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시스터즈 키퍼 - My Sister's Keepe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백혈병에 걸린 딸 케이트를 위해 의사의 권유대로 동생을 낳는 부부. 
이렇게 태어난 동생 안나는 태어날 때 부터 제대혈을 비롯해 온갖 혈액성분과 골수를 수도 없이 언니에게 기증하면서 살아가고, 드디어 신장이 망가진 언니에게 신장 한쪽을 떼어주어야 한다. 

이때 안나는 유능한 변호사에게 찾아가 자신의 신체를 더이상 기증하지 않을 권리를 요구하고 
이 소송의 피고는 전직 변호사인 엄마가 된다. 

케이트의 병세는 나날이 악화되어가고, 케이트의 뒷바라지를 위해 직업까지 포기하면서 온통 케이트에게 매달리는 엄마는 안나의 소송에 분노를 터트린다. 
케이트의 병으로인한 피해자는 안나만이 아니다. 케이트의 오빠 또한 가족의 무관심속에 방치되어있다.

안나의 소송의 이유는 영화가 진행되면서 서서히 밝혀지고, 결국 소송은 상식적이라 생각되는 결말로 끝이나는데....  

사실 가족 중 한명이 백혈병이라면 대부분 가족에서 상황은 이보다 끔찍할 것이다.
가장 먼저 걱정되는 것이 돈일텐데, 입원비와 약값과 검사비와 처치비용들... 골수이식비용에 신장이식비용까지...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단 한번도 돈 때문에 고민하는 장면이 나오지 않는다.
엄마는 케이트의 발병 후 직업까지 그만두었는데도 넓은 정원을 가진 멋진 집에서 살면서 치료비 걱정한번 하지 않는 게 내게는 참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안나의 소송과 그를 둘러싼 가족의 반응, 그동안 얘기 못했거나 무시되었던 가족들의 고민들, 케이트의 죽음까지... 이 모든 것이 비현실적이라 생각해서인지 하나도 슬프지 않았다. 

영화는 마치 미국 의료기술이 얼마나 발전되어 있는지, 병원시설과 서비스는 얼마나 좋은지, 그리고 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험제도가 얼마나 합리적인지를 은밀히 광고하는 듯 하다. 
<식코>라는 다큐멘터리에서 봤던 돈 없고 아픈 사람에게 매정하기 그지없는 미국의 의료제도가 그 사이 이렇게 좋아졌을까? 

영화는 또한 미국의 사법제도의 우수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적은 돈으로 기꺼이 수임을 하는 잘 나가는 변호사, 판결을 내리기 전에 안나와 케이트를 자상하게 면담하는 판사.... 그리고 상식적인 판결까지. 

다만 백혈병에 걸린 딸이 하나 있을 뿐, 그 외에는 이렇게 너무나 좋은 나라에서 좋은 환경에 둘러싸여 사는 가족이니... 케이트의 죽음 뒤에 비록 가족을 잃은 슬픈 기억이 있을지라도 이들이 지극히 행복해 보이는 건 당연하다.  

그래서 이영화는 슬픈영화로 기억되지 않는다.
그저 내게는 너무 예쁜 영화일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