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백을 버린 날, 새로운 삶이 시작됐다
최유리 지음 / 흐름출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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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란 것이 세상에 나오면서 많은 이들의 가슴에 새로운 불씨를 당겨주는 역할을 한다. 메말랐던 가슴에 사랑이란 불씨를 키워내기도 하고, 상처받은 가슴을 안아주는 위로의 불씨가 되기도 하고, 잠잠했던 마음에 파장을 일으키는 도전 또는 욕망의 불씨를 키워내기도 한다. 그런 불씨 하나 나도 키우고 싶기에 책이란 것을 곁에 두고 읽고 또 읽어내려고 애쓴다. 그런데 가끔은 불씨가 채 피우기도 전에, 불씨의 희미한 빛마저 꺼버리는 경우도 종종 일어난다. 오늘은 마치 그런 날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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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핑크가 좋고, 여전히 그림책이 좋고, 여전히 그림 예쁜 책을 좋아하는 나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은 『샤넬백을 버린 날, 새로운 삶이 시작됐다』

명품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샤넬백' 과 '버린 날' 그리고 '새로운 삶' 이 세 단어의 조합은 독자의 마음을 흔들리게 하기에 탁월한 선택이었으며, 책을 읽기 전 선택의 요소가 되는, 표지와 프롤로그가 독자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한 번 더 읽고자 하는 마음에 불씨를 당기기에 충분하다.

『샤넬백을 버린 날, 새로운 삶이 시작됐다』의 작가 최유리님은 우리가 말하는 상위 1%의 교육환경을 누린 서울대생으로 내면의 우울을 치유하기 위한 방법으로 '샤넬'이란 명품으로 자신을 꾸미며 20대의 시절을 보냈다. 작가는 박사 논문 마지막 단계를 앞두고 찾아온 우울 앞에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며,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은 박사도 학생을 가르치는 것도 아님을 깨닫게 되고, 글에 자신을 담아내는 것이 자신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 여기게 되었다 한다. 『샤넬백을 버린 날, 새로운 삶이 시작됐다』 가 바로 작가가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우울의 요소가 무엇인지, 남들이 부러워할 학력과 자리가 보장되었음에도 행복하지 않았는지를 찾아가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내가 만난 『샤넬백을 버린 날, 새로운 삶이 시작됐다』 는 작가님이 글을 쓰게 된 계기와 독자에게 말하고자 의도와는 거리감이 느껴졌다. 샤넬백에 자신의 상처받은 내면과 낮아진 자존감을 감추었던 지난 날을 독자에게 위로받고자 하지만, 그건 자가님이 가진 경제력 여유와 너와는 다름을 보이고자 한 허영심으로 비춰졌으며, 세상을 향해 당당해진 지금의 모습을 말하고자 했지만 그것 또한 작가님이 가진 커리어가 있기에 가능한 재기로 느껴져 씁쓸했다.

책의 분량을 맞추기 위한 선택이었을까. 우울이란 껍질을 벗고 나온 그녀는, 스스로 일어서기까지의 과정으로 이야기를 잘 이끌어가다가 장례식에 샤넬백을 들고 간 자신의 모습을 보고, 주위 사람들이 불편하게 여겼다는 회상 장면이 나온다. 왜? 장례식에 온 사람들은 왜 그녀의 샤넬백에 시선이 모아졌을까? 그로 인해 주위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이 되었다는 반성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내가 읽은 『샤넬백을 버린 날, 새로운 삶이 시작됐다』는 스스로를 변명하기 위한 글이었나 싶은, 실망을 감출 수가 없었다. 스스로는 명품에 빠질 수 밖에 없었던, 명품에서 벗어나고자 한 원인을 스스로의 내면에서 찾고자 했고, 찾았다고 했지만 여전히 명품 속에 갇힌, 자신이 가진 것에 무게의 추를 더한 모습으로 밖에는 비춰지지 않음에 아쉬움이 남는다.

그녀가 가진 것들이, 가지려고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지지 못한 이들에게 박탈감만은 주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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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대학이 아니라 직업이다 + 진로독서 워크북 세트 - 전2권 나답게 살기 위한 최고의 준비
손영배 지음 / 생각비행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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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는 변화하고 있다. 사회의 변화는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미래의 모습까지도 변화할 것임을 인지하게 된다. 사회가 변화하면, 우리도 그에 맞게 변화를 해야 하는 것이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하지 않는 것 중 하나가 교육이 아닐까 싶다. 교육환경이 개선되었고, 교육의 평가제도가 변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는 학벌을 중심으로 경쟁심을 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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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변화는 곧 우리의 삶의 변화를 말한다. 우리가 앞으로 살아갈 사회는 지능력이 필요하며, 기계와 인간이 함께 협력하여 이끌어가는 모습이 될 것이다. 이미 다양한 미디어와 교육을 통해 4차 산업의 시대가 도래되었음을 알고 있고, 짐작하고 있음에도 교육 앞에서는 우선 대학먼저!를 외치는, 양면성을 보이는 것이 우리 사회이며, 부모의 모습이다.

중학생, 초등학생 두 아이를 둔 우리 부부는, 아이들과 사회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우리는 좀 편하게 사회로 뛰어들었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고졸이어도 갈 수 있는 자리가 있었고, 반드시 대학을 나와야만 되는 시대도 아니었고, 대학을 나오면 반드시 전공을 살리지 않아도 일자리를 걱정할 만큼 취업의 문의 좁지 않았다. 그런데 이젠 누구나 가는 대학! 경쟁력이 떨어진다. 그러면서도 누구나 가는 대학, 나만 안 갈 수 없기에 여전히 "일단 대학은 가고 보자!"로 목표를 두고 있다. 부모의 입장에선 이 생각이 옳지 않다고 단언하기 참 힘들다. 대학을 나온다고 뾰족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마땅한 선택지를 찾기가 쉽지 않기에 갈등을 겪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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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대학이 아니라 직업이다』의 저자 손영배님은, 진로진학상담교사로 재직하면서 만난 학생들의 사례를 들어 '대학'이란 학벌이 아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담았다. 대학이 필요없는 시대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닌, 무분별한 대학이란 학별이 아닌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공부, 필요한 공부를 위한 삶을 살아가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교육의 목적은, 사회의 일원으로서 자신을 성장시키기 위한 것이다. 교육의 의미에 맞게 무조건적인 것이 아닌, 사회에서 펼쳐낸 나의 능력을 위한 교육에 집중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대학이란 최종 목표의 삶만이 우리에게 행복한 삶을 보장하리라는 막연한 기대는 접고, 현실을 바라보며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할 때임을 일러준다.

이런 변화의 흐름 속에서 오늘날 학생들이 학교를 졸업한 후 먹고 살 수 있기 위해서는 유발 하라리 교수의 말처럼 '평생 변화하고 배워나가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공부의 목적을 어느 대학 을 나왔다는 간판을 획득하는데 둘 것이 아니라 공부 의 목적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

이제는대학이 아니라 직업이다. 1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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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대학이 아니라 직업이다』는 필요에 의해 워크북도 활용할 수 있다. 본 책과 함께 진행하면서 미디어를 통해 나온 자료를 읽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거나 자신을 들여다보며 자신이 키워내고 있는 능력과 좋아하는 일, 앞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삶의 방향들을 깊이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해 준다. 지금 당장 무언가를 적거나 정하려는 것보다는 워크북에서 질문하는 것들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연습을 꾸준히하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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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또는 우리의 주변 이야기를 듣고 나의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다. 내가 가지고 있는 기질과 능력, 나의 심장을 뛰게 하는 일이 무엇인지부터 나의 능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찾아보는 것이 가장 나다운 삶을 살기 위한 첫걸음이다.

또한 앞으로 우리의 삶은 기계와 인간, 인간과 인간이 서로가 가진 능력을 융합하여 새로운 것을 시도하며 함께 성장해나가는 시대로 변화되고 있다. 나의 능력만으로 먹고 살기는 힘든시대, 나의 영역과 타인의 영역을 넘나들면서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우리 아이들의 시대이며, 변화된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상이 아닐까 싶다.

인간은 혼자서만 생각하면 은둔형 외톨이가 되어 세상과 소통하기 어려워진다. 같이 생각해라. 생각은 나무와 같다. 나무에 물을 주듯 독서를 하면서 생각나무에 양분을 주어야 한다. 이 사람 저 사람과 이야기하고 때로는 토론하면서 생각나무의 흙을 뒤집어주자. 신선한 공기가 들어갈 수 있게. 그리고 머리를 맞대라. 혼자보다는 여러 사람이 모이면 더 좋은 발상이 떠오르고 생각나무가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란다. 그렇게 모여지고 정리된 생각이 판도라의 상자에서 붙잡을 여러분만의 가치가 될 것이다. 92쪽.

『이제는 대학이 아니라 직업이다』는 앞으로 다가올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가져야 하는 직업을 말하지 않는다. 무조건 대학!만 외치는 시대는 더이상 오지 않을 것이며, 우리는 현명하게 자신의 길을 정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고졸, 대졸이 아닌 자신이 걸어가고자 하는 길을 걷기 위한 또다른 방법들을 말해주고 있어 진로상담자료를 받은듯한 든든한 힘이 생겼다. 또한 전혀 생각지 못한 방향들을 안내해주어 아이가 진로를 두고 갈등할 때 함께 고민을 나눌 수 있는 부모의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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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너 올리펀트는 완전 괜찮아
게일 허니먼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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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태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또는 의도적으로 수많은 이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관계 속을 들여다보면, 나와 잘 맞는 이보다는 맞아가기 위해 삐걱거리는 톱니를 맞춰가는 이들이 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모두 다채로운 빛을 가지고 태어나 그 빛을 발산하며 살아간다. 그 빛이 환하게 빛나기도, 은은하게 다른 빛과 어울릴 수도, 본연의 색을 잃고 또다른 빛을 내기도 한다. 그것이 관계가 주는 힘이자 영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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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너 올리펀트는, 사회의 일원으로 자신의 자리를 묵묵히 지켜낼 줄 안다. 또한 자신이 맡은 일을 마치 자신의 구역을 지켜내듯 책임을 담아내는 그릇도 잘 다듬어져 있다. 단 그녀는 극히 평범한 이들과의 대화에 끼지 못하고, 그들의 일상이 완벽히 이해되지 않으며, 그들이 행하는 일들에 대한 약간의 거부감을 갖기도 한다. 그들이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스스로 혼자만의 시간에 자신을 맡길 줄 아는, 자신의 시간과 공간을 무척 귀하게 여기며 살아간다. 8시 30분에 출근, 휴게실에서 혼자 점심을 먹고, 점심 먹고 난 후에는 크로스워드 퍼즐을 풀고, 반드시 개인컵에 차를 마시는 그녀만의 세계는 지극히 평범하고 별거 없는 삶이지만, 그녀만의 세계에 갇힌 채 섞이지 못하는 그녀의 존재는 같은 공간에 있는 이들에게 불편하기 그지없으며, 별다른 사람으로 여겨지기 십상이며, 가십거리가 되기에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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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너 올리펀트는, 사회복지사의 방문을 주기적으로 받는 보호대상자이며, 정해진 시간에 엄마와의 통화를 해야 하는, 무척 규칙적이며 원치 않지만 누군가에게 꾸준히 삶의 모습을 오픈해야만 하는 의무를 갖는다. 그녀가 가슴 속에 안고 살아가는 지난 날의 시간들이 여전히 그림자로 남아있다는 것이 그녀를 틀속으로 옭아매는 것은 아닐까. 그녀의 꿋꿋함은 오히려 안쓰럽게 느껴진다. 그러나 그녀는 금요일 밤 피자와 와인, 보드카로 일주일의 긴장을 풀어주는 자신만의 힐링이 무엇인지 아는, 그것을 즐길 줄 아는 성인으로 성장해가는 모습에서 그녀의 내일은 분명 다를 것임을 느낀다. 그녀의 삶에 드리워진 그늘이 무엇인지, 무엇이 그렇게 그녀를 가두는지 그녀가 스스로 삶이란 세상에서 나오는 그 날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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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너 올리펀트는, 혼자서 조용히 반복되는 일상과 마주하며 잘 살아가고 싶다. 아주 소박하고 단조롭지만 그것이 주는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녀는 잘 알고 있다. 그런 그녀의 일상에도 변화는 찾아온다. 그녀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말이다.

엘리너 올리펀트는, 회사 이벤트 당첨으로 가게 된 공연에서 만난 밴드의 보컬에게 한눈에 반한다. 자신을 가꾸는데 돈과 시간을 투자하기에 이르고, 보컬과의 사랑에 대한 환상으로 그 동안 꿈꾸지 못했던 또 다른 행복을 만끽하게 된다. 반복되는 그녀의 일상에 사랑이란 감정은 그녀의 고립된 마음을 열어주고, 또다른 삶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한다.

직장 컴퓨터의 고장으로 만나게 된 IT담당 레이먼드. 눈치도 없고 전혀 엘리너의 시선을 끌지 못하는 외모와 냄새를 가진 그와 함께 퇴근을 하면서 길에서 쓰러지는 노인을 발견하게 된다. 어떤 일에도 관여하고 싶지 않은 엘리너는, 레이먼드의 재촉과 제안으로 노인의 짐을 맡게 되고, 병문안이라는 것을 가기에 이른다. 도움을 주는 것도 받는 것도 원치 않은 그녀에게 레이먼드와 노인은 그녀의 일상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는 새로운 에너지가 되어 그녀의 마음을 두드려온다.

우리는 관계를 갖기 전부터 성급하게 단정짓고, 나의 추측이 사실인 듯 나의 추측에 모든 것을 끼워맞추는 실수를 곧잘 한다. 첫 만남이 그의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믿는 어리석음이 때로는 상처를 주기도 하고, 좋은 사람과의 관계를 잃게 하기도 한다.

우리의 엘리너는 그 누구와도 비슷하지 않고, 그 누구와도 다르지 않는, 딱 엘리너 올리펀트스럽다. 자기만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그 순간들이 자신의 삶의 전부라고 여겼던 그녀가 또 다른 세상으로 내딛을 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스스로 완벽하다고 생각한 세상이 조금씩 허물어지면서, 새로운 순간을 맞이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는 순간과 마주보는 그 시간들 또한 엘리너의 삶이라는 것을 그녀가 꼭 알아주기만을 소원한다. 그녀에게 펼쳐지는 괜찮은 완전 괜찮은 삶의 시간 속으로 나는 과감히 들어가본다. 그녀가 사랑스럽게 용감하게 당당하게 사회 속으로 들어가는 그 순간을 함께 걸어가고 싶다. 아낌없는 박수로 그녀의 완전 괜찮은 삶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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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마더
에이미 몰로이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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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에서 '엄마'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하면서, 생애의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난다. 시간도 만남도 관계도 생활 전반에 변화가 찾아오고, 생각은 오직 '아기'에게 맞춰져 이성적인 판단이 흐려지기도 한다. 자연스러운 변화이면서도 스스로 자신을 잊어가는 변화이기도 하다.

내가 첫 아이를 출신하면서, 병원과 조리원 생활을 하면서 알게 되는 이들은 모두 나와 같은 5월 둘째주에 아기를 낳은 엄마들이 전부이고, 예방접종 하는날 만날 약속을 위해 연락처를 교환한다. 그러나 이 모임은 오래가지 못한다. '아기'라는 공통된 주제가 있지만, 나의 세상에서 중심은 내 아기인데, 모임 속에서 내 아기는 중심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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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맘"이라는 동네 아기 엄마들의 모임이 생기고, 임신과 출산, 양육의 과정을 거치는 비슷한 시기의 엄마들이 하나 둘 가입하게 된다. 혼자 아기를 케어해야 하는 초보 엄마에게 모임은 정보를 교환하고,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아주 잠깐의 여유를 줄 수 있다는 설렘이 모임으로 이끌어낸다.

5월맘의 엄마들은, 24시간 아기에게 맞춰진 시간을 하루 저녁쯤은 벗어나보자는 취지로 술자리를 갖는다. 베이비시터와 남편에게 아기를 맡기고 하룻밤의 일탈을 꿈꾸던 그녀들에게, 그 날밤은 곧 악몽으로 그녀들의 마음은 무너져 내린다. 싱글맘으로 알려진 위니의 아기 마이더스가 사라졌다. 베이비시터 알마가 잠깐 잠든 사이에 감쪽같이 사라진 아기, 흔적도 남기지 않은 채 말이다. 베이비시터까지 소개하면서 일탈을 강요한 넬은 위니의 고통 앞에 자책하게 되고, 그녀를 내내 신경쓰고 있던 프랜시와 콜레트 역시 일상이 흔들리고 만다.

내가 그 모임에 가입하지 않았더라면, 그들이 다른 날짜를 택했더라면, 하다못해 다른 술집에 갔더라면, 아니면 그날 밤 알마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아기를 봐달라고 부탁했더라면, 휴대폰에 그런 일이 생기지 않았더라면,

아니 그날 넬이 그런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하늘로 고개를 젖히고 얼굴에 찬란히 쏟아지는 햇살을 받으면서, 마치 예언과도 같은 그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더운 날은 안 좋은 일이 일어나기 마련이죠.

퍼펙트 마더. 25쪽

              

세상은 그녀들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아기를 키우는 엄마가 아기를 두고 술집을 갔다는 비난부터, 아기가 살아있다 하더라도 엄마에게 돌려보내면 안 된다는 의견까지, 그녀들의 고통은 가시같은 말로 생채기를 내는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말로 더 깊게 패이고 만다. 세상은 '엄마'라는 존재는 완벽하다고 믿는다. '엄마'라는 이름에 그녀들의 모든 것을 묶어버리고, 그녀들 개개인이 가진 고유성은 누구도 인정하지 않는다.

프랜시는 위니의 사건으로 일상이 무너져 내린다. 위니의 고통이 경찰들 손에서 해결되는 그 시간까지 기다리기엔 너무나 힘이 든다. 위니를 위해서 무언가를 해야 할것만 같기에 카메라를 들고 위니의 집 주변을 돌면서 주위를 탐색하기에 이른다. 콜레트 역시, 불법인 줄 알면서도 과감하게 시장에게 보고되는 사건 보고서를 복사하고, 정보가 담긴 USB를 훔치는 등 적극적인 개입을 멈추지 못한다. 넬은 자신이 가진 재능을 발휘해 프로그램을 해킹을 통해 맘카페 회원들의 신원정보를 캐내기 시작한다.

'아기'라는 공통 주제로 만나 '아기'에 대한 대화로 소통해 온 그들이 위니의 사건으로 그들이 숨기고 있던 판도라 상자를 하나씩 열게 된다. 그녀들이 서로에게 숨기고 있던 삶을 조금씩 열어가면서, 사건을 풀어내기 위해 자신의 자리와 재능을 이용해 끊임없이 풀어내려는 그들의 노력을 지켜보면서 책은 점점 실마리를 풀어내는 듯 끝을 말해줄 듯 하지만, '나'로 풀어가는 인물에 대한 궁금증을 일으킨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그리 간단하지 않았다. 거짓말은 더욱 정교해져서, 자칫하다가는 내 말에 걸려들어 실수할 것 같았다. 그리니 더 이상 나가지 말자. 아무리 지루하더라도 안 된다. 거기다 대고 불평하지도 말자. 나는 나쁜 상황에서도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사랑하는 내 아버지한테도 그랬던 것처럼.

퍼펙트 마더. 267쪽.              

어디라는 의미가 무엇인지에 따라 대답은 달라진다.

물리적으로는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더 이상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날 밤은 싹 사라졌다.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아니, 처음부터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감정적으로나 영적으로는 안다. 나는 지옥에 있었다. 길을 잃은 채로, 고문당하고 있었다. 이 상황을 어떻게 견뎌 나갈지 알지 못한 채로, 어머마어마한 슬픔에 잠겨, 실패한 인생이 되어, 난 참 부족한 엄마라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었을 뿐이다.

퍼펙트 마더. 269쪽.              

우리는 과거의 한 장면에 집착한다. 그것이 가볍게 또는 무겁고 깊게는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집착한 사건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들을 가끔 만날 수 있다. 그것이 때로는 자신의 내부를 장악한다면, 모든 것은 그것과 연결하게 되고, 이미 지나갔음을 알면서도 보상받고자 또다른 일을 계획하게 된다. 때로는 타인에게 고통을 주면서까지 자신에 대한 보상만이 최선인 듯 행동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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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고자 하는 '엄마'와 완벽한 엄마만이 '엄마'로 인정하는 세상을 향해 과감하게 '완벽이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말하는 『퍼펙트 마더』

아기에게도 사회에서도 자신의능력까지도 인정받고 싶어하는, 세상의 수많은 엄마들에게 놀라움을 안기는 『퍼펙트 마더』 는 자신이 잃은 것을 되찾기 위해, 자신의 보상을 위해 과감하게 타인의 고통을 선택한 한 여인으로부터 시작된 이야기이다. 아기의 유괴로 시작된 이야기는, 완벽한 엄마라는 허상이 엄마 이전의 자신을 잃게 할 뿐만 아니라, 지켜내기 위한 처절함과 절실함을 담은 또 다른 힘을 발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엄마는 완벽한 것이 아니라, 완전한 것이다.

존재만으로도 충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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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교육 인사이트 - 우리, 미인합시다! 미래교육 인사이트 1
윤성혜 외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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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는 변화한다. 변화하는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의 모습은 무척 자연스러워보이고, 대체로 잘 적응해가고 있다고 여긴다. 물론 새로운 기계의 사용도 가능하고, 새로운 문화도 누리면서 변화된 시대가 주는 혜택을 잘 활용하며 살아간다.

이번엔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해야 하는 시점에 놓여있다. 그 동안의 변화보다 급변하는 시대로, 더 많은 준비를 요구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지능화를 지향한다는 것이 제일 큰 차별점으로 여겨진다. 기존의 산업과는 다르게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더 스마트하게 변한다는것이 4차 산업혁명이 제일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다.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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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에 대해 감이 없는 세대의 부모들은 새로운 용어와 변화될 앞으로의 시간들이 막연하며, 그 막연함은 불안감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다가오는 시대가 지금과는확연히 다를 것이라는 것은 여러 강의를 통해 들어 알고 있지만,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에 대한 감이 없기에 교육공학 전문가 네 분이 쓰신 『미래교육 인사이트』 의 문을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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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사회 어떻게 변할까?

미래사회를 지탱해 나갈 미래학습자 역량으로, 협력·의사소통·창의성·비판적 사고를 꼽는다. 다른사람들과 협력하고,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하고, 창의적이고 비판적으로 생각해내는 역량이 필요하다는 것이 가장 대중적인 학습자 역량 모형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자신감·콘텐츠가 추가되었으며, 창의성을 창의적 혁신으로 다르게 표현하면서 단순히 창의적인 생각의 수준이 아니라 그것이 혁신으로 이어지는 것이 미래교육에서 더 강조되고 있다고 말한다. (30~31쪽)


또한 미래직업에도 변화는 찾아온다. 사람들이 했던 단순노동은 기계가 대신 해 줄 것이므로 사람들이 할 일이 줄어들 것이고, 그것은 곧 직업을 찾기란 더욱 어려워진다는 것을 뜻한다. 학부모 연수에서 많은 강사들이 이 부분을 강조하면서 부모의 변화를 강조하고, 교육의 방향을 바꿀 것을 당부한다. 이것은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사라질 직업의 수치를 보여주며, 꿈꾸고 있는 아이들에게 꿈을 잃게 하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정말 그럴 것이다. 내가 어렸을 때보다 현실은 사람보다는 기계의 힘이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음을 가까운 패스트푸드점이나 식당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이런 변화가 앞으로 더 빠르게 변화될지라도 인간이 가진 감성과 창의적 사과는 아무리 뛰어난 기계라도 따라올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변화되는 과정에서 반드시 치뤄야 하는 진통을 잘 이겨내는 튼튼한 마음 근육이 우리 아이들에게 더 필요한 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사회적 지위를 바라며 입시 경쟁에서 살아남자는 부모의 욕심은 경계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미래직업에 대해서 논의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미래에 뭐가 유망할 거니까 너 그거 해야 돼' 이런 접근이 아니라, 정말로 나의 내면을 돌아보는, 내가 무엇을 할 때 행복한 사람인가를 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앞으로 진로교육의 방향성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51쪽)


미래교육, 어떻게 해야 할까?

책상에 앉아 교과서를 펴고, 칠판에 쓰인 글자를 공책에 옮기는 공부 방법은 사라지고, 교실마다 컴퓨터와 텔레비전을 활용해서 미디어를 통한 매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디지털 교과서의 시범교육도 곧 모든 학교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VR&AR은 스마프폰의 앱이나 그것을 활용한 카페나 센터에에서 놀이를 통해 경험의 장을 열어주고 있다. 또한 그림이나 영상, 운전 등 다양한 영역에 활용되고 있어 접근 기회는 충분하다.


플립러닝은, '플립드 러닝(flipped learning)'으로, 거꾸로 수업, 거꾸로 교실, 거꾸로 학습 등으로 불린다. 수업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공부를 하고 수업에 들어간 다음에 선생님과 함께 활동하는 것이다. 이것이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학습자나 교수자가 학습자 중심의 교육 방식에 있어서 마음이 열려 있어야 하며, 교수자가 무언가를 지도하고 가르치기보다는 질문을 통해서 서로 자유로운 토론과 토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유도해가는과정이다.(114~115쪽)


MOOC는, 대규모 온라인 공개 강좌를 의미하는 것으로 명문대 강의를 온라인을 통해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아직 보편화도지 않았으며, 모든 교수들이 동의하고 있는 것이 아니므로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는 지켜봐야하겠지만, 수업 자료를 모든 학생들이 공유한다는 것은 충분히 도움이 되리라 본다.


미래교육, 무엇을 해야 할까?

미래교육은, 세계시민교육 · 디지털시민교육 · 기업가정신교육 · 소프트웨어 교육 · 메이커교육으로 구분하여, 교육이 필요로 하는 것과 우리가 갖춰야 하는 역량은 무엇인지를 말한다.

세계시민교육은, 다양성 존중, 존중감(타인에 대한 배려와 관용), 변화에 대한 믿음, 디지털 정보 문해력, 사회정의와 평화에 대한신념, 문제 해결력 순으로 필요한 역량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계 속의 일원으로서 나를 포함한 인종과 환경 그리고 변화를 함께 책임지고 더불어 살아가는 공간으로 만들어가는데 힘을 합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다문화 수용성이 떨어지는 우리나라의 모습은, 그들의 환경을 이해하고 안아주는 열린 마음과 세계 시민의 한 사람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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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정신교육은, 우리나라 모두를 기업가로 키우기 위한 교육이 아니다. 사회의 주체로 성장하는데 우리에게 필요한 역량을 한데 모아 이르는 말이다. 지식과 스킬, 인성과 메타학습이 바로 그것인데, 학습자든 교수자든 기업가든 자신의 자리에 필요하고 맞춰진 역량이 곁들여진다면, 충분한 성과를 거둘 수 있으며,그에 맞는 욕구가 충족되어 성공이 주는 행복이 아닌 만족감이 주는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해 간다.


<미인>이 전하는 메시지, 미래교육 인사이트

미래 시대를 대비하는교육으로 중요한 것은 올바른 윤리 의식을가지고 건전한 시민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미래교육은 무엇보다도 우리 사회가 혼자 잘 사는 사회가 아니라 더불어 잘 사는 사회가 되는데 힘을 써야 할 것이다. 건정한 공동체의 일원이 되도록 하는 것, 공동체 발전을 위해 협력할 수 있는 사람을 키워 내는 것이 미래교육이 힘써야 하는 가장 중요한 목표 중에 하나이다.


학자들이 이야기하는 협력이란 개인을 포기하고 공동체를 우선하라는 폭력적인 의미가 아니다. 공동체 안에서 수많은 상호작용을 통해 개인의 성장과 공동체의 성장이 함께, 순환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궁극적인 의미의 협력이라고 보고 있다.(262~2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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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교육 인사이트』 를 통해 그 동안 모르고 지냈던 새로운 용어와 이미 4차 산업혁명으로의 변화에 대비한 여러 학교들의 모습을 만나게 되었다. 새로운 세상이며, 모든 이들이 꿈꾸던 학교들의 모습이 현실에 존재한다는 것이 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현실감도 미래감도 떨어진 나를 온전히 볼 수 있어 처음엔 당황스러웠고, 조금씩 시간이 더해지면서 교육의 변화가 반갑기도 했으며, 나의 아이들은 변화된 시대에 어떻게 살아갈 것일까?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들기도 하다.


『미래교육 인사이트』 는 교육공학 전문가 네 분이 그 동안 팟캐스트를 통해 전달한 교육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편집해서 모아놓은 책이다. 그들의 대화를 옮겨놓았기에 조금 쉽게 이해할 수 있었으며, 우리 주변에서 변화되고 있는 것들에 대해 의미없이 지나쳤던 나의 무관심을 반성하기도 했다.

'미래교육'이란 말이 우리를 더욱 막연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암기와 주입식교육이 주를 이루던 방식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소통으로 이루는, 스스로의 생각으로 성장하는 교육으로 변화되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 반갑기도 하다. 미래교육, 아직 가슴에 확~ 와닿지는 않지만, 『미래교육 인사이트』 를 통해 첫발을 들여놓을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참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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