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보다 따뜻하네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22
이모토 요코 글.그림, 강해령 옮김 / 북극곰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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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결혼 10주년 기념으로 여행을 갔을 때였어요. 어느새 훌쩍 자란 두 아이가 손을 잡고 나란히 걸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우리 부부는 말없이 두 아이의 뒤를 따라 걸었지요. 잠깐 잠깐 서로의 얼굴을 향해 미소를 지어 보내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손을 잡고 그 뒤를 따르는 우리 부부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 있어 가슴 한 켠이 따뜻해졌어요. 세상을 향해 첫발을 내딛는 날 고사리손을 잡고 함께 보폭을 맞출 때의 떨리는 그날을 잊지 못하는 나에게 낯선 길을 향해 손을 잡고 나란히 걷는 두 아이의 뒷모습은 따뜻했고 참 대견스러웠답니다.

 

나는 두 아이가 세상에 나와 나의 손가락 하나를 힘주어 잡고 놓아주지 않았을 때의 떨림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내 곁을 지나는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볼 때 힘주어 자기 곁으로 끌어당기는 힘에서 든든함과 훌쩍 커버림에 아쉬움도 느끼지요. 손은 말하고 표정으로 보여주지 않아도 감정을 그대로 전달해주는 최고의 감각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첫 만남에 악수를 하며 서로에 대한 호감을 표현하지요. 손이 서로의 감정을 가장 쉽게 전달할 수 있는 도구이기도 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는 아침입니다.

 

하얀 눈이 소담하게 내리는 어느 추운 겨울 날, 토끼자매가 나란히 길을 걸어요.

추위에 적응이 안 된 미미는 찬바람을 피하느라 고개를 숙이지요. 그 모습조차도 귀여워 환한 미소를 짓는 언니. 마치 우리 집에 있는 세살 터울의 첫째와 둘째 같아 피식 웃음이 났어요.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면 둘째의 콧망울이 빨갛게 물들어 올라요. 그럼 언니가 "그렇게 추웠어?"하며 다가가 자기 손을 동생 코 위에 사뿐히 올려놔 주지요. 마치 동생의 언 코를 녹여주기라도 하는 듯이 말이에요.

 

미미는 언니에게 손이 시리다고 하고, 언니는 장갑 한쪽을 빼서 동생에게 끼워주어요. 환한 미소와 함께 미미는 다른 한 손이 시리다고 말하지요. 언니는 동생의 손을 가만히 잡아 주어요. 추워서 울상이 되었던 미미의 얼굴은 언니의 따뜻한 마음만큼이나 환하게 피어올라요. 그리고는 알게 되지요. 언니와 내가 손을 잡으니까 장갑은 한 짝만 있어도 된다는 사실을요. 반달눈과 입꼬리가 위로 올라간 미미와 언니는 참 많이 닮았어요. 서로를 향해 짓는 그 미소는 겨울바람도 이겨낼 수 있을 만큼 따뜻하답니다.

 

미미는 언니에게 배운 배려와 따뜻함을 마중 나온 할머니 손으로 전해주지요. 안경너머 미미를 바라보는 할머니의 잔잔한 미소는 손만큼이나 따뜻합니다. 미미는 여우, 너구리, 고양이에게도 따뜻한 손의 의미를 전해주며 장갑은 한 쪽만 있어도 된다는 것을 또 한 번 느끼고 새로운 발견에 아주 신이 나지요.

동물 친구들이 하나 둘 미미와 언니 곁으로 모여 손에 손을 잡고 장갑 한 쪽을 나눠 끼지요. 언니는 말해요. 세상 모두가 서로 손을 잡으면 장갑은 없어도 된다고 말이에요. 정말 그래요. 모두 내 양 손을 친구에게 내어주고, 서로의 손을 나누어 잡으면 장갑 없이도 따뜻한 겨울날을 보낼 수 있게 되지요. 추운 겨울 날, 미미는 언니의 장갑 한 쪽의 나눔으로 손에서 가슴으로, 가슴에서 친구들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만드는 가장 행복한 시간을 맞이하게 되었답니다.

 

무채색의 바탕 위에 동그랗고 선명한 눈송이와 미미와 언니의 빨간 벙어리장갑이 돋보이는 그림책 장갑보다 따뜻하네는 표정과 따뜻한 색감 그리고 선으로 표현한 수염과 털 그리고 할머니 니트의 짜임은 단순하지만 익숙한 느낌으로 다가와 포근함을 안겨 주기에 충분하답니다.

 

겨울을 힘들게 보내는 토끼 자매와 그들의 친구가 될 수 없는 여우, 그리고 너구리와 고양이, 그 뒤를 이어 원숭이와 돼지, 박쥐와 다람쥐 그리고 두더지. 함께 어울릴 수 없는 환경 속의 동물들이 하얀 눈 밭 위에서 손에 손을 잡고 따뜻한 표정으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친구가 내밀어주는 손 하나로 추위 따위는 아무 문제도 되지 않는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요. 둥글게 둥글게 원을 이루고 서로의 손을 잡고,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활짝 핀 미소가 달린 동물들의 모습은 세상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잘 이겨내리라는 용기와 나눔을 보여 줍니다.

 

서로 다른 환경 속에서 자란 동물들이 한자리에 모여 손에 손을 맞잡고 환하게 웃는 모습을 우리에게 전해주지요. 너와 나의 다름은 말 그대로 다를 뿐, 틀리지 않다고 말이에요.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향해 마음을 열고 손을 내밀면 다름도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않으며 마음으로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을요.

 

언니가 미미에게 건네준 빨간 장갑 한쪽은 사랑이고 나눔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서로의 손을 잡고 길을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며 흐뭇했던 것도 서로가 나누는 사랑이 바탕이 되었기에 그랬겠지요. 나란히 학교를 향해 걸어가는 두 아이의 뒷모습을 보며 다짐합니다. 엄마 아빠의 사랑과 배려 그리고 나눔을, 나를 시작으로 가족과 형제 그리고 친구, 세상을 향해 내밀어 줄 수 있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더 많이 아끼고 따뜻함으로 키워야겠다고 말입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아침에 읽은 장갑보다 따뜻하네는 사랑이었으며, 엄마이자 어른으로 더 많은 사랑과 나눔을 베풀며 살아가야함을 미미와 언니가 나누는 미소에서 배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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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와 만난 독서수업, 교실을 바꾸다
김마리아.목효정.이재연 지음 / 이비락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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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어릴 적 우리 집에는 방문판매로 구입했을 법한 세계명작 전집 한 질이 책의 전부였다. 기술 없는 아버지가 벌어오는 적은 월급으로 사남매 키우기도 벅찬데 책은 사치요, 필수조건의 품목이 아니었을 것이다. 책이라는 문화와 글쓰기라는 매체를 즐겨보지 못한 나에게 초등학교 6학년 선생님은 글짓기 대회가 있을 때마다 주제를 주시면서 언제까지 써 오라는 숙제를 곧잘 내주였다. 지금이야 서점에 가고 인터넷을 검색하면 넘치는 것이 정보요, 그것만으로도 글쓰기가 무엇인지 흉내라도 낼 수 있었겠지만 그 당시에 나의 숙제를 도와줄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1년 내내 많은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단 한 번도 수상하지 못하고 졸업식을 맞이했다. 지금이라면 선생님께 죄송하다고, 감사했다고 인사를 드렸겠지만, 그 때 나는 너무 어렸고 소심 했던지라 고개만 숙인 채 졸업식을 맞았다. 그런 나에게 선생님이 주신 동화 낭독상은 너무나 황홀함 자체였다. 한 번도 생각지 못한, 내 목소리가 어떤지도 제대로 들어본 적 없는 나에게 큰 희망이었고 빛과 같았다.

나의 꿈은 이제껏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 책 읽어주는 선생님 그리고 책 읽어주는 할머니로 나이 들어가는 것이다. 나의 꿈이 이렇듯 나는 돌아돌아 책으로 소통하고, 책으로 위로하며, 책을 친구 삼아 살아가는, 책 읽어주는 엄마이자 책읽기를 함께 하는 독서지도사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십대에 어설프게 시작한 독서지도자의 일은 너무나 가벼웠다. 책을 읽어주고, 책의 의미를 전달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독서 후 활동으로 연결하면 나의 역할은 다 되었다고 생각한 것이다. ‘자격증을 취득했다는 자신감 하나는 나를 우울만 개구리로 만드는데 힘을 발휘했으며 노력하지 않는 내 모습에 실망하고 상처를 주기에 딱 맞았다. 혼자 작업하고 수업을 진행하는 너무나 외로운 독서지도사. 난 그 일을 앞으로 20년은 더하고 싶은 욕심하나로 새로운 학습 기법을 배우는데 게으르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내 곁에 머무는 아이들에게 책이 평생 함께 할 수 있는 소통의 도구로 남아지길 바라고 있다.

교과와 만난 독서수업, 교실을 바꾸다에서는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교실에서 교과와 연계하여 이루어진 독서 교육의 다양한 사례와 학생들의 반응, 그리고 결과까지 상세히 담아내고 있다. 수업에 쓰였던 읽기 자료와 교과와 함께 한 도서와 활용 매체 그리고 학생들에게 배부되었던 활동자료까지도 숨김없이 드러내고 있다. 실전에서 수업을 하는 독서지도사와 지도 교사 그리고 내 아이와 책과의 소통을 이루고자 노력하는 많은 부모님에게 좋은 지침서가 되어 주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누군가와 정보를 공유한다는 것과 나와 같은 일을 하는 이가 가까이 있다는 것에 한 번 더 반갑고 좋았다.

우리의 어린 시절엔 책이 귀하고, 요즘 아이들에겐 책에 빠져들 여유가 귀하다. 학습의 빠른 진행을 따라가야 하는 현실에서 글을 읽고 그 속에 자신의 삶을 투영시킬 여유가 없는 것을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수업 속으로 들어가 주제별로 선정된 도서를 읽고 수업을 진행하려고 하면 꼭 한 명은 다 읽어오지 못했다고 한다.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 가장 크고 흔한 이유이다. 이런 경우가 종종 또는 매주 일어난다면 책과의 소통은 힘들어지고, 책을 모두 읽고 준비된 아이들에겐 교사의 입장에서 미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때를 대비해서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수업을 진행함으로써 책에 대한 비중을 조금 낮출 수 있다.

개성만큼이나 다양해진 학생들의 기호에 맞게 적절한 매체 활용은 수업 진행과 결과에 크나큰 영향을 미친다.

매일 쏟아지는 새로운 정보와 상식을 알 수 있는 신문. 신문의 사설과 광고에 제목을 달거나 광고의 포스터 또는 광고 글을 개성을 살려 독창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글자와 친해질 수 있는 동기 부여의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다.

학생들이 자주 보는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주제였던 면접을 참고하여 모의면접교실을 열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자신이 가진 강점은 무엇인지 자신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진 학생들과 교실의 분위기를 보고 너무나 깜짝 놀랐다. 웃으며 봤던 예능의 한 장면을 수업으로 이끌어왔으며, ‘자아에 주제를 맞춘 것 또한 놀라웠다.

영화와 그림 그리고 음악은 예술의 한 장르로 관점에 따라 많은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는 매체이다. 책을 통해 이해한 사실을 오감을 활용하여 자극받으며, 그 자극을 글쓰기와 토론으로 연결하여 표현해 내는 것이 학생들에게 또 다른 자극으로 발산되어 또 한 번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본다.

-말문을 열고 무언가 말할 거리가 주어졌다면 이제는 말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책을 읽고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하며 서로 다름을 인식하며 느끼고 나아가 나를 알고 돌아보며 세상을 이해하는 일련의 과정이야말로 가장 필요한 독서의 과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34]

글자 없는 그림책은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에 따라 무궁무진한 소재가 된다. 책 속에서 소개된 책 외에도 도서관을 이용하여 직접 고른 그림책을 새로운 나의 책으로 만들거나 막대 인형극으로 만들어 친구들과 함께 입체적인 활동을 해 보는 것 또한 새로운 자극의 요소가 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아닌 소재를 정하고 이야기의 흐름을 진행하고 그 이야기 속에 살을 붙이고 의미를 담는 과정에서 그림이 전해주는 그 이상의 의미를 담아낼 수 있다. 이 과정을 무사히 잘 마친 학생들은 책이 주는 그 이상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며, 이는 책과의 소통에 다리를 놓아주는 시작을 알리는 것과 같다.

- 최소한 마음에 와 닿는 작은 울림을 경험한 학생은 졸업을 하고 학교를 떠나 어른이 되어서 책을 찾으러 서점에 가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며 나를 글로써 표현할 수 있는 학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80]

우리나라는 몇 년 전부터 독서교육의 바람이 불었고, 여전히 중요성을 강조하며 불어오고 있다. 도서관마다 책읽기를 위한 새로운 슬로건을 걸면서 책읽기를 권장하며, 아이를 잉태했을 때부터 태교로 책을 읽을 읽으며 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책의 바다에 빠져야 할 시기인 십대에는 책보다는 교과서에 치중한 나머지 중요한 것을 잃게 된다. 책은 습관이라는 말처럼 우리가 살아가는데 반드시 손에 들러 있어야 하는 최고의 수단이며 도구이다.

-모두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할 수 있는 독서문화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많은 학생들이 책과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전제되어야 한다. [15]

학생들과의 독서 수업을 위해 새로운 기법과 매체를 검색하며 노력하는 많은 지도교사와 독서지도사들에게 교과와 만난 독서수업, 교실을 바꾸다는 단순히 수업 활용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 했는지에 대한 정확한 이유와 진행 속도를 눈에 보이듯, 현장에 함께 있는 듯 그대로 전달한다. 책을 읽고 매체를 활용해서 이런 발문에 이런 활동을 단순하게 소개하는 시중에 나온 다양한 책들과는 차별화되었다. 단순한 소개가 아니라 수업에 적용한 내용을 그대로 전달되어 사실적이며 어느 부분에서 실패로 돌아오게 되었는지를 밝혀주어 현장에서 수업을 하는 많은 지도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독서 교육에 관심이 기울여진 만큼 현장에서의 형편이 나아진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독서지도사들이 다리가 되어 책과의 소통에 힘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외롭게 혼자 작업하는 많은 독서지도사들에게 힘이 되어주는 책으로 거듭나길 소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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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내게 행복하라고 말했다
에두아르도 하우레기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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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망이 나의 삶에 원동력이 되었던 때가 있었다. 형제간의 서열에 밀려 원하지 않는 학교를 선택해야 했고, 원하는 직업을 위해 공부를 더 하고 싶었지만 사회로 나가는 길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그 때. 나는 부모도 형제자매도 모두가 나에게 너무한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보살핌이 필요했고, 고민을 털어놓으며 더 나은 길을 선택하라는 조언을 간절히 원했다. 그러나 현실은 너무나 매정했다. 그리고 나는 현실을 받아들이며 내 자신을 한없이 나약한 존재로 만들었다. 내세울 것이 너무나 없었던, 없다고 생각했기에 사회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고, 그 순간부터 나를 지키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이라고 생각하며, 직장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4시간의 잠을 선택하게 이른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정말 원하는 직업에 대한 기사를 보고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도전할 수 없을 것 같아 직장에 사표를 내고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꾸려나가며 공부를 시작했다. 어릴 적부터 가슴 속에 담아두었던 나의 꿈으로 한발짝 다가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기에 생활비의 부족은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20대에 찾아온 첫번째 기회는, 새로운 나를 만나게 해 주었고, 삶의 길을 열어주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나는 꿈을 이루었다. 그리고 그 꿈을 누리며 지금껏 살아가고 있다. 그러기에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하지만 꿈을 누리며 살아가는 지금 나는 과연 행복할까? 세월이 흐르고, 꿈을 이루었다는 만족감이 또 다른 감정으로 발전하여 내 자신을 괴롭히고 있다. 좀 더 나은 내가 되고 싶고, 좀 더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내가 가진 능력이 많은 이들에게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욕구를 갖게 한다.

      

모든 것이 완벽할 것 같다고 생각한 나의 꿈과 결혼 그리고 육아. 이 모든 것이 욕심이란 장애물을 만나면 방향을 잃을 뿐 아니라, 선택하고자 하는 기준점도 흔들리기 마련이다. 흔들림이 잦아지면 균형은 깨어지고 모든 것이 헝클어진 채로 삶의 무게는 점점 더 무거워진다. 이 시기에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모든 걸 내려놓을 수 있는 용기가 없다면, 선택의 기로에서 그 어떤 것도 선택할 수 없다면, 우리는 과연 어떻게 삶을 지탱해 나갈 수 있을까 심각하게 고려해 보아야 한다.

    

마흔이란 나이를 코 앞에 둔 사라는 선택이라는 장애물을 맞는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사랑을 나누면서도 미안함조차 느끼지 못하는 십년지기 남자친구와 아내의 빈자리를 이겨내지 못하는 아버지와 불확실한 미래를 꿈꾸는 남동생 그리고 그들의 파산, 매일 반복되는 회사의 과다 업무와 종종 찾아와 괴롭히는 어지럼증. 몸과 마음이 지친 사라는 선택과 결정이라는 현실과 마주한다. 힘들고 지치다고 손을 놓을 수 없는 현실에서 사라는 원망하고 미워하고 울부짖으며 자신을 나약한 존재로 허물어간다. 사회가 어떤 곳인지 몰랐던 나의 20, 많이 울고 많이 울부짖었다. 사라의 공허함과 배신감 그리고 왜 나에게만? 하는 끝없는 의문이 발목을 잡듯이 나또한 그 설움에서 벗어나기까지 한참의 시간이 필요했다. 나는 꿈이라는 돌파구와 시작을 알리는 스물이라는 나이가 힘이 되어 내 자신을 찾을 수 있었지만, 현실에서 마흔은 늦지 않았을까 하는 불안감이 엄습해오기에 사라에겐 그녀를 일으켜 세워줄 손길이 절실히 필요해 보였다.

  

사라의 지친 저녁, 그녀의 삶을 열어줄 열쇠를 가진 고양이 시빌이 찾아온다. 시빌은 그녀가 겪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그 현실에서 겪어야 하는 고통을 직시할 수 있도록 훈련을 강행한다. 의심할 땐 코로 냄새 맡기, 먹을 땐 먹는 데, 걸을 땐 걷는데 집중하기, 거리와 주변의 색 몰입하기, 주변의 소리에 귀 기울기. 냄새와 내 옷의 느낌, 몸에 와 닿는 공기의 느낌, 걸으면서 느끼는 신체 각 부분의 다양한 감각들에 집중하기 등 몸에서 일어나는 작은 변화가 마음으로 전해지고, 마음이 주변인들을 돌아보는 여유로 확장될 수 있도록 시빌은 사라에게 집중하였고, 그녀 또한 시빌의 훈련에 집중하며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한다.

시빌은 말한다.

-- 네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이란 사실 네 머릿속에서 날뛰고 있는 생각들과는 상관없다고 해야 할까, 관찰을 해 봐. 네 주변 공기의 냄새를 맡아봐. 네 피부를 느껴보라고, 귀 기울여 들어봐. 인생은 매순간 다시 태어나고 있어. 태초부터 그랬던 것처럼 항상 새롭게. (99)

내가 있는 위치를 부정하고 가족을 원망하며 지냈던 20대의 나를 꾸짖듯, 사라에게 닥친 불행한 오늘은 사라 스스로가 만들어 낸 것이라 말한다. 내 가슴속에 미움이 쌓였던 것은 처한 환경도 원인일 수도 있지만, 불투명한 미래와 사소한 말들조차 나를 향한 비수라 짐작하며 괴로워했던, 내 삶에 자신 없었던 나의 비굴함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시빌은 자신에게 집중하고 세상과 관계를 맺으며 당당하게 삶을 바라볼 수 있는 자신만의 삶의 시간을 누리라 말한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내 자리를 찾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뇌리를 스친다. 경력과 학력 그리고 나이를 고려하면서 새로운 직업을 선택할까? 어떤 공부를 좀 더 하면 앞으로 10년 더 사회에서 쓰임 있는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한다. 무엇을? 이라는 물음에 답을 구하지 못한 채 시간은 참 많이도 흘렀다. 순간순간 바뀌는 생각과 현실에서 직면해야 하는 과제들 앞에서 나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나는 아이들 때문에, 나이 때문에라는 핑계로 멈춰서 있다. 이러다 또 한 동안은 하고자 하는 욕구마저 잊는다. 그렇다고 내 마음까지 편안해진 건 결코 아니다.

-- 우리 인간들은 생각을 너무 많이 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정작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걸 보지 못한다고 했었지. 언제나 과거를 곱씹으며 미래를 예측하고 머릿속으로는 끊임없이 떠오르는 무수한 가능성과 망상, 꿈과 악몽을 생각한다고. 그렇게 우리 마음이 다른 데 가 있는 동안에도 인생은 상관없이 흘러가는데 그걸 알아차리지도 못한다고. 105

내가 살아가고자 하는 세상에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은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것이 시빌이 말한 지금 이 순간 나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며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나의 길을 걸어가는 첫걸음이리라. 머리 속에 가득찬 걱정과 고민은 나에게서 에너지를 빼앗아가는 일 외에는 어떠한 힘으로도 작용되지 않는다. 나에게서 나오는 핑계는 나의 삶을 비굴하게 만들며 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밖에는 취급하지 않음을 스스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 널 속인 상대가 있다면 그건 바로 너 자신이지. 너야말로 네 인생이 끔찍하다고, 이제 끝났다고, 그래서 행복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잖아. 그게 바로 너를 둘러싼 돌벽이고 그것도 네가 직접 쌓은 거야. 174

내가 가진 능력이 아무리 미흡하고 부족하다 해도 그것을 있는 그대로 필요로 하는 곳이 있으며, 간절히 원하는 것이라면 지금 배움을 시작하면 되는 것이다. 나의 잣대로 재고 포기하는 것이 아닌 오랜 시간 나를 감싸고 있던 고정관념을 깼을 때 비로소 진정한 나의 삶을 살아가는 나로 설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나의 이 깨달음은 나에게서 긍정에너지로 발산되어 나를 비롯해 가족 그리고 주변의 지인들에게 밝은 기운을 뻗어낼 수 있으며, 그 기운은 그들의 에너지와 어우러져 새로운 빛으로 뻗어가리라 의심치 않는다. 잘하려고 꾸미는 것이 아닌 내 안에 감춰져 있는 좋은 기운, 따스한 미소가 관계를 더욱 편하게 해 줄 것이다. 매일 복잡한 일들로 과부하가 걸린 뇌를 씻어주는 마음 청결. 우리 모두는 마음 청결로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아끼는 그 마음을 가꾸어나가야 한다. 복잡하고 다양한 현대인인 우리의 삶에 행복을 찾기 위해서는 시빌이 전해주는 시빌다운 훈련이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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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따위 안 읽어도 좋지만 - 세계적 북 디렉터의 책과 서가 이야기
하바 요시타카 지음,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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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나는 강원도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집에서 30분은 족히 걸어가야 만날 수 있었던 서점은 항상 깔끔하고 조용했다. 책들은 눕혀져서 얌전하게 주인을 기다렸고 주인 아저씨는 책들이 놓인 나무 단 사이의 길목을 오가며 흐트러진 책이라도 있을까 각을 맞추셨다.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미닫이 유리문은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기라도 하듯 항상 문고리 두짝이 정확히 맞춰져 있었다.

 

그러던 중, 6학년 1학기가 끝나갈 무렵 친구 하나가 팔이 다쳐 깁스를 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선생님의 부름으로 책 한권을 사서 친구네 집으로 병문안을 가게 되었따. 그 때 처음으로 서점으로 내 몸을 쑥 들이밀었다. 나도 서점에서 책을 살 수 있다라는 당당함을 증명하듯 말이다.

그 후 나는 서점에 가서 책 표지를 어루만지며 이리저리 여행을 하다 모아둔 용돈으로 명작동화를 한 권을 샀다. 고이 들고 내 책상 서랍에 넣어두고는 다른 형제들 몰래 책을 읽었다. 책표지라도 닳을까 책장이라도 찢어질까 귀하디 귀한 손길로 어루만지며 읽어나갔다.

- "갖고 싶은 책은 제 발로 찾아야지. 앞에 온 애는 엄마 차로 왔잖아."    - 17쪽

세월이 흘러 지금은 책을 읽겠다고 마음먹지 않아도 읽게 된다. 검색창을 띄워도 신간을 알려주고, 친절하게 책 속의 주인공은 누구인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책이 전하고자는 하는 의미는 무엇인지를 다 알 수 있게 되었다. 내가 굳이 시간내어 읽지 않아도 어디 가서 읽은 사람 흉내정도는 낼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대형서점을 꽉꽉 채우고 있는 많은 책들은 우리가 손을 뻗지 않아도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 등으로 이름표를 달고 훑어볼 수 있도록 친절하게 전시되어 지나가는 이들의 눈길에 한 번, 손끝에 한 번, 결국은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보이지 않은 힘을 가동시킨다.

 

책은 힘이다. 그리고 힘을 가졌다.

두고두고 가까이 하며 읽는 이의 마음을 따스하게 만들어주는 힘이 있고,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을 열어보이며 마치 만나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힘, 삶이 벅차고 힘겨울 때 위로가 되어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주는 힘, 슬픔이 가슴에 차오를 때 슬픔을 있는 그대로 보듬어주는 함께의 힘, 이렇게 우리는 책을 통해 그 기운을 얻고 그 기운으로 또 다른 삶의 방향을 정하기도 한다.

- 사람이 백 명 있으면 각기 다른 백 가지 독서법이 있다. 책의 어디에 영향을 받고 공감하는지는 오롯이 독자의 몫이다. 그렇다, 독서법에 정답은 없다. 독자는 책의 책장을 편 순간, 작가가 쓴 문장에 깃든 신비한 힘을 이해하는 자유를 얻는다. -11쪽 

 

하바 요시타카님의 "책따위 안 읽어도 좋지만" 이라는 글자 뒤로 '~ 손해는 네 몫이야.'라고 말하는 듯하다. 그래서 더 읽어보고 싶어졌는지도 모른다. 사람은 자기만 손해보는 일은 절대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읽고 나서 후회하더라도 , 못 읽고 후회하고 싶지는 않은.

북 디렉터로 활동한 하바 요시타카님이 소개해 준 많은 책들을 작가님의 시선과 감정으로 따라가면서 약간은 벅차기도 했고 지루하기도 했으며,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일까 한참을 생각에 잠겨보기도 했다. 그 동안 읽어왔던 책 소개와는 다른 느낌을 받아서였을까? 책을  이야기하면서 작가의 의도를 짐작해보기도 하고, 책 속에 담긴 의미를 찾기 위해 재탐색의 기회를 만들어주기도 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작가와 책의 만남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 뒤로 책을 읽는 이의 관점 그리고 여행지와 일상, 스포츠, 삶의 진정한 의미 등 우리가 그 동안 접하지 못한 분류 작업을 통해 테마를 나누고 그와 어울리는 책들을 소개하며 그 속에 담긴 일상을 자연스럽게 펼쳐 보이며 읽는 이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이야기를 펼쳐 놓았다. 책이 하나의 도구로 불리는 현대 속에서 그 도구를 어떻게 활용하고 내 것으로 만들어가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은 분명 달라질 것이다. 도구가 도구로 이용되면서 삶의 질을 높혀준다면 책 속 이야기는 세상 밖으로 나와 자유롭게 뻗어나가며 많은 이들의 가슴을 적셔주리라 의심치 않는다.

 

나는 여전히 책을 좋아한다. 전문지식 용어의 책을 여전히 벅차하여 일상을 꿈꾸는 소설과 시 그리고 동화와 그림책을 항상 가까이 하며 그 속에서 또 다른 나를 발견하기도 하고 미처 꺼내지 못했던 내 자신을 찾는 기회를 갖게도 한다. 그리고 그 책들을 읽으면서 내가 한 번 더 기억하고 싶은 부분에 포스트잍을 붙여 놓고 시간이 지난 뒤 그 부분을 살며시 들춰보며 혼자 흐뭇해하는 것이 내가 책을 대하는 태도이며 그 재미로 나는 항상 읽는 책과 포스트잍을 짝처럼 대우해준다. 내가 읽은 책들이 하나둘 늘면서 책장의 공간이 좁아지는 순간이 올 때 나는 짜릿함을 느끼며 내가 여전히 책을 만지고 읽고 정리하는 삶을 살고 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나는 이 감사함을 돋보기를 쓰고 한참을 들여다보아야 하는 호호할머니가 될 때까지 느끼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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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아이, 소동 높새바람 39
김경희 지음, 양경희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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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엄마'라는 이름표를 처음으로 달아준 나의 첫작품은 초등학교 5학년이다.

5학년 2학기 사회 시간에 역사를 배운다. 역사를 지나가듯 들은 몇가지 아는 지식으로 빠르게 나가는 학교 진도를 따라가기엔 무리일 거라는 판단이 들어 작년 2학기 무렵부터 함께 역사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역사 지식책과 온라인 강의를 통해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찬찬히 알아가게 되었다. 이것이 내가 배운 역사의 시작이며 내가 가진 역사의 깊이이다.

학창시절동안 배운 나의 역사는, 시험을 보기 위해 벼락치기로 외운 몇가지 암기 지식일 뿐이었다는 사실과 그 동안 잊고 지내면서도 너무나 당당했던 나의 무지를 현실로 깨닫게 되었다.

 

조선이 건국하고 너무나 평온했던 200년. 그 동안 국제 정세는 변화하고 있었으나 조선은 사화로 시작된 싸움이 깊어져 나랏일을 한다는 충신이라는 자들 또한 정치와 외교 뿐 아니라 백성들의 안위까지 나 몰라라 한 채 자기네들의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하였다. 일본이 곧 쳐들어올 것임을 암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조선은 안일한 태도로 있다가 임진왜란이란 거대한 전쟁을 치르게 된다. 물론 우리 역사속에 등장하는 이순신과 권율, 그리고 의병 곽재우 등의 활약으로 일본을 몰아내는데 성공한다. 이는 백성이 나라를 지켰으며, 백성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말해주는 가장 큰 증거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조선은 임진왜란으로 일본에 사절단을 보내게 되며 우리만의 문화를 그들에게 전수해야만 하는 의무를 갖게 된다. 일본인들에게 환대를 받고 있는 사절단의 그림만 보면, 우리를 귀하게 여기고 우리의 문화를 배우고자 하는 일본인들의 열망을 엿볼 수 있어 어깨에 힘이 절로 간다. 그러나 그 뒤에 감춰진 이야기를 듣노라면, 허울좋은 문화 교류일 뿐 두 눈 뜨고 우리의 문화를 일본에 넘겨주는 꼴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화가 난다. 그림의 화려함 속에 감춰진 우리 장인들의 고통과 한이 얼마나 깊었을까 말이다.

 

춤추는 아이 소동, 홍이는 할아버지를 찾아 일본으로 건너가 돌아오지 않는 아버지를 찾아, 첩자라는 누명을 벗기고자 사절단으로 뽑히기 위해 한양으로 올라간다. 양반들의 틈바구니에서 차별과 괄시를 받으면서도 자기가 왜 일본땅에 가려고 하는지 목적을 잊지 않고 참고 견디며 드디어 일본땅을 밟고, 조선의 도자기 기술을 뺏기 위한 일본의 감시 속에서 아버지를 만나고 조선행 배에 몸을 싣는다. 아버지를 비롯해 고향땅을 그리워하며 일본의 감시 속에서 도자기를 구우며 언젠가는 조선에서 구하러 오겠지 하는 희망만 품고 살아야 하는 조선의 백성들. 그들이 조선을 고향으로 생각하고, 자기 나라라고 생각하는 그 마음을 나라가 알고 품어줬더라면 그들의 깊은 주름은 평온하기만 했을 것이다.   

 

홍이를 따라 시장에서 한양, 한양에서 일본으로 먼 길을 따라가면서 조선전기와 후기로 넘어가는 그 중간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었으며, 일본과 조선의 외교 관계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사절단 그림으로만 만나볼 수 있었던 역사의 한 장면을 실감나게 표현된 글을 보면서 우리의 뿌리는 백성에게 있으며, 그 뿌리를 잡고 백성을 위하는 또 다른 백성이 있기에 조선은 건재했으며, 지금의 대한민국으로 일어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 생각한다.  

 

동화로 꾸며진 역사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 있다. 우리의 과거는 파헤치고 열어보면 그 속에 우리가 모르던 보석들이 알알이 박혀있으며, 그 속에서 우리는 또 다른 우리의 역사 한 장을 배우게 되는 계기가 된다.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에게 이야기로 풀어낸 역사동화, 이것은 단순히 이야기가 아닌 어른들이 미래에게 과거의 시간을 들려주는 귀한 시간인 것이다.

오늘도 나는 이 나라의 백성으로 태어남이 자랑스럽다. 권력에 눈이 멀어 나라를 뒷전으로 생각한 그들이 있었지만, 나라를 위해 애쓰는 많은 백성이 있었고, 그 백성의 힘으로 일군 나라. 대한민국은 그래서 앞으로도 건재할 것이기에 나는 한 나라의 백성으로 희망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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