비는 아이의 가장 친밀한 이야기 주인공이 되고 친구가 된다.

큰 아이에게는 두 돌이 지날 무렵부터 한 동안 늘 함께 하는, 보이지 않는 친구가 있었다. 이름은 괴물. 일반적으로 우리에게 연상되는 괴물은 무섭고 험상궂고, 악의 무리인데 아이에게 괴물은 다정했다. 간식 먹을 때 옆에 앉아주고, 떨어질 것 같은 곰 인형을 잡아주고, 떨어진 포크를 집어주며, 먹기 싫은 시금치도 나누어 먹어주고, 잠잘 때 옆자리에 누워 체온도 나누어주는, 책 속에서 만난 도깨비가 아이에겐 괴물이란 또 다른 이름으로 아이만의 이야기 속 주인공으로 재탄생하여 곁에 머물러 있었던 거 같다.

 

아이의 입에서 나온 괴물이란 이름을 듣고 토순이는, 살구는 어때?”라고 권유하자, 이름을 바꿀 수는 없단다. 그 친구 이름이니까. 어른의 고정관념으로 이름 바꾸기를 강요했다면 13살 된 우리 아이의 기억 속에 괴물은 금세 지워졌을 텐데 아직까지 동생에게 나의 첫 친구는 괴물이었다고 얘기하는걸 보면 그 때 아이의 친구로 받아들인 것이 엄마로서, 어른으로서 참 잘 한 일이란 생각이 문득 든다.

 

이가을 작가님의 도깨비가 슬금슬금를 읽으면서 우리가 왜 도깨비를 친근하게 생각하고 신명을 주는 대상으로 생각하는지 이유를 나름 분석해 보았다.

 

하나, 도깨비는 함께 사는 집의 주인을 닮아 있다.

하나만 기억하는 돌쇠의 도깨비는 하나밖에 몰라 돌쇠가 기억한 것, 그것 하나만으로 집안을 채워주고, 대장장이 아저씨네 도깨비는 주인을 닮아 솜씨 좋고 마음씨 좋아 마을 사람들의 일손을 거들어주고 항상 신명나고, 수다쟁이 할멈네 도깨비는 와글와글 수다를 해야만 직성이 풀리니 이말 저말 듣느라 해 가는지 모른다. 도깨비의 천성인지 아닌지 도깨비가 머물게 된 집 주인과 너무나 닮아있는 모습이 신기하고 재미진 것은 어찌할 방도가 없다.

 

, 도깨비는 한 치 앞을 못 본다.

인간이 되고자 하는 맘이 간절한 물 도깨비는 친구 도깨비가 주는 정보에 따라 인간 세상의 이 곳 저 곳을 다니며 하나 둘 물건을 주워오기 시작한다. 그러나 마지막에 하나, 인간이 되기 위해선 주운 물건을 두 배로 돌려줘야 한다는 것. 에고 이를 어쩔까요.

소원 들어주는 도깨비는 사람들의 하소연을 듣고는 무조건 뚝딱! 한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 한 번 더 생각하고 깊이 생각하고도 없다. 들으면 바로 뚝딱! 한 치 앞도 못 보고 사는 우리와 도깨비. 다를게 뭐가 있을까 싶다.

 

, 도깨비는 사람의 거울이다.

농부들의 일손이 되어주는 대장장이의 부지런함은 도깨비에게 고스란히 옮겨가 힘없는 할머니의 호미가 되어 밭을 메어주고, 가난한 나무꾼의 도끼가 되어 가족들 배부르게 먹을 수 있도록 나무를 베게 해 주니, 대장장이의 솜씨는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신바람을 나게 해 준다.

작은 티 하나, 불씨 하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고 깨어버리는 옹기장이의 대쪽 같은 장인정신. 그의 집에 사는 도깨비는 앞뒤 재지 않고 옹기장이만 없으면 옹기를 던져 와장창 깨어버리기 일쑤. 주인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지 알고 싶으면 그 집 도깨비를 보면 한 눈에 알 수 있다는 것, 도깨비는 주인이 하는 그대로 따라하는 거울이 아니고 뭐란 말인가.

 

, 개성이 넘쳐 이야기마다 재미지다.

도깨비는 태생도 모습도 능력도 모두 다르다. 그들은 자기가 가진 재주를 가지고 인간 세계로 내려와 짓궂게도 하고 얼렁뚱땅 골탕 먹이기도 하고, 힘든 인간들의 고됨을 위로해주기도 하며 시름을 잊게 도와준다. 어리석은 도깨비를 만나면 내가 조금 나은 것 같다는 용기가 되고, 힘든 이를 도와주는 도깨비를 만나면 열심히 살면 언제가 나에게도 도깨비가 찾아올 거라는 희망이생기고, 욕심으로 가득 찬 인간을 혼내줄 때면 그 동안 쌓였던 나의 억울함을 달래주는 것 같아 위로가 된다. 제각각 다른 곳에서 시도때도 없이 인간 세계로 출장나오는 도깨비는 우리에게 과거의 슬픔을 잊게 하는 힘이 있고, 현실의 고됨을 이겨내는 힘을 주며, 내일을 살아갈 힘을 주며 함께 한다. 어리숙해도 잘나도 밉상이어도 우리가 도깨비를 좋아하는 이유, 이보다 충분한 것은 없다고 본다

 

 

도깨비’가 모르는 것이 있다. 우리에게 그들의 삶이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음을 말이다. 그들의 욕심으로 혹부리 영감의 혹이 떨어지고(혹부리영감님), 세경 못 받은 노비 소원 들어주느라 부잣집 앞마당에 똥벼락이 내려지고(똥벼락/조혜란글/사계절), 돈 서푼 빌려가고 날마다 서푼 갚느라 마을에 내려오고(깜빡깜빡 도깨비/권문희/사계절), 도깨비 옷을 손에 넣게 된 나무꾼이 도깨비 옷 입고 이 집 저 집 세간살이 훔치다가 대장간 불씨에 도깨비 옷이 구멍 나면서 탄로나 묻매맞는 이야기(도깨비옷에 구멍이 뽕/박영란/삼성), 도깨비는 지금쯤 다 잊었을 테지만 우리는 할머니에서 할머니로, 할머니가 어머니에게로, 어머니가 나에게로, 내가 내 아이에게로 전해주며 웃고 울고 박수치며 통쾌해 하고 안타까워하며 어리석다 흉보고, 은혜를 아는 맘씨 착한 도깨비라고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아직까지 모르고 있겠지. 그러니 오늘도 내일도 우리 아이가 부모가 되는 그 날까지도 도깨비 이야기는 세상을 흘러 다니겠지. 얼쑤~ 신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롤러 걸 - 2016 뉴베리 명예상 수상작 비룡소 그래픽노블
빅토리아 제이미슨 지음, 노은정 옮김 / 비룡소 / 2016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등학교 5학년 무렵, 조용하던 우리 마을에 비닐하우스를 닮은, 커다란 타원형 모양의 건물이 지어지더니

어느 날부터 마을이 떠나갈 듯 음악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궁금증이 생긴 우리에게 외삼촌 가게에 놀러 가자고, 가면 분명 재미있을 거라는 친구의 권유에 

우리는 못 이기는 척 첫발을 내디딘 곳이 바로 롤러스케이트장이었다.

마을에 처음 생긴 롤러장은 언니 오빠들을 비롯하여 우리 또래 아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롤러스케이트를 탄다는 것보다 다들 첨이라 바퀴를 굴리는 것만으로도 흥이 나서는

귀가 멍멍하게 들려오는 음악을 따라 부르고,

조금 익숙해졌다는 자신감에 속도를 붙였다가는 꽈당, 여기저기서 비명소리가 들려온다.

그래도 좋았다. 난간 잡고 바퀴를 따라가기에 급급하던  초보에서 라인을 따라 움직이게 되기까지

우리는 어제보다는 몇 번 덜 넘어졌다는 만족감에 꽤나 잘 타는 듯 폼을 잡았던 때가

비룡소에서 출판된『롤러 걸』작품을 읽으면서 새삼 떠올라 피식 웃음이 터져 나왔다.

                                              

서로를 절친이라 믿고 있는 니콜과 애스트리드.

둘은 성격부터 좋아하는 것, 말하는 방식까지 너무나 다르다.

단정하고 조심스러운 행동의 니콜과 하나로 질끈 묶은 머리와 편한 무채색 옷차림을 한 애스트리드.

서로의 취향과 모양새는 다르지만 서로를 향하고 있는 마음만은 절친이다.

 

엄마의 권유로 처음 가본 롤러장에서 애스트리드는

경기의 매력과 선수들의 열정에 마음이 빼앗겨 주니어 롤러 더비 캠프에 참여하여 롤러 걸이 되겠다고 마음먹는다.

니콜은 발레 캠프에 참여하고 싶다는 이유로 애스트리드의 부탁을 거절하며, 

자기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지도  들어주지도 않는 애스트리드에게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는 한편,

자신을 괴롭히는 레이첼과 절친 니콜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본 애스트리드는

"어쩌면 나는 정말로 전쟁터에 나가려는 건지도 몰라. 그것도 혼자서."라고 표현할 만큼

니콜의 빈자리가 너무나 컸으며, 이제는 정말 혼자라는 생각에

앞으로 닥칠 모든 일들이 전쟁과도 같다고 느껴졌다.

 

애스트리드는, 엄마에게  니콜 없이 혼자 캠프에 참여한다는 것을 비밀로 한 채

연습장에서 집까지 걸어오는 수고를 겪으면서도 자신의 선택에 끝까지 책임을 진다.

처음 롤러를 신은 애스트리드는 탄다기보다는 넘어진다고 표현할 만큼 초보다운 모습에

온몸에 멍이 들고 물집이 잡히지만

그녀는 캠프를 그만 두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롤러 걸이 되겠다고 마음먹게 한 롤모델에게 쪽지를 남기는 용기로 혼자만의 싸움을 극복해 나가려 애를 쓴다.  

                                       

사춘기는 열병과 같다고 누가 했을까.

시간이 지나야 열이 내려가듯 시간이 지나야 어둡기만 했던 사춘기라는 터널을 지날 수 있다.

애스트리드는 지금 너무 힘들다.

절친이라고 믿었던 니콜과는 어색한 사이가 되어 세상에서 제일 미운 친구가 되었고

캠프에서 만난, 그녀의 자유로움과 당당함이 맘에 들어 친구가 될 수 있겠다는 믿음으로 마음을 열었던

조이와는 대회에서 애스트리드가 너무나 맡고 싶었던 재머의 자리를 그녀에게 내어주어야 했을 때

진심으로 축하해 주지 못해 서로의 마음에 깊은 골이 생기고 만다.

 

아이도 어른도 '친구'라는 다정한 말 아래에 참 많은 상처를 받는 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노력하고 또 노력해 보지만 자기 맘처럼 잘 되지 않는 게 사람 관계인 듯 싶다.

애스트리드를 보면서 우리집의 13살 소녀를 보는 것 같아 더 많이 맘이 아팠다.

축구를 좋아하고, 폭염주의보가 내린 날에도 친구들과 어울려 운동장에서 놀다가 교감선생님의 지시 아래 집으로 돌아오는,

맘은 여리고 감정선이 풍부한데도 불구하고 말이 예쁘게 나가지 않아 적잖은 오해를 사기도 하고

똑부러진다는 긍정적인 시선과 말이 너무 세다는 부정적인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아이다.

 

우리 집 소녀로 인해 참 많이 속상했고 힘들었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아이도 크고 나도 엄마로서 조금씩 다져지면서 내 아이를 내 맘에 들고 사회가 원하는 아이로 키우려는 것은

나의 욕심이지, 아이가 진정으로 원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아이가 고민을 풀어놨을 때 들어주고 다독여주고 상대의 입장에 대해 얘기하면서

스스로 해결해가기까지 기다려주기로 했다.

지금은 우리 집 소녀에게 절친 삼총사가 생겨서 활짝 웃으면서 학교 생활을 하며

리더가 되어 책임있는 행동으로 나아가고 있어

부모의 자리는 기다림의 의자에 앉아 있는 것임을 새삼 깨달아가고 있다.

​     

애스트리드의 마음은 텅 빈 것 같다.

힘든 과정에서 곁을 지켜줄 니콜이 없고,

조이에게서 들은 "너만의 특별한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답은 하지 못한다.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꼭 특별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누군가와 나는 다름을 알 수 있는

나만의 무언가가 있다는 것은 황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이 꼭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특별한 것이 아니더라도 말이다.

애스트리드는 조이를 만나면서 자신을 들여다보는 계기를 마련한다.

조이의 말에 바로 대답을 하지 못해 속상하고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생기기도 하겠지만,

이 계기를 통해 "나만의 특별한 것"을 찾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진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이 부분을 읽으면서 무엇을 생각했을까 하는 생각에 물었더니

13살 소녀는, 발표 잘 하는 아이?  운동 잘 하는 아이? 라고 하며

10살 소녀는, 발표 잘 하는 아이? 배려 잘 하는 아이? 라고 한다.

그 무엇이 되었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있다는 것에 나는 너무 감사했다.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그 맘에 감사할 뿐이다.


 

 

애스트리드는 바퀴를 따라 롤러 스케이트를 타는 완전한 초보생이었다.

코치의 가르침이 귀로는 들리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는. 그러나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

멍과 물집을 받아들이고 소리를 지르며 겁을 표현하면서도

단한번도 그만두겠다고 하지 않는 악바리 기질과

자신이 원한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하는 끈기,

또한 깨지고 넘어져도 넘어졌을 때 웅크린 자세가 되었다는 긍정의 에너지.

이것이 바로 애스트리드의 매력이며 아슬아슬한 순간을 넘기고 살아난 상쾌한 기분을 맛본 그 순간

애스트리드는 스스로 다음 도전을 기약한다.

내가 애스트리드 소녀에게 반하는 순간이었다.

 


『롤러 걸』그녀는 그녀다웠다.

몇번의 넘어짐과 나아질 것 같지 않은 실력으로 의기소침해진 캠프 친구 조이를 위해,

조이가 제일 좋아하는 휴잭맨 가면을 관중들에게 나눠주고,

자신의 롤모델이 되어준 롤러 더비에게 조이의 더비 명을 알려주어 힘을 실어준다.


대회 마지막까지 그녀는 그녀다움을 잊지 않는다.

실력으로는 한참 모자라지만 팀을 위해 자신을 위해 과감히 몸을 맡길 수 있는 용기

그것이 있었기에 그녀는 팀을 우승으로 이끌 수 있었고,

엄마의 응원과 니콜의 꽃다발 그리고 롤모델 레인보우 바이트와 사인을 주고받는 행복한 순간을 맞이한다.

- 괜히 겁먹고 도망치지 마. 적극적으로 덤벼. ~ 왜냐하면, 인생에서 가장 좋은 것들은 싸워서 얻을 가치가 있거든. 190쪽

레인보우 바이트가 애스트리드에게 쓴 쪽지에 있는 말이다.

롤러 스케이트를 타기 시작하면서 찾아온 외로움에서 스스로를 건져낼 수 있는 용기있는 소녀로 만들어주는 말이며,

책을 읽는 우리 모두에게 작가가 말하고 싶은 메시지는 아닐까 싶다.

 

사춘기를 맞이하는 아이들이 가장 힘든 것이 자기도 잘 모르는 감정에 휘말리고

빠져나오려고 애를 쓸면 쓸수록 일이 꼬여 가까운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다.

친구와의 오해와 서운함이 미움으로 변하는 과정

친구라는 이름으로 일방적이면 서로에게 상처가 되며 나와 다름을 인정해 가는 과정

못하지만 하려고 애쓰면 나 자신에게 떳떳하며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옴을 일깨워주는 과정

애스트리드는 롤러 스케이트라는 새로운 도전과 함께 삶에서 배울 중요한 과정의 기본을 익힐 수 있었다.

조금 더 성숙한 사춘기 소녀로 성장할 것이며 그녀의 도전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롤러 걸』 애스트리드.

그녀를 만난 즐거웠다.

그리고 설레기도 하고 전전긍긍 마음을 졸이기도 하였다.

그녀의 긍정 에너지는 사춘기라는 긴 터널을 스스로 헤쳐나올 수 있는 용기가 되어 주었으며 

자신이 간절히 원하는 것을 이루어낼 수 있는 자신감을 주었다. 

우리가 겪은 사춘기, 우리 아이들이 겪을 사춘기 그들에게

『롤러 걸』 애스트리드는

재미와 스릴을 느끼는 그들에게 잠깐의 여유와 추억 그리고 자신을 찾아가는 계기를 마련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밤의 정원사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25
테리 펜.에릭 펜 지음,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6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난 주말 아이들 안과 정기검진이 있는 날이라 시내에 나갔다.  넓은 거리에 울리는 구세군 냄비의 종소리만이 연말임을 느끼게 해 주었다. 병원을 나서며 좋은 일에 쓰라고 아이들 손에 돈을 들려주며 구세군 냄비가 있다고 일러 주었다.  쑥스러운 듯 돈을 넣고는 재빨리 우리 곁으로 돌아오는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는 산타할아버지에게 선물을 받는 날이기도 하지만, 내가 다른 누군가를 위해 베푸는 날이기도 하다고 이야기해 주었다. 나는 우리 아이들이 주위를 돌아보면서 살아갈 마음의 여유가 있는 사람으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그러기에 아이들 스스로 나눔을 실천할 마음을 가질 때까지는 곁에서 꾸준한 나눔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다.

 

아이들 등교길에 횡단보도 앞에 서면 늘 만나는 환경미화원 아저씨가 한 분 계신다. 작은 아이 초등학교 입학하면서 그 횡단보도를 이용했으니 벌써 2년이 되었다. 녹색어머니 활동으로 깃발을 드는 날, 인사를 하기 시작해서 꼬박 2년을 인사하며 아침을 맞이한다. 한결같은 모습으로 추워도 더워도 늘 그 시간에 도로와 인도 위를 청소하시는 아저씨는 항상 당당하고 인사하는 소리에 금방이라도 답례할  준비를 갖춘 듯 잔잔한 미소를 짓고 작업을 하신다. 모두가 자신을 챙기기 바쁜 이른 아침 시간부터 거리에 나오신 아저씨는 눈에 띄지는 않지만 꿋꿋하게 자신의 할 일에 최선을 다하며 하루를 시작하신다. 그 분과 나누는 아침 인사는. 아주 귀한 분을 만나고 온 듯한 든든한 느낌을 주며,  나의 아침을 활기차게 시작할 수 있어 참 좋다.  


모두가 잠든 밤

아무도 모르게 피어내는 나의 꿈들이

세상으로의 첫 발을 내딛는 아침,

오늘은 어제와 다르며

나무는 어제의 그 나무가 아니며

나의 꿈은 현실이 되어

미소가 되어 거리에 내려앉고

그 미소는 나의 발걸음을 또 다른 곳으로 이끌어주네.


 

거리에 어둠이 내려앉는다. 집을 향해 걷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빠르게 진행되며, 어깨위에 내려앉은 무거움은 사람들의 발걸음에 실려 움직이며 감정없는 표정으로 가야 할 길을 따라 앞만 보고 질주한다. 주위에 일어나는 일 따위에 눈을 돌릴 여유도, 나의 곁을 지나는 사람은 누구인지 돌아볼 마음조차도 없는, 오직 내가 가야 할 길만을 위해 존재하는 그들의 모습. 그 뒤를 따르며 어디론가 걸어가는 한 남자. 그의 어깨에는 두루마리 한 뭉치가 올려져있다. 무거워 보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콧노래를 부르며 앞으로 나아가는 듯한 경쾌한 발소리를 들을 수 있다. 늦은 저녁 시간 그들이 향하는 곳은 어디일까? 경쾌한 발걸음은 지금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 

『한밤의 정원사』는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하는, 어둠을 맞이하기 전의 푸르스름한 느낌의 어둡지만 환한 느낌의 청록빛깔의 표지를 하고 있다. 부엉이 나무 한 그루와 나무를 향해 고개를 들고 서 있는 한 소년, 마치 서로가 이야기를 나누며 바라보는 듯한 모습에서 나무와 사람, 자연과 사람이란 관계를 있는 그대로 표현해내고 있어 표지의 색상에서 주는 약간의 어색함은 따스함으로 순간 전환된다.

 

정원사는 어두운 길을 걸어가 나무들에게 새로운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어준다. 정원사의 손길에 따라 상상으로 가능했던 동물들의 모양을 나무가 받아들이며 아침을 준비하는 많은 이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앞만 보기 바쁜 현대인들에게 주위의 변화에 눈을 돌리고, 귀 기울여 그들의 소리를 듣으며, 함께 나누고자 하는 이의 손길을 따스하게 받아들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바쁜 일상에서의 여유, 그건 바로 하늘을 바라보고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을 바라보며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겸허함, 이것이 바로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귀한 가르침이며,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위안이 아닐까 생각한다.

정원사의 뒤를 따르는 한 소년, 소년의 눈으로 따라가 본 정원사. 그 둘은 함께 자연을 벗삼아 새로운 친구들을 거리에 선물로 남겨둔다. 소년에게 정원가위를 선물하고 길을 떠난 정원사. 정원사는 마치 세상에 희망이란 빛을 선물하고, 희망이 필요한 곳을 찾아 길을 떠나는 전령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원가위를 받은 소년은 정원사의 정성과 노력을 이어받아 또 다른 모습의 정원사가 되어 자연의 편안함을 사람들에게 나누지 않을까?

 

내가 가진  무엇을 누군가와 함께 나눈다는것은 만족감에서 다른 이의 행복까지도 책임질 수 있는 가장 뿌듯한 실천이며, 이것은 또한 많은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힘을 가졌음을 또 다시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 옛말에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라는 말이 있듯이 모두가 잠든 밤 나무들을 변화시키는 정원사의 손길은 일상에 지친 많은 이들에게 위안을 주고, 나무를 바라보는 잠시 동안이라도 눈과 마음에 촉촉한 단비가 되어 주기에 충분하였다. 정원사의 나눔은 그의 만족으로 끝나지 않았다. 거리를 걷는 이들의 얼굴에서 지침을 가져갔으며, '나만'이라는 힘겨움에서 함께 하는 여유를 즐기게 해 주었으며, 무표정의 얼굴에서 타인을 향한 배려가 담긴 미소가 지어지게 만들었다. 이는 정원사의 나눔이며 자연이 우리에게 준 귀한 선물임에 틀림없다.

 

정원사와 소년, 그들이 있기에 우리는 여전히 함께의 의미를 잊지 못할 것이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건강하다는 것을 가슴에 새기게 될 것이다. 『한밤의 정원사』를 읽는 내내 그들의 나눔에 감사했으며 행복하고 따뜻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너희 집은 어디니?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23
김성은 글.그림 / 북극곰 / 2016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장 가득하게 그려진 그림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어떤 글이 쓰여있지 않아도 그 속에서 한참을 빠져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처음 그림책을 내 돈을 주고 산 게 20년 전이었던 거 같다. 결혼도 하지 않았던 나였고, 그림책 관련된 일을 한 것도 아니었던 때였다. 책을 사려면 서점에 가야만 했던 그 때,평상시와는 다르게 유아코너 앞에서 발길이 멈췄다. 그 때 내 눈을 사로잡았던 그림책 한 권. 커다란 사과가 마치 표지를 뚫고 나올 듯한 모습과 땅에서 이어져 사과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두더지 한 마리. 나는 한참을 들여다보다가 결국 그림책 한 권을 사서 돌아왔다. 그 때부터 시작이었던 거 같다. 그림책만이 줄 수 있는 매력이 무엇인지, 그 맛이 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이 말이다.

우리집 거실 한 켠에는, 곧 읽어야 하는 반드시가 아닌 그 동안 집에 안주하지 않아서 읽지 못했던 책들이 놓여있다. 며칠 동안 내 눈을 사로잡고 한참동안 내 마음을 빼앗아 놓은 그림책 한 권이 있다. 두 아이가 발 빠르게 먼저 읽은 책이라, 어떤 이야기가 들어있는지 말해주겠다고 해도 절대 안 된다고, 엄마가 읽기 전까지는 절대 말하지 말라고는 내내 책장을 열지 않았다. 표지를 가득 메운 악어와 노랑새 한 마리 그리고 서로를 바라보는 의심의 눈초리만으로도 그림책이 주는 궁금증을 유발하는데 큰 몫을 하고 있기에 표지만으로도 난 충분히 즐거웠다.

 

드디어 그림책을 펼쳤다. 표지는 넘기는 순간부터 긴장의 연속이었다. 배고픈 악어가 바구니 가득 당근을 담아 집으로 들어가는 길, 그 뒤를 이어 생쥐 한 마리가 바퀴달린 작은 수레에 당근 하나를 싣고 따라간다. 집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면서 신나는 악어의 발걸음과는 달리 조심스러운 생쥐의 모습에서 나도 모르게 숨을 참게 했다. 그들 앞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가 나를 조급하게 만들었다.

재료를 보며 신중하게 메뉴를 고민하는 악어의 곁에서 말똥말똥 눈으로 악어의 결정을 기다리는 생쥐의 모습 속엔 꾀가 잔뜩이며 그 속내가 무엇일까 궁금해진다. 그러나 나의 궁금증은 바로 다음 장에서 해결된다. 억어의 달걀 하나를 당당하게 머리에 이고 가고, 넘치는 악어의 반죽을 자연스럽게 그릇에 받는다. 악어도 생쥐도 오늘의 한 끼 식사는 당근 케이크인가보다. 오븐속에 넣고 기다리는 시간 20분. 악어의 뱃속 시계와 생쥐의 뱃속 시계는 함께 꼬르륵~~

맛있는 식탁을 위한 기다림 속에서 악어의 얼굴로 떨어진 노랑새 한마리. 노랑새를 향해 의심의 눈으로 쏘아보는 악어와 집을 떠나 악어의 얼굴에 앉아 당황했을 법도 한데 당황함보다는 언짢아 보이는 노랑새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며 뭐지? 하는 방관자 역을 맡은 생쥐. 초록과 노랑 그리고 회색, 세 마리 각기 다른 동물과 각기 다른 색, 서로를 향한 각기 다른 표정이 서로 다른 속마음을 표현하고 있는 듯 하다.


                  

 

노랑새는 살던 집을 소개한다.  노랑새가 말하는 대로 집에 있는 것들을 이용해서 새의 집을 찾아다니는 악어. 그들의 노력과 실망에도 굴하지 않고 틈틈이 기회를 놀리며 과감히 숟가락을 드는 생쥐. 고민 끝에 찾아낸 노랑새의 집은 악어새 입 속의 의도를 알기라도 한 듯, 악어의 머리 위에 서서 손으로 입으로 가리고 고소하다는 듯이 웃고 있는 생쥐, 그러면서 실제로 악어 입 속에 노랑새가 들어가자 '걸음아 날 살려라' 도망가는 생쥐.

나는 악어의 뒤에 가려진 생쥐의 나홀로 퍼포먼스가 너무나 즐겁고 생쥐의 속내가 빤히 들여다보며 정이 느껴진다.

음흉하지도 애써 감추지도 못하는 생쥐의 등장은, 악아와 새의 단조로운 구성에 톡톡 맛을 뿌린 듯한 톡톡 쏘는 맛을 가미시켜 주기에 충분한 역할을 해냈다고 본다. 
                      


마침내 들려오는 오븐의 신호. 악어보다 먼저 뛰어가 손짓하는 생쥐 그리고 악어의 반가운 표정. 그 때 악어의 손에 있던 새는 몸이 뒤로 젖혀지면서 무언가로 시선이 모아진다. "앗!"

나란히 나란히 당근케이크를 완성한 둘은 미리 준비해 둔 식탁 앞에 앉는다. 악어는 손님맞이 준비를 끝냈다. 차도 두잔, 치즈도 두 조각, 스프도 두 그릇, 세팅이 끝나고 노랑새를 위한 식탁과 의자를 준비해 온다. 이미 노랑새는 자취는 감추고 악어와 생쥐는 맛있는 한 끼 식사를 시작한다. 함께 하지 못함을 아쉬워하면서 말이다. 그 뒤로 보이는 꾀꼬리 시계에서는 정각을 알리는 울음소리가 거실을 가득 메운다.

 

어느 누구에게나, 어느 장소에서나 있는 시계와 그 장소에 함께 있는 이들과의 일상의 한 장면이 그림과 함께 동화로 탄생시킨 김성은 작가님의 독창적이고 기발한 발상이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고정된 꾀꼬리의 모형이 악어의 얼굴에 떨어진 노랑새 한 마리로 탄생되어 이야기의 한 부분을 차지했으며, 악어와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생쥐의 등장으로 악어 혼자만의 등장에 양념이 되어 즐거움이라는 맛을 만들어냈다.  『 너희 집은 어디니?』를 보는 내내 생쥐가 보여주는 다양한 몸짓과 표정의 매력에서 헤어나올 수 가 없었다. 악어보다 더 얄미운 짓을 서슴없이 행동하는 것에서부터 자신의 생명이 위험할까 부리나케 도망가는 동작까지 뭐 하나라도 즐겁지 않은 장면이 없다. 그리고 자신의 삶에 침범한 노랑새의 등장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자신의 것을 흔쾌히 나눌 줄 아는 악어의 베품은 우리에게 여유가 무엇이며,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를, 노랑새의 빈자리를 아쉬워하는 악어의 표정에서 우리는 배울 수 있었다.

 

그림책만이 줄 수 있는 궁금함과 여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또 하나의 그것이 그림에 녹아내려 또 다른 재치와 위트를 느끼게 해 주는 그림책의 매력을 한 자리에서 만끽하기에 충분한 책이었다. 읽는 내내 즐겁고 오랜만에 그림책다운 그림책을 읽은 흐뭇함이 들게 하는 책 한권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